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시작 전 나 홀로 튜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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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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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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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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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End (4)

DUMMY

튜토리얼 End (4)




잉테피리타스 영지.

오스라빌 레논 폰 잉테피리타스가 다스리는 풍요로는 대지.


귀족 중에서도 수완이 좋아, 많은 귀감과 함께 추종자를 이끄는 백작가다.

그중에서 특이한 점은 이종족 엘프와 친선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인데, 이종족과 우호적인 세력은 많지 않았다.


주위 평판이 좋은 백작이었지만, 얼마 전부터 날 선 외교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잉테피리타스 백작이다.


티구엥 션 폰 테리빌리스.

잉테피리타스 영지와 다소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공격적인 영토 확장과 병합으로 인해, 다수의 귀족에게 위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주된 경계 대상자였다.


민혁은 이런, 주위 환경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는 도망치듯이 황급히 떠난 카멜로와 작별을 고하고 영지 내부로 잠입할 수 있었다. 여기서 아비안은 ‘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갈 것이다.

혹시, 모를 추적까지 대비한 민혁의 기지였다. 특별하게 각 영지가 우호적인 관계로 이변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변수는 적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세상에서 정보를 얻기란 요원했다. 정보의 가치에 따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부르는 게 값일 정도.


민혁에게 제공되는 정보량이라 해봐야 귀족에 비하면, 미비한 수준이라 일단, 신분을 세탁하고 자리를 잡던. 아니면, 또 다른 영지로 이동하건. 차차 이루어야 할 문제였다.


‘ 일단···.’


적당히 깔끔한 여관.

마구간과 일체형으로 되어있는 방도 아니었고. 개인실이랍시고 문도 제대로 달려있지 않는 여관도 아니었다.


“얼마나 묵을 거요?”


행색을 살피며,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 여관 주인. 서비스 마인드를 바라면, 욕심이겠지. 이런 사람에게 잘 통하는 방법은 있다.


‘ 오직, 돈.’


민혁이 금화 한 닢을 데스크에 던지자 퉁명했던 여관 주인의 목소리가 급격하게 변했다. ‘ 돈의 힘이란···. 현실이나 이세계나.’


“아이고 귀인이셨네. 그래. 손님 얼마나 묵으실 거고?”


“대략 한 달. 기간 내, 프라이버시 보장. 서비스가 준수하면 추가금도 주도록 하지.”


“아- 네! 네. 여부가 있겠소. 하하하.”


주인은 급하게 명부를 작성하고 열쇠와 출입패를 건넸다.


민혁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문을 걸어 잠그고 꼼꼼하게 확인까지 했다. 어두컴컴하고 칙칙한 방을 비추는 일련의 빛. 힘없이 처져 삐걱거리는 나무 여닫이문. 마치, 민혁의 심란한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그는 침대 아래에 금화 자루를 쑤셔 넣고 창가에 기댔다. 이세계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아침부터 일터로 나가는 그들의 모습엔 피곤이 서려 있다. 쟁기를 어깨에 짊어지고 터벅터벅 걷는 농노 하며, 가판대를 막 펼치고 품질이 썩 좋다고 할 수 없는 과일을 나열하곤 늘어지는 하품하는 상인까지.


그렇게 한참이나 사람들을 관찰하며 구경한 민혁은 가볍게 몸을 풀고 식당으로 향했다.


여관 식당.


돈을 좀 찔러준 탓인지. 주인네가 준비한 식사는 나름 정성이 깃들어 있었다. 베이컨이 살짝 들어간 스튜, 치즈 한 덩이, 거기에 계란 후라이까지.


‘ 이놈의 빵은···. 적응이 안 되네.’


이것도 나름 호사이다. 일반적인 평민은 텁텁하고 딱딱한 차마, 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을 먹는데 호밀과 밀이 혼합된 빵이라···.


