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힘을 얻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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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윤
작품등록일 :
2024.08.2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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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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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연화(蓮花)

DUMMY

20대로 보이는 여성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두억시니의 앞에 앉았다.


그녀는 두억시니를 멍하니 바라보다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두억시니는 불편한 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뭐야?”


두억시니의 불편한 기색에도 그녀는 깔깔거리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 우리 불쌍한 두억시니. 왕의 총애를 받던 녀석이 왜 이런 신세가 됐지?”


“시비 거는 거면 그냥 꺼져.”


그녀는 입을 닦으며 두억시니를 바라봤다.


“몸은 좀 괜찮아? 아, 예의상 물어봤는데, 괜찮을 리가 없지.”


그녀는 얼굴에서 미소를 싹 지우고 살기가 가득한 눈빛을 보였다.


“왕을 배신했으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해야 하나?”


그 순간 둘 사이에서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왜 왕을 배신한 거야?”


그녀의 질문에 두억시니는 잠시 멈칫하다 입을 뗐다.


“그거야 너무 따분하니까.”


그녀는 인상을 구기며 두억시니를 바라봤다.


“장난해? 그딴 것 때문에 왕을 죽이려 했다고?”


“나는 강한 힘을 가지고 아무것도 안 하고 숨어 있는 왕이 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두억시니의 살기 어린 눈빛에 그녀는 잠시 주춤했지만,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약자를 짓밟고, 착취한다.”


두억시니의 말에 그녀는 실소를 터트렸다.


“너, 진짜 미친놈이구나?”


“내가? 너만 할까?”


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뭘?”


“에휴···”


그녀는 두억시니를 흥미롭게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네 목적이 뭐야?”


“다시 한번 왕을 공격해 죽인 뒤, 왕좌를 빼앗는다. 그리고 인간들에게 전쟁을 선포할거야.”


“전쟁?”


두억시니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약자는 강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법. 우린 인간보다 더 강하지만, 숨어서 살고 있어. 난 이런 식으로는 못 살겠거든. 녀석들의 머리를 짓밟고 그 위에 서 있어야겠어.”


“근데 그 몸 상태로 되겠어? 왕한테 당한 공격 때문에 네 안에 요기를 담는 그릇이 깨져버렸잖아. 지금 그 상태로 힘을 쓰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데?”


두억시니는 한숨을 내쉬며 혀를 찼다.


“쯧, 안 그래도 남은 병력 데리고 이랑 가문에 들어갔다가 다 죽고, 각귀와 나만 살아남았어.”


“각귀? 그놈 아직도 네 밑에서 일해? 진짜 충실한 놈이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각귀가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다녀왔습니다.”


“그래, 근데 그놈은 어디 간 거야? 쓸만한 인간 구해오라고 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안 오네.”


“늑대 녀석들에게 치명상을 입고 숨어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몸이 완전히 망가져 새로운 몸을 찾아야겠다고 하더군요.”


두억시니는 인상을 구기며 이마에 손을 올렸다.


“하··· 쓸모없는 새끼, 근데 늑대 녀석들이라니? 늑대는 명월, 한 놈이 아니었나?”


“아니요. 남녀 둘이었습니다.”


각귀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명월과 수호의 사진을 보였다.


두억시니는 사진을 보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이놈은 인간이었는데··· 설마 명월 녀석이 반요로 살려낸 건가?”


‘반요’라는 말에 여성의 눈빛이 반짝이며 미소를 지었다.


“반요라고?!”


“또 또 시작됐네. 저 미친 기지배.”


여성은 두억시니가 들고 있던 핸드폰을 뺏어보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꺄아~ 뭐야? 얼굴도 꽤 귀엽게 생겼잖아? 두억시니, 이 녀석 내가 가져도 돼?”


“뭐?”


“이 녀석 나 주면 네가 하려는 일. 나도 도울게.”


그녀의 말에 두억시니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래? 어차피 나한테 방해만 되는 놈이라 언젠가 처리할 생각이었는데, 그래 주면 고맙지.”


“아싸~! 그럼 난 간다?”


그녀가 자리를 떠나자, 각귀가 두억시니에게 물었다.


“그래도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수백 년 전부터 저 녀석과 알고 지낸 사이야.”


두억시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에 놓여있는 양주를 따르며 말했다.


“연화, 저년 대가리에 나사가 몇 개 빠져있긴 하지만, 강하고 믿을만한 녀석이야. 뭐··· 소유욕이 강한 것과 한 번씩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 정도만 주의하면 돼. 그거 말고는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렇군요.”


두억시니는 양주를 한 모금 마시고 각귀를 바라봤다.


