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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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루
작품등록일 :
2024.09.02 18:44
최근연재일 :
2024.09.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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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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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1)

DUMMY

알고 봤더니 사람이었다.


“그럼, 그렇지...”


그것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만났네.’


뭐가 그렇게 급한지 몰라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달리고 있었다.

달리면서 자꾸만 뒤를 살피는 행세를 보니,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뭐하고 있어?! 어서 안 달리고.


녀석이 닦달하든, 말든 그녀의 뒤로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하자 그 사람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


“허억...허억..”


한유라는 살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렸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며칠 전, 그토록 꿈꿔왔던 회사에 취업한 이후로 누구보다 일찍 출근한 것도 모자라 뭐든,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살아가던 와중이었다.

그런데


“왜...”


지하철을 타다가 갑자기 공간이 일그러진 이후로

눈 떠보니 웬, 사막 한가운데였고.

눈 떠보니 웬, 밀림 한가운데였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밀림 속을 돌아다니다가 마주친 남성을 또 마주치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 혹시 혼자세요? 혼자시면 저랑 같이...”


“.....”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 그러니까 걱정 마시고 같이 다니시죠.”


“괘, 괘...괜찮아요. 그럼, 이만..”


그가 권유를 해왔지만, 낯선 사람이랑 같이 다니는 것보다는 혼자 다니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무리 봐도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에이~ 그러지 마시고.”


한사코 거절해도 그가 웃으면서 거리를 서서히 좁혀오자 곧장 도망쳤다.

너무 두려운 나머지.


“그런 사람을...”


여기서 또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야말로, 운이 더럽게 없었다.


“허억...허억...”


모퉁이를 돌기 무섭게 몸을 바짝 붙이고 숨을 골랐다.

오늘 아침부터 먹은 게 하나도 없다 보니...

더 이상 도망칠 체력도

여력도

더 이상 남지 않았다.

그래도


스윽-!!


고개를 내밀어 그 사람이 계속해서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복도는 텅텅 비어있었다.


주르륵-!!


벽을 타고 곧장 주저앉았다.


뚝-!! 뚝-!!


울고 싶지 않았지만,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마치 봇물 터진 거 마냥.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이제 더 이상 한계였다.

그야말로, 정신이 붕괴될 것만 같았다.

그때.


콰아아아아아앙-!!


천장이 무너지자 한유라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콜록!! 콜록!!”


먼지가 휘날리자 입을 막고, 팔을 열심히 흔들었다.

멀쩡했던 천장이 갑자기 붕괴됐다.

그런데


"...!?"


뿌연 먼지 사이로 걸어오는 사람을 보자마자 몸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여기 있었네.”


그녀를 숲속에서부터 맹렬하게 쫓았던 박성현은 그녀를 찾자마자 혀를 날름거리면서 거리를 서서히 좁혀갔다.


“찾느라 내가 애를 얼마나 먹을 줄 알아?! 하마터면 죽을 뻔 했어.”


후덜덜-!!


박성현이 칼을 들면서 거리를 서서히 좁혀오자 한유라는 벙어리가 된 거 마냥,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몸이 얼음 마냥,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누가 좀...’


저벅저벅-!!


한유라는 그곳으로 시선을 황급히 돌렸다.


‘설마...’


설상가상(雪上加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곳으로 누가 또 오고 있었다.

발소리가 점점 커졌다.

누가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


계단 모퉁이를 보는 순간, 불안했던 마음과 근심이 눈 녹듯 사라졌다.

이상하게도...

눈앞의 남자를 보자마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했다.

웃는 한유라와 달리 박성현은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매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지가 무슨 백마 탄 왕자님이야, 뭐야?’


“어이!! 눈앞의 먹잇감은 내 먹잇감이니까. 좋게 말할 때...”


“진짜로...”


‘또 만났어.’


한유라가 눈을 끔뻑이자 계단을 내려가고 있던 현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또 만났네요.”


-먹을 게 두 마리네.


한유라가 활짝 웃자 박성현의 눈빛이 돌변했다.

자신과 달리 눈앞의 남자는 반기고 있었다.

그야말로, 개 같은 상황이었다.


-저 녀석, 눈빛 마음에 안 드네.


“그러게.”


