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만이 아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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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시아
작품등록일 :
2016.04.04 14:41
최근연재일 :
2016.04.21 21:37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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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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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글자수 :
17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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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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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1)

DUMMY

(1)


그래 분명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야. 어디서 들어봤더라.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엔 없는 거 같은데 대체 어디서 들었던 거지?


난 아직도 여자아이의 정체를 제대로 알 수가 없어서 이리저리 살펴만 보고 있던 도중 한가지 물건에 시선이 갔다. 그 와중에 얼굴 가슴 엉덩이를 힐끔 살펴봤다는 건 비밀로 하고 말이야. 흠흠, 꽤나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가 나 따윌 알 리가 없잖아! 내가 알 리도 없고 말이야! 그러니까 이건 어찌됐든 내 잘못이 아니라고


어쨌든, 그 여자애가 들고 있는 검이 내 시선을 빼앗은 물건중의 하나였는데, 그게 아무래도 묘하게 눈에 익었다. 그래 우리 집에 보관되어 있는 내 보물중의 하나, 수많은 시간을 들여서 한 ‘우와’라고 하는 게임에 나오는 그 검이었다.


“자, 잠깐 그 검을 왜 생판 모르는 니가 가지고 있는 거야? 그거 전 세계에서 한정판으로 단 하나밖에 안 만든 거라고? 그리고 내가 그거 받으려고 얼마나 게임을 해댔는줄 알아? 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말도 안 돼! 저건 내꺼라고! 저거 하나 얻으려고 내가 10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지 알아? 10년이 넘게 개고생을 했단 말이다. 그런걸 왜 쟤가 가지고 있는 건데? 이 세계는 설마 또 다른 사람이 받은 건가? 그게 쟤고? 아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쟤가 나한테 아는 척을 하는 건 이상하잖아!


“그러니까 서리안이 나라니까?”


뭔 말이야 이게. 이상한 소리는 그만하고 좀 내 물음에 답하기나 하지 왜 물음에 답하질 않아?


주변 사람들은 아무래도 지금 벌어진 일에 대해서 나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눈빛이긴 했지만, 나도 이걸 대답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아는 게 있질 않았다. 오히려 이 아이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내 심정이니 말이다.


“아, 아니 그러니까 하나하나 차근차근히 설명해줘야 할 것 같은데.”


일단 미노타우르스까지 처리가 된 상황이니 기지 내에 울려 퍼지던 경보음은 사라졌다. 아직 나중에 나타난 이 여자아이가 어떤 존잰지 알 수 없어 마지막 일말의 경계는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식으로 계속 상황이 흘러가니 오히려 긴장하고 있는 사람들만 바보를 만드는 것 같다.


“거참 설명이고 뭐고 가 왜 필요한데? 내가 서리안 이라니까?”


그래 서리안은 그 검 이름이지, 니 이름도 서리안이란 소리냐? 썩을 장난은 다른 데에 가서 치지 왜 여기에 와서 치고 있는 거야? 그렇지 않아도 아까부터 계속 나와 저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눈빛이 부담스러워서 미칠 거 같은 상황인데, 이 정신 나간 듯한 여자아이의 태도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미친년 같아서 내가 뭐라고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그러니까 서리안은 지금 니가 강제로 강탈해간 내 검 이름이지, 니 이름이 아니라고. 대체 넌 누구야?”

“그러니까 그게 나라고 이 멍청한 놈아. 내 소유자가 이렇게 멍청하다니, 평소엔 이렇게까지 멍청한 건 아니었던 거 같은데 대체 왜 이렇게 멍청해진 거야? 이쪽에 떨어지면서 머리에 상처라도 입은 거니? 아수스가 네 머릴 한대 치기라도 했어?”


그러곤 깔깔 거리며 웃는 저년, 왠지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내 속을 긁는데 최적화 되어있는 대화만 하고 있는데 진짜 내가 성질머리가 조금만 더 나빴다면, 당장 얼굴을 한대 쳤을 거 같다.


“자, 잠깐 니가 서리안 이라고 주장하는 거야? 뭔 소리야 서리안은 검이지 네가 아니잖아. 도대체 난 니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 할 수가 없단 말이다. 주변 사람들도 다 네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잖아?”

“거참 사람 말을 왜 제대로 안 듣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바로 그 검이라 이 말씀이라고. 엣헴.”


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저 아이가 하는 말을 그대로 이해한다면, 바로 검 자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게 되는데, 그럼 내 눈 앞에 있는 이 훌륭한 가슴과 엉덩이의 소유자는 대체 뭐야? 나만 보고 있는 환각이라도 되는 거야? 말이 안되잖아!


