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만이 아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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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시아
작품등록일 :
2016.04.04 14:41
최근연재일 :
2016.04.21 21:37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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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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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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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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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0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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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1)

DUMMY

(1)


일단 탱커란 놈들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레이드에 임한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계속 쳐 맞으면 죽겠지만 힐이 일단은 유지되고 있는 걸 봐서는 어떻게든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 덕분에 시도하게 되는 건데, 잘 될지 안될지는 모르는 거다.


아까 당한 젠장 맞을 상처가 아파오긴 하는데, 전투에 지장은 없을 거 같았다. 그렇다 치더라도 맞지 않아도 될걸 맞아주는 마조히스트 같은 취미는 없으므로 최대한 피하면서 전투에 임해야 했다. 그게 일단 내 목숨을 조금이라도 더 길게 해 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도 힐만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서 동시에 여러 놈에게 일방적으로 맞는 것만 아니면 어찌됐든 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물론 내가 다 맞아 버린다면 그 전에 죽기야 하겠지만, 방금 말했다시피 피할 건 피한다. 이래봬도 내가 생존 본능 하나는 쩔거든.


“힐만 어찌됐든 계속 유지해주세요.”


탱커가 더 잘했다면 이런 위기도 없을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탱커 운은 없는 것 같다. 아까 그 유연희씨라고 했던가, 제기랄 서포터로 붙여 주려면 좀 제대로 된 탱커들을 붙여 줄 것이지 이런 이상한 놈들이나 붙여줘서 내가 왜 고생을 해야 하냔 말이야. 난 몬스터를 때려 잡기 위해서 도와준다고 했지, 내가 몬스터에게 쳐 맞기 위해서 지원한 게 아니란 말이다.


리자드 맨들을 상대하는 건 역시나 쉽지는 않았다. 탱커를 무시하고 내가 독자적으로 상대하기로 하고는 전투에 임하자 이제 탱커 따위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이 나만 바라보고 있는 리자드맨 A 씨. 조금은 한눈 팔아줘도 좋은데 말이야. 그래야 내가 일하기 편해지지 않겠어? 자네도 빨리 퇴근할 수 있어서 좋고 말이야. 물론 그 퇴근지가 무덤 속이 되고 말겠지만.


내 공격을 받은 리자드맨은 검에 맞은 상처에 화가 났는지 마구잡이로 날 공격하기 시작했다. 상단에서 하단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짜 마구잡이식이라는 게 느껴지는 게 저 녀석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허긴 이 세계에서는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데미지를 입어 본적이 없으니 이러는 건가.


“···..”


잠깐··· 그렇다면 어그로를 못 잡고 있는 게 지금 이 이유와 같은 걸 수도 있는 거야? 이 놈의 세계 몬스터들은 데미지에 대한 면역이 없어서 바로 자기를 아프게 하는 사람을 공격하는 거야?


아니 아니, 그건 말이 안되잖아. 우리 세계에서는 처음에도 그런 일은 없었다고.

그런데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진짜 뭔가 다르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겠네. 그리고 이어지는 저 미노타우르스를 잡을 때에도 그렇다면 애로사항이 꽃피는걸 넘어서서 내 생명의 불꽃이 사라지고 말겠네 젠장.


일단 나중 일이야 어찌됐든 공격부터 피하자, 눈앞에 살기 등등하게 서서 큼지막한 대검을 휘두르고 있는 리자드맨이 일단은 더 무섭단 말이다.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녀석의 공격을 한방이라도 맞으면 바로 리타이어 할 것 같은 상상이 머리 속을 스쳤지만, 이내 내게 바로 바로 들어오는 힐은 그런 내 생각을 상쇄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조심하세요! 다른 녀석들도 그쪽을 보기 시작합니다.”


와, 이놈들은 상도의도 없냐. 1:1 뜨고 있는데 갑자기 왜 다른 놈들까지 이쪽을 본다는 건데, 이런 일은 겪어 본적도 없는 일이라고. 차라리 이 앞에 있는 놈은 내가 직접 공격하기라도 했으니 그렇다고 치는데 다른 녀석들은 대체 왜 날 보는데? 탱커들이 잡고 있는 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거야?


“아니 대체 왜 그 놈들까지 이쪽을 본다는 겁니까? 탱커들 진짜 일안해요? 그냥 서있는 허수아비만도 못한 존재입니까?”


아까부터 진짜 탱커들에겐 화만 내고 있는 것 같지만, 누구라도 이렇게 나한테 엿 먹이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해봐라. 그러면 똑같이 행동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될 거다. 내가 다른 리자드맨 들을 공격조차도 하지 않았는데 날 본다는 건 그만큼 내가 어그로 끄는 존재란 거냐. 내가 존재 자체만으로도 어그로를 끄는 어그로 대 마왕인 거냐? 내 얼굴이 그리 어그로를 끌어?


