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헌터 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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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쟁이
작품등록일 :
2024.09.01 00:40
최근연재일 :
2024.09.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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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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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유체이탈자 2>

DUMMY

<유체이탈자 2>


정다린이 마지막에 한 말은 딱히 놀랍지 않았다.

내가 진짜 놀란 건 그 앞의 내용이다.


“파주에서 해결사를 하고 있었다고?”


“응.”


“겨우 스킬 하나 가지고? 너 싸울 줄은 아냐?”


유체이탈 스킬이 사기적이라는 건 알겠지만 말이지.

아무리 봐도 저게 전투용 스킬 같지는 않은데?


저 비실비실한 몸 좀 봐라.

각성자씩이나 됐으면 돈 벌어서 몸 관리부터 해야지.

비쩍 꼴아가지고 말이야.

에잉, 쯧쯧.


“흥! 나도 3년차 각성자라고. 그냥 놀고먹는 부자들이랑 다르게 뒷골목에서 살아남았고. 아저씨 말은 그냥 잔소리야.”


“와, 무서워라. 그래서 그 3년 동안 얼마나 강해졌는데? D랭크는 됐냐?”


“D, D랭크? 아저씨, 현실을 너무 모르는 거 아니야?”


내가 아무리 그래도 각성자들 수준을 모르겠냐?

던전을 공략하지 않는 각성자 수준이야 뻔하지.

각성자라고 다 똑같은 각성자가 아니다.


내가 막 뭐라고 더 하려던 때였다.

밖에서 들리는 소음이 조금 커졌다.


“너너무무느느리리다다! 춘춘식식이이하하품품-!”


“아이고, 깜빡했네.”


춘식이 저거 나 들으라고 한 소리인 건 아니겠지?

왠지 나 꼽주는 것 같은데 말이야.

트윈헤드 춘식이를 만들 때 우려한 일이 벌어지면 안 되는데?


‘에이, 설마. 신춘식이는 그래도 말 잘 듣고 있잖아.’


정 아니다 싶으면 날 봐서 제대로 교육해야지 뭐.

어쨌거나 지금은 꾸물거릴 때가 아니다.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정다린에게 말했다.


“야. 다른 건 됐고, 5층에 붙잡힌 사람들 구하러 갈 테니까 좀 도와줘.”


“내가 왜?”


“뭐가 왜야?”


“아저씨는 해골이 돼서도 여전히 사람이 좋네. 난 아니거든. 해결사잖아? 이득 없으면 안 움직여.”


“······.”


얘가 이렇게 냉정한 성격이었나?

내 기억이 미화된 것인지는 몰라도, 3년 전까지는 그래도 제법 잘 웃는 애였다.

보육원의 꼬마들과도 잘 놀아주고 그랬지.


하긴. 돈은 중대사긴 하지.

어찌 보면 자기 자신의 생존을 위한 심리다.

저걸 뭐라 할 이유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프로 해결사라며?

그럼 고용하면 그만이지.


“야. 꼬맹이.”


“뭔데, 아저씨.”


“프로라고 했지? 그럼 의뢰 하나 하자.”


“웃기는 아저씨네? 나 지금 일하고 있어. 이중계약은 안 한다고.”


“이중계약이 아니면?”


“······.”


“일단 따라와 봐. 사람들 구해놓고 일 얘기나 좀 하게.”


“일 얘기?”


“너 좋아하는 돈벌이. 지금 개고생하면서 버는 돈보다 많이 벌게 해줄게.”


마침 아주 좋은 계획이 생각났거든.

그러니까 얌전히 따라오라고, 꼬맹아.

이게 진짜 기막힌 사업이란 말이지.


“아저씨가 돈 벌 줄은 알고? 오러약도 못 구해서 그 꼴이 됐잖아.”


“어허. 그땐 그때고. 진짜 기막힌 사업 아이템이 있다니까?”


“아저씨. 내 의뢰자가 박씨 가문이라고. 그것보다 더 벌게 해준다는 게 말이 돼? 그리고 지금 일 펑크내면 위험해. 다시는 나한테 의뢰 안 줄걸?”


