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헌터 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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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쟁이
작품등록일 :
2024.09.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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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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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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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등급 뱀파이어의 유산.>

DUMMY

<D등급 뱀파이어의 유산.>


짭승호를 처치한 뒤.

나는 비로소 원래 살던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사망 신고 이후 파주시에서 소유권을 회수했는데, 후배님이 사비를 들여 구매했다고 한다.

덕분에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됐다.

내 랭크가 C-로 오른 것보다 그게 더 기뻤다.


“이렇게 후배님 덕을 보네. 캬.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해.”


그럼 그럼.

더군다나 세금도 후배님이 관리하겠다고 하니, 유지비도 들지 않는다.


그렇게 억지로 기분을 돌리려고 했지만.

역시 썩 나아지지 않았다.

몬스터 집단이 인간 세상에 들어와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


“춘식아.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 지금 내 실력으로 그놈들한테 대가리를 박아도 될까?”


“해골?”


“그럴까? 그냥 내일 생각하고 오늘은 쉬는 게 맞겠지?”


“해골!”


“하긴. 나도 오러가 바닥나서 생각하는 것도 힘드니까. 근데 넌 아까부터 왜 이렇게 떨어? 등급이 잠깐 떨어진다더니. 무슨 이상한 디버프라도 걸렸어?”


호달달. 도리도리.


“쯧. 아까 폭주할 땐 그래도 말이나 제대로 하더니. 답답해서라도 등급 올려줄게. 걱정하지 마라.”


내 약속에도 춘식이는 머리통만 남은채로 덜덜 떨었다.

애가 광폭화를 너무 오래 해서 그런가?

상태로 보면 꼭 겁에 질린 것 같은데, 영 이상하다.

해골이 아니면 귀신이나 연쇄살인마라도 본 줄 알겠어.


호달달.


“야. 머리만 남아서 떠니까 좀 이상해 보이잖아. 침대라도 가 있어.”


화들짝!


춘식이는 즉시 데굴데굴 굴러서 침대로 향했다.

녀석은 입에는 리모콘을 물고 가 그것으로 TV를 틀더니, 이빨로 버튼을 눌러 채널을 돌렸다.


-지난 XX일 오전, 황해도 일대에 S랭크 던전이 나타나 전 인류의 긴장을-.


-최근 던전의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부산항에 B랭크 크라켄 무리가 출몰했다는 소식이-.


어째 전부 뉴스 채널이었다.

저번에 간 모텔에서 뉴스를 보여준 이후로 푹 빠진 모양이다.

바들바들 떨던 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어느새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뉴스에 몰입했다.


“쟤도 진짜 이상한 놈이야.”


싸울 땐 미친놈처럼 날뛰는 광전사에 가까웠지.

그런데 평소에는 내 앞에서 유독 겁이 많아진다.

그래서 나도 기분이 이상해진다고.

뭔가 꼭 내가 범죄 조직의 보스라도 된 것 같달까?


“나 참. 내 어디가 무섭다고 저러는 거야? 어이가 없네.”


솔직히 무서운 건 내가 아니라 춘식이지.

강화 좀 시켜줬더니 눈이 돌아가는 해골이라고.

심지어 내가 시켜주지도 않은 벌크업까지 하더라.

이게 진짜 공포영화 아니냐?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난 쟤에 비하면 양반이다.


“젠장. 너무 오러를 많이 써서 생각이 제대로 안 돼.”


자자.

최근에 알아낸 게 있다.

언데드는 잠을 안 자도 되지만, 힘이 부족해지면 의식을 잃는다.

스마트폰이 방전되는 거랑 비슷하다.

그렇게 되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무방비 상태.

혹시 모를 사고를 피하려면 미리 의식을 끄고 힘을 회복해야 한다.


물론 아무리 피곤해도 먼저 씻긴 해야지.

해골인데 왜 씻냐고?

원래 관리라는 건 있을 때 하는 거라고.

버섯이 자란 해골도 봤는데 안 씻게 생겼냐?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그놈은 진짜 징그러웠다.


