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의 검은사탑과 작두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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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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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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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검작13

DUMMY

13화


짤랑- 짤랑-

한 자루에 100개씩 들어있는 금화 자루 50개가 개구멍을 통해, 방금 이곳 검은 사탑 10층에 배달이 되었다.


쪼그려 앉은 동방진이 금융파트너 맥스 웰리치 중앙은행 직원의 볼을 꾹꾹 찌르며 말한다.


“이봐요, 맥스 웰리치 씨. 당신 제정신이야. 금화 한 개에 무게가 얼마지?”


“하하하, 고객님 제가 실수를 좀 했네요. 계좌이체를 현물 수령으로 잘못 눌렀네요. 제가 더블체크를 해야 했는데··· 이 태블릿 기능이 원체 많아서 제가 실수를 좀 했네요. 데헷!”


찡긋-

웰시코기 맥스가 혀를 입 밖으로 삐죽 내밀며, 한쪽 눈만 윙크하였다. 그 모습은 너무 귀엽다. 하지만 동방진에게 그의 애교는 통하지 않았다. 토실토실한 볼을 뚫어져라, 손가락으로 찌르며 다시 한번 묻는다.


“무게가 얼마냐고요. 이 도그사마야.”


“금화 한 개에 1온스, 31.1그램이요.”


“좋아, 한 개에 30그램으로 쳐도 한 자루에 3킬로그램이야. 그런데 그게 50자루나 있네. 내가 홈스쿨링을 했어도 수학은 배웠었다고, 아이고 이를 우짜지?”


동방진이 자기 얼굴을 맥스 얼굴에 갖다 대며 아이컨택을 하려 하자, 그의 눈을 필사적으로 피하는 맥스였다.


“에잇!”


휘릭- 퍽-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하더니, 그 짧은 다리로 갑자기 몸을 살짝 띄워 180도 돌리며, 그 복스러운 엉덩이로 동방진의 뺨을 냅다 후려갈기는 웰시코기 명문 웰리치 가의 9남 맥스였다.


“어이쿠.”


쿵-

생각보다 강력한 ‘힙 어택(Hip Attack)’을 맞은 동방진은 그 자리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이 사람아, 내가 실수 인정했잖아. 귀족이 이 정도로 사과하면 받아줄 줄 알아야지. 흥!”


정말 삐졌는지 어디론가 가버리는 맥스였다.


“야, 어디가?”


뒤늦게 불러보지만 이미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


“아니, 누가 잘못했는데 내가 왜 뺨까지 맞아야 하는 거야. 저거 돌아오면 핫도그로 만들어버릴라.”


[우우~ 동방진, 개그 수준 봐라. 처참하다 처참해]


“아이~ 훤화 아씨까지 왜 그래.”


[야, 잔말 말고 내놔]


“아니, 뭘?”


그가 모른척하자, 곧바로 침샘에서 침이 봇물 터진 듯 흘러나온다.


“아~ 볼 아파.”


훤화 아씨가 갑자기 그의 침을 쥐어 짜내니, 아플 수밖에 없었다.


[신통력을 썼으면, 단 거를 바쳐야 할 거 아니야]

[너 요즘에 건방져]


“갑자기, 왜?”


[고대 존재인 거인의 이름을 지어주질 않나]

[그가 쓴 작두대검을 계승 받질 않나]

[아주 기고만장해]


“내가 언제? 그리고 다 어제 일이다. 건방 떠는 것도 그럴 시간이 있어야 하지.”


“에이~ 완전 순 억지다.”


[봐봐, 말대꾸 꼬박꼬박하는 거]


“아니 갑자기 왜 푸닥거리야. 푸닥거리는 무당인 내가 전문인데 왜 자꾸 아씨가 날 잡으려고 그럴까.”


[푸닥거리 당하기 싫으면 어서 단 거 가져와]

[신통력 많이 써서 배고프다]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훤화 아씨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동방진이었다.


‘아우~ 진짜 치사 똥 빤스다.’


‘하지만 훤화 아씨의 신통력이 없으면, 이 무거운 작두대검을 들 수조차 없으니.’


호박 가락지를 낀 왼손으로만 들 수 있는 작두대검.


동방진은 시간이 나면 오른손으로 들어보려고 해도 꿈쩍도 안 하는 작두대검 때문에 고민이다.


원래 주인인 작두태인에게 물어보고 싶어도 훤화 아씨의 말에 따르면, 숙원이었던 이름을 동방진이 작명해주어, 그에게 동화되어 사라졌다고 하여 이제 그 영(靈)조차 부를 수 없다고 했다.


