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력999로 편법쓰는 마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4.08.29 17:36
최근연재일 :
2024.09.19 19:2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724
추천수 :
34
글자수 :
89,615

작성
24.09.16 19:10
조회
19
추천
1
글자
12쪽

헌터(1)

DUMMY

흑마법사의 방송이 연결되었다.


「안녕하십니까, 형님들! 형님들 덕분에 방송이 나날이 재밌어 지는 것 같습니다.」

「히어로 형님이 떠나면서 미션을 주는 후원자가 없어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 드디어 새로운 미션 후원자가 등장했습니다.」


그는 이제, 인간 마법사 도은호가 방송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평소처럼 진행을 이어 갈 뿐이다.

일부러 그에게 미션을 던지기 위해서 말이다.


「닉네임 싸이코님이 주신 미션은, 바로 마물 대 헌터의 대 격돌!」


“헌터 조직과 마물의 대결? 이제 막 협회가 생기고 조직을 갖춰 가는 그 풋내기 조직을?”


[그저 재미 만을 위해서 방송을 하고 있는 거야, 흑마법사는.]


레피의 말대로, 흑마법사에게 인간의 목숨 따위는 그저 파리 목숨에 불과했다.


「그럼, 오늘도 제 방송을 시청해주고 계신 인간 마법사에게 알려드립니다.」


흑마법사는 직접적으로 도은호를 지목했다.


「이번에 개방되는 차원의 문은 이전보다 단계가 높아졌습니다. 또한 마물의 레벨도요. 마물의 레벨은 최소 11이상입니다. 고로, F급 차원의 문을 닫을 수 있는 천만 코인짜리 왕홀은 앞으로 무용지물이라는 소리.」


어렵게 얻은 왕홀인데 고작 일회용이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인간 마법사. 한창 방송이 달궈지고 있는 중이니 지구 멸망 계획은 잠시 미뤄두도록 하죠.」

「대신, 인간 마법사가 미션에 실패할 경우—」


「더 이상 지구를 살릴 방법이 없어질 겁니다.」

「자, 그래서 말인데.」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진행되는 이번 미션에서, 최대 100명의 헌터가 죽게 되면 미션 실패가 됩니다.」

「제 데이터 수집은 오차 범위가 없이 정확하니, 헌터가 아닌 민간인은 집계에 포함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100명은 총 단계의 누적된 수치를 의미하는 것이겠죠?」


「단계별로 어떤 마물이 등장할 지는 비공개입니다. 마물을 처리하면, 그 즉시 인간 마법사에게 보상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보상도 단계별 차등지급입니다.」


「그럼, 다시 뵙도록 하죠.」


「흑마법사님의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흑마법사는 미션을 통보하고 그대로 방송을 종료했다.



*****



「헌터 협회 - 헌터를 모집합니다」


서울은 용산구를 중심으로 헌터 협회가 개설되었고, 길 한복판에 헌터 모집 현수막이 세워져 있었다.

그곳에는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헌터 지원서를 받아가고 있었다.


“뭐야,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네.”


[조사에 따르면, 헌터가 되는 것 만으로 높은 임금을 제공한다고 해. 최소 연봉이 고위 공직자 수준이며 그 외,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인센티브와 각종 복지를 위한 상여금. 밥 세 끼 무료 제공 등등 다양한 혜택을 제시하고 있어.]


편돌이 시절의 과거였으면 혹했을 법한 조건이었다. 지금은 비록, 흑마법사의 미션에 응하기 위한 움직임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줄을 서자 곧 내 차례가 왔다.

더운 여름인데도 검은 양복을 입고 있던 남자가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더니 기본 인적 사항을 물었다.


-이름과 나이 그리고 신장을 알려 주세요.

“이름은 도은호고 나이는 25살. 신장은 181cm입니다.”

-특별히 무기를 다뤄본 적이 있어요?

“어··· 있긴 합니다만.”

-혹시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계신가요?


‘특별한 능력?’

‘혹, 초능력이라도 요구하는 것인가?’


“비상한 지능을 가지고 있긴 한데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지력만 999였으니까 말이다.


-예, 좋긴 한데요··· 저희는 뭐 서울대생을 뽑는 게 아니라서요. 헌터를 모집하는 만큼 강도 높은 체력 테스트와 전투 기술 평가 그리고 특별한 능력 테스트 등등 여러가지가 진행돼요. 일단 여기 서류를 작성 해주시면 돼요.


그가 내게 지원서 한 장을 건넸다.


