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만이 아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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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시아
작품등록일 :
2016.04.04 14:41
최근연재일 :
2016.04.21 21:37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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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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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글자수 :
17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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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0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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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2)

DUMMY

(2)


“야, 너도 양심이 있으면 좀 돕는 게 어때?”


퉁명스레 난 서리안을 향해 말했지만 그녀는 내 말 따위는 듣지도 않았다. 이게 어딜 봐서 지 주인이라는 거야? 차라리 자기가 주인이라고 하면 말이 되겠네. 진짜 등장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한 거라곤 맘 졸이게 하고 난장판 치고 날 짜증나게 하는 것뿐이네.


“됐어, 난 검이라서 그런 건 못해. 검이 정리 하는 거 봤어? 검은 검답게 있으면 되는 거야.”

“검이 서서 돌아다니면서 말하는 건 되고? 진짜 검답게 있으려면 좀 사라져줘라 진짜.”

“헤헤 진짜 내가 사라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실까? 이 세계에서 몬스터들이나 잡을 수 있겠어? 무기도 없이 돌아다니다가 비명횡사해도 난 모른다?”


아 무슨 검이 자기 주인이라는 놈 목숨을 걸고 협박을 해대냐. 내 검이란 인식도 잘 안 드는데 저런 식으로까지 행동하니 진짜 알 수가 없네. 아무리 봐도 저건 마검이다 마검, 내 멘탈을 갉아먹기 위해서 나타난 마검!


“대충 정리된 것 같습니다 대장님.”


서리안이 그러든 말든 간에 정리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사실 전장 정리라고 해봐야 몬스터들의 사체를 한쪽으로 몰아놓고 전투 후 난장판이 된 것들을 정리하는 것뿐이었으니 긴 시간을 잡아먹을 것도 없었다. 미노타우르스나 리자드 맨들의 힘자랑으로 부서진 건물 등등이 있긴 했지만, 그건 단시간에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뭐 시간을 들여서 고치던지 하겠지.


그나저나 잡을 땐 몰랐지만 이렇게 모와 놓고 보니 그래도 꽤나 많은 양이었네, 고블린 오크만 해도 30마리에 리자드 맨까지 3마리, 내가 잡진 않았지만 지금 있는 사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노타우르스까지.


“휘유 많기도 하네. 근데 미노타우르스 말고는 니가 잡은 거야? 어떻게 잡은 거야? 변변찮은 무기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그냥 조용히 좀 있어주면 안되겠냐. 내가 곡괭이를 들고 잡았던, 과도를 들고 잡았던 무슨 상관이야.”

“뭐야 그건 진짜 바람피우는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살기를 피우는 서리안, 아니 내가 무슨 다른 무기를 쓰는 게 바람 피는 거라고 주장하는 거야? 나랑 사귀는 것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주제에, 아니 사귄다고 해도 내가 다른 무기 써서 몬스터 잡는 게 무슨 바람피우는 거라고 하는 거지.


“안되겠어! 그년 어디 있어?”


그년이라니, 내가 아는 여자 따윈 없다. 지금 여기서 수다 떨고 있는 니가 더 이상한 관계란 말이다. 진짜 좀 조용히 있어라, 주변에서 킥킥대는 소리가 신경 쓰여서 미치겠다. 차라리 아까처럼 경외심 어린 눈빛과 호의로 보이는 게 낫지, 지금 이 광경은 아무리 봐도 여자한테 잡혀서 한 소리 듣고 있는 불쌍한 남성을 보는 시선이잖아!


“아까 너랑 함께 싸운 그 년 어디 있냐고!”

“아까 나랑 싸운 여자라면···. 그 힐러?”

“뭔 소리야? 그딴 인간 따윈 상관없어!”


여러분 여기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고 있는 인간···.. 아니 무기가 있습니다. 아까 나랑 싸운 여자라면 그 수지라던가, 그 여자뿐인데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설마 내가 들고 다녔던 무기를 말하는 건가?


“여기 숨어 있었네, 얼른 내놔!”


그렇게 말하며 아직까지 내 옆구리에 매달려 있던 검을 빼앗아 가는 서리안, 무기라 그런지 무기를 상대로 질투하고 있는 거야 지금? 아수라장도 이상한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거 같다. 멘탈이 하늘로 승천하다 못해 너무 올라간 나머지 더 이상 승천할 곳도 없어.

서리안은 내게 빼앗아 간 무기를 들고는 마구 휘두르면서 계속 째려보는데 진짜 이거 앞뒤 다 짜르고 보면 광년이의 칼춤이라고밖에 안 보인다. 아니 앞 뒤 안 잘라도 광년이다! 으아악, 이쪽으로 오지마 오지 말라고 광년아!


“앞으로 바람피우면 죽인다!”


