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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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최근연재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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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2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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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1화

DUMMY

21화 대규모의 사건이 발생해 버렸다.





마틸다는 골렘을 뒤로 물렸다. 벽의 반 정도, 즉 한쪽 면이 완전히 떨어져 나간 본탑의 외견은 끔찍하다. 최후의 카드를 준비할 때는 이렇게 되어 우세하게 될 거라고 판단했지만. 그때 이미 당한 상태였다. 예측되었던 상태였다.


“제길.”


지금 당장 본탑을 연거푸 공격해 잔해 속에서 파괴의 지팡이를 가져간다는 생각은 무시하자. 후퇴해야 한다. 달아나야 한다. 비상식과 상대할 생각은 없다. 애초에 이해할 수 없는 위험한 것이 저곳에 있으니까.


몸을 뒤로 돌린다. 성벽이 보인다. 어서 가자. 애초에 본명이 나왔을 때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냉정하게 생각해도. 이미 학원장에게 혐의를 씌웠기에 충분히 감옥행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본명으로부터 조사망이 펼쳐지면 결국 후케라는 게 들통이 난다.


성벽 위에 누군가가 서 있다. 흐릿하게 보인다. 무시하고 가자. 알아서 피하겠지. 멍하니 보다가 죽어도 책임을 못 지니까. 아, 계속 서 있네?


“거기. 당장 비키라고!”


마틸다는 그 사람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멈칫했다.


“자네. 어디 가는가?”


별로 크지 않은 목소리지만 또렷이 들어온다.


“어, 어떻게……”


비행마법의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다. 바로 행동을 취하고 골렘에 올라선 자신을 추월하는 건 매우 어렵다. 물론 그 실피드라던가 하는 드래곤을 탄다면 훨씬 빨리 가겠지만 그건 아니다. 혼자 서 있으니까.


“자네는 날 비상식적인 마법의 사용자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저건 비상식의 덩어리다. 대체 어디서 자신의 본명을 알아낸 건가? 하지만 상관없다. 지금 앞에 있는 저 자는 딱히 주문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 계속 함정에 빠져왔지만 이번이야말로 보복을 해주자.


시간이 흘러가기 전에 대응 자세를 취하기 전에 골렘의 팔로 공격을, 무리라면 최후의 무기를 동원하자. 마틸다는 카서스를 노려보며 공격 명령을 내리려 했다. 주변에서 검은 색의 무언가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저게 뭐지? 왠지 불길하다. 원래 처음부터 저 남자는 느낌이 안 좋았지만. 그것 이상으로 본능적인 무언가가 두려워하며 경계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골렘은 움직임을 멈췄다. 작은 소리인데도 스스로의 호흡음이 들린다. 조금씩 그 거대해지는 무언가가 시야에 선명하게 들어오기 시작한다.


기름을 바른 듯한 광택. 완벽하게 검은색은 아니고 갈색기가 좀 있는 색. 그래. 흑갈색이다. 입은 좌우로 벌려져 있다. 인간과는 다르게. 턱은 크고 뭐든지 부숴버릴 듯이 잘 발달해 있다. 완두 모양의 두 개의 눈. 등으로 보이는 데에 날개가 보인다. 다리는 여섯 개. 그러니까 저거는. 저건 뭐더라? 아, 알겠다. 알겠……


“하하하. 하하하.”


퀴르케는 주저앉으려는 다리에 간신히 힘을 주었다. 설마. 거짓말이라고 해줘. 제발.


“저, 저기. 그거 설마?”


“설마고 어쩌고 뻔한 거 아니겠나?”


수십 마리의 그 생물체들 사이에 서서 천천히 단언하는 카서스가 보인다.


“아니. 그래도 좀. 다, 당신 너무하잖아!”


“난 딱히 사람을 해칠 생각이 없어서 평화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만?”


평화롭긴 뭐가?


“그, 그거 갖고 뭘 할 생각인 거지?”


“아아. 이 녀석들은 지금 자네에게 달려가서 신체적인 접촉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네.”


거, 거짓말이지?


“그래서 이제 자기 의사대로 가게 해주기로 했네. 너무 구속하는 건 역시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수십 마리의 그것들이 날개를 폈다. 빠르게 날개를 흔들며 날아오른다!


“시, 싫어어어어어어어!”