지원서 제일 윗 칸에는 커다란 글씨로 ‘전투 중 발생하는 사망에 대해서는 협회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게다가, 사망 보험금 지급 내용, 헌터가 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복지는 어떤 것이 있는지, 급여는 얼마나 받는지 등등 아주 면밀하고 상세하게 써져 있었다.


-헌터는 위험한 책무라서 지원에 신중하셔야 돼요. 이번 말벌 사태 보셨겠지만,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업무입니다.

“네, 조언 감사합니다.”


지원서를 받아 들고 근처에 있던 벤치에 앉았다.

내 앞에는 한눈에 봐도 근육이 우락부락한 형님이 앉아서 태연하게 지원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봐, 형씨.”


근육 형님이 눈을 부라리며 볼썽사나운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그거 알아? 여기 헌터 지원하는 사람들 중에 초능력자들도 있다 던데.”

“···마법사요?”

“뭐? 마법사? 푸, 푸하하하하—!”


고작 마법사라는 단어 한 마디에 자지러지게 웃는 근육 형님.

이유는 알 수는 없다.


“세상에 마법사 따위가 어딨어?”

“초능력자라는 건 뭐죠?”

“말 그대로 초능력자. 평범한 인간이 가질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자들 말이야. 이번에 협회에서 특별한 능력자들을 S급 조직으로 모아 두었다더군. 이미 그들에게는 부와 명예가 보장되어 있는 거나 다름없지.”


인간들 사이에 마법사라는 단어는 낯설었지만, 초능력자는 입장이 다른 것 같았다.


[초능력자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지칭해. 겉보기에는 마법사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둘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



*****



이튿날.


서류 합격 연락을 받고 다시 용산을 찾았을 때였다.

약 300평이 넘는 거대한 체육관 안이 어느새 훈련장으로 바뀌어 있었고, 그 안에서는 각종 테스트가 시작되고 있었다.


-354번 도은호님.

“네.”

-체력 테스트가 시작되니 이쪽으로 오세요.”

“알겠습니다.”


제일 먼저 야외에서 체력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는 지구력과 근력을 확인하기 위한 달리기,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 그리고 민첩함을 테스트 하기 위해 목표물을 빠르게 피하기와 같은 시험 등이 진행되었다.


예전에 비하면 상승된 스테이터스 덕분에 체력 테스트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100m에 7.13초!

-우와아아아!


주변에서 지켜보던 지원자들이 내 실력을 보고 놀란 듯 입이 떡 벌어졌다.

칭찬을 받으니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다.


-목표물 피하기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 입니다.

-우와아아!


빠른 민첩함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스테이터스가 LV.10이상 이면 그때부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보면 된다.


‘이 정도면 나도 초능력자라고 해도 되겠는데?’


[자만하지 마, 은호.]


주목을 받는 기분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계속해서 다음 테스트에 참여했다.


이후에도,

특별한 능력 보유 테스트,

전략 및 문제 해결 능력 테스트,

심리적 평가 테스트,

팀워크 및 협동심 테스트,

지식 평가 테스트까지.


꼬박 하루 동안 테스트가 이루어졌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에 언제 다시 괴물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빠르게 헌터를 소집하려는 협회의 움직임 같았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결과지는 문 앞에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서 이름과 휴대폰 뒷자리를 입력하면 바로 확인이 가능하세요.


이후, 등급을 확인하기 위해 훈련장을 나왔을 때였다. 이미, 키오스크 앞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사람이 수백 명인데 키오스크가 고작 2대라니···.’


급하게 마련된 테스트 장소였기에 열악한 환경은 어쩔 수 없었다.

약 30분이 지나 내 차례가 왔고, 나는 당연히 A 이상이 나왔을 거라 생각하며 당당히 결과지를 확인했다.


그런데.


「도은호님의 테스트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Grade(등급): D」


“···네?”


잠깐 내 눈이 어딘가 잘못됐나?

최소 A라고 생각했는데, 왜 고작 D밖에 안 나온 거지?


「도은호님의 최종 점수는 하위 28%에 해당됩니다.」


“말도 안 돼···분명 한계를 뛰어넘는 달리기 기록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공격을 피하는 민첩함에 표적 맞추기도 퍼펙트! 초능력 못지 않는 갓벽함이었는데!”


[은호의 점수가 가장 낮게 책정된 부분은 팀워크 및 협동심 테스트, 지식 평가, 그리고 최종 면접이야.]


[F급 이상이면 헌터 자격을 얻게 되니, 너무 상심하진 마.]


테스트를 보기 직전에 레피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내가 얼마나 성장 했는지 알고 싶어.’


