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시작 전 나홀로 튜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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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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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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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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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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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꿈이 아니다. (4)

DUMMY

이건 꿈이 아니다. (4)




상대 길드의 화력은 강했다. 데미지를 전부,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었다.


대부분의 공격을 흘리면서 방어적인 플레이로 대응했다.


확정 CC로 발을 묶고 센 놈들을 여러 명 묶어 놓자. 이것이 민혁의 기본적인 작전이었다.

드리블을 쳤다. 이렇게 시간을 끌다 보면 나비랑 또붕이가 처리해 줄 것이었다.


하나둘씩 쓰러졌다.

그렇게 허무하게 킬 차이가 벌어지자 치사하게도 CC 걸리는 순간 강제 종료를 시작하는 유니크 길드원이다.


“아 개노잼. 그만할까? 공성 길드가 강종이라니 갈 데까지 갔네."

(길드) [나비] : ㅇㅇ

“어깨 뽕 잔뜩 들어간 사람들인데, 죽으면 쪽팔리니까요."

“그냥, 우리가 먼저 빼자.”

“네.”


민혁팸은 전장을 이탈하고 길드 아지트로 복귀했다.

“그래도 중반까진 재밌게 했네.”

(길드) [나비] : 삼춘. 나 킬 많이 함.

“우쮸쮸 나비 아주 잘했다.”


나비가 난리 치는 걸 보며 웃다가 2차전을 알리는 신호에 키보드에 손이 올라갔다.


(월드) [랭커] : 꼬랑지 말고 어디 감? 또 쳐맞고 우러버림?ㅋㅋ


꼭 전투에서 처맞고 언론전을 펼치는 놈들은 항상, 뻔뻔했다.


독에는 독.

키보드에는 키보드.

아, 또 입을 털 때가 되었음에 손가락을 풀며 워딩을 준비했다.


(월드) [TOP] : 얘네들은 어찌된 게 맨날 튀냐?


매번 나오는 뻔한 레퍼토리다. 너무나 뻔해서 웃음만 나오는 민혁이다.


손가락을 빠르게 놀렸다.

키배?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었다.


(월드) [58세트롤김춘식] : 강종 신공 한 놈들이 먼저 울부짖어버리죠! 제일 많이 뒤진 놈이 월챗쳐버리죠. 아주 그냥 닭대가리죠


(월드) [58세트롤김춘식] : 갱년기 갬성으로, 단체로 또 처맞고 또 울어버리죠?


(월드) [랭커] : ??? 또쳐맞고 우러버림? 그건 니들 아님?


(월드) [58세트롤김춘식] : 맞춤법도 다 틀리쥬? ㅋㅋㅋㅋㅋㅋㅋㅋ

(월드) [랭커] : 맞춤법 드립봐롸 수준

(월드) [58세트롤김춘식] : 3:8인데 개 처발렸쥬? 이거 ㄹㅇㅍㅌ


(월드) [랭커] : ㅈㄹ ㄴㄴ ㅋㅋ ㄴㄱㅁ

(월드) [기사] : 월챗 또 더럽네. 적당히들 좀 해라.

(월드) [58세트롤김춘식] : 와 수준 나왔죠. 메신저 공격 ㄷㄷ 아 재밌었다 자러가야지~~


(월드) [SPEED] : 틀딱들 신났네. 또 패악질함? 근데 유니크 맨날 처맞넼ㅋㅋ

(월드) [이시향] : 아무것도 모르시면 가만히 계셔요.

(월드) [써윗남영포티] : 유니크고 나발이고 시향님 이름 이쁘네요. 저랑 사귀실?

(월드) [초식] : 패악질 길드가 맞으니, 속이 시원하네요.

(월드) [랭커] : 초식 너 길드 어디냐? 쟁 걸리기 전에 ㄷㅊ

(월드) [58세트롤김춘식] : 와 쟁 협박 소오름


(알림) 시스템에 의해 50시간 동안 채팅 이용이 제한됩니다.


“와나. 나, 채팅 신고 좌표 찍혔나 봐. 50시간 채금이라···."

허탈 그 자체였다. 헛웃음을 치자 나비의 반응이 재빠르다.