그 나타나서는 안 되는 생물들이, 지상 최강의 생명체들이, 인간 크기의 거대한 바퀴벌레들이 마틸다의 골렘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사이토는 본탑에서 밑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지금 지팡이가 없어서 마법을 못 쓴다는 왠지 신분이 높아 보이시고 아까 전의 대화로 봐서는 학원장 지위도 가진 걸로 보이는 노인이 무거워 보이는 케이스를 들고 옆에서 뛰고 있다. 확실히 벽이 하나 완전히 날아간 걸로 보인다. 건축학 같은 거야 당연히 모르지만 왠지 여기서 나가야 한다는 확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뛰어오른다. 역시 운동부족일까. 숨이 거칠어진다만 위기의식 덕분인지 다리가 느려지지는 않는다. 옆의 할아버지도 거칠게 몰아쉬면서도 느려지지가 않는다. 어느새 나갈 수 있는 문이 두 군데가 보인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냥 문과 벽에 생긴 거대한 균열이지만.


“히이이이이익!”


비명 소리다! 벌써 후케와 누군가가 싸우고 있는 건가? 그러고 보면 폭발 소리도 군데군데 들린다. 아니. 군데군데 수준이 아닌데?


“왠지 말이네.”


옆의 노인이 말한다.


“폭발 소리가 너무 여러 군데서 나는 것 같군.”


“끼야아아아악!”


또 비명 소리가 들렸다. 대체 무슨 상황이 벌어지는 거지? 어차피 이 탑도 위험하니 빨리 나가보자. 사이토는 발을 옮겼다. 그리고 밖을 보았다.


“저, 저기.”


옆을 보니 여전히 노인이 있었다.


“다, 다시 들어갈까요?”


“그, 그럴까?”


그들은 망연히 상황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초거대 바퀴벌레가 골렘의 팔부분에서 올라오고 있다. 팔을 움직이게 하자 떨어져 나간다. 밑으로 떨어져간 그걸 누군가가 화염으로 불태우려든다. 그 누군가한테 불타면서도 특공하는 바퀴벌레가 보인다. 아. 이런데 신경 쓸 데가 아니야.


마틸다는 다시 본탑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단지 바퀴벌레를 떨쳐내기 위해. 이성의 소리는 분명히 그 바퀴벌레들을 돌파해서 탈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야에 펼쳐진 공포 앞에서는 너무나도 미약한 외침이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대비가 되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당할 것 같지만 그거라도 이제는 상관없고 해야 할까. 저 혐오스러운 것들이 말도 안 되는 움직임으로 다가오는 것은 공포다. 크기가 거대해선지 원래 사이즈라면 들리지도 않을 괴음을 퍼뜨리면서 마법도 잘 안 맞는다. 저 악마들의 감각은 너무 뛰어나다.


“미스 롱빌. 이건 뭔가 오해요! 내가 반드시 도와주겠소!”


순간적으로 지팡이를 들어 경질화한 흙의 칼날을 날렸다. 이거 어디서 듣던 소리인데? 지팡이를 휘두른 방향을 보자 물의 방벽으로 흙의 칼날을 막기는 했지만 그 충격은 지우지 못하고 넘어진 파도의 모트가 보였다. 아. 이 인간. 정말 흑심으로 사는 건가?


“지금 이 상황에 뭔 소리하는 거야! 이 변태가!”


모트의 표정이 변했다.


“그, 그건 오해……컥”


뒤에서 바퀴벌레가 모트를 밟았다. 모트가 떨어지다 비행마법을 사용한 건지 다시 올라온다. 위로 상승하는 바퀴벌레에게 주문을 날리자 날래게 회피한다만 바퀴벌레는 다행히도 착지에 실패. 밑으로 떨어진…… 어라. 또 모트를 밟고 날아오네? 모트는 이번에는 머리를 밟혔는지 기절한 채 땅으로 떨어진다. 고도가 별로 안 높아서 죽진 않을 거다. 아무튼 잘 가 모트. 바이바이.


옆으로 바퀴벌레가 뛰어오른다. 골렘에서 뛰어내릴까 싶지만 여기서 내리면 정말로 방법이 없으니 무리. 왼쪽에다 돌의 벽을 만들어 대시를 막는다. 돌이 튀어서 옷이 약간 긁힌다. 놈이 방향을 바꿔서 다가온다. 흑살색의 튼튼한 턱에서 이상한 색의 체액을 떨어뜨리고 있다! 주문을 외우기에는 거리가 너무 없다! 서, 설마 여기서 당하는 건가!