“각귀, 넌 그 녀석이 새로운 몸을 찾을 때까지 곁에서 지켜보고 있어. 위험한 상황이다 싶으면 죽여버리든, 살리든 알아서 하고.”


“네, 알겠습니다.”



***



수업이 모두 끝나고, 아이들은 명월과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명월에게 몰려들었다.


“어디서 왔어?”


“너, 진짜 예쁘다.”


“화장품 어디 거 써?”


명월은 폭풍처럼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어버버··· 거리다 내게 구원의 눈빛을 보냈다.


나는 피식하고 웃고는 명월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가자.”


“응!”


명월의 경쾌한 대답과 함께 내 손을 잡자, 모든 아이의 눈빛이 나에게로 쏠렸다.


나를 질투하는 눈빛, 부러워하는 눈빛 등···


그들을 무시한 채 학교 밖으로 완전히 나오자 나는 명월을 바라봤다.


“너, 왜 학교 온다고 말 안 했어?”


“내가 말 안 했어?”


“안 했거든.”


“한백도 너한테 말해놓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못 들었어?”


‘설마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게··· 그 뜻이었어?’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한백이 있는데, 왜 굳이 우리 집에서 살겠다고 한 거야? 한백이면 돈도 엄청 많고, 우리 집보다 더 좋은 곳에서 살고 있잖아.”


명월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 미소를 지었다.


“너랑 있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응?”


“너랑 있으면 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아.”


명월의 말에 당황하긴 했지만, 내심 그녀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나저나 학교 애들 다 좋은 인간들인 것 같아.”


“괜히 관심 주지 마. 그거 다 너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


“왜?”


“그거야 당연히 네가 예쁘니···”


나는 말을 끊고, 헛기침을 내뱉었다.


“응? 뭐라고?”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내가 예뻐?”


명월은 내게 얼굴을 들이밀며 실실 웃으며 날 바라봤다.


“예쁘냐니까?”


명월이 계속해서 얼굴을 들이밀자 나는 그녀의 얼굴을 밀어내며 소리쳤다.


“그래, 예뻐! 예쁘다고!”


명월은 새빨개진 내 얼굴을 보고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늑대의 힘은 신체 능력 강화, 육감, 늑대화 말고 다른 건 없어?”


“왜?”


“능력들이 전부 전투와 관련되어 있잖아. 그래서 전투 외의 일을 할 때는 무슨 능력이 있나 궁금해서.”


명월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 미소를 지었다.


“냄새를 잘 맡아.”


“그건··· 나도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어.”


“음··· 그것 말고 떠오르는 건 크게 없네. 뭐, 동물들이랑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이것도 별로 쓸모없겠지?”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동물들이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모든 동물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동물과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나는 주변을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다 주인과 함께 산책하고 있는 강아지를 바라봤다.


[산책~ 산책~ 산책~]


“어머, 우리 코코 신났네?”


그 위로 보이는 고양이도···


[어우, 저 똥개 자식. 바보 같은 표정 좀 봐라]


명월의 말대로 동물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수호? 왜 그래?”


명월이 놀라 굳어버린 나를 흔들었다.


“응···? 아, 신기해서···”


“뭐가?”


“인간은 동물이랑 대화를 못 하거든. 그래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네.”


“그렇구나···”


명월과 대화를 나누며 집으로 가던 길 한 남성이 우리의 앞을 막아섰다.


“안녕 얘들아~ 뽑기 한번 할래? 이번에 새로 개업했거든.”


그의 수상한 미소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가자.”


그러나 명월은 뽑기가 신기한 듯 내 팔을 붙잡고, 그의 앞으로 끌고 갔다.


“한번 해보자! 궁금하잖아.”


“나는 별로··· 뭐, 네가 하고 싶으면 해봐.”


명월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앞에 있는 뽑기 통에서 뽑기를 하나 뽑았다.


그는 명월이 뽑은 뽑기를 보더니 손뼉을 치며 소리쳤다.


“와~! 축하해! 1등이야!”


명월은 영문도 모르는 표정을 짓다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봤다.


“나, 1등이래!”


“축하해.”


남성은 명월에게 종이봉투 하나를 건넸다.


“여기 선물.”


명월은 봉투를 보고는 언짢은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이딴게 선물이야?”


“그 안에 있을걸?”


명월은 내 말을 듣고 봉투 안에서 티켓으로 보이는 종이를 두 장 꺼냈다.


“이게 뭐야?”


나는 그녀의 손에 들린 것 흘깃 보고 입을 열었다.


“놀이공원 티켓이네.”


“놀이공원?”


“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음··· 여러 기구가 있는데, 그걸 타면서 놀 수 있는 장소라고 해야 하나? 아, 그러고 보니 여기엔 동물이 잔뜩 있는 동물원이 있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명월은 내 말에 생기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가자!”


