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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4.08.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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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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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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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악마의 개(2)

DUMMY

놈의 양쪽 주둥이를 손으로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녀석에 비해 내 힘은 무척 달렸다.

버티는 건 고작 몇 초일까···.


유일하게 포박 당하지 않은 가운데 머리와 눈이 마주쳤다.

이빨을 들어내고 침을 질질 흘리며 붉은 눈을 번뜩이고 있는 사악한 괴수.

놈은 오로지 내 목숨을 노리며 사납게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자, 히어로 형님! 이번엔 백프로 미션에 성공할 것 같으니, 형님도 약속 지키셔야죠?」


SSS히어로 - 과연?


일촉즉발의 상황.

모두가 내 패배를 예상했고 심지어 나의 죽음에 돈을 걸고 있었다.


헌데, 이상했다.

내 몸이 마치 불에 타는 것처럼 오묘한 감각이 전신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말도 안 돼, 불의 정령이 봉인에서 깨어날 확률은 고작 3%였다고.]


레피조차 예상하지 못한 미래.

손 끝에서 타오르는 불꽃의 정체는, 바로 불의 정령이었다.


커다란 화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의 물체로 변해갔다.


[마도승천검, 마신의 힘이 깃든 검으로 악마를 멸하는 검이다······.]


이윽고.

완성된 검은 실체를 들어냈고, 아직은 불완전한 힘에 의해 구현되었지만 영롱한 빛을 띄우고 있었다.


악마의 개 케르베로스는 검이 뿜어내는 오라에 당황한 듯 뒤로 주춤 물러섰다. 사악한 괴수조차, 검에서 나는 빛을 통해 자신의 패배를 예상했던 것이다.


이미, 그 검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부드럽게 내질러 진 검은 깔끔하게 세 개의 모가지를 잘라내고 있었고, 케르베로스와의 격투는 단 시간에 끝이 나고 말았다.


[케르베로스가 사망하여 10포인트를 얻었어.]


사냥이 끝나 얻은 포인트는 각각 체력과 힘에 5씩 분배했다.


[도은호의 스테이터스]

—체력 LV.7

—힘 LV.6

— 민첩 LV.11

— 방어력 LV.1

— 지력 LV.999



*****



급한 대로 강남 오피스텔에 입주를 선택했다.

한 두 달만 거주할 목적이었으므로, 보증금 없이 월세를 2배 가량 더 지불하고 계약을 성사할 수 있었다.


연신 휴대폰을 통해 너튜브 뉴스를 뒤져보았지만, 오늘 관악구에서 일어났던 악마 개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뉴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떻게 된 거지? 이쯤 되면 난리가 나야 하는데···.”

-케르베로스가 사라지면서 존재가 지워 진 거야. 만약 그 개를 본 사람이 있다 해도, 외형이나 특정 상황을 기억해내진 못할 거고.


반면, 뉴스의 헤드라인을 채우고 있던 건 ‘관악구 살인 사건’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이었다.

살해 당한 인물이 모 정치가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짐과 동시에, 예남준의 과거 행적이 파헤쳐 지며 학교 폭력의 전말이 들어 나는 듯 했다.


예남준은 죽음은 오히려 국민들의 도파민을 자극하고 있었다.


— 댓글

@User-qi2bv3fq4d

예xx은 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총 5년이 넘는 시간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며?


@User-yt5bm0hj9l

죽어 마땅한 놈이 벌을 받았네


@User-op4la1bl3e

예남준 아버지가 서울 단체장 예도환이라지? 5년 동안 학폭 한 아들 감싸주던 이 놈도 전수 조사 해봐야 한다!


@User-rq6ja2po6t

존나통쾌하닼ㅋㅋㅋㅋㅋㅋ


댓글 더 보기 +)



“학교 폭력의 주범이란 사실에, 죽어서도 동정 받지 못하는 거 같네.”

-당연하지. 한국 사회에서 학교 폭력을 다루는 무게감은 상당하니까.

“그나저나, 흑마법사는 어쩌고 있어?”

-방송이 종료된 후로 계속 감감 무소식이야. 충격을 많이 받은 모양이지.


그 날.

나는 약 3%의 확률로 불의 정령을 봉인에서 깨울 수 있었다.

다만, 완전하지 않았기에 무기를 소환하는 건 내 마음처럼 자유롭지 않았다.


-불의 정령을 깨끗하게 다루지 못한다면, 앞으로 변수가 많아져. 하지만 방법은 있어.

“뭔데?”

-첫 번째, 영약을 먹는 것. 불의 정령을 온전하게 다룰 수 있는데 도움을 줄 거야.

“······지구에 영약 같은 게 있을 리가. 흑마법사가 나를 위해 메그나핀에서 지구까지 영약을 보내 줄 리도 없잖아.”

