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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엽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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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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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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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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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술사(2)

DUMMY

사령술사와의 대치가 길어질수록 상황은 점점 더 극한으로 치닫고 있었다.


“원하는 게 뭐야.”

“와, 확실히 말이 통하는 분이라서 다행이네요. 차원의 문을 닫을 수 있는 왕홀의 가격은 1천만 코인. 제가 그 1천만 코인을 당신에게 후원하겠습니다.”

“······.”

“대신, 나에게 바람의 정령을 귀속 시켜주세요. 그게 제가 원하는 거래 조건이에요”


사령술사의 거래 내용을 듣고 나서야, 그가 왜 당장 나를 죽이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꽤 오래전부터 내가 가진 바람의 정령을 탐냈을 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차원의 문을 닫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멸망할 겁니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전세계는 파멸에 가까운 수준으로 몰락하겠죠. 1천만 코인, 즉 10만 골드는 메그나핀 내에서도 거금이에요.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코인을 모으는 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거란 말입니다. 아니, 그 전에 지구는 이미 멸망했을 지도 모르지.”


당장 현명한 선택이 필요했다.

만약 레피를 사령술사에게 귀속 시킬 경우, 나는 더 이상 바람의 정령을 소유할 수 없게 된다.

봉인에서 깨어난 나머지 3개의 정령만으로도 전투를 지속할 순 있겠지만···.


[사령술사에게 말해, 그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뭐? 하지만···.’


[LV.8의 말벌은 LV.1의 독파리와 차원이 다른 수준이야. 이대로 지구가 멸망하게 둔다면 은호, 네가 훈련을 통해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질 거야.]


[당장 왕홀을 얻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야. 설령, 나를 잃는다 해도···.]


레피가 본 미래가 어떤 암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당장은 왕홀이 필요했다.


“좋아, 그 조건을 받아들일 게.”

“와아··· 그 말, 진심이에요?!”


비릿한 웃음만 짓고 있던 창백한 납빛에서 화색이 돌고 있었다.

사령술사가 진심으로 기뻐하던 것이다.


“그럼, 즉각 귀속 계약을 시작해요.”

“잠깐, 순서는 지켜야지. 귀속 계약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1천만 코인부터 후원해.”



*****



— 실시간 채팅

팜므파탈 - 진짜 귀속 계약을 할 생각?

팜므파탈 - 미쳤다

생생 - 당장 왕홀을 얻을 수 있다 해도 시간 지나면 인간 마법사가 더 불리해 질 거 같은데

서포트샤이 - 방송이 진짜 재밌어 지네요!

기모으는마법사 - SSS히어로님이 잼민이었다니 믿을 수 없어···


절체절명에 놓인 인간 마법사가 갑자기 등장한 사령술사와 모종의 거래를 시작했다.

그 장면은 고스란히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며 흥미를 더해갔다.


흑마법사의 입장에서도 나쁜 연출은 아니었다.


흑마법사는 시청자들의 의견에 따라, 직접적으로 인간 마법사에게 코인을 후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도레미 - 단지 나의 가설일 뿐이지만

도레미 - 인간 마법사가 소유한 바람의 정령은 일반적인 차원을 넘어선 지능을 보유함

도레미 - 그래서 저 거래를 쉽게 믿어선 안 된다고 생각함


SSS히어로.

그의 정체는 사령술사였다.

고작 중등부 아카데미나 다닐 정도로 어린 놈이었는데, 금수저 집안인지 10만 골드를 아무렇지도 않게 후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처음엔 후원자 한 명이 방송을 이탈한단 생각에 아쉬웠지만, 그의 등장과 함께 채팅은 더욱 불타고 있었다.


누가 더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인가.

또한—


청정지역 - 설마 귀속 계약 이후에 바로 배신 때리는 거 아니겠지?

청정지역 - 사령술사를 믿을 수가 없음


누가 뒤통수를 치는 데 성공할 것인가?


“후우··· 방송이 고조될 수록 긴장감이 더해 지네요. 우선, 저도 두 사람의 대치 상황이 재밌기 때문에 다른 계획은 보류하겠습니다.”


프레젤 -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프레젤 - 인간 마법사가 나대지 못하도록

대가 - 너나 나대지 마

프레젤 - ㅗㅗ 너 인간 마법사냐? 방송 보고 있다 더니

대가 - 인간 마법산데 후원하냐?

