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생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시·수필, 드라마

해피리베봄
그림/삽화
해피리베봄
작품등록일 :
2024.08.28 02:47
최근연재일 :
2024.09.13 09:44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250
추천수 :
1
글자수 :
24,822

작성
24.09.02 13:29
조회
16
추천
0
글자
4쪽

장기 요양 6등급 - 1

DUMMY

장기 요양 6등급 - 1



홍은 노인주간 돌봄 센터에 다니기 전에 한 검사에서 장기 요양 6등급 판정을 받았다. 장기 요양 6등급(인지 지원 등급)은 경도인지장애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노인이 받게 되는 등급이라 했다. 홍은 검사 결과지를 받아든 딸에게 인지장애가 구체적으로 뭐냐고 물었다. 딸이 인지장애(認知障礙)란,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따위의 인지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라고 얘기해줬다.

홍은 몇 년 전부터 치매 예방센터, 내분비내과, 정형외과 등의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작년 가을에 코로나를 앓고 나서는 신장내과도 다니기 시작했고 예전에 없던 혈압 이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각 진료과별로 몇 달에 한 번씩 각종 검사를 하고 약을 처방받아 먹어야 했다. 안과 치과 등도 더해져 진료받는 진료과가 많다 보니, 일주일에 두세 번 병원 가는 일도 흔해졌다.

홍이는 혼자 몇 년 지내다가, 둘째 딸과 2년여 같이 살고, 큰딸네로 옮긴 것은 이제 반년이 되었는데, 이제는 뇌경색으로 입원하고 말았다. 홍이가 방금 전에 점심을 먹고도 점심에 뭐 먹냐고 묻는다고, 휴대전화기를 옆에 두고도 날짜와 시간을 자꾸 묻는다고 둘째 딸이 기막혀했다. 그러다 최근 이백만 원 사건이 발생했다. 작년 연말에 캐나다에 사는 셋째딸이 오랜만에 귀국해서 홍이에게 용돈이라며 이백만 원을 주었다. 홍이 기억에, 돈을 받기가 무섭게 바로 셋째 막내와 가족여행을 출발하느냐, 홍이 옷장 서랍장 안 조끼 주머니에 돈을 분명 잘 넣어두었다. 두어 달 뒤에야 문득 생각이 나 찾으려 하니, 그 돈을 본 딸도 없고, 어디서도 돈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날 조끼 주머니에 잘 넣는다고 넣고 가족여행을 다녀와, 둘째 막내와 지내다 큰딸네로 옮기고서야 그 돈 생각이 난 것이다. 홍이는 자기가 처음 넣었다고 생각하는 장소만 기억날 뿐, 그 사이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 여부 등은 정확한 기억이 없다. 둘째 딸은 홍이가 그 돈을 받은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 돈이 안 보인다니 집안 물건을 나름 찾아봤다는데 그래도 안 나왔단다. 결국, 그 돈은 미스터리 사건으로 남았다. 언젠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발견될 수도 있고 영구히 못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홍이는 딸들은 걱정하지 말라는데, 아무래도 병원비가 은근히 신경 쓰인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하면서부터 딸들은 홍이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을 보냈다. 그래, 상경 후에도 지방에 있는 연립주택에서 나오는 월세와 노인기초연금을 더해, 그럭저럭 다니는 병원비 등을 충당하며 생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입원이 길어지면 재활병원 비용과 간병인 비용 등 여러 비용이 꽤 클 것이다. 홍이가 가진 재산이라면 월세 나오는 연립주택 1가구와 연천에 큰딸과 같이 매입한 야산의 작은 땅이 전부다. 그 땅은 나중에 제사도 지내줄 큰손자에게 증여하기로 다들 얘기가 되었으니, 남은 것은 연립주택뿐이다. 그동안 저금한 주택청약저축은 이번에 큰딸네로 옮기면서 해약해 큰딸이 관리하고 있다. 딸들 사이에서 우선 그 돈으로 쓰고 나중에 필요하면 연립주택을 팔자로 의견이 절충됐단다. 홍이는 병원에 누워있자니, 자기 나이가 한스럽고, 마음이 복잡하기만 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1938년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텃밭 농사 - 1 24.09.13 5 0 4쪽
18 화장(火葬) - 1 24.09.12 9 0 4쪽
17 육하원칙(六何原則) - 1 24.09.12 12 0 4쪽
16 새치, 뿌리염색 - 1 24.09.11 12 0 4쪽
15 새로운 동거 – 1 24.09.10 11 0 3쪽
14 재활병원 – 2 24.09.10 10 0 3쪽
13 남자아이 - 1 24.09.09 8 0 3쪽
12 재활병원 - 1 24.09.05 12 0 2쪽
11 명절 - 1 24.09.04 12 0 3쪽
10 금강산도 식후경 - 1 24.09.03 19 0 4쪽
9 간병인 – 1 24.09.02 16 0 2쪽
» 장기 요양 6등급 - 1 24.09.02 17 0 4쪽
7 동래 - 1 24.09.01 12 1 5쪽
6 시댁 식구 - 1 24.08.31 10 0 3쪽
5 나이 - 1 24.08.30 13 0 3쪽
4 이모 - 1 24.08.30 13 0 3쪽
3 딸 노릇 - 1 24.08.30 18 0 4쪽
2 뇌졸중 집중 치료실 - 1 24.08.29 12 0 3쪽
1 뇌경색 - 1 24.08.28 30 0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