‘이상하다. 보통 그러면 성불(成佛)했다고 하지 않나?’


‘나랑 동화가 되었다고 아니 왜?’


‘솔직히 좀 찜찜한데.’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지금 훤화 아씨도 비위 맞추며 모시기 힘든데, 또 그런 신 같은 존재를 받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조용하니까, 별문제는 없겠지. 지금 고민해봤자 헛수고다.”


[야, 혼잣말할래. 빨리 한 상 차리라고!]


‘아차차, 큰일이다.’


훤화 아씨의 화남에 다급해진 동방진이 호박빛을 내는 가락지에 대고 말한다.


“아씨, 저기 보이지. 돈은 충분해.”


[그럼 빨리, 말만 하지 말고]


“그런데 여기서는 배달시켜야 하는데, 그 배달시키는 태블릿을 맥스가 가지고 있거든.”


[아까 그 똥개 말하는 거야?]


“어, 그게··· 똥개까지는 아니고, 나름 귀족 혈통의 9남인 얘인데······.”


[그래서, 그 똥개 아까 밖으로 나가던데]


“그럼 기다릴 수밖에······.”


파지직- 츠츠츳-

말끝을 흐리는 동방진과 그런 그의 왼손 약지에 있는 호박 가락지에서 호박색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그가 호박색 뇌전에 튀겨지기 일보 직전인 절체절명의 순간.


****


도도도도-

동방진 귀로 들리는 앙증맞은 발소리에 그는 속으로 너무 반가웠다.


“야, 금융파트너. 내가 다 해결하고 왔어. 좀 있다가 애들 올 거야. 그리고 이거 너 줄게. 오다 주웠다.”


휙-

맥스가 던진 거를 잘 받은 동방진이 외친다.


“우와! 이거 바나나맛 단지우유 아니야! 이거 어디서 났어?”


“오다 주웠다니까. 거참 말 많네. 시원할 때 마셔.”


꿀꺽꿀꺽-

뚜껑 따서 단박에 마셔버린 동방진은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할짝할짝-

맥스도 하나 마시면서 물어본다.

“맛이 어때?”


그의 물음에 동방진은,

“시원하고 달달하고 맛있어~~.”

라고 말하였고, 훤화 아씨도 만족했는지 더 이상 그의 침샘을 쥐어짜지 않았다.


어찌 됐든 모두 다 한숨 돌린 상황이 되었다.


잠시 후, 어디서 왔는지 맥스와 달리 단미(斷尾)인 웰시코기 25마리가 이곳에 도착하였는데 하나같이 운반용 조끼를 입고 있었다.


동방진이 그 조끼에 금화 자루를 달아주려고 하자, 극렬히 저항하는 웰시코기들이었다.


멍멍-

그렇다. 이들은 맥스 웰리치와는 다르게 사람 말을 할 줄 모른다.


도움의 손길을 거절한 웰시코기들이 서로 도와 금화 자루 두 개씩 몸에 달고서는 동방진 앞에 길게 줄을 섰다.


“응, 너희들 내 앞에 줄을 왜 서?”


멍멍-

동방진의 물음에 당연히 개소리로 응답하는 웰시코기들이었다.


“맥스, 얘네들 왜 안가?”


“어, 그게··· 내가 통역해주면 화내지 않기로 약속하면 말해줄게.”


“뭐야, 갑자기 불안하게. 알았어, 화 안 낼게.”


맥스는 살짝 그의 눈치를 보고 말한다.


“배달비 달라고, 기다리고 있는 거야.”


“야, 맥스 이 시키가 진짜.”


“왜, 세상에 공짜 노동이 어딨어.”


“네가 해결했다고 그래서 그렇지.”


동방진은 속으로 맥스와 입씨름 해봤자, 시간 낭비인 것 같아서 그냥 주기로 한다.


“인간인 내가 이해해야지. 사실 밑에서 엘프들하고 심부름 값으로 실랑이하는 거 보기도 했으니까. 예상은 했어.”


그러고는 맨 앞에서 자기를 기다리는 웰시코기가 짊어진 금화 두 자루 중 하나를 집어서 풀었다. 그리고는 개들에게 물어본다.


“요, 귀염둥이들 얼마씩 줄까?”


멍멍-

그의 말을 알아듣는지 바로 대답하는 웰시코기들이었다. 그리고 그들 대신 대답하는 맥스다.


“각자 금화 1닢.”


“우와! 금화 1닢 진짜로?”


