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힘을 얻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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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윤
작품등록일 :
2024.08.2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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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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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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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늑대가 되어버린 소년

DUMMY

“찢어진 이마는 자고 일어나면 나을거야.”


여성은 가로등에 처박힌 차 위에 앉고 입을 열었다.


“그럼 내 소개를 할게. 내 이름은 명월이야. 늑대··· 아, 너희 인간들은 우릴 늑대인간이라고 부르던데, 그렇게 생각하면 편할 거야.”


“늑대 인간···?”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넌 더 이상 인간이 아니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내가 인간이 아니라니···?”


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리며 뒷걸음을 쳤다.


“말도 안···”


라고 말하기에는 말도 안 되는 역시 일이 잔뜩이었다.


복부에 구멍이 뚫려 죽었다 살아난 것도 그렇고···


이성을 잃을 뻔해 강우를 공격한 것.


그 남자들과 싸우면서 보여준 그 말도 안 되는 힘까지···


“그때 넌 죽었고, 내 힘을 너에게 줘서 다시 살아난 거야.”


“그럼 난 이제 뭐야?”


“글쎄··· 더 이상 인간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늑대라고도 할 수 없으니··· 반요? 뭐, 이렇게 불리지 않겠어?”


“반요···”


나는 그 단어를 되뇌며 멍하니 서 있었다.


믿기 힘들지만, 모든 상황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왜 죽상이야?”


“어이가 없잖아. 죽었다 살아난 것도 그렇고 갑자기 늑대 인간이 되었다니··· 말이 안 되잖아. 늑대 인간이면 보름달을 보면 늑대로 변하기라도 하는 거야?”


“변해.”


“어···?”


“정확하게 말하면 보름달이 뜨면 평소보다 더 강해지긴 하지만 보름달을 보고 변하는 건 아냐.”


그녀는 내게 다가와 팔을 내밀었고, 그 순간 그녀의 팔에서 복슬복슬하게 털이 자라나더니 금세 짐승의 팔처럼 변했다.


“미친···”


“이제 좀 실감이 나?”


나는 머리를 붙잡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내가··· 늑대 인간이라고?”


“늑대 인간은 아니지. 넌 반푼이니까. 그래도 우리 늑대 쪽이랑 가까울 거야. 힘을 전부 쓰진 못하겠지만, 인간보다는 더 강할걸?”


“그럼, 지금 내가 이렇게 된 건···”


“네가 이성을 잃게 된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에 본능과 이성이 부딪쳤을 수도 있고··· 음식을 오랫동안 먹지 않으면 이성을 잃기도 해.”


‘음식···’


“음식 맛이 느껴지지 않는데, 어떻게 하라고···”


“응?”


“음식을 먹어도 맛이 안 느껴져서 안 넘어간다고.”


명월은 편식하는 어린애를 보듯 피식하고 웃으며 차에서 내려와 내 앞에 쭈그려 앉았다.


“우리는 평범한 동물과는 다르게 고기가 아닌 다른 음식을 먹으면 맛을 느낄 수 없어.”


“그럼···”


“내 피 맛은 어땠어?”


그녀의 질문에 나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달콤··· 했어.”


이걸로 다시 한번 느꼈다.


나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나는···


늑대 인간이다.


“그래.”


그녀는 날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날 죽이려고 했던 녀석··· 그리고 너랑 싸우던 놈들도 도깨비야?”


“널 죽인 놈을 포함해서 그놈들은 도깨비야.”


“도깨비···?”


“그래.”


명월은 내 표정을 보더니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믿지 못하겠단 표정이네?”


“아니, 늑대인간도 존재하는데, 도깨비라고 존재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생각보다 적응이 빠르네.”


“왜 너희들은 싸우고 있었던 거야?”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도깨비 놈들이 먼저 우리의 영역을 침범했거든.”


나는 이해하기 힘든 표정으로 되물었다.


“영역···?”


“그래,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영역에서 생활하고 있어. 그것이 암묵적인 룰이야. 근데 도깨비, 두억시니 그 녀석이 룰을 깨고, 우리의 영역에 넘어왔어.”


“고작 그런 이유로··· 싸우고 있었어?”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 이유였으면 그냥 경고로 끝났지. 그놈은 우리 이랑 가문의 가주··· 내 부모님을 죽였거든. 가주를 죽인 건 전쟁을 하자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그녀의 말에 우리 사이에선 잠시 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멍청하게 함정에 걸려 날 따라온 늑대들은 전부 죽고, 나도 죽을 위기에 처해 있었을 때, 네가 날 구해준 거야. 뭐, 널 살리느라 나도 힘을 잃긴 했지만, 죽는 것보단 나으니까.”


명월은 날 향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표정은 어딘가 어두워졌다.


“괜찮아?”