대가 - 자급자족도 아니고 ㅄ

프레젤 - ㅗㅗㅗㅗ



*****



[익명의 시청자가 10,000,000 코인을 선물하였습니다.]


[누적 13,251,000 C ]


사령술사의 후원으로 인해, 순식간에 1천만 코인이 모일 수 있었다. 이제 상점을 통해 왕홀을 구매할 수 있던 것이다.


“설마, 원하는 액수를 받아놓고 약속을 어기진 않겠죠? 내게 1천만 코인은 별 거 아니지만, 당신에게 죽음은 별 거 겠죠.”

“말이 많네. 얼른 귀속 계약이나 시작해.”


사령술사가 재밌다는 듯 씨익 웃었다.

상대방에게 귀속 계약 체결의 거부 의사만 없다면, 주문은 더욱 수월하게 작용될 것이다.


사령술사가 존재하지 않는 망토를 펼치는 척 주문을 읊조리자, 몸 전체에 칠흑 같은 검은 망토가 진짜로 나타났다.

망토에서 어두운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사령술사는 귀속 계약의 주문을 외웠다.


“Vocatus Ventorum, Ad Me Pertinete! (보쿠투스 벤토룸, 아드 메 페르티네테!)


망토를 통해 빛이 흘러나와 환영들이 만들어 졌다.

사령술사가 만들어 낸 영혼은, 내가 소유하고 있던 바람의 정령이 사령술사에게 귀속되도록 돕고 있었다.


짧은 의식이 끝났을 때, 더 이상 레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푸핫! 이거 진짜 신나는 데요?”

“······.”

“아, 지금은 기쁜 순간이니까 당신을 방해하지 않을 게요. 하지만 명심하세요. 차원의 문을 닫아도, 이 세계에는 제가 있다는 것을요.”


그 말을 끝으로, 사령술사가 망토를 휘날리며 자취를 감췄다.



*****



[누적 251,000 C ]


고블린을 통해 왕홀을 구매하는 데 성공했다. 왕홀의 생김새는 꼭 태양을 연상케 했다.

폐쇄된 건물을 다시 찾았을 때, 을씨년스러운 골조만 들어내고 있는 칙칙한 외형이 보였다.

따로 계단이 없어 정상적인 방법으로 올라갈 수는 없었다.


[엑스술토도 같이 구매했어?]


‘물론.’


그러자, 레피가 기다렸다는 듯 등장했다.


[그나저나, 사령술사가 지금쯤 눈치챘으려나.]


‘알게 뭐야.’


사실, 사령술사와의 계약을 통해 레피의 일부가 귀속된 것은 맞았다.


하지만.

사령술사가 모르는 함정이 하나 있었다.

레피는 초월 등급의 정령이어서 자아가 매우 뚜렷했다. 즉, 마스터가 귀속 계약을 진행하더라도, 정령의 의지에 따라 일부만 귀속되도록 조절할 수 있었다.


고로, 사령술사가 증여 받은 레피의 일부는 LV.1수준이었다.

어쨌든 속인 건 아니다.

약속대로 정령을 주긴 했니까.


레피가 잃은 일부분의 레벨은 금방 회복되었고, 결론적으로 내가 잃은 건 없었다.


[엑스술토를 이용하면 높은 곳까지 손쉽게 점프할 수 있어. 다만, 비행 능력과 다르게 반드시 착지를 해야 한다는 점이 존재해. 중심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


‘물론이지.’


엑스술토의 가격은 3백만 코인이었다.

후원금이 제법 쌓인 덕분에 차원의 문을 닫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중심을 잡고 힘차게 점프해 날아 올랐다.

부실한 철골에 발이 닳을 때마다 몸이 흔들거렸지만, 떨어지지 않도록 다음 스텝을 밟은 끝에 빠르게 고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왕홀의 머리 끝을 힘껏 꽂아!!!]


왕홀이 검은 구와 맞닿자 동시에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알 수 없는 공기파가 몸을 통과하며 거센 바람이 이르더니, 이내 거칠게 반항하던 차원의 문이 조금씩 좁아지고 있었다.


중간에 나오던 말벌 한 마리가 몸이 끼어 버둥거렸다. 녀석은 살기 위해 발악하다, 이내 두 동강이 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형태가 희미해지던 차원의 문은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주변이 고요해지자, 연이어 폭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차원의 문이 닫히면서 원천이 끊겼어. 힘을 잃은 말벌 떼는 곧 인간의 무기로도 쉽게 정리 될 거야.]