나는 대충 물로 씻은 뒤에 곧장 침대에서 잠들었다.


* * *


풀충전하고 맞이한 아침.

나는 실로 오랜만에 태양 아래의 드라이브를 즐겼다.

오늘은 할 일이 많은 고로, 일찍 나선 참이었다.


물론 차는 소장의 차.

유리까지 까맣게 칠해진 대형 밴이다.


“보자. 먼저 짭성호 집부터 들러야겠지?”


꼭 가야지.

그 음흉한 놈이 제 집구석에 뭘 숨겼을지 모르니까.

뒤져보면 뭐가 됐든 나오긴 할 것이다.


놈의 집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정원이 딸린 2층짜리 단독주택.

크고 단단한 철문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어림없지.

나는 짭성호에게 받은 열쇠로 당당하게 들어갔다.


끼이익.

대문 소리가 소름 끼칠 정도로 요란했다.

짭성호 자식, 문 관리도 안 하고 산 모양이다.

아니면 문소리로 침입자를 파악할 속셈이었나?


나는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생각보다 깨끗한데?”


황성호로 있었을 때를 생각하면 잘 안 어울리는 실내.

뭐, 그놈의 원래 모습이라면 수긍이 간다.

귀족이 어쩌고 하는 게 입에 뱄을 정도니까 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었겠지.


예상외의 상황이지만 오히려 잘 됐다.

개판처럼 어지럽힌 장소를 뒤지는 것보단 나으니까.

이 정도 수준이면 오늘 하루로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혼자서 다 뒤지는 게 아니니까 말이지.


그럼 일손을 늘려보실까?


“자, 춘식아. 나와라.”


“해골?”


“보물찾기 시간이야.”


“해골!”


“넌 우선 2층을 뒤져봐. 음, 다른 건 말고 아이템만 챙겨. 마력이 담긴 물건 말이야. 아,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


끄덕끄덕.

춘식이는 곧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아이템 정도는 녀석도 찾을 수 있겠지.

내용을 이해해야 하는 정보는 내가 찾으면 된다.


생각해 보자.

내가 그놈이라면 비밀을 어디에 숨길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나는 인간적이고 착하고 잘생긴 해골이라 그 역겨운 뱀파이어완 너무나 다른 존재이지만.

그래도 이건 꼭 필요한 일이니까.

어려워도 해내야 한다.


“후우. 나는 황성호다. 나는 황성호로 위장한 뱀파이어다.”


난 음침하기 짝이 없는 언데드다.

나는 비열하게 인간 틈에 숨어 사는 몬스터다.

그런 내가 뭔가를 숨긴다면, 어디가 좋을까?


우선 1층은 안 된다.

만에 하나라도 사람들이 들어오면 위험하니까.

그나마 2층은 조금 안전해 보이지만, 거기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집 말고 다른 곳을 거처로 삼을 수도 없지.

중요한 물건을 그렇게 멀리 보관한다고?

아마 신경 쓰여서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 할걸?


이곳저곳 후보들을 추리다 보니, 유력한 장소는 딱 하나만 남았다.


“이 집에 지하실이 있나?”


느낌이 온다.

그놈은 언데드니까.

성격부터 음침한 자식이니, 분명 땅굴을 파놨겠지.

이건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다.

문제는 과연 지하실 입구가 어디냔 건데···.


얼핏 봐서는 보이지 않았다.

딱히 마력이 느껴지지도 않으니, 마법으로 숨기진 않았을 테고.

아무래도 찾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할 모양이다.


“넌 죽어서도 날 열받게 하는구나, 짭성호야.”


결국 지하실 입구를 찾은 건 들어온 지 거의 2시간이 지난 뒤였다.

정말 황당하게도 지하실 입구는 주방에 있었다.


그 아래에 펼쳐진 광경은 실로 놀라웠다.


“이런 미친. 이거 진짜 땅굴이잖아?”


그래, 지하실이 아니라 동굴이었다.

조명도 없고, 바닥도 울퉁불퉁한 공간.

