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헌터 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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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쟁이
작품등록일 :
2024.09.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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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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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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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호 소장(2)>

DUMMY

<황성호 소장(2)>


나는 몬스터가 싫다.

해골이 된 마당에 이런 말을 하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

그래도 몬스터를 혐오하는 건 바뀌지 않았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너무 명확하다.

그라운드 드래곤에게 부모님이 잡아먹힌 그 순간.

그 괴물이 마을 사람들을 입에 넣고 씹은 걸 두 눈으로 목격한 순간부터, 나는 몬스터를 증오했다.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와 친해지는 순간에는 항상 두려웠다.

몬스터가 그 사람들까지 해칠 것 같아서였다.

실제로 헌터가 된 내 동기 중 상당수가 전투 중 순직했다.

그들의 장례식장에서, 나는 그저 묵묵히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무력감과 슬픔이야말로 내가 헌터가 되고자 했던 두 번째 이유.

모든 몬스터를 죽여서, 더 이상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만들고 싶었다.


첫 번째가 뭐냐고?

날 지켜준 사람들에게의 보답이지.

이 세상 정도는 지켜서, 그들이 헛되이 죽은 게 아니라고 떳떳하게 말하고 싶다.

내 기억 속의 그들이 항상 웃는 모습으로 나를 지켜보도록.

그렇기에 헌터가 되고자 했다.


결국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크게 차이가 없는 셈이지.

어차피 둘 다 똑같이 몬스터를 싹 죽인다는 결론이 나오거든.


그런데.

소장이랍시고 꺼드럭대던 작자가, 인간이 아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지위에 있던 쓰레기가, 아예 사람조차 아니었다.

몬스터가 인간들을 이용해 돈을 벌고, 필요에 따라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이냐, 지금?


“몬스터가 사람인 척하고 숨어있었다고?”


아니, 저걸 숨어있었다고 할 수 있나?

아예 대놓고 인간 세상에서 꿀을 빨았는데?

해골바가지 신세라서 숨어있기 급급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더 어이가 없다.


누군 모텔에서 벌벌 떨면서 숨어있었는데.

저놈은 소장이랍시고 거들먹거리면서 편하게 있었다고?


“각성자가 아니라 언데드였단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 정황이 명확해졌다.

던전을 감추고, 해골 군대를 숨겼던 일.

그게 들킬 뻔 하자 폐던전을 무너뜨렸던 일.

그리고 한유정의 검을 안개처럼 흩어지며 피했던 일까지.

저놈이 언데드 몬스터라면 전부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상황을 이해한다는 거지, 저놈의 만행을 용서한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지금 내 머리는 분노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진정하자. 지금은 화낼 게 아니라 방법을 찾아야 해.’


달아오른 분노를 억지로 진정시켰다.

지금은 냉철한 이성을 유지해야 한다.

정보를 취합해 대책을 세워야 하니까.


‘살점이 붙어있는 걸 보면 해골 종류는 아니야. 피부가 썩지 않은 걸 보면 좀비나 구울도 아니고.’


남은 언데드 중에 육체를 가진 종류는 얼마 없다.

목이 붙어있는 걸 보면 듀라한도 아니고, 그렇다고 데스나이트처럼 강력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 안개처럼 흩어지는 능력.

정보들을 전부 더해보면, 답이 나왔다.


다만, 떠올리고 보니 이게 맞나 싶긴 했다.


“뱀파이어?”


저렇게 뚱뚱하고 못생긴 놈이?

정말로?

원래 그것들 다 매력 맥스의 몬스터 아니었어?


인간을 닮았으면서 동시에 매력적인 외모와 분위기.

더군다나 등급을 막론하고 가진 지성까지.

뱀파이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내가 학교에서 배우기로도 분명 그랬다.


저놈, 혹시 돌연변이인가?


‘외모는 그렇다 치고, 등급은 어떻지?’


뱀파이어의 등급은 최저 E랭크부터 최대 S랭크.

그러나 저놈이 고위 뱀파이어로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D랭크에서 C랭크 사이.

내 인식 저해를 꿰뚫어 보지 못했으니 B랭크는 아니다.


만약 D랭크라면 할만하다.

아니, 이 던전에서라면 무조건 이긴다.

하지만 C랭크라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물론 나 혼자 상대할 때의 이야기다.

이대로 나가서 저놈이 뱀파이어라고 신고하면, 고위 헌터가 나서서 빠르게 처리하겠지.

대의로 볼 때는 그게 옳은 방법이다.


정말 냉정하게 세상을 위한다면, 당장 후배님한테 전화 한 통이면 된다.

그러면 박도화 교수가 새로운 샘플에 신이 나서 날아오겠지.


‘전화 한 통이면 5분 안에 해결될 것 같은데.’


하지만 그건 내 목을 죄는 짓이다.

수사가 진행되면 내가 해골로 부활했단 게 거의 무조건 들킬 테니까.


그리고 모든 헌터에게 몬스터는 죽여야 할 대상.

