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시작 전 나홀로 튜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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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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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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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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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사망회귀 (8)

DUMMY

반복되는 사망회귀 (8)




촤-륵

캬ㅡ앗!


자갈을 떨쳐내며, 공중으로 뛰어오른 네스슬렉의 정수리에 단검이 꽂혔다. 민혁의 빠른 대처였다.


‘ 털썩.’하며 맥없이 고꾸라진 시체를 보며, 듀터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모른 채.


불과 몇 초다.


ㅡ 으, 으악!

ㅡ 사, 살려줘!


듀터 뒤로 땅이 확 꺼지더니, 용병 두 명이 그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그 힘에 저항하려고 필사적으로 팔을 휘저었지만, 뭐 하나 쥐는 거 없이 무력하게 자취를 감췄다.


까-드득


영상에서나 들었을 법한 뼈와 살점이 뒤틀리는 소리에 민혁의 미간이 좁아졌다.


민혁이 소리의 근원지에서 물러서자, 남은 생존자들도 여지없이 물러났다.


꿀-꺽

예민해진 청각으로 침 넘기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릴 정도다.


콰ㅡ르륵


벌어진 지면 사이로 솟아오른 압력을 버티지 못한 타일이 사방으로 터져 올랐다.


쿠-앙!


거친 모래와 잘게 부서진 돌 부스러기가 잠깐 시야를 가렸다. 강렬한 녹색 안광에 기분 나쁜 소리를 내는 존재가 숨어있었다.


까득- 까드득


2.5m는 넘어 보이는 신장을 가진 거대 쥐새끼라니.


생체 실험물. 아니, 합성물이라고 해야 하나? 민혁의 상상력에서 떠오르는 단어는 ‘ 키메라.’였다.


오른쪽 어깨 위로 돌출되어 붙어있는 작은 쥐 대가리가 쉴 새 없이 울어댔다.


괴이하고 역겹다.

담백한 민혁의 감상이다.


머리통 위로 얹어진 모래와 돌멩이를 털어내며 고개를 여러 번 돌린 괴물이 입을 벌렸다.


양손에 쥐어진 용병의 시체가 있었는데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덜 훼손된 몸통을 씹어대는 턱주가리에 몇 갈래로 나눠진 수염이 흔들린다. 그 끝에는 꿔다 놓은 드워프의 두개골이 서로 부딪히고 있었다.


ㅡ 여기 여기 왜? 뭐지 왜? 왜?

인간이 왜 여기?

ㅡ 멍청아! 찍-! 실험체! 찍!

저것들! 찍. 잡아서 실험 찍!

머리 머리머리 안 먹는다. 찍!


이세계에서 놀라운 것들을 ‘ 이 정도면 많이 봤지.’라고 생각한 민혁에게 저 존재는 놀라움 이상으로 질리게 했다.


‘ 저 작은 대가리도 사고가 있었네. 도대체 어찌 된 구조냐.’


쩝쩝거리는 누런 이 사이로 핏물이 ‘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저 괴물이랑 이대로 부딪힌다?

사망회귀를 몇 번이나 써도 저 괴물을 죽일만한 킬각이 과연 나올까? 죽이는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떠 오르지 않았다. 답은 정해졌다.


일단 후퇴다.

그리고···.


이길 확률은?

도망갈 확률은?

그에 따른 변수는?

변수는 어떻게 만들고?


“뛰어ㅡ!”


민혁이 뛰자, 용병들도 엉겁결에 그의 뒤를 바짝 쫓았다.


쩝쩝ㅡ

그들이 한참 멀어질 때까지, 포식을 하며 시간을 버릴 때쯤, 작은 놈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질렀다.


ㅡ 멍, 멍청 멍청 다 도망! 쫓아!

찍ㅡ 쫓아!!


쩝ㅡ


ㅡ 쫓아, 쫓아? 저걸, 쫓아?

ㅡ 그래! 그래!! 똥멍청이!

똥멍청이 멍청이!


큰 놈은 몇 초간이나 석상처럼 정지했다. 정신을 번뜩 차리며, 양손에 들고 있던 시체를 장난감 버리듯이 던져버렸다. 큰 놈은 자신이 화내야 할 이유를 깨달았다.


