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힘을 얻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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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윤
작품등록일 :
2024.08.2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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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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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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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늑대 아가씨 명월과의 동거

DUMMY

우리는 명월과 함께 그곳에서 벗어나 한참 떨어져 있는 건물 옥상으로 대피했다.


각귀의 추적이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겨우 안심할 수 있었다.


“권태우, 괜찮아?”


태우는 힘겹게 숨을 내쉬며, 날 올려다봤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나는 고개를 들어 명월을 바라봤다.


명월은 흔들리는 내 눈빛에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태우에게 다가갔다.


“굳이 알려고 하지 마. 이 일에 개입하는 순간, 넌 더 이상 평범한 인생으로 돌아가지 못할 거야. 게다가···”


명월은 잠시 뜸을 들이며 나를 한번 바라보고 태우를 바라봤다.


“넌 평범하다 못해 나약한 인간이잖아.”


태우는 고개를 들고는 내 눈을 바라봤다.


“그럼··· 수호 너, 인간이··· 아니었던 거야?”


“원래는 인간이었어. 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야.”


태우는 혼란스러운지 머리를 붙잡았다.


“그래, 많이 혼란스럽겠지.”


나는 태우를 두고 명월을 바라봤다.


“그리고··· 널 찾고 있었어.”


“날?”


“부탁이 있어.”


“무슨 부탁···?”


“강해지고 싶어."


명월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뭐···?”


“이 힘을 제대로 쓰고 싶어.”


“너, 설마··· 이 싸움에 끼어들겠다는 거야?”


명월은 잠시 고민하다 날 바라봤다.


“널 살리기 위해 내 힘을 너에게 주긴 했지만, 내 싸움에 널 끼어들게 하고 싶진 않아. 그래서 그때도···”


“이건 네 싸움이기도 하지만, 내 싸움이기도 해.”


명월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그게 무슨 소리야?”


“10년 전 아버지가 살해당했는데, 그땐 실마리가 하나도 없어서 미제로 남겨졌어. 드디어 아버지가 도깨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게 밝혀졌는데, 이대로 멈출 수는 없어.”


나는 각오를 다짐한 듯 눈을 똑바로 뜨고 명월을 바라봤다.


“지금 이대로 멈추면 영원히 멈춰버릴 것만 같아. 그러니까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여야지.”


그러고는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네가 했던 말이지? 나도 비슷해. 아버지의 죽음을 가슴 속에 묻고 살았는데, 드디어 그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어. 내 성격이 이래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 없거든.”


“네가 원하는 게 뭐야? 네 아버지를 죽인 놈에게 복수하려는 거야?”


명월의 질문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런 거라면 널 도와줄 생각 없어.”


“확실히 말하자면 반은 맞는데, 반은 틀려.”


“응?”


“첫 시작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었어. 근데 오늘 태우가 그 녀석 손에 죽을 뻔한 걸 보고 느꼈어.”


나는 각오를 다짐한 눈빛으로 명월을 바라봤다.


“두억시니가 너희를 위협한 것처럼 인간들을 위협할지도 몰라. 아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깨비들에게 죽임을 당했을 수도 있어. 그걸 알게 된 이상··· 난 더 이상 지켜보지 않을 거야.”


명월은 내 대답에 만족스러웠는지 미소를 지었다.


“너, 말도 안 되는 꿈을 가지고 있구나?”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은 법이잖아?”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태우는 떨리는 다리를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에게 다가왔다.


“나도··· 알려줘.”


“뭐?”


“김수호, 널··· 돕고 싶어.”


태우의 말에 명월은 어이가 없단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너, 내가 한 말을 전혀 이해를 못 했구나?”


“이해 못 했을 리가 없잖아. 이상한 힘을 쓰는 남자한테 죽을뻔했는데···”


“근데 뭐?!”


“수호··· 인간이 아니라면서··· 나도 돕고 싶어.”


태우는 나를 보며 뜸을 들이다 입을 뗐다.


“네 말대로··· 죽을 수도 있겠지. 근데 평범한 시민1로 사는 것보다 히어로의 조수로 사는 게 더 멋지고 폼 나잖아.”


나는 인상을 구기며 이마를 짚었다.


“권태우, 이거 만화나 소설 같은 게 아니야. 진짜로 죽을 수도 있다고.”


“오늘처럼 넌 위험에 빠진 날 그냥 지켜보는 녀석이 아니잖아?”


태우의 단호한 눈빛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야, 너···!”


명월이 인상을 찡그리며 수호에게 소리치려 하자 나는 그녀를 막아섰다.


“뭐 하는 거야?”


“됐어. 네 입만 아플 거야. 저 녀석은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하는 놈이야. 말려도 소용없어. 그리고···”


나는 고개를 돌려 태우를 한번 스윽 바라봤다.


“너나 나처럼 힘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도움은 될 거야. 언제나 말도 안 되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놈이거든.”


명월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대신 저 녀석이 쓸모없다고 판단되면 그땐 그냥 쳐낼··· 아니, 죽여버릴 거야.”