-인간의 재료로 만들기는 힘들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게다가, 인간 사이에 숨어 살고 있는 마법사가 한 둘쯤 있을 지도 모르고.

“그 한 둘 중에 영약사가 과연 있을까···.”

-두 번째로, 지금처럼 훈련을 지속하는 거야.

“가장 현실적이네.”


불완전한 정령을 다루는 건, 정령을 봉인에서 깨우는 것 만큼이나 어려웠다.

어디까지나 운에 의지해야 했기 때문에, 이왕이면 훈련을 통해 더 성장하는 게 좋겠지.


“내가 처음으로 소환했던 무기의 이름이, 마도승천검이라고 했나···.”

-SSS급의 마도승천검은 다른 괴수보다 악마를 다루는데 특화되어 있어. 케르베로스는 고작 LV.10뿐이 되지 않아 마도승천검을 절대 이길 수 없었던 거야.


겁을 먹은 개가 주춤 뒤로 물러섰었다.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어 케르베로스가 나를 피해 도망치려 하던 것이다.


“만약 불의 정령이 완전해 진다면, 앞으로도 계속 높은 등급의 무기를 소환할 수 있어?”

-아니, 그건 어려워. 원래라면 넌, D급 또는 C급 무기나 소환이 가능했겠지만···

“가능했겠지만?”

-전투 중에 각성을 한 모양이야. 영약을 먹지 않고도 각성이 가능한 건 고작 0.1% 확률이야. 만약, 인간 도은호가 아닌 마법사 제닌이었다면, 그 확률을 뚫고도 얼마든지 높은 등급의 무기를 자유자재로 소환했겠지만.


레피에게 종종 내 과거에 대해 듣고 있었다.

너무 강한 힘에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을 만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메그나핀의 지도자는 내 존재가 두고두고 위협이 될 거라 판단했었다.

최후에, 내 육체를 봉인하기 위해 수 많은 마법사들을 고용했고—


약 1억명이 넘는 이들이, 마법사 제닌의 손에서 죽어갔다고 한다.


자칫 행성이 파괴될 위험까지 갔지만, 제닌은 스스로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자멸하고 말았다.


-다행히 육체는 파괴되지 않았어. 이후로, 3백년 가까이 잠들어 있었을 거야. 힘을 빼앗는 데만 그 정도 시간이 걸렸던 거지. 이후로 메그나핀에 육체가 남겨진 채, 차원의 문을 넘어 빈껍데기가 된 제닌의 영혼만이 지구로 올 수 있었어. 그렇게 평범한 도은호가 탄생 된 거야.

“인간이 된 지 6개월 뿐이라더니, 정작 잠들어 있던 시간만 3백년인 거냐···.”


어쩐지.

방송을 하던 흑마법사도,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도 모두 ‘들은 적 있다’고만 했었다.


-흑마법사는 방송을 재기하고 다시 한 번 지구를 위협할 거야. 더 강력한 무기를 찾아오겠지.

“모두가 그를 퇴물법사라고 부르던데?”

-아직 흑마법사의 정체가 누구인지 파악되진 않았어. 하지만···

“···?”

-메그나핀 내에서 권력을 가진 자만 차원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는 과거에 높은 권력을 가졌던 마법사라 추측이 가능해.



*****



「지구에서 좌표 찍고, 걸리는 나라 멸망시킵니다.」

닉네임: 메그나핀 흑마법사

시청자수: 8명


— 실시간 채팅

보글보글소환사 - 건너 건너 소문 듣고 찾아왔음

보글보글소환사 - 여기가 지구 멸망 시키는 퇴물법사 방송 맞음?

팜므파탈 - ㅋㅋㅋ퇴물법사 저번에 인간한테 호되게 당함

보글보글소환사 - 그거 진짜임?

기모으는마법사 - 인간이 마도승천검을 소환했어요

보글보글소환사 - 오 대박


흑마법사는 방송을 완전히 망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시청자 수가 늘고 있었다.


“저 컨텐츠 아직 많습니다. 고작 100만분의 1도 보여드리지 않았다고요”


「SSS히어로 님이 흑마법사 님에게 10골드를 선물하였습니다.」


“형님, 감사합니다! 저번에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꼭 성공하겠습니다.”


SSS히어로 - 계속 해봐

생생 - 저번 방송을 못 봤는데요, 누가 설명해 주실 분?

지금이순간 - 좌표 찍힌 곳이 면적이 작아 보이는데, 3일 컷 아녔음??


“오해 하지 마세요.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워밍업 단계입니다, 워. 밍. 업. 높은 레벨의 마물을 소환하는 데 좀 시간이 걸려서요. 아예 메그나핀 내에 있는 던전과 지구를 연결 시킬 계획인데, 그것도 기대 해주세요.”


지금이순간 - ㅅㅂ ㅋㅋㅋ 그냥 능력이 안 되는 거지 무슨 변명이 이리도 많아

서포트샤이 - 재밌을 것 같아요!