ㅡ 나 나! 나. 찍ㅡ 멍청이.

멍청이 아니다. 으ㅡ갸아아아!


갑자기, 분노하며 고개를 쳐올린 큰 놈의 포효가 주위를 가득 메웠다.


뒤에서 들려오는 쥐새끼의 포효에 인상을 찡그린 민혁이다.


‘ 어딘가 도움이···.’

민혁은 이 상황에서 변수를 만들어낼 만한 것을 드디어 발견했다.


민혁 그룹이 길게 뻗은 도로변으로 진입하자 그 뒤를 맹렬히 쫓아오는 큰 놈이다.


네 발로 쫓아오는 큰 놈은 매우 빨랐다. 크기에 맞지 않는 속도였다. 이대로라면 잡히고 말 것이다. 민혁 그룹은 방향을 틀어서 골목으로 진입했다.


키-야야약!


민혁 일행 뒤로 쫓아오던 큰 놈이 골목에 무리하게 진입했다. 몸통이 끼이면서도 억지로 비집어 오다 결국, 자리에서 멈춰 선다.


씩씩거리며, 번들거리는 안광으로 쳐다보는 게, 소름 끼칠 정도다.


‘ 후우.’


저기 지척에 보이는 타워.


“듀터! 탑 보이나?”

“어? 어!”

“저걸 이용하지!”

“아니, 음! 알았다!”


처음 보는 물건이고 ‘ 저걸 어떻게!’라고, 당장 말하고 싶지만 지금 상황에 그런다고? 이 듀터가 그렇게 쓸모없는 녀석이라고?


아니, 이때까지 버텨온

근성이라는 게 있었다.


자기가 대장임에도 이렇게 끌려다니는 게, 웃기기만 한 듀터다.

‘ 내가 언제 이렇게 약해졌지?’


다소 처져있던 눈빛이 어느새 타오르고 있었다.


듀터가 먼저 탑으로 올랐다. 그를 따라서 민혁이 오르려다 발끝으로 울리는 기척을 느끼고 황급히 몸을 숙였다.


‘ 땅울림!’


ㅡ 으, 으ㅡ아아아!

콰-직

바닥에서 치솟은 큰 놈이 용병의 허리를 낚아챘다. 강력한 턱의 힘이 용병을 반으로 쪼갰다.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 피가 옅은 안개를 만들었다.


큰 놈이 멈춰서더니 자기 복부에 꽂혀있는 날 선 도끼를 뽑아냈다. 오랫동안 한 몸이 되었던 그 도끼는 세월 탓인지, 전체적으로 부식되어 있었다.


어깨를 찍어오는 저 파공음.


막고 카운터를 쳐야 하나.

피해야 하나.


‘ ···막···아? 아!’

콰-앙!

아슬아슬하게 어깨를 비껴간 도끼날은 바닥에 꽂혔고.


서ㅡ걱

앞으로 크게 구르며, 낙법 한 민혁이 큰 놈의 발목을 노렸다.


끼아아-악!


“!!”

터-엉!


쾅ㅡ!

“쿨럭. 크으.”


머리를 노리는 앞발을 한 번 막았다고 방패가 이 지경이다. 쓸 수 없었다. 민혁은 벽에 기댄 채 몸을 겨우 일으켰다.


입에 고인 핏물이 비릿하다.

“퉷-!”


뀌아ㅡ아악!

어디 숨었다가 나타난 애송이.

큰 놈의 등에 창을 깊숙이 찌르며 기뻐하는 모습이···.


‘···저 녀석.’

“하-하! 나도 해냈어! 봤지?”


자기 행동을 증명하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때에 따라선, 생사를 가르기도 한다.


채찍처럼 휘며, 날아온 큰 놈의 꼬리가 애송이의 복부를 관통했다.


만용이었다.


“하하···.”

허탈한 웃음은 애송이가 세상을 향해 내뱉는 마지막 표현이었다.