얄미운 지지배다.


(길드) [나비] : 채금 풉!ㅋ

(길드) [또죽냐바닥애무] : 채금 풉풉!ㅋㅋ


“에라이 오늘 사냥 조졌네."


몇 시간이나 지나있었다.

“노잼이네. 먼저 들어간다. 수고하고.”


(길드) [나비] : 삼춘 들어가~

(길드) [또죽냐바닥애무] : 형 들어가세요.


(알림) 58세트롤김춘식이 접속을 종료하였습니다.


게임을 끄자마자 떠오르는 게 있었다.

아! 소설. 소설은 개뿔.

소설도 틀렸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나저나 오늘도 꿈을 꿀까?

일상에서 절대 경험할 수 없었던 고양감. 그리고 쾌감.


너무 생생하고 뚜렷했기에 우연일 리 없다고 장담했다.


혹시 몰랐다.

삼세번이다.

이번에도 꿈을 꾼다면, 그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맨정신으로 이겨내기도, 납득하기도 힘든 꿈속의 상황.


술을 들이켰다.

긴장이 풀렸다.


민혁은 피로함을 이기지 못하고 책상에 엎드렸다. 그 위로 모니터 화면에 비치는 한글 창.


‘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기대된다.’ 를 끝으로 키보드 커서가 깜빡이고 있었다.



▶▶



퍽ㅡ!


“끄...으.”

“다음.”


또다시 꿈에서 깨어났다. 깨어나니 바뀐 무대였다. 몇 번이나 눈을 깜빡였다. 귀엔 이명이 울리고 속이 거북해졌다.


억지로 참으며, 있는 힘껏 이 세상을 받아들였다. 그래 이건 우연이 아니었다.


“다음.”

퍽!


뚱보의 몸통보다 넓은 드럼통 앞으로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런 통은 여러 개가 나열되어 있었고 그 뒤로 쭉 이어지는 줄 사이로 민혁이 섞여 있었다.


드럼통 앞으로 사람들을 억압하는 자들의 표정은 거만했다. 또한, 일말의 손사정도 없었다.


한 명씩 자신의 앞으로 설 때마다, 거칠게 머리채를 잡아 드럼통 위로 처박었다.


“다음.”


퍽 하며 드럼통으로 머리를 박는 자의 옷을 확 젖히더니 어깨 뒤로 살을 파고든 문신을 확인했다.


어깨 위로 찢어진 넝마 같은 옷. 저게 옷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코피를 줄줄 흘리며 덜렁거리는 천 조각으로 얼굴을 훑는 자와 눈이 마주쳤다.


동질감?

아니, 달랐다. 민혁은 아니라고 소리쳤다. 나는 문명인이고 너희들은 야만인이다.


튀는 행동을 할 필요는 없지만, 저런 멍청한 짓의 행보를 왜 이어가야 하지? 하는 의문이었다.


다음 사람이 나갔다. 그 사람은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 꾸물거리더니 금속 조각을 건넸다. 동화, 은화 조각이었다.


심사관은 씩 웃으며 드럼통 옆구리로 벌려진 틈 사이로 그것들을 쑤셔 넣었다.

탐욕으로 눈이 번들거렸다.


“보류.”


당장의 위기를 그렇게 벗어난 남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따로 그늘진 곳으로 분류됐다.


“다음.”


민혁 차례였다.

궁금했다.

설마, 죽기라도 할까?

현상을 말하고

이치를 논한다.


이런 상식은 기본이다.


민혁은 심사관에게 다가가며 자발적으로 어깨 뒤의 표식을 보여줬다.


그랬더니, 그자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민혁을 머리채를 홱 낚아채며 누구보다 강한 힘으로 찍어 눌렀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코가 화끈거렸다. 고등학교 때 싸우며 터진 코피보다 기분이 더 나쁜 민혁이다.


도발로 받아들인 건가?

요령을 싫어하는 건가?

아니면······


“잔꾀를 부리는군.”

그렇게 말하며 비웃는 그자의 눈은 웃고 있었다. 그냥 자기, 기분 따라 행동하는 빌어먹을 놈이었던 거지.


‘ 씨발.’


