귀농했는데 다 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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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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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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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0화 : 다시 만난 그놈

DUMMY

20화






가시왕을 쓰러뜨린 건 기쁜 일이지만,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저놈 말고도 위험한 몬스터는 수없이 많으니까.


한시라도 빨리 목책을 보수해야 했다.


나는 사람들을 이끌고 포대 자루를 날랐다.


여럿이 힘을 합치니까 작업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덕분에 금방 뻥뻥 뚫린 부분을 틀어막을 수 있었다.


“휴! 드디어 끝났네.”


그러고 나자, 완연한 어둠이 찾아왔다.


물론 페이레스는 여전히 개판이었다.


침수되고 박살 난 집들.


아랫마을 가구의 절반이 지낼 곳을 잃었다.


그들은 비탈길 중턱에 대충 자리 잡았다.


돗자리와 이불을 깔았지만, 천장은 없었다.


나는 지붕에 씌워둔 방수포를 걷어서 임시로 천막을 세웠다.


‘몇 장 더 사 올 걸.’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었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랬다면 포대 자루를 얼마 가져오지 못했을 테니까.


나는 대장간 울타리에 몸을 기댄 채 잠깐 쉬었다.


이제 슬슬 마무리하고 고향집으로 돌아갈 작정이었다.


벌써 며칠째 페이레스에서만 머물렀거든.


‘배추밭이 걱정되네.’


작물 생각부터 하는 걸 보면, 농부가 다 된 것 같았다.


그런데 문득 몇 명의 수재민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고맙습니다. 지니 님.”

“별말씀을요. 다 서로 돕고 사는 거죠.”

“물길 만드실 때 반대했던 과거의 제가 원망스럽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하하. 다 잊었으니까 괘념치 마세요.”


아랫마을 오른편에 사는 사람이었다.


이름이 반크였던가.


어쨌든 상당히 인상 깊었다.


포대가 무너져서 집을 덮치면 어쩔 거냐며 따지던 모습이 생생했거든.


그런 자가 고마움을 표하고, 사과까지 한다?


‘이번 일로 깨달은 게 많나 보네.’


천성부터 못된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저 정도면 그래도 양반이지.


반크 씨 이후로도 인사 행렬이 쭉 이어졌다.


아랫마을 사람들은 한 번씩 다 온 것 같았다.


한데, 뜻밖의 인물들이 방문했다.


“고생 많았네.”

“테일러 집사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거기다 켄드릭 서기관님까지요?”

“우리들이 짊어져야 할 짐을 덜어 주었으니, 마땅히 감사를 표해야 하지 않겠나.”


옳은 말이긴 한데, 얼떨떨할 수밖에 없었다.


귀족은 오만함과 사치스러움이 기본 아니겠나.


한데, 한낱 대장장이에게 인사를 하러 온다고?


의아한 기색이 느껴졌는지, 켄드릭이 빙긋 웃었다.


“영주와 영지민은 단순한 상하 관계가 아니라네. 다 각자의 역할이 있지.”


농민들이 세금을 바치면, 영주는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영지 수뇌부들은 영주의 가신이니, 같은 책무를 지는 것이다.


나무는 뿌리 덕분에 꼿꼿이 서고, 사람은 다리가 있어야 걷는다.


평민과 농노가 있어야 귀족 또한 빛나는 법.


바보가 아닌 이상, 뿌리와 다리를 허투루 대할 리 있겠나.


“어쨌거나 당분간은 돈이 좀 깨지겠군. 자네도 힘들겠어.”

“예?”


켄드릭 서기관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초토화된 마을 오른편과는 달리, 내 대장간은 멀쩡······.


“어라?”


그러고 보니, 좀 이상했다.


그 빌어먹을 킹크랩 녀석이 집게발을 여러 번 쑤시지 않았나.


구멍이 숭숭 뚫리고도 멀쩡할 수는 없을 터였다.


우르르르르!


아니나 다를까, 고개를 돌리자마자 집이 폭삭 무너져 버렸다.


나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걸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퍼뜩 정신이 들었다.


‘아니, 잠깐만. 이거 어차피 빌린 거잖아?’


임대료만 내고 나가면 그만이었다.


나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위기를 넘기고 오러까지 발현했으니, 손해만 보진 않았다.


적당히 정리를 마친 나는 깊은 밤을 틈타 슬쩍 복귀했다.


* * *


집으로 돌아온 나는 정말 죽은 듯이 잠만 잤다.


태풍에 대비하느라, 너무 많은 심력을 쏟은 까닭이었다.


하지만 새벽이 되자, 놀랍게도 눈이 번쩍 떠졌다.


“이건 좀 별로네.”


열 시간이든 열두 시간이든, 그냥 널브러져 있고 싶었는데 말이지.


체력이 너무 좋아져서 탈이었다.


나는 집을 싹 청소하고, 배추밭을 돌아보았다.


한데, 문득 뭔가를 잊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더라?’


떠오를 듯 말 듯 한 그 느낌.


