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힘을 얻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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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윤
작품등록일 :
2024.08.2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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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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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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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전세역전

DUMMY

망치로 머리를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명월이랑··· 아는 사이에요?”


회장은 미소를 지었다.


“네, 제가 모시던 아가씨입니다.”


“어떻게···”


“30년 전 등산 중에 부상을 입고, 산에서 추락했는데, 우연히 이랑 가문의 구역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이랑 가문의 도움을 받았고, 그 인연이 닿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죠.”


“그렇··· 군요.”


나는 차분하게 심호흡하고 그를 바라봤다.


“근데 왜··· 저를 도와주시려는 겁니까?”


“도와주려고 부른 게 아닙니다. 도와줄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럼···?”


“저는 사업가입니다. 제 밑엔 누군가의 부모, 아들, 딸들이 수백 명이나 있습니다. 제가 정치인과 싸운다는 건 이들의 인생을 거는 겁니다. 그러니 절 설득해 보시죠. 제가 당신을 도와줘야 할 이유를···”


그의 말에 나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60년을 넘게 산 노인을···


그것도 자기 손으로 대한민국 3대 기업이라 불리는 한월그룹을 만든 회장을 설득해야 한다.


차 안은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지만, 식은땀이 뺨까지 흘러내렸다.


회장은 내가 아무 말 없이 심각한 표정을 짓자, 한숨을 내쉬었다.


“아쉽지만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


“회장님은 사과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네?”


“저는 사과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진심으로 반성하며,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은 관심이 생긴 듯 흥미롭게 날 바라봤다.


“그러나 서지욱은 자기 아들이 저지른 행동을 덮기 위해 돈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저는 그런 짓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네. 이건 제가 서지욱, 서지승과 싸우려는 이유입니다. 이제 회장님을 설득해 보겠습니다.”


“흐음?”


“저를 도와주신다면 한월그룹의 이미지가 올라갈 겁니다. 서지욱 의원의 아들에게 학폭을 당한 학생을 도와줬다는 기사를 쓰시면 한월그룹에겐 좋은 인상을 남겨줄 수 있겠죠,”


회장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겠죠. 하지만 저희는 그런 기사를 내보낼 정도로 이미지가 안 좋은 기업은 아닙니다. 그리고 고작 그런 글 한 줄 쓰자고, 정치인과 척을 지는 것도···”


나는 그의 말에 반박했다.


“지금까지 한월그룹이 정치적 중립을 유지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정치는 두 조직의 파벌싸움이죠. 서지욱과 싸우게 되면, 반대쪽에선 한월그룹에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회장이 흥미를 느끼고 내 말을 듣고 있는 걸 보고 입을 뗐다.


“한월그룹이 대한민국에서 빠지면 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깐요.”


그는 내 눈빛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저는 수호군이 감정에 호소할 줄 알았는데, 의외의 대답을 들려주셨군요.”


“한 기업을 움직이는 회장님이 감정에 호소한다고 움직이신다면 그땐 제가 실망했을 겁니다. 감정 따위에 수백 명의 인생을 거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제 쪽에서 사양이거든요.”


“수호군을 보면 옛날에 만난 한 젊은이가 떠 오르는군요. 정의감이 넘치고, 상대가 누구든, 자신이 위험하더라도 구하기 위해 손을 뻗던 남자가 있었죠.”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렇습니까?”


“네.”


“사실 서지욱과 싸우는 건 한월그룹이 움직이지 않아도 제 힘만으로도 싸울 수 있는 상대입니다.”


“그럼···”


“네, 수호군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는 말을 마치고 기사에게서 통장과 카드 하나를 받아 내게 건넸다.


“아가씨 이름으로 만든 통장과 제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입니다.”


“이걸 왜 저한테···”


“아가씨께서 수호군 집에서 생활하겠다고 하시니, 수호군에게 맡기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아가씨는 아직 인간 세상을 잘 모르시거든요.”


나는 그와 그의 손에 있는 통장을 번갈아 보다 통장에 손을 올렸다.


내게 통장을 준다는 것은 지원을 약속하는 것과 다름없다.


“일단은 받겠지만, 이걸 쓸 생각은 없습니다.”


“네?”


그는 내 대답이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명월이 제게 있겠다는 건, 절 믿고 있다는 뜻이겠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명월을 최대한 잘 챙겨볼 생각입니다.”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시죠. 이건 아가씨를 위한 돈이지만, 이걸 수호군에게 맡겼으니, 이 돈을 어떻게 쓸지는 수호군의 선택이니깐요.”


