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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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루
작품등록일 :
2024.09.0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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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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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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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천사와 악마(3)

DUMMY

“저건?!”


-아무래도 그 녀석 같은데?


‘안 그래도 손 좀 봐주고 싶었던 참이었는데...’


“저기로 가죠.”


현우가 갑자기 방향을 돌리자 최선호는 눈을 끔뻑였다.


‘저기로 간다고?!’


방금 전, 그곳에서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기에 보이지 않아도 알았다.

가면 안 된다는 것을.


꿀꺽-!!


“뭐해요? 안 오고?”


“제가 보기에는...저기보다는..”


“방금, 미래가 보였어요.”


-...나보다 더한 놈이 여기 있었네.


‘미래라면...설마?!’


침을 꿀꺽 삼키자 녀석은 얼른 오라는 듯이 손을 까딱거렸다.


“그러니까 얼른 오세요. 살고 싶으면.”


후다닥-!!


최선호가 놓칠 새라 다가오자 현우는 멈췄던 발걸음을 다시 움직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완전, 악마나 다름없네.


‘악마라니. 말 되게 섭섭하게 하네. 솔직히 악마가 아니고 이 정도면 천사지.’


그야말로, 기가 찼다.


‘천사라니...어처구니가 없네.’


녀석이 아는 천사랑 자신이 아는 천사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


싱긋-!!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하석진은 나무 밑으로 곧장 뛰어내렸다.

나뭇가지를 밟으면서 오는 내내, 밑을 슬쩍 봐봤는데...이곳은 지금까지 지나온 곳과 차원이 달랐다.

눈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예상대로...


푸욱-!!


착지하자마자 발이 푹 빠졌다.

종아리가 축축했다.


“쳇!!”


종아리가 축축했지만, 이만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곳은 다른 곳과 달리 붉은 선혈이 낭자했다.

핏자국이 여기저기 튀어있었다.

주변에 발자국이라던가,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로 봐서는 죽은 게 분명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꽝인가 보네.”


시스템이 묵묵부답이었다.

이 말인즉슨, 그녀도 신뢰를 저버린 배신자(背信者)라는 의미와도 같았다.


“괜히, 시간만 낭비했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곳으로 가는 건데.”


여기에 있을 이유가 더 이상 없자 이만 발길을 돌렸다.

얼른, 끝내고 다음 관문으로 넘어가고 싶었다.

그런데


‘...어라라?!’


먹잇감이 제 발로 나타났다.

그것도 한 놈이 아니라 두 놈이었고, 두 명 중 한 명은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씨익-!!


하석진이 입 꼬리를 올리자 미간을 찌푸리는 현우와 달리 최선호는 바들바들 떨었다.


‘피 냄새가 진동해.’


-알고 봤더니 코앞에 있었네.


“어쩐지...처음 봤을 때부터 뭔가, 꺼림직하더라.”


녀석의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그야말로, 웃음이 나왔다.


“그동안 내 목숨을 잘도 노렸던데...”


“무슨 말인지. 당최 모르겠는데.”


‘이것 봐라?! 모른 척하네?’


현우가 웃음을 터뜨리자 하석진은 손을 으쓱거렸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거 같은...”


-저런 녀석은...


“매가 약이지.”


현우가 하석진을 향해 달려가자 최선호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쿵쾅쿵쾅-!!


심장이 마구 뛰는 최선호와 달리 현우의 심장은 한없이 차분했다.


'피하지 않는 걸 보니.'


전보다 더욱 강해졌을 게 분명했다.

현우가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히자 하석진은 들고 있던 활을 곧장 당겼다.


쫘아아아아아악-!!


활시위를 당기기 무섭게 녀석의 손끝으로 마력이 점차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화살이 다 만들어지자마자 하석진은 잡고 있던 화살을 놓았다.


팅-!!


경쾌한 탄성과 함께 화살이 녀석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이번 화살은 저번과 차원이 달랐다.

더욱 강해졌고.

더욱 빨라졌다.

그런데


"...!?"


녀석은 그런 화살을 막을 심산인지 달려오면서 팔을 들고 있었다.


"그럼, 나야 좋지.”


퍼어어어어엉-!!


갑자기 강력한 돌풍(突風)이 발생하자 최선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망한 거 같아.”


말을 믿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봐도 선택을 잘못한 거 같았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보고 싶어도 앞이 도저히 보이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었다.


-망하기는 개뿔!!


그리드의 말대로 아직, 망한 게 아니었다.


휘웅-!!


눈보라를 뚫고 현우가 불쑥 튀어나오자 하석진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살아있다니..?’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화살이 날아오자 눈을 박차고, 점프해서 화살을 뛰어넘은 게 다였다.

녀석을 뭉개버릴 기세로 주먹을 있는 힘껏 내려찍었다.

하지만


퍼어어어어엉-!!


애먼 바닥만 때리고 말았다.

애먼 눈만 솟구치고, 녀석을 그만 놓쳤다.

뒤로 물러나자마자 하석진은 이를 갈았다.


"이 새X가!!"


“사...사, 살았어. 다행이다.”


최선호가 가슴을 쓸어내리든, 말든 현우는 녀석을 향해 걸어가면서 주먹을 매만졌다.


‘쩝.’


-완전, 굼벵이가 따로 없네. 눈앞에서 놓친다는 게 말이 돼?


그리드가 비아냥거렸지만, 무시하고 귀를 쫑긋 세웠다.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어떠한 발소리를 들었다.


타다다다다다다닷-!!


누군지 몰라도 어떤 존재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도 바로 코앞이었다.

감지하자마자 그곳으로 황급히 몸을 틀었다.

그런데


싱긋-!!


상대를 보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야! 지금 웃음이 나와?


