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품은 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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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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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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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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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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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애제자

DUMMY

“지난번과는 다를 거다.”


자신의 퇴마구(退魔具)인 환도를 움켜쥔 이재욱 특급은 검의 끝으로 전이안을 겨냥하였다.


“적당히 체술(體術)로 네가 퇴마술식(退魔術式)의 이름을 깨우치도록 마력(魔力)의 자극을 줬던 것이 지난 수련. 그리고 이번에는-”


말의 끝이 들리기도 전에, 이재욱 특급의 칼날이 전보다도 빠르게 전이안의 목 근처에 다다랐다.


“-퇴마술식(退魔術式)의 활용과 전투 센스를 시험해볼까.”


전이안의 목에 살포시 닿은 이재욱 특급의 검.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인해, 전이안은 반응조차 못 한 채, 굳은 몸과 함께 이재욱 특급의 공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한 시간. 한 시간 동안 나를 상대하며 버텨봐. 특별히 시간 내주는 거니 불평하지 말고 감사하게 생각해.”


뒤로 점프하며 다시 전이안과 거리를 두는 이재욱 특급.

전이안은 덤덤하게 미소를 지으며 전투 태세에 갖추었지만, 그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한 방울 흐르고 있었다.


‘이 아저씨···.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건지 감이 안 잡히네···.’


그래도, 저번과는 달리 전이안은 퇴마술식(退魔術式)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사실을 위안 삼으며, 자신감으로 바꿔내며 전이안은 자세를 잡았다.


“요괴조술(妖怪操術) - 인(刃).”


이재욱 특급과의 근접전을 대비하기 위해, 오른손에 요괴의 송곳니를 닮은 칼날을 생성한 전이안.

칼날은 그의 손바닥에 부착된 채로 전이안의 단검이 되어주었다.


“요괴조술(妖怪操術) - 사(巳).”


남은 왼손으로는 거대한 뱀을 소환해, 먼 거리에서 이재욱 특급을 덮쳤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요괴조술(妖怪操術) - 사(巳)’와 ‘요괴조술(妖怪操術) - 공(蚣)’을 끊임없이 소환하며 이재욱 특급을 견제하였다.


그러나, 거대한 뱀과 지네들이 자신을 향해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들 때마다 그 모든 것들을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이재욱 특급의 검술 앞에서는 전부 무력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절대로 저 아저씨한테 거리를 주어선 안 돼.’


유효타가 되든, 실패하든, 우선 이재욱 특급과 일정 거리 이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전이안.

그리고, 전이안이 어떤 괴수들을 소환하든 전부 베어내며 점점 거리를 좁히는 이재욱 특급.


‘진짜 괴물이냐고.’


자신이 소환한 괴물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게 만드는 진짜 괴물을 노려보는 전이안.

그는 칼날이 생성된 오른손을 뒤에 감추며, 다시금 검은 공간을 만들어 냈다.


“패턴이 너무 뻔하다.”


뱀과 지네들을 모조리 베어낸 이재욱 특급은 한순간에 다시 전이안을 향해 돌진했다.


“요괴조술(妖怪操術)···!”

- 키기긱


이재욱 특급의 환도와 전이안의 요괴 칼날이 맞부딪히면서 기분 나쁜 쇳소리를 내었다.

겉보기에 훨씬 단단해 보였던, 요괴의 송곳니와 같은 모습의 전이안의 칼날.

이재욱 특급이 쥐고 있던 검에 한 번 더 힘을 주자 금세 힘없이 두 동강 나버렸다.


“뭐야, 허무하게끔. 허장성세였나.”


날아가는 칼날의 파편과 전이안을 비웃는 이재욱 특급.

그러나, 전이안은 흔들림 없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이어 나갔다.


“요괴조술(妖怪操術) - 쇄(鎖).”


뱀과 지네를 소환하던 왼손에서 쇠사슬을 뿜어내는 전이안.

쇠사슬은 눈 깜빡할 사이 이재욱 특급의 몸을 속박해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재욱 특급은 별다른 놀란 기색 없이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고작 이딴 걸로 나를 묶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냐?”


- 촤악


1초.

전이안이 소환한 쇠사슬이 이재욱 특급을 묶었던 시간이다.

그러나, 그 1초는 전이안에게 너무나도 소중했던 시간이었으며, 필요했던 바였다.


“···요괴조술(妖怪操術) - 조(鳥).”


칼날이 깨진 오른손바닥에서 썩은 머리 두 개 달린 거대한 새가 나타나, 재빠르게 허름한 부리로 전이안을 물고 하늘 위로 솟아올랐다.


‘요점은 승부를 보는 게 아니라 1시간을 버티는 거잖아. 그럼, 적이 닿지 않는 곳에서 버티면 그만이지 뭐.’


어차피 이재욱 특급과 정면으로 부딪치면 사지 절단 엔딩이라는 사실을 전이안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새를 타고 인간은 감히 맨몸으로 올라오지 못하는 상공으로 도망가기를 택했다.


