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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엽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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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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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술사(1)

DUMMY

레기시안은 대대로 정령을 소유하고 있는 마법사 가문이었다.


정령술사.

다시 말해, 엘리멘탈리스트.


그들은 별도로 마법을 익히지 않아도 원소를 다루는 데 능숙했지만, 정령술사라는 이유로 쉽게 약체 취급을 받곤 했다.


그러나.

수 많은 정령술사의 가문 중 레기시안 만은 특별했다.


레기시안 가문은 정령이 소유한 미증유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마력을 빠르게 성장시켜 왔다.

그중에서도 '르네 레기시안'이라는 여자는, 한때 메그나핀에서 초월급 마법사로 불릴 만큼 엄청난 저력을 자랑했었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었지만, 르네 레기시안은 현재 사망한 상태였다.

그녀는 죽은 후 자신이 소유했던 모든 정령을 아들 제닌에게 귀속시켰고, 그로 인해 메그나핀에 새로운 괴물이 탄생하고 말았다.


시청자 중에서는 제닌이라는 마법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없는 듯했다.


딱 한 명.

‘SSS히어로’라는 닉네임을 가진 마법사를 제외하고 말이다.


제닌이 모든 힘을 빼앗기고 지구로 추방되면서 레기시안 가문은 멸망했다.

하지만.

아직도 레기시안 가문을 증오하고 있는 마법사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다.


‘이제부터, 제닌을 이용하는 거다.’


물론 인간 마법사가 제닌인지 아닌지 확실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



[말벌의 발생지는 강남구 세곡동에 위치한 폐쇄된 건설 현장이야.]


[후원금으로 인해, 누적 코인의 숫자는 10만.]


레피가 안내하는 방향으로 달렸다.

이미 강남구 일대는 말벌 떼의 피습으로 쑥대밭이 된 지 오래였다.

말벌을 피해 도망치지 못한 인간들은 거리의 시체가 되어 널브러져 있었다.


그야말로, 참혹한 현장이었다.


말벌을 퇴치하기 위해 군용기가 하늘에서 방역제를 살포했다. 거리 곳곳에 탱크가 이동하며 대대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도 펼쳐지고 있었다.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세요! 빨리요!


안전모를 쓴 군인이 소총을 들고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며 도망치라고 손짓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말벌이 군인을 덮쳤다.

방어 태세를 갖출 겨를조차 없었다.


잠시 후.

세곡동에 있는 폐쇄된 건설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높이 솟은 철근들이 무질서하게 하늘을 향해있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건물의 골조가 삐죽삐죽 들어나 있었고, 오래 방치되어 있던 탓에 여기저기 녹슨 흔적들이 보였다.


처음엔 별다른 특징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하늘을 올려다 보자, 구조물 맨 꼭대기에서 블랙홀과 같이 검은 구가 떠 있었다.

그곳에서, 수 십 마리의 말벌 떼가 멈추지 않고 나오고 있었다.


[차원의 문이야. 정확히 말하면, 말벌 집이 차원의 문 반대쪽에 있다는 거야. 말벌 집을 직접적으로 부술 수는 없지만, 차원의 문을 강제로 봉인하면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거야.]


“봉쇄 방법을 알려줘.”


[SSS급의 왕홀이 필요해. 왕홀은 메그나핀의 권력자가 사용하는 지팡이로, 차원의 문을 닫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세곡동 안에 무기 상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코인의 숫자.


시청자의 후원금으로 얻은 금액은 10만 코인.

단 10만 코인으로 왕홀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인가?


이윽고, 세곡천 근처에 도착했을 때였다.

말벌 떼의 급습으로 다리 곳곳이 붕괴되었고, 건물들은 무너져 하천으로 쓸려가 흙탕물로 뒤덮여 있었다.


그곳에 커다란 귀를 가지고 태연하게 서 있는 초록색 괴물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던전에나 있을법한 고블린이었다.


[F급의 고블린. 흑마법사가 파견한 상점의 주인이야. 전투 능력은 제로에 가까워.]


고블린에게 다가가자 그가 작은 키로 팔짱을 끼며 나를 올려다 보았다.


“구매할 물건은?”


그는 별다른 질문 없이 목적 만을 묻고 있었다.


“왕홀.”

“왕홀의 가격은 1천만 코인. 구입할 텐가?”

“이, 일천만 코인?”


1천만 코인이면 소지 금액의 100배에 달하는 숫자였다.


