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생

뇌졸중 집중 치료실 - 1

뇌졸중 집중 치료실 - 1

홍은 월요일 오후 6시경에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검사를 받고 고비를 넘기고 나서 6층 일반병동에 배치되었다. 수요일 정오를 넘겨서야 신경과 환자들이 주로 있는 7층 병동으로 병상을 옮긴다. 수요일 오후에 한 번 더 병상을 옮기게 되는데, 이번에 자리 배치된 곳은 뇌졸중 집중 치료실이다. 6층에서 7층으로 옮겨진 것은 7층 병상에 자리도 생기고 아무래도 신경과 회진에 효율적이기 때문인 듯 하다. 같은 7층에서 뇌졸중 집중 치료실로 옮긴 것은 병실 이름과 같이 좀 더 세부적인 체크도 빈번히 배려되는 병실이기 때문인데, 병상 승인이 조금 늦게 이루어져 한 번 더 이동하는 수고가 발생했다. 그렇게 병상을 두 번씩이나 옮기면서 같은 날 경동맥 초음파도 하고 x-ray도 찍었다. 다리에는 압박 스타킹이 신겨졌다. 병원 재활센터에 자리가 나면 언제든 재활치료를 시작하니 그전에는 수시로 침상에서 안마와 단순한 운동을 하라고 간호사는 여러 차례 알려준다. 딸은 재활병원을 알아보려 지인에게 묻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재활병원에 전화를 걸어 다음 수순을 준비하느냐 바쁘다. 그래도 이제는 죽이 아닌 일반 밥을 먹는다. 이삼일 사이에 그래도 상태가 조금은 호전되었다. 6층 같은 병동에 있던 이들이 홍이 식사를 할 때 보고 이제 식사도 하시고 많이 좋아졌다 응원을 보낸다. 담당 간호사는 매 식사마다 홍의 식사량을 체크한다.

홍에게는 네 딸이 있다. 셋째는 십여 년 전에 캐나다로 가족이 모두 이민을 가서, 한국에는 세 딸이 있다. 홍이 갑작스레 쓰러지면서 일을 하는 세 딸은 순환구조로 홍의 병상을 지킨다. 24시간을 놓고 보면, 각자 상황에 따라 두세 사람이 병상을 지킨다. 삼사일 사이 딸들은 급속도로 지쳐가고 있다. 병상을 지키는 간호사 팀도 신경을 더 쓰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자꾸 바뀌니, 답답했는지 간호사가 세 딸의 연락처 전화번호를 적어 간다. 의사나 간호사가 체크하고 전달한 사항이 보호자가 수시로 바뀌면서 전달이 제대로 안 될 수 있단다. 보호자가 수시로 교체되니 서로 간에 내용 공유에 신경 써달라고 몇 번인가 간호사는 당부한다. 혹여나 보호자가 모르고 지나가는 사항이 있을까 싶어, 간호사가 간병인을 생각해 보라 권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한 사람이 꾸준히 간병하는 것이 서로 의사소통하는데 효율적이다. 홍이 몸에 마비가 와서 입원하는 것이 처음이니, 딸들도 며칠 사이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병상 생활이 장기화된다면 홍의 상태가 악화된다면 재활을 받으면서도 개인 간병인을 두어야 한다. 딸 일에 일상에 계속 지장을 줄 수도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