“야. 내가 그 의뢰 포기하라고 했어? 이미 끝난 일이니까 다음으로 내 의뢰나 받으라고 했지.”


“그게 그 소리지. 몬스터들 감시를 끝내라는 거잖아.”


“얘가 고구마를 처먹었나? 감시를 끝내라는 게 아니고, 쟤들 이제 끝낼 거라고.”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말 그대로의 의미지.

다 죽이고 끝낼 건데, 무슨 감시를 더 하냐고.


“밑에 상황은 알고 있지?”


“좀 큰 스켈레톤이 몬스터들이랑 싸우는 거? 아, 설마 저게 아저씨 동료야?”


“그런 셈이지.”


부하도 동료긴 하니까.

그런데 정다린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


“지금 밀리고 있잖아. 네 마리를 상대로 버티는 게 좀 대단하긴 해도, 얼마 못 버틸 것 같은데?”


“눈이 옹이구멍이네. 잘도 그 실력으로 해결사라고 하는구만?”


“그게 무슨 소리야?”


“춘식이가 한 대도 안 맞았는데 어떻게 밀리는 거냐고.”


“뭐?”


하여간 꼬맹이 녀석, 남의 말은 더럽게 안 들어요.

좀 그냥 와라.

나도 진짜 제대로 일을 진행하려면 네가 필요하다고.


“아저씨는 안 보고 있으면서 그걸 어떻게 알아?”


“급이 다른데 맞고 있겠냐? 춘식이는 지금 C랭크라고.”


물론 아직은 버프빨이지만.

어쨌든 C는 C잖아?


“후우. 아저씨! 내가 각성 3년차인 선배라서 말해주는 건데, 등급 올리는 거 진짜 힘들거든? 저 해골이 이렇게 오래 버티는 걸 보면 제법 하는 모양이긴 한데, C랭크는 사기당한 거 아니야? 세상이 그렇게 쉽지 않아. 나라면 여기서 이럴 시간에 빨리 사람들 데리고 도망치겠어.”


후우.

설득은 이제 포기다.

이 이상 얘랑 실랑이로 시간을 낭비하긴 싫으니까.

일단 데려가고, 나중에 설명해 주면 되겠지.


“꼬맹아.”


“아저씨. 이게 다 아저씨를 생각해서-.”


“맞고 따라올래, 그냥 따라올래?”


“흥! 걱정하는 말을 듣고 때린다고? 어디 해봐! 영체를 어떻게 때리려고?”


어떻게 때리긴?


빡!

오러를 담은 주먹으로 녀석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물론 적당히.

이건 소리만 요란한 거다.


그러니까 저기 굴러다니는 정다린은 그냥 엄살이다.


“아파! 아파!”


“영혼 상태인 주제에 통증은 무슨. 남사시럽게 버둥거리지 말고 일어나.”


“사람을 치다니! 이 악마! 사이코패스! 변태 해골바가지!”


나는 말 대신 다시 주먹을 들었다.

정다린은 말을 쏟아내다 말고 흠칫 몸을 움츠렸다.


“자. 가자고.”


“······.”


“대답.”


“네···.”


좋아. 유용한 각성자 획득 완료.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각성자의 가치와 비교하면 헐값이지.

아주 값진 소득이다.

심지어 얘는 그냥 각성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나는 녀석을 데리고 5층으로 올라섰다.

안에는 15인의 피해자가 지저분한 매트에 누워있었다.

줄리와 토마 쌍둥이를 포함해 총합 15명.

소장의 메신저에서 확인한 숫자와 일치했다.


“다 자는데?”


“아래쪽이 저렇게 시끄러운데 잔다니, 수면제라도 먹였나?”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아저씨 혼자 다 옮기기엔 너무 많은데? 보다시피 난 영혼이라 옮길 수도 없어.”


“잠깐만 기다려.”


손이 부족해서 곤란하다?

나한텐 해당 없는 소리거든, 그거.


손이 부족할 땐 만들면 그만.

내가 이럴 때를 대비해서 챙겨온 게 있지.

바로 소장 집에서 챙겨온 가방이다.


“내부 공간 10배. 그리고 경량화. 내구성도 튼튼한 각성자용 가방이란다.”


