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힘을 얻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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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윤
작품등록일 :
2024.08.2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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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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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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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죽음

DUMMY

이마는 어젯밤 명월이란 여자애가 말한 대로 상처 자국도 남지 않고 싹 나았다.


“이게··· 늑대의 힘?”


[어젯밤, 구원구에서 수십 명의 사람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조직 폭력배로 조직 간의 싸움으로 보고 있으나, 시신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게 난도 당해···]


TV를 켜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려던 중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 수호야, 오랜만이다.


“기철이 삼촌? 웬일이야?”


- 웬일은 무슨··· 별일 없지?


“나야 잘 지내지. 근데 무슨 일로 연락했어?”


- 너희 엄마가 미국 가기 전에 나한테 너 좀 잘 챙겨달라고 연락했거든.


“엄마가 삼촌한테도 말했어?”


- 삼촌이 네 아빠 후배였기도 했고, 네 엄마 친구잖아.


“뭐··· 근데 진짜 그것 때문에 연락한 거야?”


삼촌은 잠시 고민하는 듯 뜸을 들이다 입을 뗐다.


- 어젯밤에 너희 동네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서 걱정돼서 연락했다.


“혹시 조직 폭력배 살인 사건 말하는 거야?”


- 알고 있구나?


“어, 안 그래도 지금 TV에서 나오고 있어서 보고 있거든.”


- 너도 조심해라. 저 사건, 너희 집에서 30분도 안 되는 거리에서 일어난 일이야.


삼촌의 걱정 가득한 말투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삼촌도 조심해. 살인이면 강력이니까, 삼촌 담당이잖아.”


- 그래, 고마워. 아, 그리고···


“응?”


- 이번 사건, 10년 전 너희 아버지 사건이랑 많이 비슷해.


쨍그랑!


나도 모르게 놀라서 들고 있던 물컵을 떨어트렸다.


- 무슨 일이야?! 괜찮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바닥에 흩어진 컵 조각들을 바라보며, 삼촌의 말을 되새겼다.


10년 전 아버지의 사건과 비슷하다는 말에 불안감이 몰려왔다.


삼촌의 말 속에 담긴 경고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삼촌, 혹시 이번 사건에 대해서 뭐 더 나온 건 없어?”


- 지금 당장 나온 건 시신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는 것 정도 몇몇 시신에서 물어뜯긴 흔적도 보이고.


“물어··· 뜯었다고?”


- 그래, 그리고 시신의 훼손도 무기로 인한 훼손은 아닌 것 같아. 잡아 뜯긴 것 같다고 해야 하나?


“······”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했다.


10년 전 아버지가 겪었던 그 끔찍한 사건이 다시 떠올랐다.


그땐 어려서 아버지의 시신을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하던 말과 뉴스에서 나온 말이 기억에 남았다.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물어뜯긴 흔적이 있었다.’


그리고 ‘식인 살인 사건’이라 불렸던 것까지···


떨리는 손으로 유리 조각을 치우며 삼촌에게 물었다.


“삼촌, 그때 아버지 사건··· 정확히 어떤 일이었어? 왜 그렇게 된 건지, 아직도 모르는 거지?”


삼촌의 목소리가 한층 더 진지해졌다.


- 수호야, 그 사건은 지금까지도 미제로 남아있어. 그때도 시신이 너무 훼손되어서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어. 우리 경찰이 조사해도 별다른 단서가 없었지. 그리고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야.


“어··· 고마워. 혹시··· 뭐가 더 나오면 알려줄 수 있어?”


- 그래, 나중에 또 연락할게. 혹시나 필요한 게 있다면 연락해.


“응.”


삼촌과 전화 통화를 끊어지자, 한숨을 크게 내쉬고, 이를 꽉 깨물었다.


명월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도깨비는 섭취를 통해 그 기운을 흡수해서 자신의 힘으로 만들지. 생명을 가지고 있는 존재 중 괜찮은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으면서 나약해서 손쉽게 처리가 가능한 존재. 그게 바로 인간이야.]


“도깨비는 인간을 섭취해 힘을 기른다.”


이 말을 반복하며 머릿속에 되새겼다.


‘물어뜯은 흔적, 손으로 뜯은 것 같은 훼손’


모든 것이 도깨비가 저지른 일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그렇다면··· 아버지를 죽인 범인도··· 도깨비.’


불안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이 가슴 속을 휘저었다.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어젯밤의 사건이 단순한 인간들의 싸움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명월을 다시 만나야되겠어.”


그러나 명월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명월과 만나기 위해서는···


고개를 들고 TV에서 나오는 뉴스를 바라봤다.


“저 사건을 저지른 범인을··· 도깨비를 찾아야돼.”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쥐고 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로 가는 길 오늘도 어김없이 서지승 무리가 날 둘러쌌다.