그래서 테스트를 보는 순간 만이라도 간섭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는 매우 참혹했지만.


‘그나마 실격 처리가 아니라서 다행인가···.’


“형씨, 붙었어?”

“아.”


지원서를 쓸 때 벤치에서 만났던 근육 형님이었다. 그는 웃는 낯으로 내게 자신의 결과지를 보여주었다.


“뭐야, 형씨. 엄청 약골이었네. 그 정도 수준이면 용케 괴물 앞에 선다 해도 오줌 지리겠네.”


「호수정님의 테스트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Grade(등급): C」


외모와 어울리지 않은 아름다운 이름 뒤에, 그의 등급은 나 못지 않게 형편없었다.


“협회 권고에 따르면, D 이하는 현장에 나가 직접 전투를 하지 말라네. 뭐, 얼마 안 가 알아서들 떨어져 나가겠지만. 형씨, 그 정도 등급이면 그냥 목숨 더 아껴. 괜히 아까운 청춘 버리지 말고.”


근육 형님, 아니··· 호수정씨가 나를 위한 조언인지 악담인지 모를 말을 남기고 유유히 자리를 떠나고 있었다.



*****



「D급 헌터의 활동 장소를 공지해드립니다.」

— 위치: 마포구 상암동, 헌터 훈련장 건물

— 시간: 오후 2시까지

— 목적: 헌터 등록

오후 3시까지 헌터 등록을 하지 않으시면 자동으로 실격 처리 됩니다.


문자를 받은 건 그 날 아침이었고, 훈련장을 찾은 건 정확히 오후 1시 30분이었다.

상암동에 위치해 있는 다소 협소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겨우 구색만 갖춘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30분이나 남았다지만, 도착한 사람은 나 외에 딱 한 명밖에 없었다.


“반갑습니다.”


햇빛 한 번 안 본 것 같은 희멀건 피부.

정리되지 않아 헝클어진 머리.

두꺼운 뿔테 안경에 가는 팔다리까지···.


“제 이름은 마현우라고 합니다.”


짙은 다크서클을 가진 마현우씨가 내게 다가와 악수를 건넸다.


[마현우의 스테이터스]

—체력 LV.2

—힘 LV.3

— 민첩 LV.2

— 방어력 LV.1

— 지능 LV.40


이후, 마현우의 스테이터스는 내 눈을 의심케 했다.


‘이거, 진짜야?’

‘내가 이런 놈과 같은 급이라고?’


[마현우의 별칭, 너드남. 그는 공대를 휴학 중이고 헌터 모집에서 하위 48%의 수준으로 겨우 D급 커트라인에 들었어.]


‘도대체 어떻게?!’


[그에겐 뛰어난 무기가 하나 있는데, 바로 뭐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손재주야.]


‘뭐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전투력이 있는지 의심은 들었지만, 만능 발명가라는 특성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반갑습니다. 저는 도은호라고 합니다.”

“아, 은호씨. 이렇게 오셔서 다행이에요. 흘려들은 소식인데, 자격 심사에서 D급 이하를 받은 사람들이 많이들 헌터 자격을 포기했다고 들었거든요.”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오늘 모이게 되는 총 인원은 3명.

나를 포함하면 D그룹의 전체 인원은, 꼴랑 4명이 되는 셈이다.


“안녕하세요.”


그 때, 새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몸을 돌리자, 입구에는 놀랍게도 매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력999로 편법쓰는 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헌터(4) NEW 4시간 전 4 0 11쪽
17 헌터(3) 24.09.18 10 1 12쪽
16 헌터(2) 24.09.17 15 1 12쪽
» 헌터(1) 24.09.16 20 1 12쪽
14 사령술사(2) 24.09.15 23 2 11쪽
13 사령술사(1) 24.09.14 23 2 12쪽
12 말벌 24.09.13 29 2 12쪽
11 군대 개미 24.09.12 28 1 11쪽
10 컨셉은 회사원(2) 24.09.11 25 2 11쪽
9 컨셉은 회사원(1) 24.09.10 31 2 12쪽
8 악마의 개(2) 24.09.09 34 2 12쪽
7 악마의 개(1) 24.09.08 36 2 11쪽
6 독 파리 떼 24.09.07 35 2 12쪽
5 컨셉은 고등학생(3) 24.09.06 41 3 12쪽
4 컨셉은 고등학생(2) 24.09.05 49 3 12쪽
3 컨셉은 고등학생(1) 24.09.04 82 3 12쪽
2 사역마 24.09.04 113 3 11쪽
1 프롤로그 - 음지 방송 24.09.04 127 2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