꼬리가 다시 움직이자, 애송이의 머리가 수박보다 쉽게 터져버렸다. 참으로 허무한 죽음이었다.


저 풋내기의 이름은 뭐였을까?

한 번쯤, 물어볼 걸 그랬나?

그 정도의 관심은 가능했을 터.

아니,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민혁은 대치 중인 큰 놈을 쳐다보며 입가를 닦았다.

생물이라면 분명히 약점은 있겠지.


큰 놈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민혁은 쓸모없어진 방패를 머리통 쪽으로 던지며 파고들었다.


도끼날이 횡으로 그어졌으나 민혁은 그대로 슬라이딩해 갔다.


목표는 있었다.

큰 놈의 시선이 민혁을 쫓았고 자연스레 몸이 굽혀졌다.


슉-

끄엑!


가랑이 사이로 몸을 겨우 내뺀 민혁이 반대편에서 손을 털며, 몸을 돌렸다.


ㅡ 대답. 대답. 작은 놈. 대답!

???? 대답! ???????


대갈통에 검이 꽂힌 채, 미동 하나 없는 작은 놈을 부르는 큰 놈의 음성이 꽤 구슬퍼 보인다.

‘ 까득까득.’대며 눈이 뒤집힌 큰 놈이 민혁에게 몸통 박치기를 해왔다.


쿵ㅡ!

와르르르


민혁은 민첩하게 피하며, 탑을 향해 달렸다. 민혁에게 돌진한 큰 놈은 건물을 뚫고 내려앉은 벽돌에 움직임을 멈췄다.


“네 놈꼴이···. 어서 도와라!!”


여태껏 듀터가 뭐하나 했더니만, 시위도 못 메겨서 끙끙대고 있었다. 민혁은 붙어서 도우니, 이유를 알 거 같았다.


그의 도움으로 로프 윈치가 돌아가며 시위가 메겨졌다. 팽팽한 시위를 걸이에 고정하자 듀터가 화살을 가져왔다.


1m 도 넘어 보이는 금속으로 가공된 화살.

‘ 이 정도 위력이라면···.’


“이걸로 쏘겠다!”

“잠깐!”

민혁은 바로 옆, 금속 체인을 감아놓은 윈치에서 체인을 뽑아 들었다.


화살 끄트머리 즉, 노크 옆 링에 체인을 걸고 듀터에게 던졌다.


“이걸로!!”

탑 아래에서 큰 놈의 포효가 들려왔다. 화살대에 뛰어간 민혁이 황급히 몇 개를 챙겨, 옆구리로 안았다.


대형 발리스타.

드워프들이 공중전을 대비한 병기였을까? 아님, 대 괴수용으로 만들어 놓은 거였을까?


아무래도 좋았다.

일단, 쏜다.


민혁은 탑의 창문으로 장애물을 확인하곤 말하는 걸 잊지 않았다.


“기회를 노려ㅡ!”

“시이ㅡ벌.”


민혁이 몸을 날려 지면에 착지하자, 큰 놈이 한 발짝씩 다가왔다.

그는 옆구리에서 화살을 하나 뽑아 전력으로 던졌다.


슈-욱

키ㅡ악!


몸통에 화살이 꽂혀도 움찔만 거릴 뿐, 반드시 죽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천천히 다가오는 큰 놈의 눈초리가 매서웠다. 일반인이라면, 기세에 눌렸겠지만···.


민혁의 두 번째 투척이 큰 놈의 오른쪽 눈을 관통했다.


끼ㅡㅡ아아악!


‘ 좋아!’

투ㅡㅡ웅! 챠ㅡ라락


민혁의 행동에 호응한 발리스타의 시위가 크게 튕겼다.


체인을 단 화살이 큰 놈의 넓적다리를 관통하여 땅에 박힐 정도였다.


큰 놈이 연속적으로 울어대다 민혁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몸을 피하여 반대쪽으로 크게 뛰었다.


차-르륵!

끼ㅡ아악!


팽팽해진 사슬로 인해, 민혁에게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자, 큰 놈이 고개를 홱 돌렸다.


멀리 있던 듀터는 큰 놈과 시선을 마주하자, 이마에 땀이 맺혔다.


