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만이 아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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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시아
작품등록일 :
2016.04.04 14:41
최근연재일 :
2016.04.21 21:37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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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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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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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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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1-7. 고삐 풀린 망아지. (3)

DUMMY

(3)


서리안은 감정이란 것에 항상 굶주려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탄생과도 엮여 있는 일이었다. 단지 무기물인 검이었던 그녀는 그러한 감정이란 것과는 너무나도 먼 존재였다. 그 누구라도 물건에 지나지 않는 검이 감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런 사실은 한수만이 이 세계로 떨어지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무기물인 그녀는 인성을 가지게 되었고,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이미 일은 벌어진 후였다. 지성이란 것을 가지게 되고, 육체를 가지게 된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소유주였던 한수만을 원하였다.


원한다는 단어보다는 다른 무엇인가 그녀도 알지 못하는 감정이었지만, 그것은 지금까지 무 감정이었던 그녀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신기한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잠시간의 시간이었지만 그가 있는 장소로 오게 되어서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메말랐던 감정은 차 올랐었다. 비록 자신은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 알지 못하는 무엇이 내부에서 채워져 간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그런 그가 자신의 시선에서 사라졌고, 이내 자신을 채워주고 있던 그 무엇인가도 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물속에서 살던 물고기가 물이 사라지고 나서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처럼, 공기의 소중함을 없어지고야 알게 되는 것처럼. 이제야 그녀는 자신에게 한수만이라는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소중하다는 감정을 알게 된 그녀는 당장 그 소중함의 근원을 찾아가고 싶었지만 자신을 막는 한 명의 존재가 눈에 거슬렸다.


유연희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방해한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었다. 한수만을 찾기 위한 협력을 바로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사건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까지 생각한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검을 휘둘렀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힘은 지금 이세상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그런 종류의 힘이었다. 그 능력의 크기 자체부터 시작해서 종류까지 모두 규격 외의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만약 이 힘은 한수만과 그녀가 원래 존재했던 세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의 힘이었을 것은 당연했다.


그런 힘을 그녀가 처음으로 보이는 곳은 바로 이곳이었다. 딜이라는 능력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이 세계. 그리고 당연히 그런 사람에 대한 대항 법을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대책이란 것은 대부분, 당하고 난 뒤에 알게 되는 것이었다. 소위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은 간혹 현상만을 보고도 대책이란 것을 만들어내곤 했지만, 이전까지 딜러라는 사람들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이 세계에서 이 사람들이 진심으로 큰 힘을 사용하는 그녀를 막을 방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었다.


“날 이렇게 만든 건 너희들이야.”


서리안의 검은 그녀 자신이었다. 그렇기에 무엇이든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 할 수 있었다. 검으로 하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의지 하에 벌어지는 일이었고 그것으로 인해 벌어지는 것도 그녀가 원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무, 무슨 짓을 하시는 거에요!”


뒤늦게 상황을 깨달았는지 유연희가 외쳤지만 이미 휘둘리고 있는 서리안의 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실 그녀가 바로 정보만 내어주고 나몰라라 했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었다. 하지만 그녀로서는 최악의 선택을 막고 싶다는 생각과, 자신의 뒷일을 생각하는 바람에 이렇게까지 일이 흘러갔고. 그런 상황을 서리안은 싫어한 것, 단지 그것뿐이었다.


연희의 말에도 불구하고 서리안은 자신의 검을 멈추지 않았다. 단지, 사람은 베지 않았다. 그것이 그녀의 최소한의 양심이었다.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한수만의 말이 귓가에 남았을 뿐일지도 몰랐다.


이상하게도 그는 그녀에게 함부로 칼을 휘두르지 말라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한쪽에서 다 너를 찾기 위해서다 라고 되뇌면서 휘두르고 있었다. 한쪽에서 일어나는 일말의 자책감은 그래도 사람들은 베지 않고 있어. 라는 것으로 덮으면서 말이다. 자신의 주인인 한수만에게도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덮으려 했다.