혹시 모를 함정 등을 조심해서 천천히 걸었더니, 끝에 도달하기까지 5분이나 걸리더라.


그렇게 도착한 동굴의 끝.

다행히도 인간의 시체는 없었다.

대신 다른 물건들이 보관돼 있었다.


금괴 더미, 온갖 종류의 서류, 사람이 찍힌 사진, 냉병기, 여러 종류의 기계장치.

개중에는 TV에서 가끔 보이던 물건들도 있었다.


“이거 설마 도청장치야?”


이런 미친놈.

이건 음흉한 정도를 넘었잖아?

어이가 없어서 다른 물건들을 확인했다.


“감시 대상자들도 기록으로 남겼네.”


사진 속의 인간들을 도청한 모양이다.

어떻게 알았냐고?

내 이름으로 남은 기록물이 있었거든.

7년 전, 놈이 황성호를 잡아먹었다는 그 직후다.


“이 새끼, 나도 후보였다 이거지?”


날 잡아먹지 않은 이유도 남아있다.


-헌터 학교 출신. 전‧현직 헌터들과 교류.

-동창의 장례식에 빠짐없이 참석.

-가끔 헌터들이 집으로 찾아옴.

-일 잘함.

-결론. 잡아먹는 건 무리수. 교류가 뜸해지면 재고.


“이런 씨발.”


이거 미친놈 아니야?

이 더러운 흡혈귀 새끼.

도저히 욕을 참을 수가 없다.

이런 변태 자식이니 그동안 눈치채지 못했지.

이번에 처리해서 정말 다행이다.


“일단 다 챙기자.”


짭성호가 역겨운 건 역겨운 거고.

이것들은 유용한 자료들이다.

가지고 가서 내가 써먹도록 하자.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난 남들 도청하는 취미가 있는 게 아니다.

단지 살아남으려면 필요한 물건들이니까 챙기는 거지.

평범한 사람한테 쓸 생각은 아예 없다.


다만 혼자서 다 챙기기엔 짐이 많아서, 1층으로 올라와 춘식이를 불렀다.


“춘식아! 이쪽이다!”


“해골!”


후다닥!

녀석은 2층에서 빠르게 내려왔다.

그런데 녀석의 손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이 있었다.


“응? 뭐냐, 그건? 어째 익숙한 모양인데.”


“해골!”


“코어 봉인장치?”


헌터들의 필수품, 코어 봉인장치.

코어가 폭주해서 몬스터를 소환하지 않게끔 마력을 제어하는 장치다.

이게 왜 이 집에 있지?


“아, 그놈도 폐던전 오너였지?”


퇴직(했던가?) 이후 얼마나 지났다고 이걸 깜빡하냐.

폐던전에 혹시나 코어가 남아있을지도 몰라서, 이쪽 업자들은 봉인장치를 소지하곤 했다.

황성호도 명색이 소장이니까 갖고 있을법했다.


마침 잘됐다.

내가 갖고 있던 코어도 슬슬 감당하기 힘들었거든.

일단 던전에 다시 박아두고 마력을 억지로 방출시켰는데, 이것만 있으면 고생이 줄겠지.


사실 코어는 개인이 소지하면 불법이지만.

알 게 뭐야?

내 몸 자체가 불법인데.

애초에 그 던전은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박도화 교수는 자기 제자 일이니까 묵인하겠고.

고로 그건 나와 후배님만의 비밀이란 소리다.


그걸 누구 좋으라고 국가에 헌납해?

그거 하면 나도 헌터 시켜주냐?

그럼 진즉 갖다줬다.


“해골!”


“뭐? 너도 좀 나눠 먹자고? 춘식아. 나랑 지금 겸상하자는 거니?”


“해골!”


“어차피 많이 남지 않냐고? 하하. 춘식아. 너도 어차피 해골이니까 다시 흙으로 돌아가 볼래?”


호달달!


“춘식이는 가성비가 생명이잖아. 그치? 그 던전에서 허무하게 죽었을 널 구해준 게 누구지? 나잖아. 지능도 없었던 해골1을 구해준 게 누구지? 나잖아. F급 허접한 해골을 키워준 게 누구지? 나잖아!”