현우가 웃자 그리드는 할 말을 잃었다.

한 여자가 겁쟁이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


최선호는 고개는 갸웃거렸다.


‘기분 탓이겠지? 날 빤히 보는 거 같은데’


-야!! 저 자식 죽겠다!! 얼른, 가서 구해!!


누가 봐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모습이었다.

아까와 달리 등을 훤히 내보이고 있었다.


“죽길 바라던 거 아니었어?”


-이 바보 자식아!! 저 자식이 죽으면 나도 죽잖아.


“진짜 그게 다야?”


-입 열 시간에 얼른 구하기나 해!! 이 머저리야!!


녀석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대체 뭘 믿고 이러는 건지...

누가 봐도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다행히 뒤늦게라도 겁쟁이가 그녀의 존재를 알아차린 모양인지 몸을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늦었어. 젠장!!!’


당장 피해도 모자를 판에 녀석은 눈을 질끈 감았다.


-제기랄!!


‘은근히 정(情)이 많은 녀석이라니까.’


최선호의 앞에 당도하자마자 그녀는 쥐고 있던 칼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완전, 식은 죽 먹기네.’


번뜩-!!


최선호가 눈을 떴지만 그녀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야말로, 다 잡은 먹잇감이었다.

그런데


솨악-!!


최선호를 베기 무섭게 그녀의 동공은 사정없이 흔들렸다.


“....?!”


-뭐야?! 사라졌어...


‘그러게, 내가 큰 코 다칠 거라고 했잖아.’


녀석이 겁쟁이를 베기 무섭게 겁쟁이가 안개 마냥,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야!!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진짜로 미래가 보이기라도 한 거야?


솔직히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수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모든 게 다 수상했다.


-아닌데, 그럴 리가 없는데. 아무리 훑어봐도 너한테 예지력(豫知力)같은 능력이....


키득키득-!!


그리드가 당황하자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난생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종종 써먹어야겠는데?’


-야!! 대체 뭐냐고!! 혼자만 알지 말고, 같이 좀 알자. 이 치사한 자식아!!!


후다닥-!!


웃음꽃이 가득한 현우와 달리 하석진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도망쳤다.

상대가 한눈판 틈이 곧 기회이자 찬스였다.


-어쭈?! 저 자식이?


녀석이 도망치자 냉큼 쫓아갔다.


-야!! 겁쟁이는?


“괜찮아.”


-죽으면 어쩌려고?


“괜찮대도.”


그리드가 계속 말렸지만 현우는 무시하고 하석진을 쫓는데 집중했다.

반면.


꿀꺽-!!


그곳에 홀로 남은 그녀는 침을 삼켰다.

어디서 온 안개인지 몰라도 갑자기 안개가 스멀스멀 차올랐다.

얼마나 심한지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


‘이게 대체...’


갑자기 안개가 끼자 그녀는 칼을 꽉 쥐고, 주위를 살폈다.


“장난 그만 치고 얼른 나와!!”


묵묵부답(黙黙不答)이자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칼끝은 흔들렸다.


“아무래도...”


주변에 어떠한 기척도 안 느껴지는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도망친 듯 보였다.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녀석이었다.

그런데


“....!?”


완전한 착각이었다.

안심하는 순간.


섬뜩-!!


서늘함이 느껴졌다.

몸을 황급히 돌렸다.

그런데


번뜩-!!


이제 와서 보니, 그의 눈동자가 푸른 색으로 바뀌어있었다.

두 눈동자가 푸른 빛으로 물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뭔가를 들고 있었는데.


‘칼날이...’


없었다.

칼자루만 쥐고 있었다.

그야말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나타난 것도 모자라 속이 텅 빈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서걱-!!


뭔가, 이상했다.

고통이 느껴졌다.

분명, 칼날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피 분수가 터져 나왔다.


푸하아아아악-!!


"대체 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힘이 쫙 빠졌다.

의식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치지직-!! 치지직-!!


쓰러지면서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또 맞닥트렸다.

무거워지는 눈꺼풀 사이로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에러가 난 거 마냥, 그의 머리 위로 숫자 ‘0’이 나타났다.

무슨 뜻인지 몰라도 이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봤던 그 숫자였다.

그런데


찌지직-!! 찌지직-!!


곧이어, 그 숫자가 붉게 변하면서 다른 숫자로 뒤바뀌었다.

그 숫자는 무려, ‘18’이었다.


철푸덕-!!


그녀가 쓰러지자 눈이 붉게 물들었다.

물감 마냥, 붉은 색으로 점점 물드는 모습을 최선호는 조용히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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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6. 성벽사수(3) 24.09.17 8 1 11쪽
15 015. 성벽사수(2) 24.09.16 10 1 10쪽
14 014. 성벽사수(1) 24.09.15 9 1 10쪽
13 013. 복불복(2) 24.09.14 10 0 9쪽
12 012. 복불복(1) 24.09.13 12 1 11쪽
11 011. 천사와 악마(4) 24.09.12 15 1 11쪽
» 010. 천사와 악마(3) 24.09.11 15 0 9쪽
9 009. 천사와 악마(2) 24.09.10 14 1 11쪽
8 008. 천사와 악마(1) 24.09.09 19 0 10쪽
7 007.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3) 24.09.08 23 0 11쪽
6 006.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2) 24.09.07 21 0 11쪽
5 005.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1) 24.09.06 27 0 11쪽
4 004. 다시 만난 존재(4) 24.09.05 26 0 11쪽
3 003. 다시 만난 존재(3) 24.09.04 28 1 11쪽
2 002. 다시 만난 존재(2) 24.09.03 37 1 11쪽
1 001. 다시 만난 존재(1) 24.09.02 6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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