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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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루
작품등록일 :
2024.09.02 18:44
최근연재일 :
2024.09.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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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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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천사와 악마(2)

DUMMY

“여긴 또 어디지?”


그곳에 도착하기 무섭게 현우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하석진은 주변부터 살펴봤다.

팀을 짰던 사람은 온 데 간 데 사라졌고, 새하얀 독방 안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져 있었다.

그런데


“저건 뭐지...?”


테이블 위로 의미를 알 수 없는 카드 2장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 사람은 어디 간 거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하석진과 달리 그곳으로 도착하자마자 현우는 테이블 앞으로 걸어갔다.

단, 혼자였지만 아무렇지 않았다.


우뚝-!!


책상 앞으로 도착하자마자 발걸음을 멈추고, 테이블 위에 있는 2장의 카드부터 훑었다.


-보기만 하지 말고 얼른 카드 열어봐. 궁금해 죽겠으니까.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두 가지 카드 중 하나를 고르십시오.]


[시간은 ‘10’초 드리겠습니다.]


그 내용을 읽자마자 몇몇 사람들은 우물쭈물했다.


'이곳으로 갑자기 이동된 것도 모자라 고르라니?'


"고르라고..?"


"건드리면 끝인 건가?"


몇몇 사람들은 책상 위에 놓여있던 2장의 카드를 하나씩, 하나씩 뒤집어봤다.


“...!?”


뒤집자마자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야말로, 운명(運命)의 장난이었다.

반면.


“.....”


시스템의 음성을 듣자마자 최선호는 카드를 더듬으면서 신중히 골랐다.

여기 오기 전, 그와 나눴던 얘기가 정말 사실이었다.


“곧 있으면 저희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일 거예요.”


맨 처음에는 그의 얘기가 터무니없는 얘기인 줄 알았다.

속으로 내심 잘못 골랐다고,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 말이 정말 사실이었어.”


눈이 안 보였지만, 카드를 건드리자 음성이 나왔다.

알고 봤더니

왼쪽 카드는 ‘신뢰(信賴)’라고 적힌 천사 카드였고, 오른쪽 카드는 ‘배신(背信)’이라고 적힌 악마 카드였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안 거지?”


최선호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 현우는 현재, 그리드와 말다툼을 한창 벌이고 있었다.


-무조건 오른쪽 뽑아.


“싫어.”


-싫다고?! 그러면 왼쪽을 선택할 거란 소리야?


끄덕-!!


-이 자식이!! 미쳐도 단단히 돌았네. 아까 보니, 그 자식 완전, 바보던데.


“뒤통수 맞는 것보다는 차라리 바보가 나아.”


-그러니까 오른쪽을 선택해야지!! 이 바보야!! 그러면 배신 당할 일도 안 생기잖아. 만약, 그 녀석이 오른쪽을 선택하면 어쩔래?


“그럴 일 없어.”


‘얘가 진짜로 뭘 잘못 먹었나!! 뭘 믿고 이러지?’


물론, 그리드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내 말을 믿을 수밖에 없을 거야.’


그는 인성으로 보나, 성품으로 보나 마음씨가 한없이 약한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찾았고, 그를 확인했고, 그를 선택했다.

그의 머릿속 위에 떠 있던 ‘0’이라는 숫자를 믿었다.


스윽-!!


카드를 향해 손을 뻗고 있는 현우와 달리 일찌감치 카드를 골랐던 사람들은 카드를 고르기 무섭게 눈앞으로 웬, 포탈이 생기자 그 포탈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꿀꺽-!!


누군가는 침을 삼켰고.


“저기로 들어가라는 건가?”


누군가는 웃으면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번에는 어떤 시련이 또 기다리고 있을까...”


누군가는 한껏 긴장한 채로 그 포탈을 통과했다.


스르륵-!!


*


스르륵-!!


포탈을 통과하기 무섭게 최선호는 양손을 들고 주변부터 더듬거렸다.

눈이 안 보여서 감각으로 모든 것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허공을 향해 팔을 이리저리 뻗는 최선호와 달리 포탈을 통과하기 무섭게 한 남성은 팔을 들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윽!!”


나오자마자 빛이 강렬하게 뿜어졌다.

그야말로, 시각을 잃는 줄 알았다.

그런데


“...?!”


실눈을 뜨고 주변을 보자마자 그런 불안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빛이 강렬했던 이유가 바로, 눈 때문이었어.”


온 사방이 그야말로, 눈이었다.