“···누구보고 하는 소리야? 나한테 그거 팔려고? 아니면 뭐, 사람들이라도 담아가게?”


“내가 미쳤냐? 보고 있어봐.”


나는 가방을 뒤집어 내용물을 전부 쏟았다.


우수수-.


“이게 뭐야? 뼈를 뭐 이렇게 많이 들고 다녀?”


“다 일꾼이거든. 보기나 해.”


[해골 제작 발동.]

[E랭크 해골을 대량으로 제작합니다.]

[해골 통솔이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덜그럭덜그럭덜그럭덜그럭-.

바닥에서 일어나는 해골의 무리.

던전에서 챙겨온 9인분의 뼈가 각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이제부터 너는 춘일이. 그리고 춘이, 춘삼. 마지막 너는 춘구다.”


“······.”


덜그럭덜그럭.

말하지 못하는 해골들이라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이 돌아왔다.

역시 말 잘 듣는 일꾼으로는 E랭크 해골이 최고야.


“자. 저기 사람들 보이지? 어허! 방금 살기 보인 새끼 누구야. 춘오냐? 다시 뼈무덤에 처박히고 싶어?”


도리도리.


“말은 누가 못해? 가만히 있어, 새끼야.”


감히 사람에게 살기를 보이다니.

이건 아직 언데드의 본성이 내 명령보다 우위라는 뜻.

가만히 놔두면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른다.


“춘오야. 회개하고 광명 찾자.”


“?”

“다시 태어나라고, 새끼야.”


빡!

나는 애써 힘을 들여 녀석을 해체하고 다시 조립했다.

에휴. 좀 편하게 되는 일 없냐?

뭐가 이렇게 하나씩 자꾸 꼬여.

그나마 진즉 발견해서 다행이지, 모르고 있었으면 큰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다.


결국 춘오는 신춘오로 부활했다.

왠지 모르게 안광이 조금 흐리멍텅해진 것 같은데, 기분탓이 분명하다.


“다들 집중! 이제 너흰 그냥 언데드가 아니다. 난 인간편이고, 내 부하들인 너희도 인간 편이라고. 알아들어?”


덜덜덜!

춘오를 제외한 나머지 춘일즈가 몸을 떨면서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제 저기 누워있는 사람들을 구출해서 떠난다. 알겠지?”


끄덕끄덕.

춘일즈는 결의에 찬 얼굴로 내 지시를 이행했다.

사람 숫자가 15명이라서 춘일이부터 춘육이까지는 두 명씩을 들었지만, 아무도 불만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 이게 옳게 된 해골 일꾼들이지.


그런데 뭔가 옆이 좀 조용하네?


“너 뭐하냐?”


“이, 이게 뭐야?”


“뭐가 뭐야?”


“저 해골들! 어떻게 한 거냐고! 하나하나가 다 여기 모여있던 몬스터 급이잖아!”


너 왜 돌려 말하냐?

쟤들 하나마다 너랑 비슷한 실력이란 거잖아.


“난 또 뭐라고. 고작 E랭크 나부랭이 가지고 뭘 그렇게 놀라냐? 그냥 일꾼이야, 일꾼.”


전투원으로 쓸 거면 춘식이 수준으로 만들었지.

그러나 정다린의 흥분은 멈추지 않았다.


“고작 E랭크? 고작 E랭크으?!”


“야. 나 헌터 학교 출신이야. 각성 전에도 E랭크 몬스터까진 사냥했다고.”


“···어어?”


“전투 훈련도 안 받은 각성자랑 같은 줄 알아?”


물론 가파르게 올라간 등급도 있고 말이지.

솔직히 C등급인 지금, 짭성호와 다시 싸우라면 100번 싸워서 70번은 이길 자신이 있다.


“그, 그거 거짓말 아니었어?”


“그딴 걸 왜 거짓말해?”


“헌터 학교 졸업자는 대출받아서 각성하잖아. 근데 아저씨는 각성도 못 했고! 당연히 거짓말인 줄 알았지!”


크흠. 꼬맹이 주제에 예리하네.


“거기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어.”