“잘 모르겠어··· 근데 지금 이대로 멈추면 영원히 멈춰버릴 것만 같아.”


“대단하네···”


나도 모르게 작게 혼잣말을 내뱉었다.


“응?”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고는 주변을 둘러보다 가로등에 박혀있는 자동차가 눈에 들어왔다.


“혹시 저거··· 네가 그런 거야?”


명월은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절대로 내가 한 거 아니야! 내가 왔을 때부터 저렇게 되어 있었어.”


“그럼, 도깨비가 그런 건가?”


“그랬을 거야. 이 안에 인간 둘이 갇혀 있었고, 도깨비 녀석들이 포위하고 있었으니까.”


“······”


명월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내 표정을 보더니 알아차린 듯 말했다.


“힘 때문이야.”


“힘?”


“모든 생명체는 각 각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 도깨비는 섭취를 통해 그 기운을 흡수해서 자신의 힘으로 만들지.”


명월은 굳어진 내 표정을 한번 스윽 보고 말을 이어갔다.


“생명을 가지고 있는 존재 중 괜찮은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으면서 약해서 손쉽게 처리가 가능한 존재. 그게 바로 인간이야.”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도깨비들은 강해지기 위해 인간을 죽인다는 거야?”


“죽인다기보다는··· '먹는다' 쪽이 좀 더 맞는 말이겠지. 섭취는 단어 그대로 잡아먹는다는 뜻이니까.”


“왜 그런 짓을···”


“도깨비들은 힘에 대한 갈망이 엄청나거든. 섭취 한번을 통해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구겼다.


“겨우 그딴 이유로 사람을 죽인다고···”


그녀의 표정에 우리의 이야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것을 느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어···?! 어···”


“뭐, 혹시 할 말 있어?”


그녀는 내 질문에 망설이는 듯 우물쭈물하다 입을 뗐다.


“또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맛이 안 느껴지더라도 음식은 꼭 먹어.”


“알았어.”


“그리고··· 조심해.”


“응, 너도 조심해.”


그대로 떠나려다 나는 몸을 돌려 명월을 바라봤다.


“아, 맞다.”


“응?”


“내 이름은 김수호야.”


“어? 아, 응!”


우리는 이렇게 작별 인사를 끝으로 헤어졌다.


“조심해··· 하고 싶은 말이 그게 아니었을 텐데.”


나는 그녀의 말을 되새겼다.



***



하늘에 밝게 빛나던 달이 구름에 가려지고, 두억시니는 작은 빌딩을 올려다보며 살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여기서 냄새가 나는데···”


두억시니가 빌딩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온몸에 문신한 남성이 그를 제지했다.


“어이, 당신 뭐야?”


“어이···? 지금 나한테 하는 말이야?”


“그럼, 여기에 당신 말고 또 누가 있어?”


두억시니가 어이가 없단 듯 웃음을 터트리자, 남성은 두억시니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여긴 당신 같은 샌님이 올 곳이 아니니까, 당장 꺼져.”


“재밌네.”


두억시니는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는 남성의 손가락을 붙잡고 그대로 꺾었다.


우두둑!


“끄아아아악!”


“인간 따위가 건방지게··· 내가 너무 신사적으로 대했나?”


남성의 비명에 빌딩 위에서 남성 무리가 우르르 내려왔다.


남성들은 두억시니와 그의 앞에 무릎 꿇고 괴로워하는 남성을 번갈아 보다 두억시니를 향해 달려들었다.


“뭐야?!”


“저··· 미친 새끼 죽여!”


“이 개새끼가!”


“감히 우리가 누군 줄 알고!”


두억시니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그들을 보며 살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잘됐네. 안 그래도 몸보신 좀 하려고 했는데.”


한편, 사무실에서 커터 칼을 들고 무언가 작업을 하던 남성은 밖에서 나는 소란에, 칼에 손가락이 베이자, 화가 난 듯 인상을 찡그린 채 소리쳤다.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그리고 그 순간 누군가 피 칠갑을 한 채 사무실 문을 열고 소리쳤다.


“혀··· 형님! 도망치십쇼!”


“뭐···? 무슨 일이야?”


“지금 밖에 어떤 미친놈···”


그 순간 그의 뒤에서 손 하나가 나타나더니 그의 목덜미를 붙잡고 끌고 갔다.


쿠당탕!


“끄아아악!”


“도대체 이게 무슨··· 어떤 미친 새끼가 습격을 한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온몸을 피로 물들인 두억시니가 사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내가 했는데, 불만 있어?”


두억시니가 움직일 때마다 그의 몸에서 핏방울이 떨어졌고, 신발엔 피가 잔뜩 묻어 피로 물든 발자국이 생겨났다.


“안녕? 쓰레기.”


남성은 두억시니의 등장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다, 그의 앞에 엎드려 절을 했다.


