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외부 탐사의 첫걸음
이도현은 아카데미 강의실에 앉아 있었다. 오늘은 외부 탐사와 관련된 생존기술을 배우는 첫 번째 이론 수업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강의실은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고, 모두가 기대와 긴장감이 뒤섞인 표정으로 교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현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가득했다. 이번이 네 번째 반복되는 시간이었다. 그는 이미 이 수업을 세 번이나 들었고, 그때마다 무언가를 놓치거나 잘못 대처해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다르게 해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장교수가 강의실로 들어왔다. 장교수는 외부 환경 전문가로, 헤이븐의 생존을 위해 외부 탐사에서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수해 왔다. 그는 학생들의 시선을 한 번에 끌며 강단으로 올라갔다.
"자, 여러분. 오늘부터 외부 탐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수업을 진행할 겁니다." 장교수가 힘차게 말했다. "헤이븐 외부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극한의 환경이죠.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도현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다시 한 번 집중했다. 그는 과거 회차에서 수업 중에 놓쳤던 정보들을 기억하며, 이번에는 작은 단서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교수는 손짓으로 강의실 스크린을 켰다. 스크린에는 헤이븐 외부의 황량한 모습이 펼쳐졌다. 거대한 얼음 평원, 깊고 어두운 빙하 계곡, 그리고 희미하게 보이는 빙하 산맥들이 화면에 나타났다.
"여러분이 보시는 이곳이 현재까지 탐사된 지역들입니다." 장교수가 설명했다. "여기엔 강한 바람, 극한의 추위,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기상 변화가 특징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여러분이 조심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도현은 화면에 비친 장면들을 보며, 과거에 이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되새겼다. 첫 번째 회차에서는 얼음 평원에서 방향을 잃고 동료를 잃었다. 두 번째 회차에서는 빙하 계곡에서 예기치 못한 눈사태로 인해 탐사 팀의 절반이 희생되었다. 그는 이번에는 다르게 대처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장교수는 화면을 넘기며, 외부 환경에서 만날 수 있는 위험한 동식물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나타난 것은 거대한 서리늑대였다. 화면에 나타난 서리늑대는 눈 속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며 사냥감을 노리고 있었다.
"이것이 서리늑대입니다. 외부의 황무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포식자죠. 서리늑대는 높은 지능과 뛰어난 협동성을 가지고 있어 무리를 이루어 사냥을 합니다. 이들에게 잡히면 도망치기 어렵습니다." 장교수가 설명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들렸다. 모두가 서리늑대의 위협적인 모습에 놀란 듯했다. 도현은 서리늑대의 행동 패턴과 영역을 파악하는 것이 이번 회차의 성공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물었다. "교수님, 서리늑대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장교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서리늑대의 영역을 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피할 수 없다면, 혼자 싸우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무리를 이루어 함께 방어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도현은 이번에는 서리늑대의 영역을 정확히 파악하고, 동료들과 협력하여 그들을 피해 가기로 마음먹었다.
다음으로 화면에는 거대한 얼음곰이 나타났다. 얼음곰은 거대한 몸집과 강력한 힘으로 인해 외부에서 가장 두려운 생명체 중 하나로 여겨졌다.
"이것이 얼음곰입니다." 장교수가 말했다. "이 곰은 엄청난 힘과 방어력을 자랑하며, 그들의 가죽은 매우 단단합니다. 얼음곰과의 조우는 거의 확실한 죽음을 의미하므로, 이들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수진이 도현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속삭였다. "저런 걸 실제로 마주치게 된다면 정말 무서울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도현은 잠시 고민하다가 조용히 대답했다. "맞아, 굉장히 위험해. 하지만 우리가 배우는 것들이 도움이 될 거야. 일단은 침착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겠지."
도현은 첫 번째 회차에서 얼음곰을 상대로 무모하게 싸우다가 큰 희생을 치렀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그런 무모한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수진은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정말 자신이 없어."
도현은 수진의 두려움을 이해하면서도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었다. "두려움은 당연한 거야. 하지만 지금 우리가 배우는 것들이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우리가 서로를 믿고 협력한다면, 어떤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장교수는 화면을 넘기며 더 많은 생물들을 소개했다. 그 중에는 위험한 생물들뿐만 아니라, 탐사 중에 만날 수 있는 온화한 동물들과 유용한 자원들도 있었다.
"여러분, 외부 환경에는 위험한 동물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일부 온화한 동물들도 있죠. 예를 들어, 눈사슴은 외부 환경에서 발견될 수 있는 온화한 동물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비교적 안전하며, 식량과 피난처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됩니다."
도현은 눈사슴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첫 번째 회차에서는 이 동물을 무시했지만, 나중에 그들이 얼마나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이번에는 이들을 잘 활용할 방법을 반드시 찾아내리라 마음먹었다.
그다음 화면에는 탐사 중에 채집할 수 있는 식물과 광석들이 나타났다.
"여기 보이는 얼음꽃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자라는 희귀한 식물로, 그 빛나는 꽃잎은 약용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탐사 중 발견한다면 꼭 채집해 두세요. 서리덩굴은 강력한 섬유질을 가지고 있어, 로프나 방어구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도현은 과거 회차에서 이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몰라 지나쳤던 경험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이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동료들의 생존에 기여할 방법을 찾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이곳이 빙하 결정이 자주 발견되는 지역입니다." 장교수가 화면에 광석 지대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 결정체는 매우 단단하며 높은 압력을 견딜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저장 장치나 무기를 제작하는 데 매우 유용한 자원입니다."
도현은 빙하 결정을 보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세 번째 회차에서 이 결정들을 발견했을 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놓쳤던 경험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그것을 결코 놓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생물들과 자원들은 외부에서 생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정보입니다. 여러분이 만날 수 있는 위협들과 자원들을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교수가 강조했다.
도현은 화면에 나타난 생물들과 자원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과거에 놓쳤던 세부 사항들을 기억하며, 이번에는 모든 정보를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수업이 끝날 즈음, 장교수는 앞으로의 실습 수업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 수업에서는 실제로 여러분이 외부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재현한 훈련을 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배운 이론을 실습에서 직접 적용해보고, 생존 기술을 연마할 기회를 갖게 될 겁니다. 준비된 마음으로 임하시기 바랍니다."
도현은 교수의 말을 들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 회차에서 그는 자신과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할 것이다. 외부 환경의 가혹함을이미 경험한 그는, 이번에는 철저히 대비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수업이 끝나고 도현과 수진은 함께 강의실을 나섰다.
"도현, 오늘 수업 정말 유익했어. 하지만 난 여전히 외부에 나가는 게 너무 무서워." 수진이 말했다.
도현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두려움은 우리가 이겨내야 할 첫 번째 장애물이야. 하지만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우리가 배운 것들을 믿어야 해."
수진은 도현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너랑 함께라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도현."
그들은 함께 강의실을 나서며, 앞으로 있을 실습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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