지금까지 벌였던 이상한 행동은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입을 싹 닫고는 자신의 손에 있는 검을 한쪽으로 휙 던져 버리고는 이런다.


“아니 그러니까 대체 내가 무슨 바람을 피웠다는 거야?”

“무스으으으은? 지금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거야?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지내왔던 날들이 얼마나 길었는데 그렇게 말하는 거야? 이 나쁜 놈아!!”


이거, 이상한 말로 생각되는 거 아니야? 여러분 그렇게 절 보지 마세요. 저 동정이라니깐요. 아놔 진짜 어떻게 증명할 방법도 없고. 내가 이런 이상한 여자, 아니 검이랑 뭔가를 했을 리도 없잖아. 당신들도 상식에 기대서 생각을 해보란 말이야.


“내가 널 본건 여기가 처음이라고! 자꾸 이상한 말하지마. 내가 알고 있는 서리안은 단지 우리 집에 장식되어 있는 칼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그게 나란 말이다 이 멍청한 자식아! 어쨌든 다른 무기랑 이제 외도하는 광경만 보여봐, 그땐 진짜 너 죽고 나 죽고다!”


세상에나, 다른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게 바람피우는 거라니, 개념이 아주 참신하게 미쳤어. 미친걸 넘어서서 이해할 수 없는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고. 아주 정상적이고 건전한 내 개념으로는 이건 이해 할 수가 없는 고차원적인, 저 차원적인 이야기야.


“아아아! 아직도 화가 안 풀려! 아무리 내가 조금 늦게 왔다고 하더라도, 바로 바람을 피울 정도라니!”


검 주제에 인간 모습을 하고 말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이 신기한 상황은 이미 식상하다. 검 주제에 지금 나한테 투덜대고 바람피운다고 주장하는 세상이 이미 펼쳐있는데 저 따위가 신기할 리가 있겠냐. 이제는 내게 빼앗은 검을 가지고는 돌려줄 생각도 안하고 저 멀리 유배를 보내놓은 상황이다. 대체 인간이 주체가 아니게 되면 이렇게 되는 게 정상인 건가?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 있다면 제발 좀 빨리 내게 와서 알려주면 감사하겠네. 돈은 내가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이라도 줄 테니까 상담 좀 해달라고.


“한수만씨. 잠시 할 말이 있습니다.”


아직도 한쪽에선 바람 피웠다고 방방 뛰고 있는 서리안이 있었지만. 여자 인간(?)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지, 다른 여성이 내게 접근하는 것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아니 이런 거에는 반응 안 하니까 좋다고 하면 좋은 거지만. 저게 앞으로 내 검이라고 주장하면서 따라다니면 어떻게 하지. 아무리 봐도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수만씨의 말대로 몬스터의 사체들을 모아서 분류는 해놨습니다만 저희 세계에서는 아직 몬스터를 잡아 본적이 없기 때문에 대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 아직 이 세계는 몬스터의 사체가 무슨 의미를 뜻하는지 알지 못한다. 내가 있던 세계에서야 몬스터를 이렇게 잡으면 그 사체를 가지고 뽕을 뽑을 정도로 이용해 먹겠지.


가죽은 방어구를 만드는 데에 쓰이고, 그 안에 있는 코어들은 전기를 생성해내는 연료로 사용해 먹고, 기타 부산물들도 능력자들의 능력 효율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서 쓰겠지.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사용법은 아직 하나도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로 여기선 내가 알려주는 지식 하나하나가 소중할거다. 이걸 이용하면 나도 한 순간에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야! 이제 찌질찌질하던 과거는 잊어라! 비록 미친년이 하나 내 주변을 찰거머리처럼 붙어 다닐 거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적어도 돈은 벌 수 있을 거다! 크디 큰 명성과 함께 말이야!


“아 그거? 과학자들이 연구하면 코어는 바로 연료로 쓸 수 있는 방법을 내놓을 수 있을 거야. 기타 부산물들은 능력자들이 사용하면 능력의 효율을 더 올릴 수 있고 말이야. 꽤나 비쌀걸? 몬스터를 잘 잡는 세계였던 저쪽 세계에서도 비싸게 팔리는 것 같았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저 수만이가 그런걸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했겠지만 말이야 하하하.”


그걸 말하냐. 미친년은 진짜 다른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미친년이다. 아니 이런 유리한 정보를 왜 그냥 말해주냐아아아아! 진짜 내 편이 맞기는 하는 거냐? 지금 저 여자의 눈빛이 반짝인 거 안보여? 이걸로 내가 얻을 수 있는 돈과 명성은 저 하늘나라로 사라지잖아!


