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고등학교 퇴마부

신의군대4

신의군대4

한바퀴를 돌고 다시 공장 정문쪽으로 걸어온 명찬들 반대편에서 빛나가 걸어오는게 보였다.

[이쪽에는 별 단서가 없는거 같은데 그쪽에는 뭐 있니?]

빛나역시 별 단서는 못찾은거 같았다.

[역시 안에 들어가 봐야 겠는데요. 밖에서는 찾기 힘들거 같아요]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무슨 방법이 생기냐. 안에 들어가 보자]

광현이 나서서 회사 안쪽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비원들이 곧장 막아섰다.

[아니, 내가 아는 형님이 여기서 일하신다니까요, 물건만 전해주고 갈게요]

[이름이 뭔데요. 여기 맡겨요. 우리가 전해줄게요]

[직접전해줘야 해요, 당신들을 어떻게 믿고, 귀중품인데]

[외부인은 출입금지 입니다]

결국 광현도 막무가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쫓겨 났다.

[으이구. 부끄럽게. 아는척 하지마 ]

[야, 늬들은 왜 안왔어. 다 같이 말하면 어찌 될지도 모르잖아]

[바보야! 우리는 체험방문 신청해 놨는데, 여기서 얼굴이 노출되면 어떡하니.]

[일단은 철수하죠, 체험방문도 신청해 놨으니까. 그 때 한번 더 조사해볼수 있을거에요]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안에서 빛나의 휴대폰이 울렸다.

[현진이네?]

-빛나언니, '보둔킬러'랑 접촉이 됐어요. 오늘 밤에 저주의식을 하기로 했어요-

윤지에게 저주를 걸었던 '보둔킬러'에게 접촉을 시도하던 현진에게 성과가 있었다.

현진이가 저녁에 저주의식을 하면 보둔킬러가 떨어진 곳에서 같이 의식을 행해서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빛나는 이때에 그 의식의 중간에 끼어들어서 보둔킬러가 있는 장소를 잡아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오늘밤 12시 퇴마부실에서 의식을 할거야, 명찬이 올수 있어?]

명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관심없으니까. 너희들 끼리 해라]

마철수의 행적을 찾을 단서를 발견못한 광현은 관심 없다는듯 무심하게 말했다.

명찬은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먹고 다시 나갈 생각이었다.

[또 운동하러 가니?]

어머니는 명찬이 복싱같은걸 하는줄 알고있다.

실제 훈련내용이 비슷하기도 하고

[오늘은 친구들이랑 같이 훈련해서 좀 늦을거 같아요. 신경쓰지 말고 먼저 주무세요]

명찬은 둘러대고 집을 나왔다.

아무래도 부모님에게 말을 지어내는게 맘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부모님에게 영과 관련된 세계의 일을 이야기해 드려도 쉽게 믿지는 못하실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목숨을건 퇴마일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더 걱정만 커지실 거다.

명찬은 자신에게 그런식으로 스스로 납득시킨후 목성고로 향했다.

퇴마부실에는 이미 현진과 빛나가 와 있었다.

부실 가운데에 책상을 놓고 한지를 깔고 빛나가 가져온 닭피로 주술에 쓰일 글자들을 써내려 갔다.

빛나는 월주산 중턱에 있는 전원주택에서 홀로 살고있다는듯 했다.

예전에 월주사를 가던중에 자신의 집도 산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제사용으로 닭을 기르는데 죽이지는 않고 주사기로 피를 조금씩 뺀다고 했었다.

그 닭 이름이 '삐약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저 피도 삐약이의 피 인 것일까...?

[너무 긴장하지 말고 내가 서포트 하고 있으니까 위험한 상황은 안 생길거야]

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진도 명찬처럼 귀신에 빙의되어 위험하게 된걸 빛나의 도움으로 살아났다고 했다.

그 후로 영력이 없는 현진이지만 빛나를 도와서 퇴마부의 일을 햇다.

[현진이는 영력이 낮아서 오히려 의심을 안받으니까 도움될때가 있어]

빛나의 말이었다.

퇴마 관련일 말고도. 학교에서 부실을 빌려쓰려면 도덕교사인 고문 '서덕배'의 도움이 있지만 그래도 관련해서 서류등 작성해야할 일거리가 많다

그런것들 일체를 현진이 해주고 있었다.

애초에 퇴마부를 만들자고 한것도 현진이 빛나를 설득해서 이 주변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키는 자경단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생겨난 것이라 들었다.

빛나가 퇴마부를 만든건 보조금 때문이라 들었지만

[별 활동도 안하는데 보조금이 꽤 나오거든. 덕배쌤이 나한테 다 주고있어. 일종의 장학금인 샘이지...]

빛나의 말로는 퇴마활동을 하는데는 돈이 꽤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빛나는 자급자족을 해서 최대한 돈을 아끼고 있지만 여러가지 주술용구들은 공장에서 만드는 것도 아니다 보니까 싼 값에 구할수 없는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앞서 말한 '삐약이'의 피 처럼 계속해서 재활용 해서 써야하는 재료가 많다.

주술 한번 하자고 계속 생닭을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진은 보둔킬러와 약속한 시간이 되자 주술을 외웠다.

[귀신님 귀신님 와주세요. 와주세요. 저주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

그런 주문을 외우자 현진의 등에서 스르르 하고 귀신이 나타났다.

그 때 미리 준비하고 있던 빛나가 역추적을 시작했다.

현진의 소환주술에 바탕으로 쓰였던 한지는 이중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뒷면에는 추적을 위한 술식으 쓰여져 있었다.

현진이 지금 행한 소환술은 실은 영력이 없는 현진에게 보둔킬러가 먼 곳에서 소환술을 대신해서 행해주고 소환처만 현진의 곁으로 해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대리소환인 것이다.

실제로 원거리에서 보둔킬러가 소환을 위한 술식을 세우고 보둔킬러의 영력을 통해서 소환을 이뤄내는 거였다.

그 영적 파이프 라인을 역추적한다

[연결됐다!]

빛나는 보둔킬러의 시야와 링크됐다.

빛나의 눈에 보둔킬러가 보는 환경이 보인다

더러워 보이는 원룸. 눈앞에는 노트북PC, 애플제 노트북이다. 좁은 원룸 곳곳에 과자쓰레기 봉지 등이 널부러져 있다

침대위에는 아무렇게나 쌓여진 벗은 옷들 남자 팬티

빛나는 계속해서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링크된 장소 주변에서 지맥을 감지한다.

땅에는 고유의 지맥이 뻗쳐있어서 개개의 개성이 다 다르다

지맥이 뻗어져 있는 모양을 조사하면 주소를 파악하는것과 다름 없었다.

그오오오오

귀신이 소환되었다.

[누가 나를 불렀나. 인간아 원하는 바가 뭐냐]

귀신의 물음에 현진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 어디에 있나요?]

현진의 눈에는 귀신이 보이지 않는것이다

[네 주변에 있다. 무서워하지 말고 저주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말하거라]

귀신의 재촉에도 현진은 답이 없다

애초에 저주할 대상따윈 없는것이다.

[그, 글쎄요... 전 저주하고 싶은 사람은 없는데]

[? 두려워 하지 말아라 인간의 아이야. 네 음침한 소원을 이뤄줄테니 크크크 ]

귀신이 음침하게 웃어댔다.

[저기... 저.... 그러니까]

현진이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뒤에서 명찬이 부적을 귀신을 향해서 겨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