“뭐?”


“여기 가자! 마침 두 장이잖아. 너 하나, 나 하나 이렇게 가면 되잖아.”


“글쎄···”


“너, 동물들이랑 이야기 나눠보고 싶지 않아?”


“궁금 하긴··· 한데.”


“그러니까!”


나는 인상을 찡그리며, 명월을 바라봤다.


명월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나는 졌다는 듯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알았어. 이번 주말에 같이 가자.”


명월은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진짜! 진짜지?”


“진짜야.”


“약속해.”


“알았어. 약속할게.”


멀리서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리자, 티켓을 건네준 남성이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미소에서 이상하게 소름이 끼쳤다.


“기분··· 탓이겠지?”



***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연화의 뒤로 명월에게 놀이공원의 티켓을 건넨 남성이 걸어왔다.


그의 눈빛은 명월과 수호를 볼 때와는 다르게 생기와 초점이 없었다.


연화는 그를 보더니 씨익 미소를 지었다.


“미끼를 물었네?”


연화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빨리 보고 싶다.”


그리고 자기 입술을 핥았다.


“반요 꼬마, 얼른 나한테 와. 내가 이것들처럼 예뻐해 줄게.”


연화의 옆엔 열 명도 넘어 보이는 인간들이 인형처럼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아니지, 넌 더 특별할 거야. 이딴 것들보다 더···!”


연화의 광기에 휩싸인 눈빛으로 수호의 사진을 바라봤다.


“얼른 보고 싶어. 널 갖고 싶어. 널 엉망진창··· 내 걸로 만들고 싶어.”


“이것 봐. 네가 나보다 더 한 놈이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두억시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소리야? 이건 그냥 평범한 사랑이라구.”


“평범은 얼어 죽을···”


“그렇네? 평범한 사랑은 아니지. 반요와 도깨비의 아름다운··· 특별한 사랑?”


“구역질 나온다. 그리고 여기 좀 치워라. 저것들 버릴 거면 내가 먹어버린다?”


두억시니가 인형처럼 널브러진 인간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연화가 살기를 뿜었다.


“감히 어디다 손을 대려고!”


“어차피 흥미 잃은 것들 아냐?”


연화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인간의 얼굴을 붙잡고 미소를 지었다.


“이것들은 선물이야. 그 아이를 위한 선물···”


두억시니가 인상을 찡그리자, 연화는 말을 이어갔다.


“너는 이딴 것들보다 더 특별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내가 전에 사랑했던 아이들을 보여줄 거야.”


“미친년··· 수집가 본성은 어디 안 가네.”


연화는 인간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두억시니를 바라봤다.


“그럼 난 이제 미끼를 문 내 사랑이를 잡을 준비를 하러 갈게.”


“네 멋대로 하세요.”


두억시니와 대화를 마친 연화는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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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힘을 얻은 소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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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두억시니의 막내 아들 (1) NEW 11시간 전 9 0 12쪽
22 22화 도깨비 장현우 NEW 23시간 전 12 0 12쪽
21 20화 살리고 말거야 24.09.18 15 0 11쪽
20 21화 도깨비가 되어버린 소년 24.09.17 20 0 13쪽
19 19화 수상한 놀이공원 24.09.17 23 0 12쪽
» 18화 연화(蓮花) 24.09.16 28 0 12쪽
17 17화 무너지는 적 24.09.15 31 0 12쪽
16 16화 전세역전 24.09.14 36 0 12쪽
15 15화 한월그룹의 회장 한백 24.09.13 38 0 13쪽
14 14화 강해지기 위해서 24.09.11 36 0 12쪽
13 13화 흡혈귀 라라 24.09.11 41 0 12쪽
12 12화 고지식한 아버지를 닮은 아들 24.09.10 41 0 13쪽
11 11화 삼촌, 사실 난··· 24.09.09 47 0 12쪽
10 10화 누군가를 죽이려면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하고 덤벼라 24.09.08 45 0 11쪽
9 9화 납치를 당해버렸다 24.09.07 45 0 14쪽
8 8화 내가 가해자라고?! 24.09.06 50 0 13쪽
7 7화 늑대 아가씨 명월과의 동거 24.09.04 66 0 12쪽
6 6화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24.09.04 65 0 12쪽
5 5화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죽음 24.09.03 76 0 12쪽
4 4화 늑대가 되어버린 소년 24.09.02 105 1 12쪽
3 3화 무언가 달라졌다 24.09.01 129 2 12쪽
2 2화 몸의 변화 24.09.01 145 2 12쪽
1 1화 늑대와 도깨비 +1 24.09.01 19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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