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의 바퀴(The Wheel of The Bold)

Two Steps From Hell Part IX

“잘 했다. 은화 20개를 상으로 내리겠다. 위븐 도시의 정복자들에게 보낼 서신을 작성해 주겠다. 그것을 가지고 가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백작님.”

“길~ 데려가서 쉴 수 있게 하도록 해. 먹을 것을 챙겨 주고 말이야.”

명을 받은 길버트는 전령을 데리고 나갔고 에드워드는 치아를 드러내 놓고 웃으며 기분 좋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위븐 도시가 함락되었다는 소식은 계속해서 날아드는 전령새를 통해 분명 헨리 왕의 손에 들어왔다. 에드워드가 마음먹는다면 도시 곳곳에 매 사냥꾼을 배치해 도시 안으로 날아드는 새를 모조리 잡아냈을 것이다.

에드워드는 처음부터 전령새가 오가는 것은 막지 않았고 헨리 왕은 그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짐작했다. 헨리 왕에게 외부 소식이 끝도 없이 전해져 그만큼 절망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헨리 왕은 덫에 걸린 오소리처럼 소리만 지르며 절망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대군을 이끌고 옥스티드를 포위하고 있지만 에드워드의 의지가 도시의 식량이 바닥나기 전에 끝날 것이라고 믿었다. 3년을 버티며 기회를 노린다면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것에 맞춰 움직이면 충분히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반전될 것이다. 상황이 반전될 것이야.’

헨리 왕은 자신의 숙부인 윌레스 대왕과 오스카 왕이 각각 1만의 대군을 동원해 연합군을 협성하려고 협상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아직 두 숙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고 최종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애송이를 두렵게 만들고 그 스스로가 킹스힐로 되돌아가게 만들 수 있겠지.’

에드워드도 명분이 없다면 쉽게 전쟁을 중단할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가지 마지막 방법을 생각해 두기는 했다. 헨리 왕의 장녀와 에드워드를 결혼시켜 사위로 삼는 것이다. 만약에 이 일이 성사되면 두 사람은 공평하게 서로 필요한 것을 얻게 된다.

헨리 왕은 전쟁을 중단하고 에드워드라는 강력한 귀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에드워드는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명분을 손에 쥘 수 있다. 이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지만 에드워드가 받아들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이대로 두면 애송이 녀석은 동부 롱포드 왕가를 집어 삼켜 버리고 그 힘으로 중앙과 서부를 손아귀에 넣을 것이다.’

에드워드의 야심이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니 헨리 왕은 두 숙부가 그 위험을 인지하고 행동해 주기를 기도했다.

에드워드의 친서를 가진 헌터가 보낸 전령이 돌아가고 로버트 윅이 위섬 도시를 공격 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로버트 윅의 함대와 병력만으로는 도시를 함락시키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지 견제만 하고 있었다.

케이터햄에 있는 로건은 서신을 보내 현재 보급선을 유지하고 있는 용병 3천을 위섬 도시 쪽으로 이동시켜 공성전에 사용하고 싶어했다. 그렇지만 에드워드는 자꾸 전선을 확대할 수는 없으니 허락하지 않았다.

현재는 소규모 기병으로 위섬를 봉쇄하며 로버트 윅의 함대를 이용해서 최대한 도시를 봉쇄하는 것에 주력했다. 아직은 에드워드가 우세하지만 언제 한쪽이 무너지고 곤란해 질지 모를 일이다.

모든 상황을 최선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에드워드가 단시간에 옥스티드를 함락시킬 필요가 있었다. 더욱 에드워드를 조바심나게 만드는 것은 계속해서 보고되고 경고되는 보급품 부족 상황이다.

식량 운송은 그럭저럭 유지되지만 식량을 모으는 일도 문제였다. 현재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고 장기적으로 포위를 완성하기 위해 에드워드의 군대는 동부 유목민들이 하던 방식대로 가축들을 방목하고 특히 돼지를 키웠다.

검은 돼지는 아무 것이나 잘 먹으며 뱀을 잡아 먹고 번식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다. 단지 가축을 키워 군대를 먹이는 것이면 3년이든 10년이든 버틸 수 있다.

에드워드는 정복하고 전리품을 가득 수레에 싣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을 통치해야 한다. 통치를 위해서는 마땅히 백성을 돌봐야 하는데 바로 이 통치 때문에 버거운 일이 계속 생겨났다.

시기적으로 보리가 한창 익고 있을 때라 곡식이 부족할 때며 유통망이 무너지면서 타 지역에서 곡물 수입이 중단되어 식량을 구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다행히도 에드워드 톨이 여러 방법으로 식량을 보내 주기는 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얻은 식량도 군대를 먹이고 기병을 유지할 정도에 그칠 정도로 백성까지 돌볼 여유가 없었다. 에드워드의 군대는 엄청난 잡곡을 소비했는데 보통 백성들은 잡곡을 먹지 못해 굶어 죽어도 군마는 먹여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앨릭 오터가 모집한 공성 기술자가 도착해 한 시름 놓았지만 시간은 에드워드의 편이 아니었다. 공성 기술자들은 옥스티드 도시를 공격할 대형 투석기를 제작하고 공성탑을 만들 것을 권했지만 완성에 최소한 반년 이상이 필요했다.

이것도 자재의 조달과 공성 무기의 제작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일단 에드워드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가지 더 중요한 치명적인 원정군에 매달렸다.

바로 군마의 조달 문제로 우선 에드워드의 군대는 주력이 기병이다. 계속 반복된 내용이지만 에드워드의 세력 기반인 동부 평야 지대가 말을 키우기 좋고 품질 좋은 군마와 조랑말을 값싸게 대량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그렇지만 현재 머물고 있는 지역 특히 옥스티드를 중심으로 한 곳은 연이은 전쟁으로 기존에 헨리 왕이 유지하고 있던 말 목장이 사라지고 유통망이 마비되었다. 이 상황에서는 오직 킹스힐에서 군마를 몰아와야 한다.

간단히 말을 몰아 가져와 조달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말은 인간처럼 먹고 마셔야 하며 별것 아닌 이유로 쉽게 폐사하는 동물이다. 즉 막대한 운반비가 든다는 것인데 이런 비용 모두가 에드워드에게 엄청난 부담이었다.

에드워드의 군대는 현재 보충병을 받아 기병 3천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최소한 3천 필의 군마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직 군마로 3천 필을 상시 유지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기병대가 전투용으로 사용하는 군마는 조랑말 같이 들판에 풀어 놓고 알아서 먹을 수 있는 풀을 찾아 먹도록 관리해서는 안된다. 특별하게 말이 잘 먹는 종류의 풀을 키우고 말려 사료로 줘야 하고 군마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잡곡도 꾸준히 공급해 먹여야 한다.

풀만 먹은 말과 잡곡을 먹은 말은 전장에서 힘과 지구력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니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말을 먹일 건초에도 돈이 들고 사료용 잡곡에도 막대한 비용이 든다.

한마디로 말해서 하루하루 에드워드의 군대가 옥스티드를 포위하면서 소비되는 물자가 엄청난 부담이 된다. 결국 옥스티드를 함락시켜도 재정적으로 파산해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왔다.

헨리 왕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으니 3년을 버티면 충분히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에드워드는 공성 기술자들에게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게 했다.

=====================================

이 비가...우한 코로나를 씻어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Next-34

모든 독자분들 우한 코로나 조심하세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