“인간의 돈으로 1천 만원은 안 돼?”


내 질문을 듣고, 고블린이 퍼런 납빛으로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리고 가소롭다는 듯 콧방귀를 끼었다.


“지금 장난해? 돈 없으면 꺼져.”

“자, 잠깐만!”


지금 당장 왕홀을 구매하는 건 어렵다.


[10만 코인 내에서 효율적으로 말벌을 상대할 수 있는 무기를 추천할 게.]


[D급 팬텀 9 (Phamtom nine). 냉기를 발산하여 적에게 데미지를 입히는데 적합한 머신 건으로, 가격은 10만 코인이야.]


차원의 문을 닫지 못하면 말벌 떼라도 상대해야 했다.


저 멀리서, 여전히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 시민들이 두려움에 떠는 소리가 들렸다.

수많은 헬기와 탱크가 도심을 습격하는 말벌 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말벌에게 현대 무기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팬텀 나인을 구매할 게.”

“팬텀 나인의 가격은 10만 코인.”


고블린이 내게 팬텀 나인을 건넸다.


팬텀 나인은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일반적인 권총 사이즈였다.

사이버 펑크 스타일의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으며, 총구는 마치 드라이 아이스처럼 냉기를 흘려 보내며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공중에서 말벌이 오고 있어.]


총구를 말벌의 눈알에 고정 시켰다.

그리고, 근접 거리에 들었을 때 지체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전투기 소리를 내던 녀석은 탄알 한 방에 온몸이 꽁꽁 얼어붙었고,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져 유리처럼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10만 코인짜리, 성능 죽이네···.”


이후, 차례대로 말벌을 격파시켰다.



*****



— 실시간 채팅

도레미 - 강남구 봉쇄령으로 서울 도심에 말벌 떼가 퍼지는 건 잠시 주춤

도레미 - 인간 마법사가 10만 코인으로 구매한 팬텀 나인을 통해, 빠르게 말벌의 숫자를 줄여 가고 있음

도레미 - 인간 마법사에게 어드벤티지로 상점을 제공해주었으면

도레미 - 반대로 시련을 주는 것도 맞지 않나요?


현 상황.

흑마법사의 약세라고도 볼 수 없었고, 인간 마법사의 우세라고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번에도 흑마법사가 밀릴 것이라 예상하는 듯 했다.


[대가 님이 흑마법사 님에게 100 골드를 선물하였습니다.]


대가 - 퇴물법사야

대가 - 후원 금액 빼돌리지 말고 인간 마법사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어라

대가 - 어렵지 않잖아?


새로운 시청자들의 비율이 늘수록, 인간 마법사의 후원 비율도 늘고 있었다.


프레첼 - 버그만 보내는 거 재미없는데

프레첼 - 이왕이면 자객을 보내세요

프레첼 - 저러다 인간 마법사의 힘이 계속 세지면 어떡해요?


[SSS히어로 님이 흑마법사 님에게 100 골드를 선물하였습니다.]


“히어로 형님도 인간 마법사의 편으로 돌아선 겁니까?”


이번엔 오랜만에 SSS히어로가 후원을 했다. 흑마법사는 반신반의하며 그에게 의도를 물었다.


SSS히어로 - 나를 차원의 문으로 보내 줄 수 있나?


“···예? 그, 그게 무슨···.”


SSS히어로 - 직접 인간 마법사와 싸워보고 싶어서.


“아, 하하하.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면 형님이 위험해 질 수도···.”


서포트샤이 - 히어로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는데!

서포트샤이 - 대결이 정말 기대됩니다!

팜무파탈 - 이제 시청자랑도 싸우냐 ㅋㅋㅋㅋ


“저는 그 어떤 경우라도 목숨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형님.”


SSS히어로 -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SSS히어로 - 날 보내기나 해



*****



[누적 3,251,000 C]


말벌 사냥을 지속하는 동안 코인의 숫자는 빠르게 올랐다.

그리고.


[포인트 10을 얻어서 새롭게 스탯을 분배할 수 있어.]


“체력에 분배해.”


포인트를 통해 차츰 전투력도 상승하고 있다.


[차원의 문에서 1분당 13마리의 말벌이 나오고 있어. 현재까지 강남구 도심에 깔린 말벌의 숫자는 1만 마리 정도야. 은호가 해치운 건 고작 100마리도 안 돼.]


[그런데, 은호. 갑자기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됐어.]


“이상한 움직임?”