“안녕~?”


서지승이 어깨에 손을 올리며 살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꺼져.”


녀석의 손을 쳐내자, 그는 어이가 없단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돌았냐?”


“오늘은 너랑 말 섞을 기분 아니니까 그냥 가라.”


“이 새끼가!”


휘익!


서지승이 주먹을 내지르자 나는 가볍게 녀석의 주먹을 피하고, 녀석의 턱 아래에 주먹을 올렸다.


“어제 네가 시비를 걸어도 가만히 있던 건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라 더러워서 그런 거야.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진 않잖아?”


“······”


서지승은 내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며 날 바라봤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경고야. 더 이상 날 건드리지 마.”


서지승은 자신의 무리와 우리를 지나쳐 가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고는 애써 미소를 보였다.


“새끼··· 장난친 거 가지고 괜히 무안 주고 있네. 알았다, 알았어. 갈게.”


서지승은 자신의 무리와 함께 물러섰지만, 그의 눈빛엔 살기가 가득했다.


“후우···”


한동안 녀석이 날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 순간


“김수호···!”


뒤에서 모든 걸 다 봤다는 듯 태우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권··· 태우?”


“너···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오늘 일도 그렇고, 어젯밤도.”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고민하다 입을 뗐다.


“미안··· 지금 당장 다 말해주기는 어려워. 그래도 기회가 되면 꼭··· 다 말해줄게.”


태우는 내 대답에 못마땅하다는 듯 인상을 구겼지만, 금세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 뭐, 그때가 오길 기대할게.”


“그나저나···”


깁스를 하고 있는 태우의 오른팔을 한번 스윽 바라봤다.


“너, 팔은 괜찮아?”


태우는 내 질문에 깁스한 팔을 보였다.


“넘어지면서 뼈에 살짝 금이 간 모양이야.”


“미안···”


“됐어. 사과는 한 번이면 충분해.”


태우의 대답에 고마움과 미안함에 미소를 지었다.


학교에선 평화로웠다.


서지승 무리도 날 보면 시비를 걸기보단 눈을 피하며 자리를 떠났다.


그 덕분에 명월을 다시 만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야, 김수호!”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중 태우가 내게 다가왔다.


“응?”


“수업 끝났어. 너, 오늘따라 이상하다? 계속 멍때리고 있고, 혹시 좋아하는 여자라도 생긴 거야?”


“좋아하는 여자애는 아니고, 만나고 싶은 여자애가 있긴 하지.”


태우는 흥미라도 생긴 듯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누군데?”


“있어. 엄청 예쁜데, 엄청 위험한 애.”


“그런 애가 널 만나주겠냐? 됐고, 피시방이나 가자.”


나는 태우의 말을 무시한 채 가방을 챙겼다.


“미안한데, 오늘은 내가 바빠서 안 될 것 같아. 먼저 갈게. 그리고 나 게임 안하는거 알잖아.”


‘명월을 만나기 위해선 이번 사건의 범인, 도깨비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학교를 빠져나온 나는 핸드폰을 꺼내 기철이 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삼촌, 혹시 지금 어디야?”


- 지금 현장인데, 왜?


“현장이라면, 혹시 아침에 말한 곳?”


- 맞아.


“잘됐네.”


- 잘 됐다고?


“그럼···!”


- 안돼.


삼촌은 내가 무슨 부탁을 할지 예상한 듯 단호하게 대답했다.


“예?”


-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현장 보여달라는 거면


“삼촌, 나 진짜 꼭 봐야돼.”


- 아무리 너라고 해도 해줄 수 없어. 너, 아빠 때문이잖아. 이럴 것 같아서 말할까, 안할까 고민했었는데···


“물론 그것도 있지만···”


나는 잠시 망설이다 입을 뗐다.


“이번 사건을 저지른 놈이 누군지 예상되는 점이 있어.”


- 뭐?!


“근데 확실하지 않아. 현장을 봐야 알 것 같아. 그러니까···”


- 으음···


수화기 너머로 고민하는 삼촌의 신음이 들렸다.


- 아, 알았어. 대신 넌 아무것도 하지마. 범인을 알아내도 삼촌한테 맡겨.


“응.”


- 주소 문자로 보내줄 테니까 이쪽으로 와.


삼촌과 전화 통화를 끝내고 깊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만약 인간의 짓이라면 삼촌한테 맡길게. 근데 도깨비라면 내가 움직일 거야.’



***



사건 현장에 도착하자 주변엔 사건을 보도하고 있는 기자와 경찰, 과학수사대가 잔뜩 깔려 있었다.


“어, 수호야!”


경찰들 사이에서 덩치와 키가 큰 남성이 날 향해 손을 흔들었다.


“삼촌!”


“잘 찾아왔네.”