고뇌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홀로그램 창이 켜졌다.


<스킬 정보>

명칭 : 원격 파괴술(+1)

횟수 : 12시간당 1회

기본 효과 : 해당 부위를 악화

강화 효과 : 이중 파괴(두 부위)

특이 사항 : 강도 조절 가능


“아, 그래. 스킬을 강화했었지?”


내용을 살펴보니, 주요 변경점은 쿨다운이었다.


무려 절반이나 깎였다.


‘하루에 두 번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연속으로 쓸 수 있잖아.’


약간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계속 줄이다 보면, 언젠간 연속으로 쓸 수 있지 않겠나.


강화 효과는 회귀 치유술과 똑같았다.


이제 두 곳을 한꺼번에 박살 낼 수 있었다.


신체 구조를 잘 모르는 놈을 상대할 때 편하겠지.


약점을 터트릴 확률이 올라가는 거니까.


“오늘은 뭘 들고 가지?”


대장간이 폭삭 무너진 탓에 앞날이 너무 막막했다.


일단 건질 수 있는 것부터 파내야 할 판이었다.


다시금 집을 빌리든 사든 해야지.


한데, 그마저도 별로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다들 수재민이 되어 버렸잖아.’


아마 빈집이 하나도 없을 터였다.


켄드릭 서기관이 임시로 개방해 줬거든.


나만 편하게 지내자고 누군가를 내쫓을 수는 없지 않은가.


“차라리 새로 짓는 게 훨씬 낫겠네.”


어차피 돈도 꽤 있겠다.


마을 입구 쪽에 게이트 하우스를 마련하는 것도 좋을 듯했다.


태풍에도 끄떡없게 튼튼한 석조 건물을 지어야지.


‘냅다 철근 콘크리트를 갈겨 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차원문은 하루에 한 번뿐.


대차로 재료를 나르려면, 몇 달이 걸려도 모자랄 것이다.


근데 왜 더 좋은 운송 수단을 안 쓰냐고?


저 작디작은 차원문으로 뭐 얼마나 큰 걸 통과시킬 수 있겠나.


아마 리어카 같은 것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럼 차원문을 강화하면 되는 거 아닐까?”


아마 이동하는 횟수와 통과하는 면적이 늘어나겠지.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당장은 500포인트밖에 없지만, 퀘스트 한두 번이면 강화권을 살 수 있을 터.


일단 대차부터 꺼내 들었다.


‘방수포, 생수, 에너지바. 또 뭐가 필요하지?’


가져갈 거야 많고 많았다.


하지만 이미 이것만으로도 대차는 가득 차 버렸다.


더 실었다간 아예 밀지조차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페이레스로 갈 준비를 마쳤을 때였다.


딩동-! 딩동-!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택배인가?’


아마 정수제일 가능성이 컸다.


지난번에 잔뜩 주문해 뒀거든.


일단 나는 대문 밖으로 나가 보았다.


뭐가 왔든 안으로 들여놔야 도난당하지 않으니까.


그러고 보니, 슬슬 CCTV를 달 때가 되었다.


‘대문이랑 밭 정도는 찍고 있어야지.’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이라,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 받기가 어려웠다.


철물점의 규철이 아저씨도 그러지 않았나.


귀촌 마을 사람들이 농작물을 서리해 간다고 말이지.


나한테도 그런 일이 생길지 모르니, 단단히 대비해 둬야 했다.


철컥!


문을 열고 나가는데, 문득 앞에 누가 서 있었다.


택배 기사님은 아니었다.


탑차와 유니폼이 보이지 않았거든.


대신 검은색 SUV와 큰 키의 남자가 떡하니 있었다.


“누구······. 정종우 씨?”


나는 상대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나타났나 했다.


하지만 왜 이러는지 알 것 같았다.


육감이 경고를 보내는 중이었거든.


‘왠지 위험해 보이는 얼굴이야.’


실핏줄이 터진 흰자위와 퀭한 눈두덩이.


안색 또한 매우 좋지 않았다.


아마 마음고생이 꽤 심했으리라.


원래 희망을 줬다 빼앗으면, 더 큰 절망으로 다가오는 법이니까.


“저랑 이야기 좀 합시다.”

“그러시죠. 일단 들어오시겠어요?”

“네.”

“커피 한 잔 괜찮으신가요?”

“주시면 감사하죠.”


나는 주방 찬장에서 머그잔을 꺼내며 은밀히 스마트폰을 켰다.


녹화 버튼을 누른 뒤, 적당한 곳에 세워두었다.


거리가 멀어서 대화가 잘 안 들릴 테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모습만 나오면 되니까.


작은 소반에 머그잔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정종우는 찰랑거리는 커피만 응시할 뿐.


아무런 말도 없었다.


‘제발 이상한 짓만 하지 마라.’


왜 이러는지 짐작은 가지만,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건 안 될 말이었다.


그럼 내가 어깨를 조져 버렸다고 실토하는 격이 되잖아.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이 사람이 입을 열 때까지.