“조금이라도 이쪽에서 떨어지세요! 이쪽으로 오는 시간이라도 어떻게 벌어 보라고요!”


가혹하다. 정말 가혹하다. 이 세계에 나밖에 딜러가 없다고 해서 난 내가 졸라 잘나가는 주인공이라도 될 줄 알았는데, 이건 뭐 시작부터 주인공은커녕 당하기만 하는 인간이 되어버릴 거 같다. 이 앞에 대치 하고 있는 이놈을 바로 잡지 못하면 내게 달려온다는 다른 놈들이 대 뒤통수를 바로 반으로 갈라놓아 버릴게 분명했다.


조금 더 빠르게, 그보다 더 빠르게 내 검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조금은 안전한 방식으로 하기 위해서 선 회피, 후 공격이었는데. 이젠 진짜 그런 방식도 취할 수 없었다. 무조건 타임 어택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적의 공격은 죽을 것 같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그냥 힐만 믿고, 오히려 역습을 취한다. 이것이 바로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내 공격 방식! 난 상처를 입어도 회복되지만 니들은 안 그럴 거다 이 리자드맨 놈들아.


일단 이렇게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공격 속도는 더 빨라졌다. 내 몸이 축난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긴 했는데, 차라리 레이드에 안 끼기로 마음먹었었다면 몰라도, 이미 참여해서 저놈들이 날 보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은 이상 2마리 이상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것보다 이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게 분명했다.


“리저드 맨도 저 사람의 공격에 쓰러지고 있어!”


이제 옆에서 아직도 일일이 내 공격 하나하나에 놀라고 있는 사람들에게 태클을 널 자투리 시간도 없다. 그 시간에 공격이라도 한번 더해야 한다.


“뒤 조심하세요!”


최대한 시간을 어떻게 끌어본다고 다른 탱커들은 몸으로 직접 막고 방어벽이라도 쳤던 것 같았지만, 워낙 전차처럼 밀고 지나가려는 리자드 맨들을 긴 시간 잡아두는 것은 무리였나 보다. 그 육중한 몸체를 막아 두는 건 탱커들에게도 힘든 게 사실이긴 했겠지. 그래도 조금이나마 시간을 더 끌어 준 사실에 감사해야지.


“오케이, 바로 대응합시다. 여유 되는 탱커 분들께서는 제 뒤쪽을 바로 지켜 주세요!”


이제 난 최대한 탱커들을 인간 방벽처럼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어그로를 못 잡을 거면 내 뒤에서 인간 방패라도 되라고, 이놈의 고기방패들아. 니들의 존재가치는 그걸로 충분하다!


뭐, 조금 내 뒤에 있을 탱커들에게 미안한 사고 방식이긴 했지만, 그네들보다 더 몸이 약한 나도 리자드맨들의 공격을 받아도 버텨내고 있는데, 그래도 나보다 튼튼한 탱커들이라면 조금은 위험한 공격을 받더라도 더 버티지 않을까 하는 속셈도 깔려 있었다.


적어도 내가 지금 공격하고 있는 대상을 처리할 때까지만이라도 버텨달라고. 힐도 빵빵 하니까 말이야.


앞으로 조금만 더 공격하면 이놈은 그래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날 기세 등등하게 공격하던 놈은 내 계속된 칼질에 이젠 누적된 데미지를 입었는지 조금씩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 같았다.


바로 내 뒤쪽에 붙어준 탱커도 있겠다 조금은 시간을 더 벌어주는 사이에 어떻게든 이 녀석을 처리하고 다음 녀석과 맞붙어야 했다.


“으아아악 이 녀석도 저쪽으로 가기 시작한다!”


그래, 세상 만사 재수 황이다 황. 나한테 꿀 발라놨냐 이 새끼들아.

아직 한 마리도 다 잡지 못했는데 나머지 4명이 다 나를 본다고 한다. 와 5마리나 되는 리자드 맨들이 나만 바라보고 있는 거야 지금? 내가 리자드 맨들의 취향이라도 되는 건가? 혹시 그쪽에서 내 얼굴은 알아주는 미남형? 아니면 저것들 다 암컷이라도 되는 거야? 그게 아니라면 대체 왜 이렇게까지 날 보는 건데?


평상시의 자뻑이라면 기분이라도 좋지 흉측하게 생겨서 차가운 피부를 가진 도마뱀 녀석들이 내게 구애하는 장면을 상상하니 토악질이 나올 거 같다 진짜.


“그냥 다른 탱커들 다 이쪽으로 와요! 나만 지켜! 어차피 다른데 보지도 않는구먼!”


그래 이게 맞는 거다. 어차피 다른 놈들 지금 다 안보고 있잖아. 내가 모든 몬스터들의 아이돌이 되어서 지금 온몸에 휘발유 두르고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이 되었는데, 다른데 탱커 있을 필요 있어? 미노타우르스 보고 있는 사람들 빼고 다 날 지켜주면 되잖아!