난 밖으로 이 말을 내뱉을 수는 없지만 무언의 의지를 담아서 서리안을 쳐다보았다. 차라리 아까처럼 한쪽에 가서 허공에 칼질이라도 하지 왜 자꾸 내가 하려는 일을 방해만 하는 거야. 슬프다 슬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거라고 꿈꿨던 것이 다 허공으로 사라지니 이보다 더 슬플 일이 어디 있는가.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서리안씨.”

“하하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 그런 건 우리 수만이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말이야. 수만이는 이런 사소한 정보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말까지 저렇게 해버리면 진짜 이 정보로 이득을 보는 건 저 멀리 날아갔다. 서리안의 말을 듣자마자 반짝이며 광채를 발하는 유연희씨의 눈빛을 보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진다. 후우··· 차라리 어떻게라도 내가 몬스터를 사냥했다는 사실을 어필해서 지분이라도 받아내자. 안 그럼 당장 내일부터 밥 먹을 돈도 없을 거야. 아니 그 전에 잠 잘 곳도 못 구하겠지.


“저기, 그 사체를 어떻게 처리 하실 겁니까?”

“이건··· 제가 어떻게 처리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상부의 지시를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굿바이 마이 머니. 크디큰 이득을 볼 수 있었던 기회는 옆에 서서 떠들고 있는 한 명의, 아니 하나의 물건에 의해서 박살났습니다. 어느 세계든 그렇겠지만, 저렇게 상부로 상황을 넘기고 지시를 기다린다고 하면 결과가 도착하는 시간은 한참이 걸리겠지, 그리고 그 사이 난 굶어서 쓰러질 거고. 이젠 정말 끝이야.


“아니 그래도 제가 잡는데 많은 도움과 노력을 드렸는데, 조금은 지분을 인정해주시면.”


비굴하다고 해도 좋다. 사실 저 사람에게 말하면 내가 먹고 자는 것 정도야 지원 해줄 수도 있지만, 그런 건 다 빚이 되어서 나중에 내가 제 목소리를 내고자 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차라리 사소하게라도 지분을 얻어내서 스스로 자립해서 생활하는 편이 훨씬 나을 거다.


“저도 어떻게든 해드리고 싶긴 한데 제 능력 밖의 일이 될 것 같아서 확답은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뭐, 결과야 이런 식이 될 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정말 서리안 이 녀석 덕분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응응? 왜 또 내 얼굴을 그렇게 빤히 바라보는 거야? 내게 반하기라도 한 거야? 하하 그렇게 정열적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고. 네가 날 좋아하는 건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아이고 두야. 어째서 넌 말하는 하나하나마다 다 내 성질머릴 이렇게도 뒤집어 놓니. 진짜 내 성질 버리게 하는 대회라도 하나 있었다면 넌 대상 감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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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9. 짧막한 그녀의 이야기 (1) +1 16.04.21 144 3 12쪽
29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4) +1 16.04.18 174 3 15쪽
28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3) +1 16.04.18 143 3 13쪽
27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2) +1 16.04.17 165 3 15쪽
26 8. 내가 뭐라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그저 평범한 딜러일 뿐인데… (1) +1 16.04.17 173 3 13쪽
25 1-7. 고삐 풀린 망아지. (3) +1 16.04.15 160 3 11쪽
24 1-7. 고삐 풀린 망아지. (2) +1 16.04.15 155 3 12쪽
23 1-7. 고삐 풀린 망아지. (1) +1 16.04.15 167 3 11쪽
22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4) +1 16.04.14 160 3 12쪽
21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3) +1 16.04.14 146 4 18쪽
20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2) +1 16.04.12 172 3 9쪽
19 1-6. 내 인생에 봄날은 없다. (1) +1 16.04.12 200 3 14쪽
18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3) +1 16.04.11 196 4 14쪽
17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2) +1 16.04.11 190 4 13쪽
16 1-5. 나혼자 딜러면 잘나갈줄 알았지... (1) +1 16.04.09 201 3 12쪽
15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4) +1 16.04.08 261 5 13쪽
14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3) +1 16.04.08 225 5 11쪽
»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2) +1 16.04.07 234 6 11쪽
12 1-4. 그녀의 이름은 서리안 (1) +1 16.04.07 243 5 11쪽
11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3) +1 16.04.06 248 9 11쪽
10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2) +1 16.04.06 234 6 10쪽
9 1-3. 이젠 잘나갈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싫다. (1) +1 16.04.05 268 8 11쪽
8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4) +1 16.04.05 262 7 11쪽
7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3) +1 16.04.04 334 9 13쪽
6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2) +1 16.04.04 333 8 11쪽
5 1-2. 나홀로 집에, 아니 나홀로 딜러. (1) +2 16.04.04 343 8 11쪽
4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3) +1 16.04.04 346 8 11쪽
3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2) +1 16.04.04 380 9 10쪽
2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1) +1 16.04.04 331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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