순간 굉음이 들리고 바닥이 흔들린다. 균형을 못 잡아서 넘어졌다. 골렘이 어느 정도 파손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보통이라면 짜증이 나겠지만 놈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나이스 어택이라고 해주고 싶다. 그래도 일단은 공격이니까 방향을 봐두자.


마틸다는 고개를 돌렸다. 왠지 어두운 느낌으로 루이즈가 주문을 써대고 있엇다.


“어차피 이건 꿈이지? 꿈이니까 닥치고 박살내도 되지?”


“이, 이봐. 루이즈! 그만 두라고!”


그리고 주문을 남발하는 루이즈를 퀴르케가 말리고 있다. 소란이 커지는 데도 왠지 대화는 들린다. 이, 일단 여기서 자리를 피하는 게 좋겠다.


사각.


등을 돌렸다. 벌써 또 왔나? 마틸다는 다시 주문을 외우려 했다만 지팡이를 겨냥한 순간 그건 바람에 날려갔다. 이번에도 방향을 확인했다. 공중이다.


“어머니. 저 샤를로트는 저런 게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의 안전을 위해 더 나아가 어머니를 위해서도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해서 이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힘을 주세요. 어머니. 저런 더러운 괴물들은 모두 다 이 세계에서 처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제 가겠습니다. 저의 전장을 위해. 세상의 안전을 위해서!”


“어, 언니가 말을 많이 하고 있어! 큐이큐이! 게다가 크게 말하고 있어! 큐이큐이!”


여기서 ‘용이 말을 하고 있잖아’라고 태클 걸면 지는 걸까? 마틸다는 드래곤의 등에 탄 타바사를 보면서 생각했다.


“조용히 하도록. 상황은 위험하다. 조개처럼 입을 다물어라! 그렇지 않고 계속 열어둘 것이라면 그 입으로 저 괴물들을 물어뜯어라! 아니면 닥치고 내 지시나 따르라고! 실피드!”


“왠지 언니 성격이 변했어! 큐이큐이! 무서워졌어! 큐이큐이!”


무시하고 그냥 빨리 탈출하자. 마틸다는 골렘을 계속 전진시켰다.. 바퀴벌레들을 떨어뜨린다고 느려터진 움직임이었지만.





올드 오스만은 지쳐가는 와중에도 파괴의 지팡이가 든 케이스를 놓지 않았다. 왠지 바닥에 주저앉아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광경이 눈앞에 들어왔지만 오랫동안의 경험이 냉정하게 판단하게 했다.


“자네. 칼을 뽑게.”


“아, 아. 네, 넷!”


현재 자신은 지팡이가 없다. 하지만 옆의 소년은 간달브의 주인, 전설의 사역마다. 분명히 전력이 제로라고는 할 수 없겠지. 아, 그러고 보니 없는 것도 아니군.


“혹시 공격이 온다면 시간을 벌어주게.”


“저, 저 마법 지금 못 쓰신다면서요?”


“방법이 생각났네.”


케이스를 바라본다. 과거 목숨이 경각의 위험에 달했을 때 갑작스레 날아온 도움. 그리고 여전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특이한 차림의 피투성이의 남자. 자신의 생명의 은인. 그리고 그가 들고 있던 무기. 그 남자는 바로 쓰러졌기에 사용했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게다가.


“수십 년간.”


계속 기억해왔다. 보물고에 넣으면서도 자주 들려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최근 며칠간은 위화감 탓에 줄곧 머릿속에 담긴 영상을 자각하려 했다. 그러니까 자신은 쓸 수 있다!


오스만은 케이스를 열었다. 옆에서 놀란 듯한 소리가 난다. 무시하고 생명의 은인이 남긴 두 개의 물품 중 하나를 묻어줄 때 만져봤던 것을 떠올린다. 아무리 귀찮음에 물들어가는 나이였다고 해도 이것만은 잊지 않았으니까. 다시 상기했으니까. 실수는 없다!


천천히 조립해나간다. 왠지 조립하면서 생각해보니 옆의 소년에게 맡기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유일한 전력이 일에 들어가면 위험하다. 저 거대 괴생명체. 왠지 바퀴벌레를 너무나도 닮은 것에 대항할 방법이 없으니까.


완벽하게 조립을 끝마쳤다. 분명히 기억과 완전히 같다. 확실하다. 방금 전에도 실수가 없다고 자신을 했고 그것은 올발랐다.