이것 역시, 민혁에겐 너무 딱딱했다. 그런 딱딱한 빵을 찢어 스튜에 듬뿍 담근 후 먹으니 그제야 현대인이 먹을만한 수준이다. 이러한 빵마저 부러워하며 침을 삼키는 자가 있었으니.


“헤헤. 나리.”

비루한 꼬마가 지척에서 넙죽 고개를 숙이더니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 와 손을 바삐 움직였다. 가죽 신발을 정성스럽게 닦으며 미소를 짓는 거까지 행동 하나하나가 흠잡을 데 없었다. 앵벌이로서 말이다.


“헤헤···.”


민혁은 그걸 보고 남은 빵 덩어리를 바닥에 던졌다. 마치, 애완동물에게 먹을 것 던져주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꼬마는 아랑곳없이 몇 번이나 고개를 넙죽거리며 신발을 정성껏 닦았다.


꼬마의 숙련도는 제법이다. 오래된 구둣방에서 손질된 구두처럼 가죽의 결이 살아있었다.


민혁은 만족했다.


동화 2닢을 던져 주었다. 민혁에겐 겨우 동화 2닢이지만, 꼬마에게는 행복한 이틀을 보낼 수 있는 금액이다. 딱딱해서 씹기도 힘든 빵이라도 말이다.


꼬마는 그 자리에서 돌아선 채 허겁지겁 빵을 입에 구겨 넣었다. 다 먹지 못한 빵 조각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꽉 쥐고 민혁에게 인사를 한 번 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꼬마가 식당을 벗어나기 전 사달이 났다.


콰-당

다람쥐가 도토리를 쥐고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모양새와 흡사한 꼬마였었는데···. 꼬마는 넘어졌고 빵조각은 이리저리 처량하게 굴렀다. 어른거리는 빵조각을 보는 눈동자에는 습기가 가득했다.


어디를 가나 삼류 악당은 산재하여 있다. 폐기도 못 할 쓰레기들이 말이다. 이세계 또한 그랬고. 거부감이 드는 건 당연했다.


민혁이 싫어하는 것이다.


‘ 저건 선 넘었지.’


마침, 식사도 대충 끝낸 민혁이고. 적당히 기분도 좋았고. 꼬마의 보금자리만 알아내면 됐던 것을.


이렇게 귀찮은 일이 엉겨온다.


“어이. 형씨는 빠져. 형씨가 적선해도 여기엔 룰이라는 게 있다. 자릿세가 있다고.”


몸을 일으켜, 한 발짝씩 내딛는 걸음에는 압박이 담겨있다.


“그래서 그게 얼마지?”

“저, 절반이다.”


이거 완전히 날강도가 아닌가? 이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불량배는 어릴 때부터 싹이 노랬다. 이런 싹은 철저히 꺾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민혁이다.


달라진 민혁의 분위기에 조금 전까지 당당하게 입을 놀리던 자는 어디 가고 겁먹은 개처럼 뒷걸음치는 불량배다.

“뭐야! 당신!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 게 좋아! 이 구역의 대장이 누군지 몰라? 어, 내가 말이···.. 끄악!”


“부모가 없나? 버릇이 없군.”


자신에게 삿대질을 하던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복부를 걷어찬 것으로도 모자라 새우처럼 등을 굽힌 불량배의 면상을 그대로 걷어찼다.


‘ 붕-.’ 하고 뜬 불량배는 꼬마의 지척으로 날아가 퍼졌다. 눈이 뒤집혀 흰자만 드러내는 꼴이 속 시원해야 하건만 꼬마에겐 꽤 충격으로 다가온 거 같다.


“히, 히익!”


몇 번이나 히끅거리다 민혁과 눈이 마주친 꼬마는 죽을세라 도망쳤다.


뒤통수를 몇 번 긁던 민혁은 꼬마의 동선을 확인하곤 발을 뗐다.