“네, 감사합니다.”


“많이 바빠지겠군요.”


그는 날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회장님이라고 부르지 마시고, 한백이라고 불러 주세요.”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네···?”


“아가씨의 친구라면 회장님이라는 소리보다는 한백이라 불리는 게 더 마음이 편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한백.”


대화가 끝나고 내가 가만히 있자 한백은 미소를 지으며 농담을 던졌다.


“어떻게··· 집에 데려다 드릴까요?”


“아, 아닙니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와 한백의 첫 만남이 이렇게 끝이 났다.



***



김수호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한백은 평소보다 더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회장님, 기분이 좋아 보이시는군요.”


한백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아.”


“그렇습니까?”


“아들이라서 그런가? 그 친구를 쏙 빼닮았어. 김준오, 그 친구가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군.”


“그렇군요.”


“그 친구가 날 처음 찾아왔을 때도 딱 저랬어. 사람들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존재들과 싸워야 한다면서··· 뭐, 그건 그렇고 약속했으니, 지켜야겠지.”


한백은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날세. 서지욱 관련 자료는 어떻게 되었나?”


- 네, 이미 다 확보해 놓았습니다. 회장님께서 말씀하시면 퍼트리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준비하고 있고, 그 서지욱 운전 기사한테 받은 블랙박스는 구원경찰서 이기철 경감한테 전해줘.”


- 네, 알겠습니다.



***



다음날


근신 중이던 기철은 집에서 어린 딸과 놀던 중 갑작스러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여보세요?”


- 이기철 경감님이십니까?


“누구시죠?”


- 서지승, 잡고 싶지 않으세요?


상대의 질문에 기철의 표정이 굳어졌다.


“너, 뭐 하는 놈이야?”


- 잠깐 만나시죠. 경찰서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통화가 끊어지자, 기철은 굳어진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보? 무슨 일이야?”


“어, 나 잠깐 좀 나갔다 올게.”


“뭔데?”


기철은 아내의 질문에 대답 없이 허겁지겁 옷을 갈아입고 경찰서 근처 카페로 향했다.


기철이 카페에 들어서자 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 한 명이 홀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남성은 기철과 눈이 마주치자 씽긋 미소를 지었다.


“이기철 경감님이시죠?”


“나한테 전화한 사람이 당신이야?”


“일단 커피라도 시키시죠. 카페에선 그게 매너 아닌가요?”


“헛소리하지 말고, 당신 뭐야?”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서지욱이 방해하지 않는다면 서지승을 처리할 수 있습니까?”


“그게 무슨···”


“저희가 당신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기철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구기고, 그를 바라봤다.


“그 안에 담겨있는 영상을 보시면 제 말을 이해하실 겁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전화번호만 적혀 있는 명함을 건넸다.


“영상을 확인하시고, 그 번호로 전화주세요.”


“뭐···?”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끝으로 카페에서 나갔다.


기철은 그가 떠나고 한동안 멍하니 자리에 앉았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 듯 재빨리 경찰서로 향했다.


“팀장님? 지금 근신 중 아니셨어요?”


“어, 잠깐 확인할 게 있어서. 너희는 뭐해? 안 바빠?”


“팀장님 근신 처분받으시면서 저희가 맡은 사건들 다 뺏겼잖아요.”


“아이고, 미안하다.”


기철은 자신의 자리로 가 USB를 확인했다.


USB 안엔 차량 블랙박스로 보이는 영상이 담겨 있었다.


영상엔 창밖만 찍혀 있었지만, 서지욱과 박성준 서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둘의 대화 내용이 사무실 내부를 가득 채웠다.


팀원들은 대화 내용에 놀라 하던 일을 멈추고 기철을 바라봤다.


“팀장님, 이거···”


“어, 서지욱 의원이랑 서장님··· 아니, 박성준이야. 설마 했는데, 진짜 돈 받은 거였어···?”


기철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여기 어딘지 알겠어?”


팀원 중 한 명이 다가와 영상을 유심히 살피다 입을 열었다.


“여기 우리 경찰서 주차장 아니에요? 저기 우리가 자주 가는 식당 간판이잖아요.”


“선호야, 너, 주차장 CCTV 받아와. 이 사건 포함해서 우리 사건들 다시 찾아온다.”


“네, 알겠습니다.”