새하얀 눈을 보자 보는 것 만으로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뭐지?! 나 혼자인 건가.”


눈(雪)만 보일 뿐, 악수를 나눴던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제일 숫자가 많은 상대와 팀을 이뤘는데.


“설마..?!”


그런 불안감이 드는 순간.


푹-!!


등이 갑자기 뜨거워지자 그 남성은 고개를 숙였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라도 갑자기 숨이 막혀왔다.

알고 봤더니.


“쿨럭!!”


화살촉이 등을 꿰뚫고 튀어나와 있었다.


“도대체 누가...”


미처 감지할 틈도 없이 기습을 당했다.


철푸덕-!!


그가 쓰러지기 무섭게 숲 속에서 한 사내가 눈을 밟으면서 등장했다.


푸욱-!! 푸욱-!!


그 남성의 정체는 다름이 아니라 <성좌(星座)의 무덤>에서 현우의 관심을 잠시 빼앗았던 하석진이었다.


*


푹-!! 푹-!!


최선호는 발을 동동 굴렸다.

침엽수 사이로 아름다운 설산이 보였지만, 눈이 안 보이는 까닭으로 그는 식은 땀만 잔뜩 흘렸다.


‘분명...’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했다.


“설마...거짓말이었나?”


-분명, 후회할 거다. 이 바보 같은 선택을.


‘두고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될 거야. 내가 저 사람을 선택한 이유를.’


그렇게 말하고 불안감에 떨고 있는 최선호를 향해 걸어갔다.

말한 대로 다행히 그곳에 가만히 서 있었다.

단, 한 발자국도 안 움직였다.

그런데


스윽-!!


가까이 다가가 그의 어깨를 향해 손을 뻗는 순간, 그가 몸을 휙 돌렸다.

그야말로, 감각이 무척 예민했다.


“누구세요!!!”


“저예요.”


현우의 말을 듣자마자 최선호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숨을 골랐다.


-그야말로, 겁쟁이가 따로 없네.


띠링-!!


시스템이 울리기 무섭게 우리는 곧장, 시스템을 확인했다.


+


<일심동체(一心同體)>


이제부터 당신들의 운명은 하나입니다.

하나가 죽으면 또 다른 하나도 죽습니다.

또한, 이곳을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의를 저버린 배신자를 처단하는 겁니다.


성공 시 : 잔여 능력치 +30


실패 시 : 죽음


+


내용을 다 듣자마자 최선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배신자를 잡으라니...”


“배신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 글귀를 다 읽자마자 현우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


걱정스러운 사태가 벌써 일어나고 있을지도 몰랐다.


챙-!! 챙-!! 챙-!! 챙-!!


현우의 예상대로 악수를 나눴던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있었다.


“이 치사한 XX!!”


어떤 남성은 욕설을 내뱉기 바빴고, 어떤 여성은 눈밭을 열심히 달렸다.


“어떻게...”


한편인줄 알았던 상대가 알고 봤더니 아니었다.

상대방은 자신을 완전히 죽이려고 하고 있었다.


“좋은 말로 할 때, 거기 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녀가 미친 듯이 쫓아오자 여자는 살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렸다.

그야말로,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추격전'이었다.

그들과 달리 이미 사냥을 마친 하석진은 그곳을 벗어나면서 시스템 글귀를 한 번 더 흘깃거렸다.


+


<배신자(背信者)>


당신은 신뢰와 배신 중, 배신을 선택한 배신자입니다.

배신에는 큰 대가를 따르듯이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당신은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1. 파트너를 죽이십시오.

2. 신뢰를 선택한 사람들을 찾아 죽이십시오.


그래야, 이 게임에서 나가실 수 있습니다.


성공 시 : 능력치 포인트 +50


실패 시 : 죽음


+


"우선, 첫 번째는..."


이미 일찌감치 끝났다.

그것도 힘 안 들이고 처리했다.

그러므로


“이제 남은 건..."


두 번째 뿐이었다.


"재밌네. 신뢰를 선택한 사람을 죽이라니.”


웃음이 나왔다.

웃음이 도저히 참아지지 않았다.


*


푸욱-!! 푸욱-!!


눈이 안 보이는 최선호를 대신해 현우는 푹푹 빠지는 눈길을 앞장서 걸어갔다.


“저, 저기...”


“어떻게 알았냐고요?”


흠칫-!!


“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미래가 보여요.”


-야! 그 말을 퍽이나 믿겠다. 아까부터 사기도 정도껏 쳐. 그따위 말을 누가...