▶▶



매음굴에서 다소 떨어진 빈민들의 거주 지역. 허름한 건물 내부에서 익숙한 앵벌이가 호되게 혼나고 있었다.


“이런, 쓸모없는 녀석.”


사정없는 꿀밤도 버티기 힘들 건만, 겨우 힘겹게 번 수입을 착복 당해야 한다니···. 정말로 억울한 꼬마다.


힘겹게 번 돈이다. 동화 한 닢을 집은 손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이 참으로 답답한 지부장이다. 동화를 확 낚아챈 지부장은 인상을 팍 썼다.


정보 길드에서 제대로 된 1인분을 하면 제법 대우도 해주며 급여도 나간다. 하지만 그전엔 밖에서 정보와 소문을 긁어모으며, 제 밥값은 본인이 직접 벌어야만 했다.


대신, 꼬마에게 소속감과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 준다. 이게 대단히 컸다. 현실은 밖에서 갈 곳 잃은 고아들은 대부분 굶어서 죽었느니.


좀 더 돈을 벌고 싶었던 꼬마는 욕심을 부렸고 구역을 벗어났다. 눈에 안 띄면 그것도 능력이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


‘ 하-. 이 꼬마 놈을 언제 키우냐!’



똑똑ㅡ


“하아ㅡ. 야이 새꺄. 사고 친 거도 부족해서 꼬리까지 달고 와?”


지부장은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자신의 예민함을 교묘히 숨긴 채 목을 풀었다.


“누구시오?”

“볼 일이 있어서 왔다.”

“잘못 찾아온 거 같소만. 돌아가시오.”


쿵-쿵ㅡ

타-악!


눈높이의 미닫이창이 신경질적으로 열리면서 마주하는 그 눈빛은.


“돌아···가시라니까···.”


뭐라 능청스럽게 모면하려는 상황은 아닌 거 같은 분위기. 지부장은 인상을 팍 쓰며, 꼬마를 노려보다 침을 거칠게 뱉어냈다.


끼-릭


한숨을 내뱉고 큰 동작으로 어깨를 으쓱한 지부장은 자리에 대충 걸터앉으며 민혁을 안으로 들였다.


“무슨 볼일이지?”

“손님에 대한 예우가 없군.”


“뭐, 대충 알고 온 거 같은데. 본론이나 말해라. 너와 다르게 나는 바쁜 몸이니까.”

“신분이 필요하다.”


“네놈이 그럴 능력이나 되고?”

“알고는 있겠지?”

“호오ㅡ.”


민혁이 내민 시민의 인장. 영지마다 규격이 다소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이 있다. 그건 색깔이었다. 신분이 높은 자의 인장은 더 고급스럽고 가문명이 각인이 되겠지만 시민의 것은 아니었다.


시민에게 인장은 무엇보다 값진 재산이었다. 인장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교회로 가서 신분을 공증받고 헌납을 해야 한다. 일종의 신분의 보증인 셈이다.


거래는 생각보다 빨랐다. 잉테피리타스 가문에는 테리빌리스의 내부 정보가 필요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도 필요한 법. 정보 길드에서 첩자를 투입하려면 신분 인장이 필요했는데 여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외곽에서 살던 노인의 것이지. 주변 연고와 친인척도 없고 고독하게 죽어간 자의 것이라 문제없는 것이다.”


지부장은 상대가 미리 질문할 내용까지 생각해서 말해버린다. 구실을 삼아, 빠른 축객령이 필요했다.


민혁은 잉테피리타스 시민의 인장을 손에 받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생각보다 초라하군.”


“지부가 생긴 지 얼마 안 됐다. 그런데 당신이 구색을 운운하다니. 핫-. 그래봐야 당신이 여기서 살 수 있는 정보는 없으니까.”


민혁은 지부장의 비아냥 정도야 한 귀로 쉽게 흘렸다. 완전 마이 페이스였다. ‘ 이 정도쯤이야.’ 오히려 여유 있는 모습이다.