큰 놈은 발광하며, 지면을 도약했다. 여태껏 보여줬던 속도를 아득히 능가할 정도다. 자기 행동을 방해한 자에 대한 노여움은 극에 달아있었다.


“이런!”

민혁이 뒤를 쫓아가며, 화살을 날려봤지만, 유효타를 먹이지 못했다.


탑을 향해 박치기한 큰 놈 탓에 창틀과 벽이 허물어졌다. 탑에 매달려 고개를 처박은 큰 놈의 대가리에 듀터가 달려들었다.


“이런! 미친 쥐새끼가ㅡ!!”

듀터의 검이 혐오스러운 쥐새끼의 남은 눈에 박혔다.


키-아아아아아악!


“쿠, 쿨럭.”

듀터는 갈고리에 뚫린 복부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인생···.”


큰 놈은 두 눈을 잃자 막무가내로 도끼를 휘두르며 난동을 피웠다.


쩌ㅡ적, 와ㅡ르르

탑의 바닥에 금이 생기고 이내, 무너져 내렸다.


“듀-터!”

거리를 메운 흙먼지가 가시자, 민혁은 듀터의 흔적을 먼저, 찾았다.


“어이!!”

민혁이 뛰어, 듀터를 압박하고 있는 벽돌을 하나씩 치우자, 듀터가 민혁의 손목을 잡았다.


“쿨럭. 돼, 됐다. 나는 죽어. 내···. 상태는 내가 더··· 잘 알아.”

“씨발!”


듀터 말 그대로였다.

피를 토해내며, 웃는 듀터.

피로 얼룩진 이가 굳게 닫혀있었다. 약한 소리를 내기 싫어 참고 있는 그의 결의가 뚜렷이 보였다.


‘ 나는···.’

민혁은 고민했다.

자신이 이타적인 선택이라니.

보상을 포기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고?


그리고 죽음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는 하나, 일부러 죽기에는 여전히 마음속 한구석에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고통스럽고 아프다.

그건 몇 번이나 마찬가지였다.


민혁은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 들고 심장을 겨눴다.


“어이! 쿨럭 뭐 하는···!?”


민혁은 듀터의 말을 다 듣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당신은 죽었습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까?]


【YES】 , (NO)


어둠은 이내, 무대를 밝혔다.

첫 번째, 리셋


“···쯧!”

보상을 포기하고 사망 회귀했는데, 헛수고라니··· 허무함에 혀를 몇 번이나 차는 민혁이다.


“네 놈도··· 그런 표···정을 하는군.”


듀터가 품을 뒤지더니, 주머니를 건넸다. 민혁은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


“이건··· 노예 표식을··· 쿨럭, 지우는 특수··· 도료다. 그리고···.”

“그만! 나중에 듣겠어.”


민혁이 일어서자 그의 손을 붙잡는 듀터다. 아이보다 못한 힘이었다.


힘없이 펴진 그의 손엔 작은 인장이 있었다. 민혁은 인장도 확인 없이 바로 품에 넣었다.


“들어라···. 너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지. 큭, 아비안. 어때? 새로운 쿨럭, 이름이?”


아비안···. 그 의미란

새롭게 시작한다는 뜻이렷다.


“자유···인이자, 시민이다. 아비안.”

“그딴 말은 나중에 듣는다. 듀터!”

“쥐새끼의 이마에 보석이 박혀있더군···. 보여다오.”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듀터는 가능하냐는 눈빛이었다.


“보여주지.”

대답하기 힘들어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신하는 듀터다.


민혁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담아가며, 알아듣지 못할 말로 수없이 지껄였다.


주머니 속에서 꺼낸, 자그마한 물주머니를 열고 그대로 들이켰다. 듀터가 평소 좋아하던 형편없는 싸구려 과실주다.


돌 더미를 빠져나온 큰 놈을 향해 달려든 민혁의 움직임은 그 누구보다 멋져 보였다.


“크···. 멋진 광경이···군.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듀터가 쥐고 있던 주머니가 바닥에 힘없이 떨어졌다.