이윽고 정종우가 고개를 들었다.


“정말 안 됩니까?”


어깨를 다시 고칠 수 있냐고 묻는 거겠지.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당신을 치료하면, 페널티를 먹는다고.


이제 한 번 충전에 무려 400포인트나 든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전 횟수 차감에 72시간 봉인까지.


게다가 카르마가 더 높아지면, 어떤 불이익이 잇따를지 알 수 없었다.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


착하고 돈 많은 사람만 치료해도 부자가 될 텐데.


“병원에서는 또 수술을 권유하더군요. 근데 안 했습니다. 경과가 좋았던 적이 없었거든요.”

“안타까운 일이네요.”

“잠시나마 어깨가 나았을 때 느꼈습니다. 배구가 내 인생의 전부였다는 걸요.”

“······.”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별로 듣고 있진 않았다.


카르마를 완전히 청산하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만 했지.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종이봉투에 5만 원권 열 묶음을 넣었다.


딱 정종우가 준 금액.


이제 이 사람과의 인연도 완전히 끝날 것이다.


“미안해서 이 돈은 받을 수가 없겠습니다. 부디 재활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빈말이었다.


이렇게라도 해야 이 소시오패스 같은 인간이 곱게 돌아갈 것 아닌가.


애초부터 돈을 돌려받으러 날 찾아온 거겠지.


하지만 정종우는 종이가방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김진철 선수도 치료해 주셨다더군요.”

“예? 아, 네. 그런 일이 있었죠.”

“돈을 5억이나 받으셨다고요?”


나는 속이 뒤틀리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대체 어디까지 말한 거야?’


고일영과 정종우는 대학교 선후배 사이.


꽤 친밀한 관계였다.


술자리를 몇 번 하다 보면,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


하나, 너무도 경솔했다.


안 그래도 절망 중인 사람한테 대체 왜 그런 소릴 한단 말인가.


거기다 이 인간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고일영 선수는 모를 수도 있겠지.’


정종우보다 선배인 데다, 경쟁 관계가 아니니까.


나는 긴장감을 끌어올린 채, 종이가방을 앞으로 밀었다.


그러곤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다른 고객님과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왜요? 제가 뭔 사고라도 칠까 봐 그럽니까?”


하마터면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누가 봐도 시비를 거는 듯한 모양새 아닌가.


하나, 나는 말을 아꼈다.


이윽고 정종우는 스산한 안광을 빛내며 미친 듯이 중얼거렸다.


“이걸 보는 순간 눈이 뒤집히더군요.”


정종우는 스마트폰을 들이밀었다.


며칠 전에 진행되었던 테니스 경기 결과였다.


자신보다 순위가 높은 상대를 찍어 누르는 김진철 선수의 모습.


팔꿈치 부상을 완전히 극복했다는 칭찬 일색의 기사였다.


“이 사람은 되고 왜 저는 안 되죠?”

“그야 체계적으로······.”

“하하! 그게 저의 잘못이란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그냥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하십시오.”

“뭐가 어떻게 됐든, 결론은 하납니다. 내가 못 가지는 거면, 남들도 똑같아야죠.”


아니, 이게 뭔 개소리야?


가지지 못할 바엔 부숴 버리겠다는 마인드라니.


이딴 생각을 진짜로 하는 놈이 있다고?


스르릉!


이윽고 정종우의 품속에서 칼 하나가 뽑혀 나왔다.


날 길이가 20cm는 족히 넘을 듯한 회칼.


저런 거에 찔린다면, 절대로 살아남지 못하리라.


“김진철한테서 받은 5억부터 내놓으십시오. 그러면 곱게 죽여 드리겠습니다.”


등골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살기 가득한 발언이었다.


하나, 나는 피식 비웃음을 머금었다.


애초부터 그게 목적이었겠지.


분노를 해소함과 동시에 큰돈까지 얻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겁이 안 날까?’


나는 상대의 손목을 덥석 붙잡으며 말했다.


“싫다면?”


이윽고 정종우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그러더니 이내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으아악!”


갑자기 대체 왜 이러냐고?


그야 내가 손아귀에 오러를 실었으니까.


좀 아플 거다.


다른 세계에서는 내가 집채만 한 킹크랩도 잡은 영웅이거든.


‘말해 놓고 보니 되게 이상하네.’


어쨌든 이제 뒈졌다고 복창해라.


이 소시오패스 자식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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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화 : 다시 만난 그놈 +1 24.09.16 436 25 13쪽
20 19화 : 오러 발현 24.09.15 402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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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 태풍 속의 영웅 24.09.13 417 22 11쪽
17 16화 : 돈 벌기 쉽네 24.09.12 421 20 12쪽
16 15화 : 강철 몸뚱이 24.09.11 449 23 12쪽
15 14화 : 전설의 알바생 24.09.10 457 21 11쪽
14 13화 : 유능한 약장수 24.09.09 462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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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화 : 업보 청산 24.09.04 482 22 12쪽
11 10화 : 뜻밖의 제안 24.09.03 486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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