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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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루
작품등록일 :
2024.09.0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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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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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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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 성벽사수(3)

DUMMY

곧이어, 녀석의 설명이 끝나자 그들은 한동안 말을 잃었다.


"....."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누군가는 턱을 매만지면서 고뇌했다.


'이게 과연 될까..?'


'아무리 봐도...'


“그 방법은 좀 무리인 거 같은데요.”


한 남성이 반대하기 무섭게 눈치를 보고 있던 사람들도 잇따라 반대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승산이 너무 낮아요.”


“그건 완전, 죽자는 거잖아요.”


“그럴 바에는 그냥, 실패하는 게 낮죠.”


“성공에 눈이 멀어 목숨을 걸기는 싫네요.”


‘반대가 생각보다 거세네.’


-내 이럴 줄 알았다. 이제 어쩔 거야?


독단적으로 움직여서 죽을 위기에 처하는 것보다는 같이 움직이는 게 낮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으로 온 거였다.

후퇴하는 녀석들을 쫓아가는 것보다 이 방법으로 해결하는 편이 더욱 승산이 있을 거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대가 생각보다 심했다.


‘만약...’


그때, 두 사람이 있었다면 이런 고민도 하지 않았을 텐데.

한유라와 최선호가 없는 이 상황이 그저 아쉽기만 할 뿐이었다.

아니, 여기에 둘 중,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어쩌면...’


얘기가 쉽게 흘러갈 수도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한 번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 같군.”


누가 찬성하자 현우는 그 사람을 곧장 바라봤다.

알고 봤더니 백발의 아저씨였다.


싱긋-!!


웃음을 짓는 현우와 달리 다른 사람들은 유명한이 찬성하자마자 기겁하기 바빴다.


“네?! 뭐라고요?”


“진짜로 죽을 지도 몰라요.”


“제대로 들으신 거 맞으세요?”


“자네들, 잘 생각해봐. 우리가 성벽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아무리 있어도 시간이 갈수록 엄연히 한계가 있어.”


말을 하면서 유명한이 눈으로 어딘가를 가리키자 모두들 말을 잃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마력 고갈로 인해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거대한 방어막을 펼쳤던 그녀마저도 아직까지 식은땀을 뻘뻘 흘린 채, 누워있는 상태였다.


‘하긴...맞는 말이긴 해.’


“그 말이 맞긴 한데..”


“시간이 갈수록...전력이 약화되는 건 우리 쪽이긴 하지.”


“그러니 이건 성공, 실패의 문제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


“물론, 아저씨 말도 일리가 있어요. 그런데 작전대로 움직이다가 성벽이 뚫리면요?”


“맞아요!! 성벽은 누가 막을 건데요?”


"오히려, 전력만 약해질 수 있어요."


“솔직히 방금도 겨우 막은 거잖아요.”


-그래, 내가 말하고 싶었던 문제가 바로 이거였어. 이 문제는 어쩔 생각이야?


“.....”


그야말로, 난해한 문제였다.

녀석들의 정체를 알게 된 이상, 녀석들의 습성과 전술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문제였다.

작전을 이행하는 동안, 인해전술(人海戰術)로 밀고 들어오는 녀석들을 누군가는 막아야만 했다.

숫자도 중요했지만, 질도 중요했다.


“.....”


“내가 막겠네.”


유명한이 나서자 현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눈도 휘둥그레졌다.


“네?! 진심이세요?”


‘이걸 믿어야 해, 말아야 해?’


‘도대체 뭔 자신감이지?’


-늙은이가 노망이라도 난 거야, 뭐야?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을 테니, 다들 저 친구의 의견을 따라주게.”


유명한의 몸에서 강대한 기운이 뿜어지자 모두들 말문이 막혔다.


꿀꺽-!!


'알고 봤더니..'


'힘을...숨기고 있었어.'


끄덕-!!


“아..알겠습니다.”


“새, 생각해보니...해볼 만 한 거 같아요.”


‘이 무지막지한 힘은 뭐지?’


-뭐야?! 노망난 게 아니었어?


녀석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기(氣)를 뿜어내는 순간, 그야말로 온몸이 소름 돋았다.

첫 만남 때부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이렇게 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밤이네."


"그러게, 금세 어두워졌네."


“근데 진짜로, 괜찮은 거 맞겠지?”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판국인데...”


‘아무리 봐도...’


"이렇게 된 김에 믿을 수밖에 없어."