“내가 전에 말했잖아. 여기 검은 사탑 안은 물가가 장난 아니라고.”


“난 맨 앞에 있는 애한테만 하나 주면 될 줄 알았지.”


맥스의 말에 놀랐지만, 이왕 주기로 약속한 거 줄 서 있는 웰시코기들 운반용 조끼에 금화 하나씩 넣어주었다.


그렇게 배달료를 받은 귀염둥이들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어둠 속 개구멍을 찾아 사라졌다.


****


웰시코기들이 간 후, 마냥 10층에 있을 수는 없어서 동방진 일행들도 출구를 찾아 길을 나섰다.


“맥스, 근데 여기 10층 말이야. 1층과 2층보다는 훨씬 넓은 것 같은데 이게 왜 이러는 거야?”


“밖에서 본 검은 사탑은 굵기나 크기가 일정하던데.”


동방진의 질문에 맥스는 태블릿으로 길을 찾으며 되묻는다.


“세계수가 모든 세계를 잉태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작지 않나 하는 생각이 안 들어?”


“혹시 너도 무슨 표상(表象)을 말하는 거야?”


“뭐야, 인간 너 알고 있네.”


“아, 그게··· 그런가 하하하.”


어색하게 웃는 동방진, 여기 넘어올 때 훤화 아씨가 말해주었던 것 중에 기억한 단어를 직감적으로 말한 거다. 사실 그는 정확히 모른다.


도도도도-

앙증맞게 걷던 맥스가 멈춰서 말한다.


“출구가 저 앞에 있어. 다시 한번 말해두지만, 그다음 층이 11층이 될지 몇 층이 될지는 나도 몰라. 적들이 바로 덤벼들 수 있으니까 항상 긴장하고 알았지?”


“알았어, 내가 바보니. 자꾸 반복 학습 시킬래.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번 금액이 얼마야? 아까 그래도 세계수 아저씨에게 꽤 받았잖아.”


태블릿을 확인하는 맥스.

“음, 어디 보자. 계좌에 찍힌 게 1,300골드.”


“뭐?”


생각보다 적은 액수에 놀란 동방진.

“아니, 아까 배달료 줬잖아. 근데 어떻게 그래?”


“아까 현물 수령으로 본 금화는 세전이야. 계좌는 세후 금액만 찍혀.”


어안이 벙벙해진 동방진이 겨우 입을 연다.


“이거, 너무 하잖아. 세금이 왜 이리 많아. 이러면 나 전사고 나발이고 그냥 나갈래. 1,300개면 환산하면 얼마야. 1300 곱하기 300만이니까. 39억이야!”


생각보다 높은 액수에 놀란 동방진은 세계수 아저씨 몰래 맥스에게 귓속말한다.


“맥스야, 내가 금화 300개 줄 테니까. 나 아랫마을로 보내주라. 응?”


솔깃한 제안에 귀를 쫑긋 세우며, 눈두덩이를 지렁이처럼 움직이는 명문 웰리치 가의 9남 맥스였다.


“금화 300개라, 우선 출구 문 좀 열어줘.”


어느새, 둘은 출구 앞에 다다랐다.


“알았어, 우리 맥스 제발 긍정적인 검토 부탁할게.”


양쪽으로 여는 커다란 문을 동방진이 힘껏 여는 순간 그의 엉덩이로 강력한 박치기를 가하는 맥스였다.


다다다- 퍼억!

우당탕-

“어디서, 부정 청탁이야!”


방심하고 있던 동방진은 맥스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앞으로 고꾸라졌지만, 다행히 다치지 않고 바로 일어섰다.


“야, 이게 진짜. 되게 빡빡하게 구네. 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야. 그리고 금화 300개면 개한테는 충분하지. 개가 돈 쓸데가 어디 있어.”


맥스는 출구를 넘어오며 말하는데, 완전히 넘어오자.


문이 바로 굳게 닫혔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벽과 구분하기가 어렵다.


“생각보다 개들도 돈 쓸데가 많거든요. 모든 걸 인간 기준으로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저게 말이나 못 하면 후~~.”


한숨 쉬며 맥스의 뒤를 따르는 동방진은 좁은 어두운 골목길 같은 곳을 지나 나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위를 가리키며 말한다.


“저거 달이잖아.”


그것뿐이 아니었다. 달 아래에 중세 시대풍 마을이 있었다.


웅성웅성-

마을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누군가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호기심 많은 맥스는 궁금함을 못 참고 광장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당연히 그 뒤를 동방진이 뒤따랐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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