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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엽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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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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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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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파리 떼

DUMMY

「드디어 차원의 문을 열었습니다」

닉네임: 메그나핀 흑마법사

시청자수: 4명


— 실시간 채팅

팜므파탈 - 퇴물법사, 방송 안 함?

SSS히어로 - 시간이 꽤 흐른 것 같은데, 역시 믿거인가

기모으는마법사 - 차원의 문을 어떻게 여실 수 있다는 거예요??


「형님들! 너무 오래 기다리셨죠? 많이 지루하셨을 텐데, 시간 질질 끌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대가리 박고 사죄하겠습니다!」


팜므파탈 - 로브도 검은색

팜므파탈 - 배경도 검은색

팜므파탈 - 님이 고개 숙이는 거 안 보임ㅋ


「오늘 드디어, 차원의 문을 여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부터 노잼 방송 아닙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기모으는마법사 - 와! 대박! 오늘 드디어 볼 수 있는 거예요?

SSS히어로 - 빨리 증명해 봐, 진짜인지 아닌지 보게

팜므파탈 - 진짜겠냐? 어그로 끌고 시청자 모으려고 구라 친 거지


「거짓말 아니라니까요! 정말 믿어 주세요!」

「그럼, 이제부터 진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오전 11시.

담임과 예남준의 어머니 이홍란.

그리고 그녀가 데리고 온 변호사.

마지막으로 나.


우리는 함께 면담실에 앉아있었다.


[흑마법사의 방송이 시작됐어. 오늘, 흑마법사가 푸른빛 고등학교에 버그를 유포할 거야.]


“도은호 학생은 어제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 남준 학생과 함께 하남 펜션에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남준 학생과 약 30분 동안 펜션에 머물렀던 경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사건의 정확한 진상을 파악을 위해 필요한 절차임을 알려드립니다.”

“네, 말씀드리죠. 남준이가 저에게 같이 PC방에 가자고 하길래 따라갔었어요. 남준이의 차를 타고요. 그런데 도착한 곳은 남준이의 펜션이었습니다.”

“남준 학생이 어제, 50cm 이상의 사시미로 복부를 찔린 사실을 알고 계셨던 거죠? 현재 남준 학생은 심각한 출혈로 의식불명 상태에 있습니다.”


변호사의 말에 담임이 입을 틀어 막으며 당황한 눈빛이다.


“그, 그게 사실인가요?”

“다수의 진술에 따르면, 도은호 학생이 남준군을 찌르고 현장을 떠났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말도 안 돼.’


[예남준과 13명의 삼촌들이 입을 맞춘 거야. 현재, 예남준은 의식불명 상태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은호, 너를 몰아갈 작전인 것 같아.]


예남준 인생이 왜 그 모양일까 싶었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증거도 없을 텐데, 왜들 이러실까?’


[증거는 조작하면 그만이야. 솔직함으로 결백할 수 있는 게 아닐 테니까.]


“다수의 CCTV 영상에 따르면, 도은호 학생이 팔로 예남준 군의 목을 압박하거나, 야구방망이로 예남준 군의 머리를 가격하는 장면이 촬영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3명의 검은 옷을 입은 조폭 삼촌들이 저를 위협하는 장면은요?”

“···그런 장면은 없습니다. 펜션 내에는 예남준 군과 도은호 학생 두 사람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싸운 이들의 정체가, 귀신이라도 되는 건가?’


[은호, 바깥에서 방송이 나오고 있어. 면담실까지 전해지지 않는 것 같으니 소리를 확장해 볼게.]


「수업 중인 선생님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현재, 운동장에 몰려든 수천 수억 마리의 파리 떼가 빠르게 건물 안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열려있는 모든 창문을 닫고 살충제를 준비하여 대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험성 수준 LV.1의 독파리]

— 특성1: 작은 크기에 집단으로 행동하며 민첩하고 빠르게 움직입니다.

— 특성2: 여러 번 물릴 경우 독소가 몸에 축적되며,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어 위피에 의해 그 정체불명의 버그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었다.


[독 파리의 약점을 알려 줄게. 그들은 특정 냄새에 민감성을 보여. 하지만 살충제 같은 걸로 해결 할 수 없어. 독 파리에 대응하고 싶다면 소화기를 분사 해. 이제부터 약 30초 뒤, 면담실 안으로 그들이 침입할 거야.]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도은호 학생이 펜션 밖으로 도주했다는 진술을 확인했습니다.”