성벽 위에 있던 사람들이 불안에 떨든, 말든 유명한은 뒷짐을 진 채,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서 숲을 바라봤다.

평온하고, 조용한 숲 속을 보자 마음이 무척 평온했다.

될 수만 있다면 이 풍경을 계속 보고 싶었다.


그 시각.


“우웩!! 도저히 못 참겠어.”


유명한과 달리 이곳은 아주 시끄러웠다.


첨벙-!! 첨벙-!!


물웅덩이를 밟으면서 현우가 포함된 결사대(決死隊)는 숲 속을 질주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참아. 살아남고 싶으면.”


“그래, 들키는 것보다 낫잖아.”


출발하기 전에 냄새를 최대한 지운다는 명목으로 오크 시체에 옷을 마구 비볐다.

역겨웠지만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꾹 참고 버텼다.


"으~ 냄새."


'얼른, 끝내고..'


사람들이 코를 부여잡든, 말든 현우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타앗-!! 타앗-!!


현우가 결사대를 이끌고 숲 속을 질주하고 있을 때.


퍼드득-!! 퍼드득-!!


숲을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던 유명한은 새들이 갑자기 하늘 위로 날아오르자 눈을 부릅떴다.


뿌우우우우우우우웅-!!


녀석들이 또다시 공격할 모양인지, 나각(螺角)소리가 숲 속 전역으로 울러 펴졌다.


쫑긋-!!


그걸 듣자마자 성벽 위에 있던 사람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온다.”


“까짓것 한 번 해보자고.”


모두들 무기를 움켜쥐는 그때, 숲 속에서 수많은 불빛이 나타났다.


화르륵-!! 화르륵-!!


“저게 다...”


"녀석들은 아니지..?"


“개자식들!!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네.”


“진짜, 징글징글하다.”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는 불빛을 보면서 유명한은 주먹을 꽉 쥐었다.


*


뿌우우우우우웅-!!


녀석들이 나각(螺角)을 불자마자 현우는 속도를 더욱 높였다.


“서두르죠.”


“제기랄, 시작된 거야?”


“어휴~ 미치겠네.”


결사대가 숲 속을 미친 듯이 달리고 있을 때, 성벽 밖은 이미 전투가 한창이었다.


서걱-!! 서걱-!!


수많은 사람들이 전장 속을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계속해서 덤벼오는 오크들을 하나씩 하나씩 죽어나갔다.


콰직-!! 콰직-!!


"그만 좀 나와라!! 이것들아!!"


한 남성이 착지하면서 도끼를 내려찍기 무섭게 그곳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났다.


콰아아아앙-!!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다.

그뿐만 아니라 수백 발의 화살이 양측 진영 가릴 거 없이 쏟아졌다.


푹-!! 푹-!!


화르륵-!! 화르륵-!!


아래와 달리 성벽 위에 있던 사람들은 불덩이를 막기 바빴다.


슝-!! 슝-!! 슝-!!


활을 들고 있는 사람은 화살을 쉴 틈 없이 쐈고,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사람은 힘을 합쳐 방어막을 넓게 전개했다.

하지만


퍼어어엉-!! 퍼어어엉-!!


불덩이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런, 젠장!!”


“...역부족이야.”


시간이 갈수록 팔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온몸에 육중한 충격이 전해졌다.


콰지직-!!


금이 가기 무섭게 방어막이 펑-!!하고 터졌다.


퍼어엉-!!


방어막이 산산조각나자 사력을 다해 방어막의 전개했던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뚫리고 말았어.’


콰아아아아아앙-!!


그때,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눈앞으로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솟구쳤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앙-!!


알고 봤더니, 끝이 안 보일 정돌 길게 뻗은 석벽(石壁)이었다.

철옹성(鐵甕城)마냥, 그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모든 불덩이를 다 막아냈다.


“이게 대체...”


“다들, 괜찮나?”


사람들은 몸을 황급히 틀었다.

알고 봤더니 백발의 아저씨였다.


“아저씨...그 피는 대체...”


“혹시? 어디 다치셨어요?”


“아~ 이 피..”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유명한은 웃었다.


“내 피 아니니까. 걱정 마.”


‘도대체...’


녀석들을 얼마나 죽였는지 몰라도 온몸이 피로 얼룩졌다.

역할 정도로 피 냄새가 진동했다.

하지만


타앗-!!