“아이참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 거야 아니면 이해 할 생각이 없는 거야? 어쩔 수 없지 잠시만 보고 있어봐.”


그 말을 하고 나선 바로 눈앞에서 사라지는 서리안이라고 주장하는 아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으려고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갑자기 칼이 날아와서 내 앞에 떠 있는 모습에 난 멈칫하고 뒤로 물러섰다.


아니, 쫀 건 아냐, 그래 쫀 게 아니라고. 그 누구라도 자기 앞에 거대한 칼이 날아와서 떠 있으면 나처럼 될걸? 니들도 이렇게 될 거라고! 어쨌든 그 떠있는 검은 내게 마치 자신을 잡으라는 듯 했고, 나는 그 검을 손에 들었다.


“자 어때? 이제는 알 수 있겠어?”

“뭐 뭐야!”


머릿속을 울리는 아까 그녀의 목소리, 대체 어디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은지 알지는 못했지만, 이 검안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지, 진짜 검이 너란 말이야? 대체 어떻게 인간이 된 거야? 이해가 되지 않는 일 투성이잖아? 누구든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자기 자신의 입으로 내가 검이요 해봐야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아, 거참 적응력 떨어지는 주인님이시네, 잠깐 기다려봐.”


그렇게 말하곤 그녀는 다시 파앗하는 섬광과 함께 내 앞에 나타났다. 아까보다도 훨씬 가까워진 거리에 난 놀랐지만, 그녀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검을 들고 있는 상황이니 내 앞에 있는 것이 당연한 건가.


그래도 쑥스러운 건 어쩔 수 없는 나의 본능인가. 검을 들고 있는 손과 맞닿아 있는 그녀의 감촉이 느껴져서 뭔가 거기에 반응이 오는 거 같다. 아 진짜 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마라. 이렇게 이성과 접촉하는 게 진짜 오랜만이라서 그런 거라고! 신체 건강한 남성이 갑자기 여자와 이렇게 초 근접 상황이 되어서 만지게 되면 이럴 수도 있잖아.


“좀 떨어져!”

“뭘 이런 걸 가지고 그러시나. 방에서 항상 날 가지고 잘만 놀았으면서 순진한 척 하고 그러네.”


아니 맞는 말이긴 한데 인간 모습을 한 검 녀석이 이런 말을 하니까 뭔가 퇴폐적으로 들리는 말인데? 거기 있는 사람들 이 년의 말을 듣지 말라고요! 난 그냥 검을 가지고 놀았을 뿐이야! 너 같은 여자랑은 논 적이 없다고.


“이상한 말 하지마! 내가 아는 넌···. 아니 내가 가지고 놀았던 건 검이었던 너라고! 너라는 여자를 가지고 놀았던 적은 없단 말이다!”

“캬하하하 당황하는 모습 좀 봐 최고다 최고. 진짜 얼굴까지 빨개져서는 그렇게 쑥스러움을 타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니?”


자꾸 이 여자가 날 놀려먹는 것 같은데 진짜 싫다. 대체 어디서 이런 애가 튀어 나온 건지. 킥킥 거리며 웃는 모습이 정말 짜증날 정도다. 얼굴만은 예뻐서 한 폭의 그림인 마냥 아름답다는 것 만 빼면 진짜 내가 가지고 있는 풀 전력으로 뒤통수를 한대 때려도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내가 그렇게 당하는 게 재미있는지 이제 똑같이 웃고 있는데 내가 어쩌다가 이런 놀림거리가 되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네.


“아 진짜 다들 웃지 좀 말아 봐요. 그리고 너 서리안은 대체 왜 여기에 나타난 거야? 내가 가지고 있던 세계에서의 너는···. 단지 게임 회사의 이벤트로 받은 검이었을 따름이었고, 이렇게 인간으로 변하는? 뭐 어쨌든 그런 능력 따위는 없었단 말이다!”

“음··· 그건 나도 몰라.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네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들어서 말이지. 네가 느껴지는 곳으로 바로 날아온 거야. 그런데 그렇게 날아오니까 이상한 소고기 하나가 있지 뭐니, 그러고 보니 저거 소고기 구워 먹으면 맛있지 않을까? 한번 구워 먹어보자. 그렇지 않아도 가끔 니가 소고기 먹으면서 맛있다 맛있다 하는걸 보면서 먹어보고 싶었어.”