한번씩 그녀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건물의 일부분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서리안의 이상징후를 알아챈 사람들이 빠르게 대피하지 않았더라면 비록 그녀가 검으로 직접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았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쳤을 것이었지만, 대부분의 인원들은 다행히도 무사히 건물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있었다. 게다가 기지 전체에 내려진 경보령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더 빠르게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보자면 일종의 운이었다.


아니 사실은 경보령 자체가 서리안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할 수 도 있으니 운은 아니라고 할지도 몰랐다.


“아직도 생각이 없어?”


서리안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 소리는 낮았지만 확실하게 연희에게 닿았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대체 갑자기 칼을 휘두르며 건물을 부시고 다니는 것만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다짜고짜 저런 말을 하다니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 생각을 해보니 그녀의 말이 아까 했던 말의 연장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왜 자신에게 그의 정보를 주지 않느냐. 이것이 그녀의 말 뜻이었다. 그녀로서는 그런 단순한 이유로 이런 식의 일을 벌인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적어도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이런 식으로 일을 벌이지 않을게 분명했다. 아니, 세상 어디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바로 이런 식으로 무력행사를 한단 말인가.


“아니, 그건 수색대가 조직되면 바로 알려 드린다고 말······”

“그런 건 필요 없어!”


그녀로서는 최대한 서리안의 안전을 위해서 행하는 행위였지만 아무래도 서리안에게는 그런 일이 필요 없었던 것 같았다.


이런 힘을 보이는 그녀를 위한 안전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한 건지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고 느껴졌다. 보호해야 할 것은 그녀가 아니라 바로 자신 아닌가 라는 생각에 속으로만 헛웃음을 내뱉었다. 정말 눈 앞에 펼쳐진 것들이 사실이 아니기만을 바라지만 자신의 얼굴에 달려있는 눈은 그런 생각을 배신하듯 부서진 잔해들만을 비춰주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서리안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와서는 대체 정보고 뭐고 그냥 다 넘겨주고 빨리 꺼지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파괴된 건물 내에서 서있는 자신의 모습만으로도 정신이 꺼질 것 같았다.


주변에서 정신 없이 대피하는 사람들의 아우성과 어울린 건물 잔해의 무너지는 소리는 정말이지 끔찍하였다. 방어 전선 기지의 특성상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런 일이 인재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들에겐 믿겨지지 않는 사실이었다.

이 일이 모두 서리안의 성격과 힘을 생각하지 못한 채 일을 단독으로 진행한 연희의 결과물이긴 했지만, 그 결과가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피해로만 따져도 5급의 미노타우르스가 한번 날뛴 것에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지가 망가져 있었고, 인명의 손실이 없는 것이 다행이었지만 다친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긴급히 소집한 능력자들의 힐러들이 다친 사람들을 수습해 주지 않았다면 더 큰일이 될 수도 있었다. 이렇게 되니 아까 긴급 수색대를 소집한 것이 오히려 최선의 한 수가 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렇다곤 해도 아직 상황은 정리된 것이 아니었다. 아직도 서리안은 자신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 하고 있었고, 그런 그녀가 지나간 뒤에는 파괴의 현장만이 남아있었다.


차라리 이러는 시간에 한수만을 찾아 나서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일 것이 분명했지만, 아쉽게도 서리안은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의 머리 속에 자리잡은, 처음으로 생긴 분노라는 감정을 아직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말씀 드릴께요!”


그렇다고 해서 계속 그녀를 저렇게 놔둬선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파괴가 계속 되어봐야 오히려 자신들의 목적에서는 멀어질 뿐더러 기지의 상태도 좋아 질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지칠 기색을 보이지 않는 그녀라면 분명히 이 기지를 초토화 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게 분명했다. 아니 검을 바로 잡는 모습을 보아하니 처음보다 더 체력이 붙은 듯한 모습이었고 그런 모습에 연희는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얼른 말해. 난 바쁜 몸이야.”