설령 어떤 교수가 와도 난 죽는다.


아, 단테 영감한테 나라고 말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그 영감이 들어주겠어?

사람 말하는 해골은 위험하다고 바로 죽일걸?

어쩌면 나라는 걸 알고도 죽일 수 있지.

내 정신이 육체에 지배당하거나, 이미 언데드의 정신이 됐다고 판단하면 가차 없이 찌를 인간이다.


‘S랭크 헌터의 가르침을 받은 언데드 몬스터’가 성장한다고 생각해 봐라.

어우, 내가 생각해도 끔찍하네.


결국 스승이고 나발이고, 고위 헌터는 전부 몬스터 혐오자란 소리다.

그런데 해골이 어떻게 그 사람들을 여기로 부르냐고.

내가 미쳤냐? 자살하게.

어떤 일이 있어도 난 살아서 헌터가 돼야 한다.


대의라고? 좋다 이거야.

내가 해결하면 그 핵폭탄들을 안 불러도 되잖아?

그러니 이곳에서 내 손으로 저놈을 죽인다.


그렇게 다짐하며 도착한 동공의 입구.

안에서는 이미 황성호가 무어라 외치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병사들은 다 어디 갔느냐.”


코어의 근처에서 새로운 해골 무리와 직면한 황소장.

원래는 백 기가 넘는 해골 군대가 있던 장소다.

그러나 그것들은 내 경험치가 돼서 흙으로 돌아갔다.


지금 여기 남아있는 세 기의 해골은 전부 내 특제품.

춘식이 시리즈 제 2탄.

D랭크의 해골인 춘일이, 춘이, 춘삼이.

개중 장군복을 입혀놓은 게 춘일이다.


‘춘십이까지는 만들었어야 했는데.’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어도 좀 늘려놨을 텐데.

저놈이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한 게 실수였다.

아니면 급수를 낮춰서 양산형이라도 만들었어야 했나?


“감히 귀족의 말을 무시해?”


언데드의 귀족인 뱀파이어.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황성호는 뱀파이어고, 해골 장군과 연관이 있다는 게.

그렇다는 건 언데드의 사회가 꽤 체계적이라는 건데.

일단 이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으니까.


스아아아아-!


황성호의 몸에서 새까만 오러가 피어올랐다.

어림잡아 가늠해도 내 두 배에 가까운 수준.

그 상태로 놈은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놈은 무투파가 아닌지 동작 자체가 형편없었다.

막대한 오러를 둘렀음에도 허름한 방패 하나 뚫지 못할 정도로.


빡!


“네놈이 정녕 미쳤구나!”


“해골!”


방패 뒤에서 외치는 춘일이.

그러자 곁에 있던 두 해골, 춘이와 춘삼이가 즉시 녹슨 검을 휘둘렀다.


“이 비천한 놈들이 감히!”


스팟!

황소장의 몸이 안개처럼 흩날렸다.


‘역시 회피가 능숙해. 오러나 사기를 이용해서 베면 모를까, 그냥은 어렵겠어.’


바로 끼어들어 공격할까?

아니, 그건 너무 이르다.

아직 놈이 어떤 패를 가졌는지 모르니까.

안개화의 회피능력이 전부라면 다행이지만, 강력한 공격 스킬이 있다면 위험하다.

일단은 지켜보자.


‘저 회피만 봐도 D랭크는 넘은 것 같네.’


저걸 제대로 상대하려면 검기를 써야 한다.

고로 D랭크 수준으로는 이길 방법이 요원하다.

이를 증명하듯 춘일즈의 검은 녀석을 베지 못했다.


“최하층민인 해골 따위가 감히 반역을 일으키다니.”


놈은 오만한 표정으로 춘일이를 노려봤다.


“천민들의 장군이여. 네놈이 어째서 귀족인 내게 반기를 든 거지?”


“해골!”


“말이 통하지 않는군. 천민들과 어울리더니 미친 것이냐?”


사기를 내뿜던 황성호의 몸이 조금씩 변했다.

살찐 50대 아저씨에서, 20대의 날렵한 모습으로.

니코틴에 찌들고 거무튀튀했던 피부도 하얗게 표백됐다.

그러자 내가 알던 외모는 온데간데없고, 창백한 피부의 꽃미남이 그곳에 서 있었다.


아, 기분이 더 더러워졌다.


‘몬스터 주제에 감히!’


난 해골인데!

뼈만 남았는데!

똑같은 언데드잖아!

저놈은 꿀까지 빨아놓고 저런 외모라고?


빠드득.

이건 정당한 분노다.

저런 놈이 잘 사는 건 세상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단 거잖아.

누구라도 이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공격 스킬만 확인하면 바로 족친다.’


때마침 황성호가 팔을 뻗었다.

녀석의 발치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마력.

마법이 틀림없다.


“주인을 무는 개에게는 벌을 줘야겠지.”


화르륵!