빌어먹을 놈이 머리를 강하게 누르며 나머지 한 손으로 나이프를 꺼낼 기세였다.


민혁은 타이밍을 쟀다.

‘ 사고 치고 죽는 게 낫나?’


하지만 확정적으로 사망 회귀가 여러 번 가능한지 아무도 몰랐다.

마음속으로 빠른 결단을 내렸다.


그때였다.


“어ㅡ 어! 제이크 잠깐!”

“듀터, 무슨 일이지?”

제이크는 행동을 멈추곤 눈을 부라렸다.


“아까, 우리에게 판 거 아니었나? 대금은 제대로 지급했을 텐데?”


“그래! 맞아! 잊지 않았어!”

“돈이 적어 불만을 따지러 온 건 아닐 테지?”


“그 녀석. 다시 필요해서 말이야. 적당히 넘어가 줘 제이크.”


듀터는 볼륨이 있는 주머니를 제이크의 소매에 슬쩍 넣어주며 씩 웃었다.


“부족한데?”

“봐줘라. 우리도 적당한 인원을 수급하는 데 힘들거든.”

“그럼, 더더욱 줄 수 없겠는걸?”

“이번에 접대해 주지.”


솔깃한 제이크는 비릿하게 웃었다.


“저번에 그 보라 계집련이 참 마음에 들더군.”

제이크는 이죽거리며 자신의 고간을 슬쩍 만지작거렸다.

“그러도록 하지.”


듀터는 손가락질을 가볍게 까딱거리곤 도시로 향했다. 민혁은 고민 없이 그 뒤를 따랐다. 거대한 관문 밑으로 떨어지는 그림자가 그들을 덮었다.


“내부 의견에 착오가 있었다. 너를 파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지.”


“나중에 들어보니, 네 놈이 정예 오크를 쓰러뜨렸다고 하더군. 그래서 생각했지 아! 물건이었구나 하고.”


듀터는 진흙이 잔뜩 묻은 장화를 몇 번이나 차며 말했다.


“이렇게 급하게 달려왔지. 이 몸이 직접 말이야. 요새 쓸만한 놈이 부족하거든.”


“그런데 저기서 남은 사람들은 어찌 되는 겁니까?”


“기억이라도 잃은 건가? 설마, 미친 거 아니겠지?”

“오크랑 싸우다 머리를 잘못 맞아서 기억이 획까닥 합니다.”


미심쩍게 쳐다보며 의심하는 듀터의 자세에 민혁은 뻔뻔하게 대응했다.


“호···그래. 뭐, 좋아. 하여튼, 낙오자라고 부른다. 저들은 다시 전장으로 가야만 하지.”


민혁의 시선이 잠시, 낙오자 무리에 머물렀다. 저세상이나 이세상이나 사람은 줄을 잘 서야 했다.


여기도 좆같은 세상이었다.

겨우 살아도 또 고기 방패가 되는 것은 절대 사절이다.

이 흥미진진한 세상에 한껏 몰입했다. 더 알고 싶었던 민혁이다.


저 멀리서 보이는 선별 인원은 어느새 전부 분류되어 어디론가 소처럼 끌려갔다. 씁쓸한 뒷모습이었다.


도시 내 한 상업가에 들어서서 듀터가 안내한 건물까지, 가벼운 정보를 들으며, 직간접적으로 판단했다.


듀터는 포주이면서 작은 용병단을 굴림. 실력은 모름. 어느 정도 돈은 있어 보임.


그 정도 단어에서 나오는 단편적인 정보로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풀어갈까 하며 계산했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시스템 음이 울렸다.


띵ㅡ

생성되는 튜토리얼 창. 민혁의 눈이 커졌다.


[사람을 죽이십시오.]


민혁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시부렁거리는 듀터의 말을 경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칠게 영업장의 문이 열렸다.


텅ㅡ


“듀터 준비했겠지? 어? 아까, 그 병신이잖아?”

팔자걸음으로 어깨를 들썩이며 다가온 제이크는 피식 웃으며 민혁의 뺨을 몇 번이나 두드렸다.


“운 좋은 자식.”