“그, 그리고 헌터 학교 출신이라도 이상하잖아! 얼마 전에 각성했다면서? 그런데 E랭크 몬스터를 9마리나 소환한다고? 아저씨가 네크로맨서라도 이해 안 돼!”


“이해고 뭐고, 쟤들 안 보이냐? 현실로 벌어졌는데 무슨 이해야. 너 그런 마인드면 오래 못 산다?”


“이미 죽은 해골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진 않아.”


“······.”


“그, 그래도 아저씨가 왜 자신감이 있는진 알겠어. 확실히 이런 쪽수면 몬스터 네 마리는 쉽겠네.”


“응? 얘들은 그냥 짐꾼인데?”


“???”


오. 말 대신 온몸으로 의문을 표현하다니.

내 해골들을 보는 것 같네.


“지금 밖에서 싸우는 녀석이 전투원. 얘들은 그냥 짐꾼.”


“???”


“아! 혹시 모르니까 춘팔이랑 춘구는 남겨둘까? 춘식이도 짐꾼이 필요할 테니까.”


죽인 몬스터들 시체까지 챙기려면 일손이 필요하겠지.

두 녀석을 놔두고, 해골 7마리를 인솔해 밴으로 복귀했다.


던전에서 장비들 비워놔서 다행이다.

적당히 구겨서 넣으니까 다 담기네.


“춘일아. 춘식이한테 가서 마무리하라고 전해.”


“!”


후다닥!

녀석은 재빨리 골목을 질주했다.


이제 춘식이만 돌아오면 끝.

춘이부터 춘칠이까지는 전부 분리해서 다시 가방에 담았다.


그리고 잠시 후.


“해골해골!”


“어. 고생했다, 춘식아.”


“······.”


춘식이와 춘일즈는 몬스터 시체들을 챙겨서 우다다 달려왔다.

그런데 어째 전부 팔다리가 잘렸다.

뭐냐, 저것들?


“뭐야. 왜 다 작살을 내놨어?”


“해골해골.”


“다 나 보고 배운 거라고? 야! 내가 언제 그랬어?”


“해골!”


“어허. 얘가 생해골 잡네?”


누가 보면 내가 아주 잔인한 해골인 줄 알겠어.

봐라, 꼬맹이도 하얗게 질려버렸잖아.


“해골?”


“무, 무슨 스켈레톤이 이렇게 커?”


아하. 크기에 놀란 거였구나?


“해골해골!”


“뭐, 뭐라는 거야?”


“으악! 귀신이다! 라는데?”


“······.”


왜? 뭐? 왜 날 그렇게 보는데?


“언데드가 도대체 왜 귀신을 보고 놀라는데?”


“귀신은 무섭잖아.”


끄덕끄덕.

춘식이와 춘일즈도 고개를 끄덕이잖아.

거봐. 귀신은 무서운 거 맞다니까?


“내가 이 바보랑 무슨 사업 얘기를 하겠다고···.”


“에헤이. 일단 가서 말하자고.”


잠시후.

사람을 한가득 실은 새까만 밴을 몰고, 우리는 환락가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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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해골들의 바지사장> 24.09.15 1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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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짭성호의 부하들 3> 24.09.12 30 1 14쪽
14 <짭성호의 부하들 2> 24.09.11 38 1 12쪽
13 <짭성호의 부하들 1> 24.09.10 43 1 15쪽
12 <D등급 뱀파이어의 유산.> 24.09.09 46 1 13쪽
11 <황성호 소장(4)> 24.09.09 49 1 14쪽
10 <황성호 소장(3)> 24.09.08 57 2 12쪽
9 <황성호 소장(2)> 24.09.07 66 2 12쪽
8 <황성호 소장(1)> 24.09.06 72 2 13쪽
7 <정산> 24.09.05 80 2 16쪽
6 <첫 던전 공략(2)> 24.09.04 86 3 15쪽
5 <첫 던전 공략(1)> 24.09.03 99 3 13쪽
4 <네 이름은 춘식이> 24.09.02 118 5 15쪽
3 <헌터 해골 김원효> 24.09.02 130 4 14쪽
2 <죽음? 각성?> 24.09.02 128 3 15쪽
1 <프롤로그> 24.09.02 140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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