“그나저나···.”


뜸을 들이며, 관찰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민혁이다. 그의 태도에 오히려 먼저 짜증 내는 지부장이다.


‘ 뭔가 있나?’ 싶기도 해서 한편으론 의심도 들었지만 겨우, 용병 나부랭이 아닌가?


“여긴 상담소가 아니다.”

“암살자는 없겠지?”


“쯧ㅡ. 도둑길드와 착각하는 모양인데 그건 그놈들의 천박한 방식이고 우린 급이 달라요. 참나, 바빠 죽겠는데 너 같은 피라미한테 그런 수고를 일일이 들여야만 하나?”


신경질적인 지부장 앞에서도 자신이 얻어갈 것은 다 얻어내고야 만다.


‘ 듀터 녀석의 정보와는···. 공부할 게 많네.’


상대방을 답답하게 해서 정보를 끌어낸다. 그 정보의 질은 중요하지 않았다. 작은 거라도 민혁에게 도움 되었기에.


차라리 어설픈 숙련자가 되는 게 낫다고 생각한 민혁이다. 그래야 상대가 방심한다. 물론, 상대에 따른 처세법은 달리한다.


“그렇군.”

“볼 일 다 마쳤으면 어서 나가봐. 다시는 찾아오지 말고. 이건 경고다.”


“알았다.”

“아! 그리고 수수료!”

“얼마지?”

“은화 10닢.”


“비싸군.”

“신분 세탁하는 주제에 금액을 논하는 거냐?”


네놈의 신분은 대충 알았으니, 더 이상 흥정하지 말라는 소리다. 그 이상 욕심을 부리면 무력행사라도 불사할 눈빛이라.


예민해진 민혁은 미세한 기척을 느꼈다. 매우 흔한 쥐새끼는 아닐 것이고 분명, 사람의 기척이다.


끼릭-


미련 없이 값을 치르고 나온 민혁의 눈에 들어온 앵벌이 꼬마. 시무룩한 표정으로 바닥에 낙서하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어린애인데···.


“꼬마. 세공소 아는 데가 있냐? 혼자 있고 조용한 곳.”


끄덕


꼬마는 손짓으로 대강 알려주다 답답했는지 바닥에 그림을 빠르게 그려가며 한 위치에 동그라미를 그린다. 말은 못 하고 움찔거리는 입을 보고 있자니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거 같은 민혁이다.


툭-


고개를 푹 숙이던 꼬마의 눈이 대문짝만하게 커졌다. 어느새 등을 보이며, 돌아선 민혁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눈에 담아간다.


민혁이 던져준 은화 한 닢. 꼬마는 적어도 보름 이상은 굶지 않을 것이다.


꼬마는 위치가 그려진 약도를 조용히 발로 지웠다. 잠시나마 품었던 분노와 서러움과 함께.



잠시 후.

머릿속에서 약도를 몇 번이나 떠올리며 도착한 곳.


“아, 아니 이것은?!”


가죽 주머니에 가득 찬 고대 금화. 이것을 보며 놀라는 노인은 떨리는 손으로 금화를 들어 이리저리 기울이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외눈 돋보기로 세세하게 관찰하다가 신음을 흘리는 노인이다.


“죽기 전에 이렇게나 좋은 상품을 볼 줄이야···. 불순물도 거의 없어 보이고. 허허.”


노인은 말과는 달리 굉장히 정정해 보였다. 몸에 적당히 붙은 근육은 처짐이 별로 없이 보일 정도다.


“이 금화들을 다 녹이고 싶다.”

“뭐, 뭐라!?”


노인이 펄쩍 뛰며 말했다. 세상에 살다 보니, 별 미친 소리를 다 들어본다는 표정이다.


“이, 이, 이! 이렇게 아까운 것들을 녹여버린다고? 자네, 정신이 나갔나? 이것들의 가치는···.”