“누구한테요? 설마, 존재하지 않는 13명의 조폭이요?”

“······조폭과 관련된 사항은 전혀 없었습니다. 자꾸만 이와 같이 논점을 흐리는 발언이 이어진다면, 더 이상 대화를 진행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취하겠습니다.”

“그러시든가.”


내가 조금도 겁먹지 않자 변호사와 이홍란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담임은 가운데서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 뿐이다.


“아, 그리고 선생님.”

“···으, 응?”

“지금부터 제 말 잘 들으세요.”

“···무슨 말?”

“제가 셋을 세면 바로 테이블 밑으로 숨는 거예요.”


죄가 없는 담임에게 유일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면담실 안은 사방이 막혀있고 대응할 구실도 마땅히 보이지 않았다. 또한, 소화기를 찾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야 했다.


쉽게 말해서, 파리 떼가 면담실 안으로 들어오면 속수무책이란 뜻이다.

테이블 밑으로 숨는 것만이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


“하나···.”

“으, 은호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둘······ 셋!!”


슬쩍 열려있던 창문 틈새로 수 천 마리의 독 파리 떼가 밀물처럼 쏟아져 왔다.

독 파리 떼는 먹잇감을 확인하고, 곧장 이홍란과 변호사의 몸을 휘감듯 달라붙었다.


“으아아아악!! 이, 이게 뭐야!!!”

“사모님!! 어서 피하세요! 빨리!!”


피할 구멍이 있을 리 없었다.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더한 지옥이 펼쳐질 테니까.


“싫어! 싫어! 싫어!”


한 두 방 정도 물리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수준이었지만, 수천만 파리 떼에 물리면 독이 축적되어 살아날 확률이—


[0.01%도 안 돼.]


쿵—!


1분도 채 되지 않아 독 파리와 씨름하던 두 사람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마치 몸 속에 수분이 모두 증발해버린 것처럼 뼈만 남은 것이다.

시체에게 풍기는 냄새에 흥분한 파리 떼가 더욱 몰려들기 시작했다.


기회는 지금 뿐이다.


문을 열고 앞을 바라보면, 바로 소화기가 있었다. 재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 소화기를 낚아 챘다.


소화기의 안전핀을 뽑고 노즐을 조준했다. 손잡이를 누르자 눈 앞이 희뿌옇게 변해갔다.

사람 한 두 명 순식간에 해치우던 파리 떼는, 소화 분말에 닿자마자 후두둑 바닥으로 떨어졌다.


복도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학교 내부가 아비규환의 상태가 된 것이다.

서둘러 방송실로 향하려 하자, 면담실 안에서 신음하는 담임의 목소리가 들렸다.


“으, 은호야······.”


테이블 아래 포복 자세로 대기하던 담임은, 겁에 질린 듯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대로 상황이 끝나길 기다리는 건 그녀에게도 결코 좋은 선택은 아니겠지.

나는 서둘러 그녀에게 소화기를 건네주러 갔다.


“선생님, 파리 떼가 공격하면 이 소화기를 분사하세요. 파리는 화학 냄새에 약해서 소화기 분말에 닿기만 해도 죽어요. 아시겠죠?”

“아, 으응······.”


[소화기는 앞으로 500m 앞에 하나 더 있어. 가는 동안 파리 떼의 공격을 당할 지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무작정 달렸다.

100m에 약 8초 정도 되는 속도였다.

파리가 날아오는 속도는 그보다 빠른 것 같았지만.


「재밌게 잘 시청하고 계신가요, 형님들? 고작 LV.1 파리 떼 하나에 나약하게 죽어 가는 인간의 숙명을!」


팜므파탈 - 와

팜므파탈 - 인간은 진짜 존나 약하구나

SSS히어로 - 미션 하나 준다


「미션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참고로 미션 성공 금액은 10골드입니다 . 제 방송 가끔 보시니까 아시죠, 히어로 형님?」


「SSS히어로 님이 흑마법사 님에게 10골드를 선물하였습니다.」


「아이고! 저는 선금을 따로 받지 않은데, 이러면 책임감이 막중하네요.」


SSS히어로 - 지금 방송실로 달려가는 놈 하나 보이지?


「어? 히어로 형님 시력 진짜 좋으시네.」


SSS히어로 - 저 놈 죽이면 10골드 더 준다.


「와! 이래도 되는 건가요, 형님? 저 놈 하나 잡는 거 10초 컷이죠. 나중에 딴 말 하기 없습니다!」


여전히 레피에 의해 전달되고 있는 흑마법사의 방송.