놈의 손에 모인 마력이 불꽃으로 변환됐다.

이글거리는 불길이 점점 중앙으로 모이면서 둥근 공 모양이 되었다.


그 외형이 너무나 유명한 대표적인 살상 마법.

마법을 잘 모르는 사람조차 알고 있는 그것.


‘화염구?’


그러나 평범한 화염구는 아니었다.

불의 공 안에 뭉쳐있는 주먹 크기의 쇳조각이 보였다.

D랭크 마법인 화염구를 커스텀한 게 분명하다.

저놈만의 방법으로, 더욱 강하게.


아니나 다를까, 놈의 화염이 일렁거리며 모습을 바꿨다.

길게 뻗은 둥근 막대기의 형태.

어째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었다.


‘기관총?’


이런 미친, 몬스터가 총기를 흉내 낸다고?


“죽어라!”


투두두두두두두두-!

놈은 화염구 기관총을 난사했다!


“해골!”


“!!!”


파바바박-!

무섭게 쏟아지는 미니 화염구의 탄환.

허나 위력은 원래의 화염구보다 훨씬 강력했다.

방패를 통째로 뚫고 춘일즈를 깨부수는 파괴력.

쇳덩이에 실린 화염탄이 해골의 뼈를 부수고 불태웠다.


‘무슨 저런 마법이 다 있어?’


파괴력만 따지자면 적어도 C랭크.

살아있는 몸이었다면 식은땀을 흘렸을 것이다.

그 정도로 강력한 마법이다.

만약 아까 달려들었으면 나도 함께 죽었겠지.


스스스-.


화염구의 본체가 점점 줄어든다.

그와 비례해서 춘일즈의 몸도 점점 줄었다.


언데드에게 효과적인 화염 마법.

거기에 금속 덩어리의 물리력까지 더해졌다.

결국 세 기의 해골 중 무사한 녀석은 없었다.

황성호는 마법을 거두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어쩌다 이 꼴이 됐는지는 물었어야 했는데. 너무 급했나?”


지친 얼굴로 자조하는 황성호.

놈의 얼군은 훨씬 창백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상하군. 어째서 D랭크가 세 기였지? 장군을 제외하면 전부 E랭크 이하였을 텐데.”


놈은 중얼거리면서 추론하기 시작했다.

개중 한유정이라는 이름이 많이 섞인 걸 보면, 후배님을 의심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전부 틀렸다.


그야 내가 만들었으니까.


‘모기 주제에 감히 내 사유재산을 건드려?’


어쨌거나 적당히 견적이 잡혔다.

저놈, 전투 경험이 적은 게 분명하다.

마법 하나에 마력을 다 퍼부은 게 그 증거다.


그렇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지금이다, 춘식아!’


춘일즈의 복수 시간이다.

내가 왜 변신 합체를 추구했는지 보여주마.


툭, 데루르르.

배낭에 챙겨놨던 춘식이의 머리를 꺼내 멀찌감치 굴렸다.

도착한 장소는 코어의 앞.

황성호와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위치였다.


녀석이 신춘식이의 두개골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 두개골에서는 이미 데스 오러가 폭발적으로 뿜어지고 있었다.


스아아아-!


“이게 무슨?”


“해골!”


촤라락!

코어의 뒤편에 분해한 채 감춰뒀던 춘식이의 몸뚱이.

그것이 귀신 들린 것처럼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왔다.


쉬익- 쿵!

육체를 되찾은 춘식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팔다리 두 개.

머리통 하나.

크기 2미터 남짓.

양손으로 치켜든 장군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내가 퍼부은 데스 오러가 춘식이의 몸을 뒤덮은 뒤.

녀석의 덩치가 점점 불어났다.


[해골 강화 발동.]

[귀속 언데드 춘식이를 강화합니다.]

[춘식이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현재 C-.]

[주의. 이 상승은 일시적입니다.]


“나나는는춘춘식식이이-!”


비로소 말문이 트인 춘식이.

그 감동의 첫 마디는, 바로 통성명이었다.

다시금 3미터가 된 녀석은 당당히 포효했다.


“죽죽어어라라-!”


드드드드드-.

그 외침에 담긴 데스 오러가 사위를 요란하게 흔들었다.

직후, 데스 오러를 두른 장군도가 번개처럼 내리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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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황성호 소장(3)> 24.09.08 57 2 12쪽
» <황성호 소장(2)> 24.09.07 67 2 12쪽
8 <황성호 소장(1)> 24.09.06 73 2 13쪽
7 <정산> 24.09.05 81 2 16쪽
6 <첫 던전 공략(2)> 24.09.04 86 3 15쪽
5 <첫 던전 공략(1)> 24.09.03 99 3 13쪽
4 <네 이름은 춘식이> 24.09.02 118 5 15쪽
3 <헌터 해골 김원효> 24.09.02 130 4 14쪽
2 <죽음? 각성?> 24.09.02 128 3 15쪽
1 <프롤로그> 24.09.02 141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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