진짜 내가 이런 극단적인 말을 하게 될지는 몰랐지만, 저놈의 몬스터들이 날 극단적으로 만들어 간다.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거지.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거고, 아이고 머리야.

나를 보기로 마음먹은 리자드 맨 들을 기존에 잡고 있던 탱커들이 더 이상 붙들어 매는 것은 힘들었다. 이쪽으로 저돌적인 탱크마냥 들어오는 놈들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고, 난 그런 상황을 예측한 덕분에 남은 나머지 탱커들을 다 내 주위에 포진시키고 날 지켜주기만을 바랬다.


차라리 한쪽 방향만 열어놓고 나머지는 모두 탱커들이 막는다는 전제 하에서 1:1 구도를 여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이었지만, 탱커들이 지금까지 리저드 맨들을 제대로 붙들어 매지 못했다는 사실을 돌아볼 때, 그런 건 이뤄질 수 없는 꿈 같은 환상이라고 생각되고. 현실적으로 볼 땐 최대한 내게 가해지는 공격을 저 사람들이 막고 난 최소한의 대미지만 받아가면서 딜을 하는 게 다였다.


이게 현실이고 이게 레알 지옥 같은 레이드다.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레이드에 참여했던 나였지만, 진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막무가내 작전을 하고 있는 내가 싫다. 나도 죽기는 싫지만 저들도 죽기는 싫을 텐데, 대체 왜 이렇게 레이드가 기존의 레이드 대로 안 흘러가고 엉망진창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나한테 도와달라고 했던 그 사람의 말에 콜을 한 내가 병신이었던 건가. 그냥 아무데나 짱 박혀서 가만히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이 사람들도 지금까진 잘 막아 왔었을 테니 이번에도 문제는 없었을 거고 말이야.


주마등이 지나갈 것만 같은 상황 리자드 맨 5마리, 비록 한 마리는 다 잡았지만. 아직도 4마리가 남았고, 그걸 다 잡는다 쳐도 아직도 미노타우르스가 남았다. 앞이 깜깜하다 깜깜해.


그래도 저 커다란 덩치를 가진 미노타우르스라도 날 안보고 있다는 거에 감사해야 하나. 세상에 참나 별별 걸 다 가지고 감사해야 하겠네 이거 나 원 참.


“어어··· 이, 이놈 왜 이래?”


그리고 한참을 싸우는 내게 또 듣고 싶지 않은 말이 들려 오기 시작했다.

누가 그랬지, 입은 만 악의 근원이라고. 그래 적어도 지금 있어서 난 그 말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아니 누가 모른다고 하면 지금 당장 여기에 끌고 와서 내가 처한 상황 그대로 겪게 해주면서 친히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나대신 엿 먹어라 이거야


“미노타우르스가 미쳤다!”


지저스, 붓다, 알라시여. 날 진짜 이렇게까지 엿을 먹여야 하겠습니까? 진짜 니들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거냐? 아오···. 신은 죽었다. 안 죽었으면 내가 죽일 거야.


작가의말

음..... 공모전 작품은... 하루에 2개던가요......

뭔가 아쉬운 느낌.....


모두들 즐거운 하루되세요!


시간이 남으시면 3종셋이나 한번씩 해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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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4) +1 16.04.18 175 3 15쪽
28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3) +1 16.04.18 143 3 13쪽
27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2) +1 16.04.17 165 3 15쪽
26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1) +1 16.04.17 174 3 13쪽
25 1-7. 고삐 풀린 망아지. (3) +1 16.04.15 161 3 11쪽
24 1-7. 고삐 풀린 망아지. (2) +1 16.04.15 156 3 12쪽
23 1-7. 고삐 풀린 망아지. (1) +1 16.04.15 168 3 11쪽
22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4) +1 16.04.14 161 3 12쪽
21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3) +1 16.04.14 146 4 18쪽
20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2) +1 16.04.12 173 3 9쪽
19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1) +1 16.04.12 201 3 14쪽
18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3) +1 16.04.11 196 4 14쪽
17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2) +1 16.04.11 190 4 13쪽
16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1) +1 16.04.09 201 3 12쪽
15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4) +1 16.04.08 262 5 13쪽
14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3) +1 16.04.08 226 5 11쪽
13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2) +1 16.04.07 234 6 11쪽
12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1) +1 16.04.07 244 5 11쪽
11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3) +1 16.04.06 249 9 11쪽
10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2) +1 16.04.06 234 6 10쪽
»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1) +1 16.04.05 269 8 11쪽
8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4) +1 16.04.05 263 7 11쪽
7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3) +1 16.04.04 334 9 13쪽
6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2) +1 16.04.04 333 8 11쪽
5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1) +2 16.04.04 344 8 11쪽
4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3) +1 16.04.04 347 8 11쪽
3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2) +1 16.04.04 382 9 10쪽
2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1) +1 16.04.04 332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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