“좋게 말할 때 썩 꺼져라.”


“도망치세요. 저 사람 칼 들고 있어요.”


한유라가 걱정하자 박성현의 분노는 한층 더 솟구쳤다.


‘기필코, 죽인다.’


곧장 달려가, 칼을 꽉 잡고 두 동강 낼 기세로 칼을 힘껏 휘둘렀다.

그녀의 걱정이 더욱 열 받게 만들었다.

그런데


“....!?”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현우가 칼을 덥석 잡자 한유라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칼을 잡았어.’


눈앞의 남성이 칼을 휘두르는 순간, 잘릴 줄 알았던 손목이 멀쩡히 붙어있었다.

놀라는 그들과 다르게 현우는 싱긋 웃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그걸 말이라고.


그녀도 구할 겸.

능력도 한 번 테스트 해볼 겸.

이곳으로 와서 흡수한 능력을 한 번 사용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림자가 발을 타고, 다리를 타고, 몸을 타고 손목을 순식간에 감쌌다.

튼튼한 장갑이 뚝딱 만들어졌다.

그것도...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그림자로만 이루어진 장갑이었다.


‘이 XX가!!’


현우가 실실거리자 박성현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각성자였냐!!”


눈앞의 녀석도 알고 봤더니 ‘각성자’였다.

아무래도 각성(覺醒)을 한 모양이었다.

아무런 힘도 안 느껴져서 아닌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손 괜찮으세요?”


한유라가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자 박성현의 눈동자에는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꾸욱-!!


칼을 두 손으로 잡고, 녀석을 짓눌렀다.

그야말로, 온 힘을 다했다.

그 순간.


번뜩-!!


현우의 눈동자도 돌변했다.

현우뿐만 아니라 한유라의 표정도 순식간에 변했다.

팽팽했던 힘겨루기가 점차 기울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 쪽으로.

그런데


“...?!”


그런 불안감이 들기 무섭게 힘의 균형이 또다시 변하고 있었다.


부들부들-!!


칼이 점차 들리자 박성현은 더욱 악을 썼다.


“이 개XX야!! 죽어!!!”


-잔챙이 같은 녀석이 지금, 누굴 보고 죽으라 말아야.


‘이 녀석 때문에..’


현우도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미간을 찌푸렸다.

녀석 때문에 무려, ‘3’이나 투자하고 말았다.

그렇기 때문에 본전은 못 뽑더라도 어느 정도 회수해야만 했다.


“...!?”


현우가 잡고 있던 칼을 놓자 박성현은 순간, 중심을 잃었다.

힘을 준 상태에서 녀석이 갑자기 힘을 푸니,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다.


휙-!!


박성현의 칼을 놓기 무섭게 현우는 녀석의 품속으로 순식간에 파고들었다.

그리고


퍼어어어엉-!!


녀석의 복부에 일장(一掌)을 날렸다.

박성현이 뒤로 슝-!!하고 날아가자 한유라의 입은 쩍 벌어졌다.


데굴데굴-!!


무섭기만 했던 남성을 아주 손쉽게 제압했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바닥을 한참동안 구르고 나서야 멈췄다.


“...죽은 건 아니겠지?”


“죽었어요.”


“네?!”


한유라의 눈이 휘둥그레지든, 말든 현우는 아무런 미동도 없는 박성현을 보면서 실소를 터뜨렸다.

녀석을 죽이기 무섭게 그리드가 움직이고 있었다.


호로록-!!


도착하기 무섭게 그리드는 라면마냥, 녀석의 그림자를 쪽 빨아들였다.

그야말로, 대단한 녀석이었다.

먹는 걸 한시도 놓치지 않았다.


“저기...”


“아, 네에.”


대답하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성좌 ‘방랑 검객’을 흡수했습니다.]


그 시스템을 보자마자 다음 문구를 무척 기대했다.


꺼어어어억-!!


녀석이 트림을 내뱉기 무섭게 기다려왔던 알림창이 떴다.

제발, 좋은 능력이었으면 싶었다.

그런데


“.....”


[능력, ‘검술(劍術)’을 획득하셨습니다.]


별로 달갑지 않은 능력이었다.


‘제대로 안 골라?’


-이 자식이!! 정말!!