“어떻게 소환하는 게 모두 해괴망측하게 생겼냐.”


짧은 한숨을 내쉬며 상공에 떠 있는 전이안을 올려다보는 이재욱 특급.

전이안은 여전히 여유가 잔뜩 느껴지는 이재욱 특급을 경계하며, 조심히 새의 등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뭐, 확실히 이것저것 소환해서 노는 건 제법 편해 보이긴 하는데···. 정작 공격용으로는 쓸모없는 것들이 좀 많지 않나? 뱀이나 지네 말고는 뭐···.”


혀를 차며 관묘안(貫妙眼)을 키기 시작하는 이재욱 특급.


‘뭐야? 저거 나한테 안 통한다고 하지 않았나?’


전이안은 본래대로라면 본인에게 통하지 않을 관묘안(貫妙眼)을 어째서 사용하고자 하는지 의문을 가지며 경계했다.

실제로, 이재욱 특급 또한 관묘안(貫妙眼)을 통해 전이안을 다시금 꿰뚫어 보고자 하였으나 그 붉은 지옥도 말고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관묘안(貫妙眼)의 출력을 더 높여보도록 할까. 저 지옥 넘어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 흠칫


순간, 전이안의 전신에 오한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누군가가 몰래 자신의 전신을 훑어보고 간 기분이었다.


‘···저 아저씨, 눈에 마력(魔力)을 더 집중시킨 거 같은데?’


‘······.’


의미심장한 표정의 이재욱 특급.

그 표정을 본 전이안은 급하게 양손을 펼쳐 검은 공간을 전개했다.


“요괴조술(妖怪操術) - 황해(蝗害).”


검은 공간에서 기분 나쁜 날갯소리와 함께 날아 나오는 수천 마리의 메뚜기 떼.

메뚜기 떼는 순식간에 대련장의 천지를 뒤덮어버렸고, 전이안의 손짓에 맞춰 이재욱 특급의 살갗을 좀먹고자 하였다.


“···튀김 아닌 메뚜기는 싫은데.”


눈으로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며, 메뚜기 떼의 공격으로부터 자기 몸을 지켜내는 이재욱 특급.

그러나, 이재욱 특급을 향한 전이안의 압박은 계속되었다.


“요괴조술(妖怪操術) - 사(巳).”


전이안의 양손에서 다시금 튀어나와 이재욱 특급을 덮치는 거대 요괴 뱀.

어차피 이재욱 특급의 손에 쉽게 해체되겠지만, 이런 식으로 압박만 넣어도 전이안의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시간 끌기가 가능하다.

물량으로 승부를 보며 기점을 잡을 것.

다른 퇴마사들과 달리, 본인 자체의 마력(魔力)이 아닌 흡수해온 요괴들의 마력(魔力)을 빌려 사용하는 전이안이었기에 가능한 전술이자 전투 방식이다.


‘자식, 자기 장점 활용은 기가 막히네.’


제대로 된 전투 경험 몇 없는 전이안이 자신을 상대로 나름 선전하자 흐뭇한 미소를 짓는 이재욱 특급.

그는 검을 고쳐잡고, 메뚜기 떼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멈춘 후, 자신을 향해 상공에서 날아오는 뱀을 향해 뛰어들었다.


‘뱀이 베어지자마자 단단한 지네로 다시 견제해야겠어.’


이재욱의 액션을 확인하고 다시 술식(術式)을 준비하는 전이안.

그러나, 전이안의 다음 술식(術式)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재욱 특급은 자신을 덮치고자 하던 뱀들을 베지 않고, 반대로 그 위를 올라타 지상을 향하던 뱀의 머리에서 공중으로 뻗쳐있는 뱀의 꼬리를 향해 빠르게 달렸다.

그리고, 뱀의 꼬리의 끝이었던 전이안이 타고 있는 새를 향해 도약한 후, 때를 기다렸듯이 고쳐잡은 검을 휘두르며 뱀의 날개 한쪽을 깔끔하게 베어냈다.


‘-?!’


균형을 잃은 새와 함께 상공에서 추락하는 전이안.

그런 그를 매서운 미소와 함께 노려보는 이재욱 특급.


‘진짜 또라이인가, 이 아저씨-?!’


이재욱 특급의 전투 센스에 경악을 금치 못한 전이안이었지만, 빠르게 정신을 차린 후 본래 지네를 소환하고자 했던 의도를 틀어 다시금 새를 소환해 냈다.

이번에는 두 마리의 새.

하나는 공중에서 추락하고 있는 자신을 위해, 다른 하나는 공중에서 검을 휘두르고 유유히 착지를 준비하는 이재욱 특급을 향해.


‘대응이 빠르네.’


공중에서 자세를 고치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던 새를 반으로 갈라 죽이는 이재욱 특급.