민혁의 모습을 담아가던 동공이 점차 색을 잃어갔다. 그의 입술이 달싹였다.


어이ㅡ들어봐.


이것은 어느 용병의 이야기다.

보잘것없고 매우 흔한

시시한 이야기지.


누구나 어릴 때 동화 속

이야기를 좋아했을 것이다.


착한 사람을 괴롭히는 악당들.

그런 악당들을 응징하는 영웅.

그리고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모험해서 부자가 되는


그러한 이야기들.


창문도 닫히지 않아

살결을 파고드는 바람에도

자식새끼가 걱정되어 배를 곯아도

자식새끼를 굶길 수 없어

도둑질하다 구타를 당해도


내 새끼만은 살려야 해.

그게 엄마라는 사람이었고.

자식이 걱정할까

자신의 몸 상태를 숨긴 채


품에든 내 새끼가

앞으로 어찌 살아갈꼬

걱정하면서도 모든 걸 내어준다.


갈라진 입술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건만, 짜내는 목소리라도

최대한 평온하게 말해야 하는

입장을 이 아이는 알까?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동화의 내용에 몰입한 내 새끼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와ㅡ엄마 나도 이런

사람이 될 거야.


그래, 듀터 내 아들.

너도 이렇게 될 수 있을 거란다.


눈가에 맺힌 눈물은

어느새 시들시들 말라갔고

이대로 떠나기엔 미련이 남지만

이렇게 떠나야만 하니

너무나도 원통합니다.


오ㅡ 신이여, 부디

이 아이에게 축복을 내려주소서.


엄마ㅡ 제발 죽지 마.

식어가는 어미를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소년의 무력감.

올곧은 성심은 삐뚤어지기 충분했다.


그래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는 아이라

괄시를 당하고 욕을 들으면서도

악착같이 살아남은 게


어느덧 수십 년.

몇 개의 사업체를 굴렸고

더러운 짓도 했지만


양심을 차마 버리지 못해

가식적으로나마

자기 위안으로나마

선행을 베풀었다.


현실이 주는 이 반복적인

삶에서 더 이상 가슴 뜨거워지는

자극적인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 용병은 모험하고 싶었다.

이렇게 죽어가는 와중에도

현실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자극이 간절했다.


이 순간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이 순간만이 무엇보다 더

마음을 자극한다.


아쉽지만 주인공이

내가 아니더라도 좋다.

그래, 후회는 없다.


오래전에 만났다면

우린 친구가 됐을 텐데.


누구보다 멋진 모험을 했을 텐데.



공격을 몇 번이나 피하며, 뛰어오른 민혁이 큰 놈에 꽂힌 화살을 뽑아 들어 그대로 아가리에 박아 넣었다. 지독하게도 끈질겼던 괴물이 드디어 넘어졌다.


‘ 제길··· 존나게 멋지군.’


희미하게나마 열렸던 듀터의 동공이 완전히 정지했다.


띵ㅡ

[돌발 임무에 실패했습니다.]

[특수 임무를 완료했습니다.]


[튜토리얼 파트4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을 정산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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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튜토리얼 End (1) +1 24.09.12 57 2 17쪽
» 반복되는 사망회귀 (8) 24.09.11 58 2 15쪽
12 반복되는 사망회귀 (7) 24.09.10 59 2 14쪽
11 반복되는 사망회귀 (6) 24.09.09 65 2 15쪽
10 반복되는 사망회귀 (5) 24.09.07 73 2 15쪽
9 반복되는 사망회귀 (4) 24.09.06 76 2 15쪽
8 반복되는 사망회귀 (3) 24.09.05 83 1 15쪽
7 반복되는 사망회귀 (2) 24.09.04 85 1 13쪽
6 반복되는 사망회귀 (1) 24.09.04 96 2 13쪽
5 이건 꿈이 아니다. (5) 24.09.03 114 2 14쪽
4 이건 꿈이 아니다. (4) 24.09.03 130 1 12쪽
3 이건 꿈이 아니다. (3) 24.09.02 131 1 14쪽
2 이건 꿈이 아니다. (2) 24.09.02 16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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