“다음으로 차원의 문이 생성될 위치가 정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신사역 쪽에 있는 IT회삽니다. 수 십 마리의 버그를 유포한 뒤에 강남구 일대를 빠른 시간 내에 점거할 예정입니다. 이번엔 반드시 성공합니다.”


생생 - 언제 되는데요?


“6월. 6월 안에, 반드시 한국을 멸망시킬 겁니다.”


*****



몸에 딱 달라붙는 셔츠에 느슨한 슬렉스. 그리고 어딘가 찐따 같아 보이는 안경.

오늘은 첫 출근 날이었다.


“내가 직장인이 되었다니···.”


[흑마법사가 어떤 버그를 유포할 지 예측하기 어려워. 방송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해야 하지만 따로 언급이 없었으니, 직접 회사에 잠복하는 수 밖에.]


회사원이라는 직함은 제법 내 나이에 어울렸다.

하지만, IT회사라니?


나는 IT에 ‘I’자도 모르는 사람이다.


면접은 레피가 제공해 준 모범답안을 통해 합격할 수 있었다.

200명 정도 재직 중인 중소기업이라고 하니, 긴장감과 책임감이 생기는 건 사실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자, 통유리로 된 사무실 하나가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문을 열고 들어가 소심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9시까지 약 5분 정도 남았지만, 모두가 자리에 앉아있었다.

눈치를 보고 있자, 정갈한 복장의 여자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입사하신 디자인팀 인턴 맞으시죠?”

“아, 네.”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김도희라고 해요. 자리를 안내해드릴 게요.”


상냥하고 친절한 말투의 도희씨 덕분에 나는 곧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디자인팀 자리는 가림막 하나 없이 책상이 옹기종기 붙어있었다.

내 자리는 사람들이 지나다는 복도 방향이었고, 자리에는 덩그러니 모니터 한대가 놓여있었다.


“디자인 팀이긴 한데, 데이터 코드 정리해 줄 사람이 필요해서 도은호씨를 고용한 거고요. 3개월 인턴 후 정규직 전환인 것도 들으셨죠?”

“네, 들었습니다.”

“데이터 코드 입력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요, 어··· 그런데···.”


도희씨가 특정 자리로 눈을 돌리더니 매우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희씨의 시선을 따라가자, 딴 짓을 하고 있던 중년의 남자가 눈에 띄었다.


‘면접에서 봤던 남자다.’


[한부용, 나이는 44살. 직급은 과장급 책임으로 신장 175cm에, 정확히 말하면 은호의 사수 되실 분이야.]


[의진 IT에서는 다양한 외주를 하고 있는데, 은호 네가 앞으로 할 일은 가구의 DB코드를 입력하는 거야. 그리고 저쪽에 앉아있는 한부용이라는 남자가 너에게 코드 입력 방법을 알려 줄 거고.]


“책임님께서 바쁘신 것 같아요. 가서 어떤 업무를 시작하면 좋을 지 먼저 물어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친절한 도희씨의 설명이 끝나고, 나는 한부용 책임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입사한 도은호라고 합니다.”

“······.”

“그··· 책임님께 업무 지시를 받으려고 왔는데요.”

“···어, 일단 자리에 앉아 있어.”

“······아, 네.”


[자리에 앉아있으라 해놓고 까먹을 확률은 97%. 아무래도 누군가와 사내 메신저를 즐기고 있나 본데.]


‘메신저를 하면 하는 거지, 즐긴다는 건 또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연애를 하고 있다는 말이지.]


연애라고? 잠깐만···

방금 전에 마흔 네살이라고 하지 않았던 가?

하긴, 요즘은 워낙에 결혼이 늦기도 하고 비혼으로 살기도 하니 별 이상할 건 없었다.


[아니, 확신의 유부남.]


“······.”


이거, 아무래도 회사 생활이 만만치 않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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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사령술사(2) 24.09.15 19 1 11쪽
13 사령술사(1) 24.09.14 17 1 12쪽
12 말벌 24.09.13 24 1 12쪽
11 군대 개미 24.09.12 23 0 11쪽
10 컨셉은 회사원(2) 24.09.11 22 2 11쪽
9 컨셉은 회사원(1) 24.09.10 26 2 12쪽
» 악마의 개(2) 24.09.09 30 2 12쪽
7 악마의 개(1) 24.09.08 32 2 11쪽
6 독 파리 떼 24.09.07 31 2 12쪽
5 컨셉은 고등학생(3) 24.09.06 36 3 12쪽
4 컨셉은 고등학생(2) 24.09.05 44 3 12쪽
3 컨셉은 고등학생(1) 24.09.04 75 3 12쪽
2 사역마 24.09.04 106 3 11쪽
1 프롤로그 - 음지 방송 24.09.04 119 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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