[차원의 문을 통해, 또 다른 마법사가 지구로 침입한 것 같아.]


순식간에 벌어진 피습이었다.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날아든 수많은 단검에 옷이 찢기고 살점이 파헤쳐졌다. 다행히 치유 능력이 있던 덕분에 작은 상처들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다.


공격이 날아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백금발의 작은 소년이 서 있었다.

다소 앳된 얼굴에 창백한 피부.


그는 누구일까?


[옴 칸디닥스, 신장 165cm에 인간의 나이로 추정하면 15세에서 16세. 사령술사로 활약하고 있지만, 은신과 기습에도 능통해 마법 계열과 전사 계열의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는 하이브리드형 마법사야.]


[옴 칸디닥스의 스테이터스]

—체력 LV.19

—힘 LV.10

— 민첩 LV.31

— 방어력 LV.13

— 지능 LV.43

— 치유 LV.3


[옴은 직접 전투에 강하지 않지만, 그가 사용하는 스킬 중 애니메이트 데드(Animate Dead)는 죽은 자를 되살릴 수 있는 능력으로 특별한 유의가 필요해.]


“이거,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네요.”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어.]

[그는 흑마법사의 시청자인 것 같아.]


‘흑마법사의 시청자라고?’

‘이젠 시청자 참여 이벤트까지 벌이는 것인가?’


“혹시 정령과 마음의 대화라도 나누고 계신가요?”

“······.”


방어 자세를 갖췄다.

버그나 마물은 뚜렷한 약점이 존재했지만, 마법사와의 격투는 상황이 달랐다.


“정령을 통해 이미 제 이름을 들으셨겠지만, 저는 옴 칸디닥스라고 합니다. 사령술사이며, 당신을 지옥으로 이끌고자 찾아왔죠.”

“지옥은 너나 가.”


팬텀 나인의 초점을, 정확히 놈의 안면에 맞췄다. 그리고 사정을 봐주지 않고 연사 했다.


냉기가 분사되는 속도는 눈으로 쫓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그러나.

사령술사였던 옴은 마치 상황을 예견한 듯 죽은 시체들을 부활시켜 방어 진영을 구축했다. 맹공을 퍼붓는 것이 무색하게, 사령술사는 손끝 하나로 모든 공격을 가볍게 막아내고 있던 것이다.


“당신이 과거에 얼마나 대단한 마법사였는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과거의 영광일 뿐, 지금은 빈 깡통에 불과하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D급 팬텀 나인으로는 사령술사를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옴은 다른 능력치에 비해 힘이 현저히 낮아 정면 승부에 약점을 보였다.

이 틈을 노려야 한다.


오른손에 장검이 들려있었다.

소유한 무기를 봉인하거나 소환하는 건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거운 검이 시멘트 바닥을 긁으며 끌려갔고, 바닥이 검에 갈리는 소리는 소름 끼칠 정도로 날카로웠다.

빠른 속도로 단숨에 놈에게 도약했다.

예리한 칼날은 어느새 사령술사의 붉은 눈앞까지 다다랐다.


하지만—


일격을 가하던 검 끝은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사령술사가 눈앞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다.


“뭘 모르네. 당신은 아직 날 상대하기 이르다고요. 당신의 스탯을 봐요. 고작 LV.10을 넘겼을 뿐이잖아요?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 수준으로 뭘 어쩌겠다고.”

“······.”


뒤를 돌아보자, 사령술사가 태연하게 말하고 있었다.


섣불렀다.

사령술사의 민첩 레벨은 31이였다.


“하지만 안심해요. 당신을 죽일 생각으로 온 게 아니니까.”


그런데.

그가 이상한 말을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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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군대 개미 24.09.12 24 0 11쪽
10 컨셉은 회사원(2) 24.09.11 22 2 11쪽
9 컨셉은 회사원(1) 24.09.10 26 2 12쪽
8 악마의 개(2) 24.09.09 30 2 12쪽
7 악마의 개(1) 24.09.08 32 2 11쪽
6 독 파리 떼 24.09.07 31 2 12쪽
5 컨셉은 고등학생(3) 24.09.06 36 3 12쪽
4 컨셉은 고등학생(2) 24.09.05 44 3 12쪽
3 컨셉은 고등학생(1) 24.09.04 75 3 12쪽
2 사역마 24.09.04 106 3 11쪽
1 프롤로그 - 음지 방송 24.09.04 119 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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