그 후, 요괴 새의 형태가 사라지기 전에 다시금 그 몸에 올라타 공중의 전이안을 향해 뛰어들었다.


“요괴조술(妖怪操術) - 벽(壁).”


전이안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탄 요괴 새의 양 날개를 보호하는 벽을 생성하였다.

그러나, 이재욱 특급은 전이안의 예상을 깨고 곧바로 새의 머리를 향해 뛰어들어 검을 꽂았다.


‘역시 보이는 거였나? 내 생각이?!’


관묘안(貫妙眼)에 관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요괴 새의 머리 하나를 베면서 새의 등으로 올라온 이재욱 특급.

가히 사신과도 같아 보이는 그의 포스에 토끼 눈이 되어버린 전이안.

이재욱 특급은 전이안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처음처럼 검을 겨냥했다.

전이안은 하는 수 없이 양손을 들고 항복의 의사를 내비쳤다.


“내가 꿰뚫어 보았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게 아니고서야 말이 안 되잖아요. 뱀을 타고 올라온다거나, 날개를 노렸다가 노선을 변경해 머리를 노리질 않나.”


“···사실 안 보여. 너에 대해서 하나도.”


“네?”


“하나도 안 보인다고, 넌. 그 짜증 나는 적색 지옥 말고는 말이야. 관묘안(貫妙眼)은 너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켜두기만 한 블러프, 실질적으로는 내 감에 맡기고 행동했을 뿐이야. 그리고 그게 성공한 거고.”


천천히 전이안을 향해 걸어가는 이재욱 특급.

그의 칼날의 끝은 다시금 그의 목에 살포시 닿았다.


“결국 한 시간을 버티지는 못했네.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저기 고택에 있는 어중이떠중이들보다는 백 배 낫네. 하지만-”


미소가 곁들여져 있던 이재욱 특급의 얼굴.

그러나, 그 얼굴은 이내 싹 굳은 표정으로 바뀌었다.


“퇴마사가 될 놈이 이렇게 간단하게 항복해서 쓰겠나, 끈기도 없는 녀석.”


붉은 선혈이 공중에서 흩뿌려졌다.

그리고, 숨을 헐떡이던 전이안의 등이 새의 등과 맞닿았다.

반대로, 이재욱 특급은 뱀의 아가리에 몸이 물린 채 지상으로 곤두박질쳐졌다.


‘양손 들었다고 무조건 항복은 아니거든, 아저씨.’


일전에, 이재욱 특급이 베기를 무시하고 타고 올라왔던 뱀.

그 뱀은 여전히 파괴되지 않은 채 메뚜기 떼와 함께 지상에 남아있었다.

전이안은 상공에 시선이 집중됐던 이재욱 특급 몰래 지상에 남아있던 뱀을 숨겨놓았다가, 결정적일 때에 다시금 이재욱 특급을 겨냥하도록 몰래 조종했던 것이다.


- 촤아악


깊은 상처를 입었을 법한 이재욱 특급이었으나, 최강답게 빠르게 반응하여 자신을 문 거대 요괴 뱀을 베어냈기에 적당한 찰과상 정도로 부상이 그친 이재욱 특급.

그러나, 다시금 떨어진 지상에는 아직 메뚜기 떼의 지옥이 남아있었다.


“자식, 양손을 들면 항복인 건 불문율이잖냐~! 치사하게~.”


코웃음과 함께, 다시금 얼굴에 옅은 미소가 지어진 이재욱 특급.

흐르는 피를 옷에 묻은 물 털 듯 털면서, 다시금 검을 고쳐잡았다.


‘생각보다 계산적인 얘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새의 등 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전이안을 올려다보는 이재욱 특급.

그는 메뚜기 떼 속에 가려진 채로, 짓고 있던 미소에 씁쓸함을 추가했다.


‘많이 닮았어. 미륵지영(彌勒之影)의 강우현 녀석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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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벽화마을 전투 (4) 24.09.17 3 0 12쪽
16 벽화마을 전투 (3) 24.09.16 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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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벽화마을 전투 24.09.14 6 0 12쪽
13 다시 혼돈 속으로 24.09.13 7 0 12쪽
12 스승과 제자 24.09.12 6 0 12쪽
11 끊이지 않는 위협 24.09.11 7 0 13쪽
» 새로운 애제자 24.09.10 8 0 12쪽
9 믿을 사람은 스승 뿐 24.09.09 7 0 12쪽
8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 24.09.08 8 0 12쪽
7 이상한 신입생 24.09.07 8 0 11쪽
6 첫 번째 날 24.09.06 10 0 12쪽
5 퇴마술식(退魔術式) 24.09.05 10 0 12쪽
4 퇴마사 24.09.04 10 0 13쪽
3 처형식 24.09.03 10 0 12쪽
2 잘못된 만남 24.09.02 15 0 12쪽
1 혼돈과 퇴마사 24.09.01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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