그들을 구하자마자 유명한은 성벽 밖으로 다시 뛰어내렸다.


‘녀석들이 또 날리기 전에..’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게임에서 스킬마다 쿨타임이 있는 거 마냥, 불덩이도 잠시 쉬는 타이밍이 있었다.

그러므로 지금 이때가 절호의 기회이자 다시 없을 찬스였다.


콰앙-!!


지면 위로 착지하기 무섭게 유명한은 바닥을 곧바로 박차고, 그곳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슝-!! 슝-!!


바람을 가르고, 또 갈랐다.

녀석들이 또 날리기 전에 얼른, 도착해야했다.

하지만


번뜩-!!


유명한이 그곳으로 달려가기 무섭게 오크들이 곧바로 막아섰다.


쿵-!! 쿵-!! 쿵-!! 쿵-!!


수많은 오크들이 성벽을 버리고 유명한을 향해 달려들었다.


"...!?"


싸우다 말고 오크들이 갑자기 방향을 틀자 오크와 싸우고 있던 사람들은 순간, 뇌정지가 왔다.


“이게 대체...그리고 저 바위는 또 뭐고?”


“방금, 내가 뭘 본 거지..?”


눈앞에 커다란 바위가 치솟았다.

아니, 이 정도면 거의 ‘돌산’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런데


콰앙-!! 콰앙-!!


녀석들이 그곳으로 가기 무섭게 눈앞으로 입이 쩍 벌어질만한 일이 또 발생했다.


푹-!! 푹-!!


끝이 뾰족한 바위들이 녀석들의 몸을 꿰뚫었다.


꿀꺽-!!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지면 위로 갑자기 창처럼 날카롭게 생긴 바위들이 치솟았다.

학살이 눈 깜짝할 새에 벌어졌다.


*


화르륵-!! 화르륵-!!


횃불이 보였다.


번쩍-!!


앞장서면서 달리고 있던 현우가 갑자기 몸을 숙이면서 주먹을 황급히 쥐자 현우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던 사람들도 수풀 속으로 몸을 황급히 숨기거나, 나무 뒤편으로 몸을 황급히 숨겼다.


'여긴가 보네.'


‘드디어 도착했네.’


녀석들 눈을 피하느라 그야말로, 생고생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직선으로 가면 얼마 안 될 거리를 크게 돌아서 왔다.


“근데, 저 바위는 또 뭐래?”


“쉿!! 그 입 안 닥쳐?”


그녀가 손가락을 올리자 그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저런 능력이 있었으면 진작 사용하지.


그리드가 불평불만을 터뜨리든, 말든 현우는 눈앞을 지긋이 바라봤다.

제대로 찾아온 모양인지, 분위기가 하나같이 남달랐다.

그런데


'왜 안 보이지..?'


있어야 할 녀석들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지 오면서 한 놈도 마주치지 않았다.

걱정이 슬며시 들었지만 마음을 차분히 먹었다.

여기까지 와서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휙-!! 휙-!!


현우가 눈짓하자 결사대는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흩어졌다.


‘드디어 우리가 움직일 차례인가.’


‘적장의 목은 내가 치고 말겠어.’


‘손이 근질근질하던 참인데..’


‘곧 기다려라. 이 녀석들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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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6. 성벽사수(3) 24.09.17 10 1 11쪽
15 015. 성벽사수(2) 24.09.16 12 1 10쪽
14 014. 성벽사수(1) 24.09.15 11 1 10쪽
13 013. 복불복(2) 24.09.14 11 0 9쪽
12 012. 복불복(1) 24.09.13 15 1 11쪽
11 011. 천사와 악마(4) 24.09.12 16 1 11쪽
10 010. 천사와 악마(3) 24.09.11 17 0 9쪽
9 009. 천사와 악마(2) 24.09.10 16 1 11쪽
8 008. 천사와 악마(1) 24.09.09 21 0 10쪽
7 007.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3) 24.09.08 25 0 11쪽
6 006.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2) 24.09.07 24 0 11쪽
5 005. 각성하지 못한 者와 각성한 者(1) 24.09.06 29 0 11쪽
4 004. 다시 만난 존재(4) 24.09.05 30 0 11쪽
3 003. 다시 만난 존재(3) 24.09.04 30 1 11쪽
2 002. 다시 만난 존재(2) 24.09.03 43 1 11쪽
1 001. 다시 만난 존재(1) 24.09.02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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