“저, 저기. 그 물건은……”


“파괴의 지팡이라네.”


“자, 잠시만요.”


무언가 아는 게 있는지도 모르겠군. 이 소년은.


“용건은 나중에 들어주겠네. 일단 저 앞에서 오고 있는 괴물들을 처리해야 하지 않겠나?”


서로 들어가려다 벽의 틈에 꽉 낀 세 마리의 괴생명체가 보였다. 생명의 은인의 자세를 기억한다. 기억에 따라 자세를 잡는다. 약간 왠지 조작감에 이상한 느낌이 들고 손이 약간 보통 편하게 사용하는 것과 반대로 잡는 것 같다. 역시 강력한 마법물품. 왠지 총을 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방향은 반대지만. 그래. 방아쇠 같은 것을 힘껏 밀어버리자!


“그, 그건!”


옆에서 소리가 나며 소년이 달려들었다. 부딪치면서 방아쇠 비슷한 것을 밀었다. 거대한 굉음이 귀를 멍멍하게 했다. 앞을 보았다. 괴생명체들이 슬슬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뒤를 보았다. 후케에 의해 생긴 틈과 정반대 방향으로 구멍이 뚫렸고 균열이 가고 있었다.


“반대라고요!”


얼얼한 귀 사이로 소년의 외침이 들렸다.





마틸다는 다시 골렘을 움직였다. 본탑에서 갑자기 굉음이 들렸다.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또 루이즈려나? 마틸다는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계속 골렘을 움직였다. 골렘의 움직임에 바퀴벌레가 몇 마리 떨어진다. 빨리 움직여서 이 지옥을 빠져나가자!


생각에 고무되었을 때 머리 위로 뜨거운 열기가 지나갔다. 앞 방향에서 날아온 거라 무시는 할 수 없다. 눈을 들자 왠지 곧 무너질 것 같은 본탑의 옥상에서 콜베르가 화염구를 만들고 있었다. 저 남자가 나와 있는 걸로 봐서는 본탑의 사람들도 대부분 대피를 한 것 같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많았고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대량학살은 별로 좋지 않다.


“토괴의 후케. 아니 미스 롱빌. 투항하시오!”


그럴 수 있겠나!


“방해하지 마세요! 아니, 저기 저 빌어먹을 바퀴벌레부터 처리하시라고요!”


“일단 미스 롱빌의 골렘이 시야를 가리고 있는 한 저지도 힘듭니다. 투항해주시죠!”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 골렘의 팔을 움직였다. 바퀴벌레의 행동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선지 어떻게든 자신이 있는 높이까지는 오지 못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자신감이 생긴다.


콜베르가 다시 화염을 날렸다. 이번에는 위협사격이 아닌지 골렘의 머리부분을 빠르게 차서 몸을 옆으로 굴러 피했다. 동시에 골렘의 라이트가 본탑의 옥상으로. 막혔다. 역시 공격방향이 알려진 데다 대비하고 있으면 같은 트라이앵글이라선지 막을 수 있는 것 같다. 잠시 골렘의 주먹으로 콜베르의 시야가 가려진 걸 노려 뒤를 바라보자 그 틈을 노려 수 마리의 바퀴벌레가 빠르게 등반해오고 있다. 이대로 대치하고 있으면 못 막는다!


저 바퀴벌레에게 희롱당할 바에는 죽는 게 나아! 지극히 감정적인 사고들이 두뇌를 잠식한다. 별 수 없다. 콜베르를 최대한 신속하게 쓰러뜨리고 계속 앞으로 가자. 마틸다는 골렘의 오른팔을 회전시켰다. 그리고 오른손과 팔목의 결속력을 약화시켰다. 동시에 최후의 카드를 사용했다. 골렘의 오른손의 중간부분이 떨어지며 앞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손 뒤로 불꽃이 거세게 뿜어졌다.





저건 뭐지? 올드 오스만은 본탑을 빠져나와 그 광경을 보았다.


“로켓 펀치다!”


옆의 소년은 왠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어느새 바퀴벌레의 체액으로 더럽혀진 복장을 해서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렇게 고함치면 들린다. 그나저나. 이래서는 콜베르가 위험하다.


저건 예상 이상의 공격방식이다. 단순히 주먹을 떨어뜨리면서 공격하는 것도 보통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 콜베르라면 막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기서 불꽃을 일으키며 속도를 올린다면 지팡이를 가진 상태의 자신이라도 막을 수 있을까?