“그런 건 상관없다.”


애초에 이세계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죄다 제한적이었고 감시당하기 일쑤다. 게다가 정작 중요한 건 돈이 엄청나게 필요하다는 것도 아니었고 튜토리얼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일.


대량의 금의 출처는 영주에게 무조건 알려야 했고 주목받는다면 불리할 것이 당연지사.


지금 자신이 이 세계에서 얼마나 강한지도 모를뿐더러, 무력을 강력하게 행사하는 군주가 넘치는 세상인데 주목 받아봐야 좋을 게 없었다. 오히려 추궁당할 것이고 전체적으로 결과 값은 부정적이었다.


일단, 존재감은 옅은 게 좋았다. 이세계의 정보를 어느 정도 알 때까진 말이다.


“이 주화를 유통되는 금화로 바꿔준다면 수수료 5할을 내지.”


“5할? 5할이라고!?”

“돈이 필요하지 않나?”



필요하긴 했다.

자식의 갖은 사업 실패로 시민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세금에 허덕이고 있으니 조만간에 전장터에 끌려갈지도 모를 상황. 그런, 자식을 생각하자니.


“어흠···.”


“공동체. 즉, 나랑 공모자가 되는 거지. 비율도 좋지 않나? 그리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당신과 나뿐. 정보가 퍼진다면, 제일 먼저 당신을 죽일 테지.”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 자를 어떻게 신뢰하라는 거지?”


떨떠름한 노인이다. 저 고대 금화의 수집 가치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출처는 그렇다 쳐도 비율도 나눈다니, 속을 알 수 없는 사내다.


그렇지만 이 남자.

단호하다. 그리고 고집 또한.



“돈이 신뢰고 전부다.”


입막음으로 5할을 떼준다니. 누군가는 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민혁의 생각은 달랐다.


적당히 떼어준다는 느낌보다 공평하게 나눠주는 게 훨씬, 잘 먹힐 것이다. 어차피 금화는 많았고 돈이 더 필요하다면, 어떻게든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눈앞에서 녹여라. 제련 과정은 직접 확인해야 하겠군. 나는 인간을 믿지 않아”


“인간을 믿지 않으면서 거래를 하자는 건가?”


“정확히는 인간이 가진 탐욕을 말이지.”


“탐욕···.”


마지막 민혁의 말이 노인을 움직이게 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민혁은 세공소에서 나올 수 있었다. 직접, 금화를 녹이는 과정하며, 그것을 가공하려고 준비하는 모습까지.


이제 위험요소는 자기가 여기에 온 것을 아는 자인데.


‘ 정보 길드는···.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딱히, 유명해지지 않는 이상.’


유명해진다면 민혁은 이 영지 유입 과정부터 철저히 파헤쳐질 것이다.


민혁은 도시 대로변을 지나며 도시의 미관과 거리를 구경하게 이른다. 그러나 훌륭한 건축양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들이 늘어져 있었다.


도시의 길목길, 교회와 시장 앞, 매음굴까지 온통 거지로 우글거렸다. 그래도 테리빌리스 영지보단 나은 모습이다.


지체 높은 귀족의 마차가 지나가자, 거지떼가 우르르 몰려가 손을 벌리는 모습은 굶주린 짐승떼나 다름없었다.


거지들은 아마, 고기 방패로 강제로 동원되거나 강제 노역에 이끌려 갈 것이다. 그것마저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겠지만.


마차의 창으로 은화 몇 개가 던져지자 마치, 연못에 먹이를 뿌리면 모여드는 잉어처럼 넘실거린다.


그런 무리에게 이미 관심을 잃은 민혁이다. 이제 막, 시선을 끈 것은 시장 옆 광장이었다.


광장 앞으로 타원의 인간 벽이 만들어져 있었고 그것을 더해, 군중의 웅성거림은 민혁의 발걸음을 자석처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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