명월과 협의를 마치고, 태우에게 다가갔다.


“나도 이쪽 세계들어온지 얼마 안 되었지만, 알고 있는 걸 말해줄게.”


태우에게 명월과 처음 만난 순간, 두억시니라는 도깨비의 손에 죽었다가 명월에 힘을 받아 살아난 것, 도깨비의 존재에 대해 설명했다.


“그럼, 그 남자가 진짜 도깨비라고?”


“맞아.”


‘그러고 보니···’


“명월.”


“응?”


“나와 싸우던 놈이 ‘우리’라고 했어.”


명월은 내 말에 의문을 가진 듯 인상을 구겼다.


“우리···? 도깨비는 개개인의 특성이 강해서 무리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하더라도 방망이를 쓰지 못하는 하급이 서너 명 정도로 무리 지어 활동하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명월을 바라봤다.


“그리고 나보고 자신들과 함께할 인간을 구하고 있다고 했어.”


“두억시니가 우리 이랑 가문을 공격하고, 인간 세상으로 도망쳤는데, 이 상황에 도깨비가 무리를 짓고, 인간을 포섭하고 있다라···”


“이건 아무리 봐도 두억시니의 짓··· 인 것 같지?”


명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우리가 만날 일이 많을 거야. 그러니까···”


나는 그녀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응?”


“번호 찍어.”


“번호? 무슨 번호?”


“네 연락처. 앞으로 서로 연락하고 지내야 하잖아.”


명월은 눈을 끔뻑끔뻑 거리며 날 바라봤다.


“너, 혹시 핸드폰 없어?”


“그게··· 뭔데?”


명월의 반응에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대화할 수 있는 도구인데··· 그게 없을 줄은 몰랐네. 그럼, 네가 살고 있는 곳 주소라도 알려줘.”


“······”


이번에도 명월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혹시··· 집이 없는 거야?”


“있을 리가 없지. 이번에 인간 세상에 처음 내려왔는걸.”


“그럼, 너, 여태 어디서 생활하고 있는 거야?”


“한···”


명월은 내 표정을 보며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냥 여기저기 떠돌아다녔지.”


“밥은?”


“그냥 여기저기서 얻어먹고, 사냥도 좀 했지.”


“아··· 그래?”


명월의 탱글탱글한 볼살과 깔끔한 차림새에 의심이 좀 들었지만, 핸드폰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녀의 모습에선 도무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럼··· 우리 집으로 와. 한동안은 재워줄게.”


명월은 의외라는 듯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래도 돼?”


“엄마랑 여동생은 지금 외국에 있거든. 그래서 나 혼자 살고 있어서 괜찮아. 너 하나 정도 재워줄 방은 있어.”


명월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붙잡았다.


“진짜?!”


“너도 인간 세상에 숨어 살려면 기본은 알고 있어야 하고, 나도 이쪽에 발 담갔는데 네가 옆에서 알려주면 좋잖아. 그리고 권태우.”


“응?”


“너도 일단 우리 집으로 와. 그 상태로 집에 들어가면 너희 어머니 기겁하시겠다. 상처라도 치료해야지.”


“알았어.”



***



“여기가 너희 집이야?”


“맞아.”


명월은 우리 집이 신기하다는 듯 이 방 저 방을 들락거렸다.


“왜?”


“아니, 신기해서 이렇게 작은 집은 처음 봐. 밖에서 봤을 땐 엄청 높아 보였는데, 겨우 여기가 너희 집이라니.”


“작은 집이라 미안하네. 그래도 이 정도면 평균이거든?”


명월의 말에 입을 삐쭉 내밀며 그녀에게 칫솔과 수건, 옷을 건네며 화장실을 가리켰다.


“저기서 씻으면 돼. 옷은 내 동생이 입던 옷이 몇 벌이 있긴 한데, 너한테 안 맞을 것 같아서 내걸로 줄게. 좀 크긴 해도 입을 수는 있을 거야.”


명월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명월이 화장실로 들어가고 나는 구급상자를 가져와 태우의 앞에 앉아 그를 치료했다.


“너, 히어로의 조수니, 뭐니 말한 거 농담이지?”


태우는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난 진심인데?”


나는 헛웃음을 터트리고 그를 바라봤다.


“너 같은 겁쟁이가? 그 말 할 때 눈빛 엄청 떨렸거든. 너, 거짓말 엄청 못해.”


태우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하··· 넌 진짜 못 속이겠다.”


“그래서 진짜 이유가 뭐야?”


나는 상처를 소독하며 물어보자 태우는 고민하는 듯 뜸을 들이다 입을 뗐다.


“너.”


의외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


태우는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너 때문이야. 네가 이 일에 연관되어 있지만 않았어도 네 말대로 난 조용히 있었을 거야.”


“내가 뭘?”


“네가 죽을까 봐.”


“······”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행동을 멈췄다.