“두··· 두억시니 님께서··· 어쩐 일로···”


“왜? 내가 오면 안 되는 곳이라도 온 거야?”


“아··· 아닙니다.”


“그나저나···”

두억시니는 피로 흥건해진 바닥을 내려다보다 남성을 노려봤다.


그러고는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두억시니가 내민 손을 잡으려는 순간, 두억시니는 재빠르게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


두억시니는 남성을 그대로 공중에 들어 올리고는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인간과 겸상하는 것도 모자라 그것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다니.”


그는 목이 조여지자, 고통에 찬 숨소리를 내며 애처롭게 비명을 질렀다.


“커어억···!”


두억시니는 그 남성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지켜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름도 없는 놈 거둬줬더니, 뒤에서 이런 짓이나 하고 있네. 난 그런 걸 허락했던 적이 없는데.”


남성은 숨을 헐떡이며 입을 열었다.


“죄··· 죄송··· 그렇지만··· 인간들도 나름 쓸만합니다.”


“인간 따위가 쓸만하다고?”


두억시니는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다 명월과 싸우던 중 만난 인간, 김수호를 떠올리고는 붙잡고 있던 그의 목을 내려놨다.


“커억! 컥! 쿨럭!”


“인간이 쓸만하다라···”


두억시니는 말을 되새김질하다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디 한번 쓸만한 놈으로 구해봐. 너랑 함께하던 이런 벌레들 말고, 욕망과 야욕이 가득한 놈으로.”


두억시니의 명령에 남성은 겁에 질린 듯 고개를 떨듯 끄덕였다.


“네··· 네, 알겠습니다.”


그와의 대화가 끝나는 순간, 누군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억시니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여유롭게 의자에 앉아 미소를 지었다.


“각귀, 어떻게 됐지?”


“도련님께서 만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그럴 것 같았어. 근데···”


두억시니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유리컵을 쥐고, 힘을 줬다.


쨍그랑!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에 사무실 안이 정적에 휩싸였다.


“아빠가 보자는데, 건방지게 얼굴 한번을 안 비쳐?”


두억시니의 목소리엔 분노가 느껴졌다.


“어떻게 할까요?”


두억시니는 파편을 손으로 쓸어내며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려 보여도 그놈은 내 핏줄이다. 네까짓 놈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 어차피 피해를 줄 것 같지도 않으니··· 그냥 내버려둬.”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두억시니의 표정을 보고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누군가 우리를 건드리고 있더군요.”


두억시니는 그의 말에 인상을 구겼다.


“누가 우릴 건드리고 있다고?”


“네, 아마 늑대 쪽··· 같습니다.”


‘늑대’라는 말에 두억시니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어떤 녀석들이야?”


“도련님 또래로 보였습니다.”


두억시니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다시 미소를 지었다.


“내 아들 또래면··· 재밌네.”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흥분으로 빛났다.


“명월··· 감히 내 경고를 무시해?”


그는 손에 쥔 파편을 바닥에 던지고, 각귀를 바라봤다.


“각귀, 넌 그놈들이 어딨는지 알아봐라.”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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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두억시니의 막내 아들 (1) NEW 11시간 전 9 0 12쪽
22 22화 도깨비 장현우 NEW 23시간 전 12 0 12쪽
21 20화 살리고 말거야 24.09.18 15 0 11쪽
20 21화 도깨비가 되어버린 소년 24.09.17 20 0 13쪽
19 19화 수상한 놀이공원 24.09.17 24 0 12쪽
18 18화 연화(蓮花) 24.09.16 28 0 12쪽
17 17화 무너지는 적 24.09.15 31 0 12쪽
16 16화 전세역전 24.09.14 36 0 12쪽
15 15화 한월그룹의 회장 한백 24.09.13 38 0 13쪽
14 14화 강해지기 위해서 24.09.11 36 0 12쪽
13 13화 흡혈귀 라라 24.09.11 41 0 12쪽
12 12화 고지식한 아버지를 닮은 아들 24.09.10 41 0 13쪽
11 11화 삼촌, 사실 난··· 24.09.09 48 0 12쪽
10 10화 누군가를 죽이려면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하고 덤벼라 24.09.08 46 0 11쪽
9 9화 납치를 당해버렸다 24.09.07 46 0 14쪽
8 8화 내가 가해자라고?! 24.09.06 50 0 13쪽
7 7화 늑대 아가씨 명월과의 동거 24.09.04 66 0 12쪽
6 6화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24.09.04 66 0 12쪽
5 5화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죽음 24.09.03 76 0 12쪽
» 4화 늑대가 되어버린 소년 24.09.02 106 1 12쪽
3 3화 무언가 달라졌다 24.09.01 129 2 12쪽
2 2화 몸의 변화 24.09.01 145 2 12쪽
1 1화 늑대와 도깨비 +1 24.09.01 19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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