불쾌함을 넘어선 분노가 끓어올랐다. 기분 같았으면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은 그런 기분 말이다.


[대상이 지정되었습니다.]



죽여?

저 새끼를?


갑자기 온몸의 털이 곤두섬과 동시에 손바닥에 땀이 차올랐다. 그런 손바닥을 몇 번이나 쥐었다 폈다 하는 민혁이다.


민혁은 작게 호흡을 뱉어내곤 움직였다. 아까 눈에 익힌 곳엔 나이프가 여전히 꽂혀있었다.


순간이었다.

제이크가 듀터를 보며, 민혁을 등졌을 때였다.


털ㅡ썩.


이 상황을 믿지 못하는 커다란 눈. 입을 뻐금뻐금하며 뭔가를 중얼거리다 몸이 굳는 제이크다.


목에서 콸콸 뿜어져 나온 피가 나무 바닥에 서서히 스미었다.


“죽고 싶나?”

듀터의 착 가라앉은 음성. 심상치 않은 눈매. 저건 곧장 달려들 수 있는 그러한 자세였다.


“어차피 마음에 안 들었잖아.”

“뭔 개소리지?”


민혁은 제이크의 소매에서 돈을 꺼내 듀터에게 던졌다.


“이 새끼랑 거래가 끝나고 돌아설 때 당신의 눈엔 살의가 보였거든.”


“큭. 푸ㅡ하하. 배짱 있는 녀석이군. 점점 마음에 드는군. 좋아! 저 녀석의 뒤처리는 내가 해주지.”


찰랑거리던 동전 주머니를 품에 넣는 그는 퍽이나 만족스러워 보였다.


민혁의 상태를 훑어본 듀터가 입을 열었다. 경계가 누그러져 있었다.


“피폐한 정신을 치료하기엔 여자가 최고지. 어때? 공짜로 서비스 한 번.”


듀터가 움직였고 민혁이 뒤를 쫓았다.

민혁이 잠시 휘청였다.

옆으로 비틀거리다 역겨움을 느낀 그 감정의 끄트머리에서 숨어있던 희열을 느꼈다.


쾌감에 젖어 배출할 때의 그 짜릿함보다 더 자극적인 통쾌함.


‘ 하? 내가 즐긴다고?’

저도 모르게 올라가 있는 입꼬리를 눈치채며 급하게 표정을 숨겼다.


도착 후 방문을 열자 제법 반반한 반라의 여체가 민혁을 맞이했다.


내키진 않았지만, 그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이것이 성장의 발판이라면 역겨워도 참아낼 것이다.


민혁은 머뭇거림 없이 여자를 안았다.


[듀터와 친밀감을 쌓으십시오.]

[리더십이 올랐습니다. +2]

[튜토리얼 파트2를 완료했습니다.]


작가의말

다시,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목 바꿀 겸, 어색한 대화 상황 조금씩 수정하고 재업로드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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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튜토리얼 End (3) +1 24.09.16 35 2 14쪽
15 튜토리얼 End (2) +1 24.09.15 48 2 14쪽
14 튜토리얼 End (1) +1 24.09.12 57 2 17쪽
13 반복되는 사망회귀 (8) 24.09.11 58 2 15쪽
12 반복되는 사망회귀 (7) 24.09.10 60 2 14쪽
11 반복되는 사망회귀 (6) 24.09.09 66 2 15쪽
10 반복되는 사망회귀 (5) 24.09.07 74 2 15쪽
9 반복되는 사망회귀 (4) 24.09.06 77 2 15쪽
8 반복되는 사망회귀 (3) 24.09.05 84 1 15쪽
7 반복되는 사망회귀 (2) 24.09.04 87 1 13쪽
6 반복되는 사망회귀 (1) 24.09.04 99 2 13쪽
5 이건 꿈이 아니다. (5) 24.09.03 114 2 14쪽
» 이건 꿈이 아니다. (4) 24.09.03 130 1 12쪽
3 이건 꿈이 아니다. (3) 24.09.02 132 1 14쪽
2 이건 꿈이 아니다. (2) 24.09.02 166 2 14쪽
1 이건 꿈이 아니다. (1) +3 24.09.02 241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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