“기자, 잔뜩 몰려왔네.”


“보다시피 대형 사건이잖아. 단순 살인도 아니고, 대량 살인이야. 그리고 하필이면 조직 폭력배니까.”


삼촌은 기자들을 쭉 훑어보고는 날 바라봤다.


“들어갈까?”


“응.”


사건이 일어난 빌딩 입구에서부터 강렬한 피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빌딩에 올라가는 계단부터, 안쪽에 있던 사무실까지 벽과 바닥이 전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끔찍하네.”


“그래, 나도 경찰 생활하면서 이런 현장은 처음이야. 도대체 어떻게 싸웠길래···”


‘이건 싸운 게 아니야. 학살당한 거지···.’


사무실 안을 살피던 중 책상 위에 피가 묻어있는 커터 칼과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응···?”


커터 칼에 묻어있는 피를 보고 의문을 품던 중 삼촌이 내게 다가왔다.


“이건 여기서 작업을 하던 인물이 밖에서 난 소란에 놀라 커터 칼에 베인 것 같아.”


“조직 폭력배 사건이라고 했잖아. 혹시 이 사건 두목도 죽은 거야?”


“지금 국과수에서 DNA를 확인하고 있는데, 아직 두목 DNA는 안 나왔어. 지금 우린 도주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고.”


삼촌이 아침에 했던 말과 현장, 그리고 지금 삼촌이 말한 것을 조합해 결론을 내렸다.


이 사건의 두목이 도깨비다.


‘근데 왜···? 자기 부하를 왜 죽인 거지?’


“수호야?”


기철이 삼촌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에 빠진 내 모습을 보고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응?”


“뭐, 생각난 거라도 있어?”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뗐다.


“삼촌, 잠깐 단둘이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


“어, 그래.”


삼촌은 아무도 없는 옥상으로 날 데려왔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이번 사건··· 손 떼는 게 좋을 것 같아.”


삼촌은 내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야?”


나는 깊게 고민하고 망설이다 입을 뗐다.


“이거··· 인간이 저지른 짓 아니야.”


“알아듣게 얘기해 봐.”


“인간 외 존재의 싸움이야. 이번 일 삼촌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어.”


삼촌은 내 말에 어이가 없었는지 표정이 굳어졌다.


“알아.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거. 근데···”


“너, 혹시 너희 아빠한테 무슨 얘기 들은 거야?”


“응?”


“네 아빠가 죽기 전에 네가 했던 말이랑 똑같은 말을 했어.”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그때도 이런 비슷한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을 조사하던 네 아빠가 네가 지금 한 말처럼 인간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고 했어.”


“그럼···”


“‘인간들 사이에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숨어서 살아가고 있다.’ 네 아빠가 항상 하던 말이야.”


“······”


“솔직히 난 네 아빠가 했던 말, 네가 하는 말. 못 믿겠어. 그리고 인간이 아닌 존재가 저지른 일이라고 하더라도 난 이 사건 계속 맡을 거야. 난 경찰이거든. 시민을 지키는 게 내 의무야.”


그러고는 삼촌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너야말로 더 이상 이번 일 파헤치려 하지 마. 진짜 인간 외 존재의 짓이라면 너도 위험하잖아? 네 아빠를 그렇게 보내고, 너까지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


삼촌은 이 말을 끝으로 옥상에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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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도깨비 장현우 NEW 23시간 전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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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수상한 놀이공원 24.09.17 24 0 12쪽
18 18화 연화(蓮花) 24.09.16 28 0 12쪽
17 17화 무너지는 적 24.09.15 31 0 12쪽
16 16화 전세역전 24.09.14 36 0 12쪽
15 15화 한월그룹의 회장 한백 24.09.13 38 0 13쪽
14 14화 강해지기 위해서 24.09.11 36 0 12쪽
13 13화 흡혈귀 라라 24.09.11 42 0 12쪽
12 12화 고지식한 아버지를 닮은 아들 24.09.10 41 0 13쪽
11 11화 삼촌, 사실 난··· 24.09.09 48 0 12쪽
10 10화 누군가를 죽이려면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하고 덤벼라 24.09.08 46 0 11쪽
9 9화 납치를 당해버렸다 24.09.07 46 0 14쪽
8 8화 내가 가해자라고?! 24.09.06 50 0 13쪽
7 7화 늑대 아가씨 명월과의 동거 24.09.04 66 0 12쪽
6 6화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24.09.04 66 0 12쪽
» 5화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죽음 24.09.03 76 0 12쪽
4 4화 늑대가 되어버린 소년 24.09.02 106 1 12쪽
3 3화 무언가 달라졌다 24.09.01 129 2 12쪽
2 2화 몸의 변화 24.09.01 145 2 12쪽
1 1화 늑대와 도깨비 +1 24.09.01 19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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