그 말대로.

하늘을 비행하던 수십 만 말벌 떼가 빠르게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



「강남구 일대를 두려움에 빠뜨렸던 괴물 말벌 떼가 오늘 아침까지 정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에 따라 강남구 봉쇄가 해제되었고, 군용기와 탱크의 철수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소방 당국은 뒷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아침을 알리는 뉴스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웠다. 차원의 문을 닫는데 성공하며 말벌이 제압된 것이다.


「이번 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 수는 명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약 100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재난 상황에 엄중히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협회를 설립하고 헌터를 모집할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헌터라?”


[괴물을 사냥하거나 재난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위험을 제거하는 전문적인 직업을 뜻해.]


[헌터는 등급에 따라 일정한 보수를 지급 받고, 각종 장비나 지원 인력도 함께 제공 받을 수 있어.]


“어차피 괴물을 상대할 거면, 헌터 조직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흑마법사가 이 사실을 알면 헌터 조직이 설립 되는데 적극적인 훼방을 놓을 거야.]



*****



「지구에서 좌표 찍고, 걸리는 나라 멸망시킵니다.」

닉네임: 메그나핀 흑마법사

시청자수: 18명


— 실시간 채팅

도레미 - 한국에서 헌터를 모집한다는 소식 입수

도레미 - 전국적으로 협회가 설립되어 버그와 괴물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


말벌을 공급하던 차원의 문이 닫혔다.

차원의 문을 통해 대한민국으로 향했던 SSS히어로, 다시 말해 사령술사는 인간 마법사에게 1천만 코인까지 후원했다.


인간 마법사는 코인을 사용해 차원의 문을 닫는 데 성공했고, 그의 활약이 늘어날수록 방송은 더욱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나쁘지 만은 않다.’


흑마법사가 원하던 흐름은 아니었다.

하지만.

잠깐 동안, 이대로 인간 마법사의 활약에 끌려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후원자가 더 많아질 수만 있다면···.’


나약한 인간이 드라마틱 한 성공 장면을 연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보장해 주고 있다.

다만, 언젠가 이 드라마도 지루해지겠지.


팜므파탈 - 인간이 적극적인 대응을 시작하면

팜므파탈 - 퇴물법사 개 쫄리겠는데? ㅋㅋㅋㅋ

Earth - 재밌는 아이디어가 생각남

Earth - 미션을 투표로 결정하는 건 어떰?


‘미션을 투표를 결정 한다?’


방송을 보던 시청자 한 명이 꽤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만 미션을 제시하려면 흑마법사에게 골드를 후원해야 한다.

만약 다수의 후원자가 없다면 유일하게 골드를 후원한 시청자의 의견을 따라야 할 것이다.


서포트샤이 - 재밌을 거 같아요!

서포트샤이 - 인간 마법사가 미션에 성공하면 코인을 보상하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보글보글소환사 - 재밌는 아이디어 있음?


‘재밌는 아이디어라··· 뭐가 있을까?’


싸이코 - 마물 VS 헌터 이런 구도도 재밌을 듯

싸이코 - 인간들이 얼마나 강한지 궁금하기도 하고

싸이코 - 헌터들이 몰살 당하는 장면도 재밌을 듯


[싸이코 님이 흑마법사 님에게 15 골드를 선물하였습니다.]


그리고, 유일한 후원자가 나타난 것 같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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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헌터(1) 24.09.16 16 0 12쪽
» 사령술사(2) 24.09.15 20 1 11쪽
13 사령술사(1) 24.09.14 18 1 12쪽
12 말벌 24.09.13 25 1 12쪽
11 군대 개미 24.09.12 24 0 11쪽
10 컨셉은 회사원(2) 24.09.11 22 2 11쪽
9 컨셉은 회사원(1) 24.09.10 26 2 12쪽
8 악마의 개(2) 24.09.09 30 2 12쪽
7 악마의 개(1) 24.09.08 32 2 11쪽
6 독 파리 떼 24.09.07 31 2 12쪽
5 컨셉은 고등학생(3) 24.09.06 36 3 12쪽
4 컨셉은 고등학생(2) 24.09.05 44 3 12쪽
3 컨셉은 고등학생(1) 24.09.04 75 3 12쪽
2 사역마 24.09.04 106 3 11쪽
1 프롤로그 - 음지 방송 24.09.04 119 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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