그리고 실시간 채팅 상황.

아무래도 그들이 나를 타깃으로 삼은 것 같다.


[전방 100m. 소화기가 있어.]


“보여.”


[조심해, 지금 사방에 흩어져 있던 파리 떼가 공격 방향을 틀어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뭉치고 있어.]


전방에 있는 소화기는 9kg이상의 대형 소화기였다. 약 30초간 소화제를 분사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계획은, 방송실로 이동해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교내에 알릴 생각이었지만···”

[···그런데?]

“목표가 바뀌었어.”

[은호, 고작 9kg의 소화기로 파리 떼를 점멸시키는 건 불가능이라고.]


“혹, 불의 정령이 깨울 수 있을 지도 모르지.”


정령을 깨우고 성장시킬 수록 내 힘은 더 강해졌다.

LV.1따위에 무너질 생각이었으면, 원대한 계획은 꿈도 꾸지 않았겠지.


소화기에 닿기까지 1m 남은 상황.

뒤에서는 거대한 드론 소리가 들렸다.

독 파리의 밥이 되기 직전, 다행히 내 손에 소화기가 잡힌 것 같다.


노즐을 타깃에 조준한 뒤, 분사!


치이이이익!


하얀 분말이 파리 떼를 집어 삼키고 있었다.

우수수 떨어지고 있던 파리 떼는 가히 몇 마리인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약 30초가 지난 시점.

소화제가 바닥났다.


무거운 소화기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다시 방송실로 달렸다.


[대략 5만 마리를 죽이고 1포인트를 얻었어.]

“고작? 고작 1포인트라고?”

[LV.1이라고. 저 파리 떼를 아무리 상대해도, 바람의 정령의 성장은 미미할 거야.]


“스탯을 민첩에 배분해!”


[민첩 LV.11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수준으로, 독 파리의 추격을 달리기 만으로 돌파할 수 있어.]


“이대로 방송실까지 달린다!”


아직도 살아남은 수 많은 파리 떼가, 오로지 나 하나를 죽여보겠다고 덤볐다.

덕분에 교내는 잠시 동안 평화를 찾은 것 같았고, 이내 소방차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



「알려드립니다! 현재 교내에 있는 수 천 마리의 파리 떼를 제압하기 위해 필요한 건 소화기입니다. 파리 떼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면 녀석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죽을 겁니다!」

「소방대원 분들! 제가 한 말 참고해서 독 파리에 대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이크를 잡고 방송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쳤다. 이쯤 되면, 운동장에 있던 소방대원에게 내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다.

슬쩍 창문 밖을 보니, 소방대원들이 저마다 소화기를 들고 파리 떼와 씨름하고 있었다.


굳게 닫혀 있던 방송실 문 밖에, 여전히 수 많은 파리 떼가 척 달라 붙어있다.


파리 떼는 약 1cm정도의 크기였고, 형광 빛을 내고 있었다.

징그럽게도 생겼다.


[파리 떼가 소각되고 있어.]

“흑마법사의 방송은?”

[연결할 게.]


「아, 아니··· 이게 말이 돼? 독 파리의 약점을 저놈이 도대체 어떻게 알았지?」

「이거 분명 멸망각 잡은 건데··· 아니, 히어로 형님.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좀 더 기회를 주실 수 없습니까? 독 파리 말고 다른 녀석도 준비했는데요···.」


SSS히어로 - 아직도 모르겠냐? 퇴물법사야.


「무슨 말씀이세요? 히어로 형님.」


SSS히어로 - 저 놈, 사역마를 소유하고 있잖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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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말벌 24.09.13 25 1 12쪽
11 군대 개미 24.09.12 24 0 11쪽
10 컨셉은 회사원(2) 24.09.11 22 2 11쪽
9 컨셉은 회사원(1) 24.09.10 27 2 12쪽
8 악마의 개(2) 24.09.09 30 2 12쪽
7 악마의 개(1) 24.09.08 33 2 11쪽
» 독 파리 떼 24.09.07 32 2 12쪽
5 컨셉은 고등학생(3) 24.09.06 36 3 12쪽
4 컨셉은 고등학생(2) 24.09.05 44 3 12쪽
3 컨셉은 고등학생(1) 24.09.04 75 3 12쪽
2 사역마 24.09.04 106 3 11쪽
1 프롤로그 - 음지 방송 24.09.04 120 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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