“너, 나랑 십년지기인 건 알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야 당연히 알고 있지. 우리 아버지 장례식에도 왔었잖아.”


“그동안 널 보면서 느낀 건데, 넌 너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


태우의 말에 나도 모르게 몸이 멈칫했다.


“내가?”


“네가 서지승한테 괴롭힘을 받는 이유도 그렇고, 아까 서지승이 날 때리고 있었을 때, 그리고 그 남자와 있었을 때도···”


“그건···”


“너는 항상 다른 사람들만 생각하잖아. 너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싸우고 위험을 감수하고··· 그러다 결국 너 자신을 잃게 될까 봐 걱정돼.”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래서 네 옆에 있으려는 거야. 네가 네 자신을 돌보지 않으니까, 내가 널 돌봐주려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웃어?”


태우는 내 미소가 불만인 듯 인상을 찡그렸고, 나는 그의 이마에 딱밤을 먹였다.


“고맙다. 근데 네가 내 여자 친구냐? 그런 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네 일이나 잘해.”


태우와 이야기가 끝나는 타이밍에 맞춰 명월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나, 다 씻었어.”


“어. 그래.”


‘어···?’


“그러고 보니 샤워기 사용법을 안 알려줬는데···”


명월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 나··· 내가 사는 곳에도 이런 도구 있어.”


“그래?”


“그나저나 배고픈데 뭐 먹을 거 없어?”


명월은 허겁지겁 말을 돌리며 배에 손을 올렸다.


“전에 네 말 듣고 고기 좀 사놨어. 권태우, 너도 밥 안 먹었으면 먹고 가.”


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난 이만 가볼게. 밥은 둘이 먹어. 단. 둘. 이~”


태우는 내게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파이팅!”


“파이팅은 뭔 놈의 파이팅이야?”


태우가 집 밖으로 나가자, 명월은 내게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좋은 친구를 뒀네?”


“응?”


“널 돌봐주려는 친구잖아.”


나는 잠시 멈칫하며 명월을 바라봤다.


“그게 들렸어?”


“물론. 늑대의 청력을 얕보지 말라고. 배고프다~ 고기 먹자!”


“그래, 내가 꺼내올게.”


“무슨 고기야?”


냉장고에서 고기를 꺼내며 대답했다.


“삼겹살인데 괜찮아?”


명월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기라면 뭐든 다 좋아.”


프라이팬을 꺼내고 고기를 굽기 시작하자 명월은 옆에서 기웃거리며 지켜봤다.


“저기··· 부담스러워서 그러는데,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지 그래?”


“요리하는 모습 신기해.”


“뭐가?”


“누가 요리하는 거 처음 보거든.”


“그게 무슨 소리야?”


“항상 나는 누가 차려준 음식만 먹었거든. 그래서 요리를 해본 적도 없고, 한 적도 없어.”


나는 어이가 없단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아이고··· 아가씨가 아니라 공주님이셨네.”


명월은 비꼬는 내 말이 칭찬으로 들렸는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다 구운 삼겹살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우린 식사를 시작했다.


“잘 먹네.”


명월은 날 보더니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너, 요리 진짜 잘한다.”


“요리는 무슨··· 구운 것뿐인데.”


명월의 밝은 모습을 보며 나도 입안에 고기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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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두억시니의 막내 아들 (1) NEW 11시간 전 9 0 12쪽
22 22화 도깨비 장현우 NEW 23시간 전 12 0 12쪽
21 20화 살리고 말거야 24.09.18 15 0 11쪽
20 21화 도깨비가 되어버린 소년 24.09.17 20 0 13쪽
19 19화 수상한 놀이공원 24.09.17 23 0 12쪽
18 18화 연화(蓮花) 24.09.16 27 0 12쪽
17 17화 무너지는 적 24.09.15 30 0 12쪽
16 16화 전세역전 24.09.14 35 0 12쪽
15 15화 한월그룹의 회장 한백 24.09.13 37 0 13쪽
14 14화 강해지기 위해서 24.09.11 36 0 12쪽
13 13화 흡혈귀 라라 24.09.11 41 0 12쪽
12 12화 고지식한 아버지를 닮은 아들 24.09.10 41 0 13쪽
11 11화 삼촌, 사실 난··· 24.09.09 47 0 12쪽
10 10화 누군가를 죽이려면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하고 덤벼라 24.09.08 45 0 11쪽
9 9화 납치를 당해버렸다 24.09.07 45 0 14쪽
8 8화 내가 가해자라고?! 24.09.06 49 0 13쪽
» 7화 늑대 아가씨 명월과의 동거 24.09.04 66 0 12쪽
6 6화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24.09.04 65 0 12쪽
5 5화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죽음 24.09.03 76 0 12쪽
4 4화 늑대가 되어버린 소년 24.09.02 105 1 12쪽
3 3화 무언가 달라졌다 24.09.01 129 2 12쪽
2 2화 몸의 변화 24.09.01 144 2 12쪽
1 1화 늑대와 도깨비 +1 24.09.01 19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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