“진짜요?!”


최선호가 놀래자 그리드는 할 말을 잃었다.


-뭔, 이런 자식이 다 있지?


심성도 약할 뿐만 아니라 귀도 얇았다.


싱긋-!!


현우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최선호는 눈을 곧장 빛냈다.


“그러면 혹시...제 미래도 알 수 있을까요?”


‘살짝 겁 좀 줘볼까.’


하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야. 아니야.’


생각해보니, 장난칠 때가 아니었다.


“알고 봤더니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아...네에.”


“그래도 걱정 마세요. 제 말대로만 움직이신다면 무사하실 거예요.”


현우가 웃음을 짓자 최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듣기만 해도 왠지 모르게 든든했다.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감을 가졌다.


-바보라서 그런가. 구워 삶기 되게 쉽네.


‘바보라고 무시했다가 나중에 큰 코 다쳐도 난 모른다.’


-사기 정도껏 쳐. 내가 저 녀석인 줄 알아?


그리드가 비아냥거리든, 말든 웃음이 나왔다.


싱긋-!!


*


후두둑-!! 후두둑-!!


하석진이 나뭇가지를 밟으면서 이동할 때마다 나뭇가지에 쌓여있던 눈들이 밑으로 떨어졌다.

그야말로, 엄청난 양이었다.


타앗-!! 타앗-!!


나뭇가지 위에 쌓여있던 눈들이 떨어지든, 말든 나뭇가지를 빠른 속도로 밟아가면서 하석진은 주변을 연신 두리번거렸다.


‘분명, 이 근처에서 목소리가 들렸는데..’


다행히 얼마 못 가, 찾고 있던 먹잇감을 발견했다.


타다다다다다다닷-!!


한 여성이 검을 든 채로 눈 위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타앗-!!


그녀를 발견하기 무섭게 하석진은 반대편 나뭇가지를 밟자마자 나뭇가지의 반동을 이용했다.


띠용-!!


힘을 거부하지 않고, 위로 솟구치자마자


쫘아아아아아악-!!


들고 있던 활시위를 당기고, 화살을 쐈다.

그 순간.


슝-!!


하석진의 손끝을 떠난 화살은 바람을 뚫고, 나뭇가지를 뚫고, 그녀를 향해 순식간에 날아갔다.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였다.

그런데


“...!?”


상대도 제법이었다.

눈 위를 질주하고 있던 그녀는 화살이 날아오자 몸을 황급히 틀고,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씨익-!!


바보 같은 선택이었다.

검과 화살이 부딪치자마자 엄청난 폭발이 발생했다.


퍼어어어어엉-!!


어디선가 갑자기 웬, 폭발 소리와 함께 눈덩이가 솟아오르자 그 부근에서 싸우고 있던 사람들을 깜짝 놀랐다.


"뭐야? 이 소리는?!"


뛰어다니고 있던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그곳으로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저 무지막지한 위력은 대체 뭐야?’


‘뭔지 몰라도, 여기서 얼른 도망쳐야겠어.’


엄청난 양의 눈이 치솟자 몇몇 사람들은 황급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제기랄!! 다 잡았는데.”


“누군지 몰라도...되게, 고맙네.”


죽다 살아난 사람들은 하석진을 고마워하는 반면, 현우는 그걸 보자마자 발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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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17. 성벽사수(4) NEW 3시간 전 2 0 9쪽
16 016. 성벽사수(3) 24.09.17 8 1 11쪽
15 015. 성벽사수(2) 24.09.16 10 1 10쪽
14 014. 성벽사수(1) 24.09.15 9 1 10쪽
13 013. 복불복(2) 24.09.14 11 0 9쪽
12 012. 복불복(1) 24.09.13 13 1 11쪽
11 011. 천사와 악마(4) 24.09.12 15 1 11쪽
10 010. 천사와 악마(3) 24.09.11 15 0 9쪽
» 009. 천사와 악마(2) 24.09.10 15 1 11쪽
8 008. 천사와 악마(1) 24.09.09 20 0 10쪽
7 007.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3) 24.09.08 23 0 11쪽
6 006.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2) 24.09.07 22 0 11쪽
5 005.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1) 24.09.06 28 0 11쪽
4 004. 다시 만난 존재(4) 24.09.05 27 0 11쪽
3 003. 다시 만난 존재(3) 24.09.04 28 1 11쪽
2 002. 다시 만난 존재(2) 24.09.03 38 1 11쪽
1 001. 다시 만난 존재(1) 24.09.02 6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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