‘먹었으면 일을 제대로 해야 할 거 아니야.’


“골라도 하필이면 저런 걸 고르다니...”


-고맙다고 납작 엎드려도 모자를 판에 뭐가 어쩌고 저째?


꼬르륵-!!


말다툼을 벌이고 있던 와중, 어디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현우뿐만 아니라 그리드도 관심을 곧장 돌렸다.


발그레-!!


눈을 마주치기 무섭게 그녀가 고개를 푹 숙였다.


“배고프세요?”


끄으덕-!!


그녀가 고개를 나직이 끄덕이자 웃음이 나왔다.


*


딸랑-!!


다행히 근처에 편의점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종소리가 반겨줬다.

그런데


“...저희 말고 먼저 온 사람들이 있나 봐요.”


그녀의 말대로 편의점 안은 완전, 난리통이었다.

바닥이 빵, 도시락, 과자, 갖가지 물건들로 널브러져있을 뿐만 아니라 싸움이라도 일어난 모양인지 찌그러지거나, 부서진 곳도 간간히 보였다.

유리 조각이 마구 흩어져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먹을 게 아직, 남아있네요.”


우리는 흩어져 먹을거리를 주섬주섬 모았다.

누가 오기 전에 얼른 챙겨서 떠나야 했다.

만에 하나 심성이 나쁜 사람을 만나기라도 한다면...


“...!?”


말이 씨가 됐다.

그것도...


-한둘이 아닌데?


녀석의 말대로 한 명이 아니라 다수였다.

오감(五感)을 확장했다.


“그러니까 안에 두 사람이 들어갔다는 말이지?”


끄덕-!!


"이거 좀 보세..."


사람들이 다가온 줄도 모르고 한유라가 활짝 웃으면서 양손 한가득 들고 오자 손가락을 황급히 들었다.


쉿-!!


한유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든, 말든 현우는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자마자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들켰으니 이만, 나오시죠.”


“...!?”


현우의 말을 듣자마자 한유라뿐만 아니라 편의점 밖에서 매복하고 있던 그들 또한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무래도 들킨 거 같은데요?!”


“할 수 없군.”


‘누구지?’


곧이어, 한 무리가 등장했다.

그중에서 현우는 앞장서 나오는 사람을 유심히 바라봤다.


‘각성자네.’


그것도 나이가 지긋하신 각성자였다.

머리카락이 백발이었다.

그런데


‘몸이...’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기네.


보자마자 침이 나왔다.


-저런 녀석이 별미 중에 별미인데.


현우가 고개를 흔들자 앞장서고 있던 유명한은 곧장 주먹을 쥐고 모두를 멈춰 세웠다.


“지금 그 고갯짓은 무슨 뜻이지?”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내가 보기에는 누구한테 신호를 보낸 거 같은데.”


절레절레-!!


의심하자 현우는 얼른, 고개를 흔들었다.

잘못했다가는 싸움이라도 곧 일어날 기세였다.

백발의 어르신이 체격뿐만 아니라 키도 상당히 커서 위압감이 엄청났다.

누가 봐도 온몸이 근육덩어리였다.

머리카락은 비록, 백발일지 몰라도 몸은 20대로 봐도 무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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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15. 성벽사수(2) 24.09.16 10 1 10쪽
14 014. 성벽사수(1) 24.09.15 9 1 10쪽
13 013. 복불복(2) 24.09.14 11 0 9쪽
12 012. 복불복(1) 24.09.13 13 1 11쪽
11 011. 천사와 악마(4) 24.09.12 15 1 11쪽
10 010. 천사와 악마(3) 24.09.11 15 0 9쪽
9 009. 천사와 악마(2) 24.09.10 14 1 11쪽
8 008. 천사와 악마(1) 24.09.09 20 0 10쪽
7 007.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3) 24.09.08 23 0 11쪽
6 006.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2) 24.09.07 21 0 11쪽
» 005.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1) 24.09.06 28 0 11쪽
4 004. 다시 만난 존재(4) 24.09.05 26 0 11쪽
3 003. 다시 만난 존재(3) 24.09.04 28 1 11쪽
2 002. 다시 만난 존재(2) 24.09.03 38 1 11쪽
1 001. 다시 만난 존재(1) 24.09.02 6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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