기철은 심호흡을 한번 크게 내쉬고 남성에게서 받은 명함을 꺼내 거기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 네, 말씀하세요.


“영상··· 확인했습니다.”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두 놈 다 잡아야죠.”


이기철의 말에 수화기 너머로 만족한다는 듯 웃음소리가 들렸다.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상대방과 통화를 끝내는 동시에 CCTV를 수거하러 간 팀원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영상 받아왔습니다.”


“지금부터 똥개훈련이다. 눈알 빠질 준비해.”


기철의 말에 팀원들은 기합이 들어간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


CCTV 영상을 5~6시간 동안 틀어 확인한 결과


박성준이 한 차량의 뒷좌석에 올라타고, 10분 동안 안에 있다 내리는 장면을 포착했다.


차에 탈 때는 손에 아무것도 없던 박성준이 차에서 내릴 땐 작은 상자를 들고 있는 것까지 확인되었다.


“팀장님, 여기 찾은 것 같습니다.”


팀원의 말에 이기철은 그의 뒤로 다가갔다.


영상을 확인한 이기철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어, 잘했다. 이거 맞는 것 같아. 이거 나한테 보내.”


“네, 알겠습니다.”


기철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들을 경찰청으로 보내 영장을 신청했다.


“다들 수고했다. 영장 신청했으니까 영장 올 때까지 좀 쉬자.”


기철의 말에 다들 안도하던 중 팀원 한 명이 어딘가 불편한 듯 입을 열었다.


“팀장님, 근데 이거 진짜 큰 건 아니에요? 서지욱 의원이면 분명히 막으려고 할 텐데···”


그의 말 한마디에 팀원 모두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


그러나 그것도 아주 잠깐뿐···


[긴급 속보입니다. 검찰에서 서지욱 의원을 비리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TV에서 흘러나온 속보에 팀원들 눈빛이 달라졌다.


“뭐···?”


모두가 의아하던 그때 기철의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 구원경찰서 강력1팀 이기철 경감님 맞으시죠?


“네, 누구시죠?”


- 경찰청 수사국 박준호 수사국장입니다.


“예?! 수사국장님께서 왜···?!”


수사국장이라는 말에, 자리에 있던 모든 팀원이 놀라 이기철을 바라봤다.


- 구원경찰서 박성준 서장의 비리 사건은 경찰청으로 이관될 예정이니, 이제 그만 손 떼셔도 됩니다.


“그거 얘기하시려고 수사국장님께서··· 전화하신 겁니까?”


- 위에 계신 분께서 이기철 경감님을 잘 챙겨주라고 하시더군요.


“위에 계신 분이라면···”


- 곧 알게 되실 겁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 확인해 보니 서장의 명령으로 1팀에서 맡고 있던 사건을 다른 팀으로 이관되었더군요. 사건들 다시 맡으시죠.


그의 말에 이기철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는 무슨··· 나중에 함께 일할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네.”


수사국장과 통화를 끝낸 이기철은 고개를 들고 팀원들을 바라봤다.


“지금 이 시간부로 근신은 끝이다. 우리 사건들 다 되돌려받았어. 이제부터 바빠질 거다. 각오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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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연화(蓮花) 24.09.16 27 0 12쪽
17 17화 무너지는 적 24.09.15 30 0 12쪽
» 16화 전세역전 24.09.14 36 0 12쪽
15 15화 한월그룹의 회장 한백 24.09.13 38 0 13쪽
14 14화 강해지기 위해서 24.09.11 36 0 12쪽
13 13화 흡혈귀 라라 24.09.11 41 0 12쪽
12 12화 고지식한 아버지를 닮은 아들 24.09.10 41 0 13쪽
11 11화 삼촌, 사실 난··· 24.09.09 47 0 12쪽
10 10화 누군가를 죽이려면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하고 덤벼라 24.09.08 45 0 11쪽
9 9화 납치를 당해버렸다 24.09.07 45 0 14쪽
8 8화 내가 가해자라고?! 24.09.06 50 0 13쪽
7 7화 늑대 아가씨 명월과의 동거 24.09.04 66 0 12쪽
6 6화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24.09.04 65 0 12쪽
5 5화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죽음 24.09.03 76 0 12쪽
4 4화 늑대가 되어버린 소년 24.09.02 105 1 12쪽
3 3화 무언가 달라졌다 24.09.01 129 2 12쪽
2 2화 몸의 변화 24.09.01 145 2 12쪽
1 1화 늑대와 도깨비 +1 24.09.01 19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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