아 정신없다. 이 아이의 말은 진짜 날 정신 사납게 하는데 뭔가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 존재에, 날 엿 먹이기 위해서 말하는 것 같은 모습에. 이것도 내가 하늘에 있는 신을 향해서 투덜거렸기 때문에 떨어지는 벌인 거냐? 아니 뭔가 벌이면 벌같이 하던가. 이해가 안 되는 방식의 벌은 또 뭐야.


“일단 지금까지 있었던 전투 현장을 처리 하는 게 먼저야, 그리고 저건 소고기가 아니라 몬스터라고! 가끔 먹는 다는 놈들도 있긴 하지만 적어도 난 아니야. 내가 저런 비싼 놈을 잡아 본적이 있어야 먹어봤겠지, 내가 먹었던 소고기는 저런 게 아니었다고.”


그래, 미노타우르스 고기라니 먹어본 적도 없다. 상위 레이더들은 먹어 봤을 라나 모르겠네, 그 놈들이야 어렵긴 해도 잡을 수 있으니 먹어봤을 수도 있겠지, 이번 기회에 나도 한 번 먹어봐?


“야야, 괜찮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어봐 먹어봐, 아 그러고 보니 난 검인데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는 말이 뭔가 웃기네? 하하하하.”


웃음소리가 퍽이나 호쾌하십니다. 진짜 생긴 것만 아니면 털북숭이 남캐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말투야 이건. 그나저나 진짜 먹어볼까, 나중에 이 상황이 다 정리가 되면 책임자였던 연희씨에게 말이나 한번 해봐야겠군.


그리고 이곳에서 잡은 몬스터들의 전리품과 사체들은 어떻게 배분하려나, 아무래도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 분배 조금만 잘못해도 칼부림까지 날 분위기가 만들어진단 말이다. 뭐 이쪽에서는 몬스터를 잡아 본적이 없으니까 그런 거에 대한 개념도 없을 것 같지만 말이야.


“고기! 고기를 내 놓아라! 수만이 너 얼른 가서 고기 좀 구워와 봐!”

“아 진짜··· 좀 여자아이라면 좀 조신이 있어봐라.”

“에? 뭐야 그런 쪽이 취향이었던 거야? 어쩌나, 난 아무래도 그런 반응은 해 줄 수가 없는데 말이야. 뭐 취향은 취향이니 존중해주겠지만, 상상만으로 참으라고, 나 외에 다른 여자는 안돼!”


아니 이게 뭔 소리야, 난 검 따위에 욕정 하는 변태가 아냐! 진짜 저 미친놈의 칼은 대체 할 소리가 있고 못할 소리가 있지, 뭔 미친 것 같은 소리만 지껄이고 있는 거냐! 진짜 저년의 입을 내가 못 막으면 성을 갈고 만다!


“야!”

“아하하하. 화내는 것도 귀엽네 수만이!”


미치겠다. 여러분 제가 이렇게 당하니까 즐거워요? 난 미쳐버리겠는데? 몬스터 사체 구분이고 뭐고 전리품 챙기는 거고 뭐고 다 때려 치고, 당장 하던 일을 다 멈추고 달려가서 저 여자의 입을 막아 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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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9. 짧막한 그녀의 이야기 (1) +1 16.04.21 144 3 12쪽
29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4) +1 16.04.18 174 3 15쪽
28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3) +1 16.04.18 143 3 13쪽
27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2) +1 16.04.17 164 3 15쪽
26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1) +1 16.04.17 173 3 13쪽
25 1-7. 고삐 풀린 망아지. (3) +1 16.04.15 160 3 11쪽
24 1-7. 고삐 풀린 망아지. (2) +1 16.04.15 155 3 12쪽
23 1-7. 고삐 풀린 망아지. (1) +1 16.04.15 167 3 11쪽
22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4) +1 16.04.14 160 3 12쪽
21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3) +1 16.04.14 146 4 18쪽
20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2) +1 16.04.12 172 3 9쪽
19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1) +1 16.04.12 200 3 14쪽
18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3) +1 16.04.11 196 4 14쪽
17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2) +1 16.04.11 190 4 13쪽
16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1) +1 16.04.09 201 3 12쪽
15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4) +1 16.04.08 261 5 13쪽
14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3) +1 16.04.08 225 5 11쪽
13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2) +1 16.04.07 233 6 11쪽
»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1) +1 16.04.07 243 5 11쪽
11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3) +1 16.04.06 248 9 11쪽
10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2) +1 16.04.06 234 6 10쪽
9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1) +1 16.04.05 268 8 11쪽
8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4) +1 16.04.05 262 7 11쪽
7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3) +1 16.04.04 334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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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2) +1 16.04.04 380 9 10쪽
2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1) +1 16.04.04 331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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