“북쪽, 그쪽에서 조금 더 올라간 지역에 몬스터들의 스팟 지역 그 전역을 수색하는 것이 이번 임무의 목적이었어요. 자세한 것은 팀장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저도 더 이상은 알 수가 없어요.”


대체 이 말이 무엇이라고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 되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서리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힘은 어디까지나 딜러로서의 힘이니까 말이다.


“바로 갈 거야. 그리고 미안.”


서리안은 단지 이 말만을 남기고 각력으로 지면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갔다. 순식간에 사라진 그녀의 모습에 연희는 망연자실하게 그녀가 남긴 하늘의 궤적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창졸 간에 일어난 기지의 파괴, 그리고 잔해들. 이 모든 것들이 그녀의 손끝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겨 지지 않을 정도의 일이었다. 세계 어느 누구에게 물어봐도 이런 일을 단순한 한 명의 인간이 할 수 있을 거라곤 믿는 이가 없을 터였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났고, 아쉽게도, 무척이나 아쉽게도 그녀의 책임하에 있는 곳이 바로 그 일이 일어난 곳이었다.


“하아···. 나쁜년.”


자신이 뭘 했다고 이런 거대한 똥을 싸질러주고 떠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이 일은 끔찍한 역사로 기억될 것 같았다.


그리고 앞으로 서리안은 불합리의 대명사로, 웬만하면 성질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문서라도 작성해서 문 앞에 걸어둬야 할 것 같았다. 그 정도로 그녀가 벌인 일은 엄청났다. 워낙 에 가진 힘이 대단해서 뭐라고 대놓고 항의야 못할 정도였지만 이렇게 뒤에서 욕하는 것 정도야 상관없으리라.


“내 승진 어떻게 하지. 완전 누락 되겠는데···.”


작가의말

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선추코 해주신 여러분들께 축복을.


사족 . 반응이 더 열열하면 하루에 올라오는 양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열열한 반응... 부탁드립니다.

....

뭔가 약파는 약장수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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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9. 짧막한 그녀의 이야기 (2) +1 16.04.21 155 4 14쪽
30 9. 짧막한 그녀의 이야기 (1) +1 16.04.21 145 3 12쪽
29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4) +1 16.04.18 174 3 15쪽
28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3) +1 16.04.18 143 3 13쪽
27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2) +1 16.04.17 165 3 15쪽
26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1) +1 16.04.17 173 3 13쪽
» 1-7. 고삐 풀린 망아지. (3) +1 16.04.15 160 3 11쪽
24 1-7. 고삐 풀린 망아지. (2) +1 16.04.15 155 3 12쪽
23 1-7. 고삐 풀린 망아지. (1) +1 16.04.15 167 3 11쪽
22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4) +1 16.04.14 160 3 12쪽
21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3) +1 16.04.14 146 4 18쪽
20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2) +1 16.04.12 172 3 9쪽
19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1) +1 16.04.12 200 3 14쪽
18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3) +1 16.04.11 196 4 14쪽
17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2) +1 16.04.11 190 4 13쪽
16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1) +1 16.04.09 201 3 12쪽
15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4) +1 16.04.08 261 5 13쪽
14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3) +1 16.04.08 225 5 11쪽
13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2) +1 16.04.07 234 6 11쪽
12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1) +1 16.04.07 243 5 11쪽
11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3) +1 16.04.06 248 9 11쪽
10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2) +1 16.04.06 234 6 10쪽
9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1) +1 16.04.05 268 8 11쪽
8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4) +1 16.04.05 262 7 11쪽
7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3) +1 16.04.04 334 9 13쪽
6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2) +1 16.04.04 333 8 11쪽
5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1) +2 16.04.04 343 8 11쪽
4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3) +1 16.04.04 346 8 11쪽
3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2) +1 16.04.04 381 9 10쪽
2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1) +1 16.04.04 332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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