“해골···.”


“춘식아. 자꾸 나 나쁜 해골로 만들지 마. 우리 계속 좋은 친구로 지내자. 응?”


안 그러면 내가 악덕 노예주로 돌변할지도 몰라.

난 나쁜 사람 되기 싫다고.

알겠지? 잘하자?


“해골!”


역시 우리 춘식이.

아주 말이 잘 통한단 말이지.

그날 구춘식이를 버리고 신춘식이를 살린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좋아. 기분이다. 말 잘 들으면 몸도 새로 바꿔줄게.”


“해골?”


“이 김원효님의 1번 해골이 그냥 해골인 건 좀 그렇잖아? 좀만 기다려. 초춘식이로 개조해 줄게.”


그냥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다.

조만간 특대형 이벤트가 벌어질 터.

몬스터의 뼈가 대량으로 쏟아질 것이다.


어차피 나한테 필요한 건 강한 놈의 뼈 중 단 한 개.

남는 건 전부 춘식이한테 투자하면 된다.


“말 잘 들을 거지?”


“해골!”


다행이다.

춘식이도 새로운 몸이라는 말에 꽤 흥분한 모양.

저렇게 의욕을 보여야 일의 능률이 오르겠지.


“자, 여기 내려가서 짐 다 꺼내와. 현관 앞까지 옮기면 돼.”


“해골!”


“에이, 차에다 옮기는 건 내가 해야지.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춘식이는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털레털레 지하로 내려갔다.

난 현관에 쌓인 물건들을 소장의 차에 옮겼다.


“고생했다, 춘식아.”


“해골.”


“힘드니까 빨리 가서 TV나 보자고? 아직 안 돼. 갈 곳이 남았어.”


“해골?”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일이니까. 오늘 나온 김에 처리하자고.”


도플갱어에게 상납하는 날짜는 열흘 뒤.

상납할 인간의 선별은 이미 마쳤다고 한다.

신선도를 위해 아직 죽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포획 자체는 진행 중이다.


“그놈이 아주 웃기는 짓을 했더라고. 그놈 클랜이 점조직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자기 밑의 놈들을 모아놓고 써먹더라니까?”


선별한 인간을 포획하는 말단들이 있다.

메신저로 주고받은 내용을 보면 이미 몇몇 인간은 잡아둔 모양.

무슨 점조직이 이러냐 싶어서 어이가 없었지.

그런데 실상을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그렇게 모은 몬스터 중 클랜 소속은 딱 하나더라고.

나머진 클랜 가입 대기자들이고.

그러니까 한 놈 빼고 나머지는 그놈이 사병이란 소리다.


헌터가 몬스터의 존재를 알면서도 놔둘 수는 없지.

우선은 클랜의 정규 멤버라는 놈부터 처리하러 간다.

그곳은 놀랍게도 내가 잘 알고 있고, 종종 방문한 곳이었다.


스마일 피플 보육원.

황성호가 사무소와 함께 설립한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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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짭성호의 부하들 1> 24.09.10 43 1 15쪽
» <D등급 뱀파이어의 유산.> 24.09.09 46 1 13쪽
11 <황성호 소장(4)> 24.09.09 49 1 14쪽
10 <황성호 소장(3)> 24.09.08 57 2 12쪽
9 <황성호 소장(2)> 24.09.07 66 2 12쪽
8 <황성호 소장(1)> 24.09.06 72 2 13쪽
7 <정산> 24.09.05 80 2 16쪽
6 <첫 던전 공략(2)> 24.09.04 86 3 15쪽
5 <첫 던전 공략(1)> 24.09.03 99 3 13쪽
4 <네 이름은 춘식이> 24.09.02 118 5 15쪽
3 <헌터 해골 김원효> 24.09.02 130 4 14쪽
2 <죽음? 각성?> 24.09.02 128 3 15쪽
1 <프롤로그> 24.09.02 140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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