옆의 소년이 다가오는 것을 피하면서 오스만은 다시 바라보았다. 어라? 막았어? 분명히 콜베르의 바로 앞에서 주먹은 정지해있었다.


“이, 이봐. 자네.”


“네, 넷!”


“혹시 저 주먹 저 상태에서 가만히 있다가 뒤의 불꽃이 바닥나면 우리 근처에 떨어질 것 같은데?”


“그, 그렇군요.”


오스만은 달렸다. 소년도 달렸다. 그러다 날아갔다. 자주 들리던 굉음과 함께.


“루, 루이즈!”


소년은 그 굉음을 일으킨 주인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다행히 날려버리는 게 위주라선지 타격은 별로 받지 않았지만. 아무튼 이제 미스 발리에르는 좀 학원 생활하기 곤란할 거다. 자신이 직접 그렇게 만들 거니까. 오스만은 주저앉은 채 쑤시기 시작한 허리와 살짝 탄내가 나는 옷을 바라보면서 다짐하려다 참았다.


아, 안 된다. 자신은 학원장이며 학생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물론 여학생들이나 여교사나 여비서와의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기는 했지만. 참자.


그, 그것보다는 아까 그 주먹은 어떻게 된 거지? 방향을 살펴보자 주먹은 여전히 공중에 멈춰 있다가 불꽃이 사라지면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콜베르가 한 것은 아닐 거다. 그럼 누굴까?


떨어져 내리던 주먹이 속도를 잃으면서 다시 멈춰 섰다. 뭐, 뭐지? 그리고 벽에 붙었다. 동시에 일정부분의 흠이 메워졌다. 저, 저게 대체 뭐야! 오스만은 일어섰다.


“저, 저기요.”


소년이 불렀다. 돌아보았다. 여전히 바퀴벌레의 체액으로 물든 옷을 입고 있어서 도저히 다가가지 못할 것 같은 형상이다. 그 열기가 살균이나 세척은 하지 못한 것 같다.


“저 탑 지금 말이죠.”


“무슨 일인가?”


“저기 벽이 두 부분인가 날렸고 주먹도 일단 맞았지요?”


“그, 그렇군.”


주먹을 맞은 것 같지는 않지만 벽에 손상이 간 것은 확실하다. 게다가 루이즈나 다른 학생들이 난동을 일으켜서 손상이 심해졌다.


“거기에 한 부분에 대량의 질량이 붙었어요.”


오스만은 천천히 깨달았다. 그리고 그 깨달음과 동시에 상황이 벌어졌다. 틈을 메우고 있던 주먹이었던 무언가의 무게에 상당히 떨어진 곳의 균열이 커져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리고 일순간이었다. 본탑의 균열이 매우 커지며 귀가 들을 수 있는 청각의 한계를 벗어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본탑이 무너져 내렸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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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70 바부
    작성일
    08.05.26 02:54
    No. 1

    작가님 d&d에서 카서스의 삽질과 힘을 알기 쉽게 정리 부탁 드립니다.
    좀 이해하기가 아무튼 이글 때문에 D&d 의 룰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빛의추적자
    작성일
    08.05.26 11:24
    No. 2

    카서스가 한 삽질은 무너져가던 세계를 구하려다 역으로 파탄시켜버린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힘은......12레벨 스펠을 사용하신 분이지요.....
    참고로 9레벨 스펠에 파워워드킬, 타임스탑, 미티워스웜등이 다 있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銀月
    작성일
    08.05.26 16:19
    No. 3

    카서스의 등장 시점에서 이미 D&D의 룰은 의미 없습니다.
    애초에 카서스가 도달한 위치는 룰에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영역이라서요[아, 이번 버전은 어떨려나...]
    룰을 알아보기보다는, '잊혀진 왕국'의 역사를 알아보는게 나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조수니
    작성일
    08.05.26 18:10
    No. 4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키리샤
    작성일
    08.05.26 20:24
    No. 5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빛의추적자
    작성일
    08.05.26 23:07
    No. 6

    모두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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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7화 +7 08.05.28 493 3 18쪽
26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6화 08.05.28 382 2 18쪽
25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5화 08.05.28 425 2 18쪽
24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4화 +7 08.05.27 497 2 18쪽
23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3화 08.05.27 439 2 18쪽
22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2화 08.05.27 412 2 18쪽
»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1화 +6 08.05.26 483 2 18쪽
20 [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20화 08.05.26 444 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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