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설립(2)
시어도어가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을 만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그때.
이안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슬슬 러일전쟁이 일어날 시기인가.”
곧 러일전쟁이 발발하는 시기인 1904년.
이를 알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적었다.
“시어도어의 양아들이 되긴 했지만, 그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단 말이지.”
시어도어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있기에, 록펠러를 만날 수 있긴 했지만, 국가의 일에 간섭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가령 러일전쟁이 끝난 후, 포츠머스 조약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도록 조약을 바꿀지라도, 일본은 계속해서 조선을 삼키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니 러일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 조선이 수탈되는 것을 없애고 싶다면 다른 움직임을 취해야 한다.
문제는 어떤 움직임을 취한다고 할지라도, 러시아의 승리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가령 러시아의 승리를 위해, 러시아와 일본의 무승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겠지만.
시아도어의 아들이라는 타이틀만을 가진 이안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
물론 시어도어의 아들이라는 점 덕분에 록펠러를 만나긴 했지만.
그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아니, 잘하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게 무슨 말이지?”
[일본이 러시아를 이긴 것은 미국의 유대인들이 일본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것을 막는다면, 러일전쟁이 장기전으로 가도록 만들 수 있겠지.]
러일전쟁이 발발한 후, 제이콥 쉬프라는 유대인은 일본에 총 2억 달러 가량의 돈을 지원한다.
이 돈은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지불한 전비의 5할 가량이고, 이후 다른 이들이 제이콥 쉬프를 따라 전쟁 비용을 지원한 것을 생각해본다면.
그가 일본에 지원하지 못하도록 막기만 한다면, 러일전쟁은 러시아의 승리 혹은 아무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할 수도 있었다.
문제는 그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유대인들을 막기만 한다면, 러일전쟁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거는 이해했지만, 놈들을 제어할 수단이 우리에게 없지 않아?”
그 말대로, 그들에게 이를 제어할 수단은 적었다.
가령 일본에 가장 많은 돈을 지원한 제이콥 쉬프의 경우, 유대계 미국인 은행가고, 여러 미국 회사들에 지원한 것은 맞지만.
그는 파리, 런던에서 금융가로서 생활하고 있기에, 그가 투자한 사업체에 제재를 가한다고 할지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유대인들을 저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지만, 그를 저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뭐, 언론을 움직이면 되겠지. 가령 동양의 원숭이를 위해 자기 마음대로 은행의 거금을 사용한 유대인 은행가라던가.]
“인종차별을 이용하겠다는 건가?”
지금은 인종차별의 시대.
또한, 러시아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시대인만큼, 이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만 있다면, 전쟁의 진행 상황을 바꿀 수도 있었다.
[유럽은 힘들지만, 미국은 우리들이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너도 알 거다. 그러니 정보만 접하면 된다.]
“문제는 이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접하냐는 건데.”
[이미 근처에 있잖아? 록펠러를 사용하면 되는 일 아니겠어?]
이안은 그 말을 듣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록펠러를 사용하자니, 그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 쉬울 것이라고 여기는 것인가?
그렇게 지금 상황을 너무나 황당한 나머지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뭐, 록펠러를 통해 듣지 않을지라도, 이번에 루스벨트를 통해 만들어지는 FBI 비슷한 것이 만들어진다면 알 수 있겠지.]
“그게 무슨 말이야?”
[방금 루스벨트가 나가기 전에 한 말 못 들었어? 연방 보안···. 아, 너는 연방 보안관이 뭔지 모르나?]
“연방 보안관? 아, 그때 그 혼잣말이 FBI와 관련된 말이었나?”
[...그래.]
그 말을 들은 이안은 그 말을 무시한 채, 생각에 잠겼다.
FBI가 만들어지는 순간, 여러 정보가 나올 것이고, 이 중에는 투자자들이 일본을 지원하려 한다는 것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대통령에게 전해질 정보냐는 것이다.
그들이 이런 정보를 자체적으로 걸러서 대통령어게 보내려 할 것은 뻔하지 않은가.
그러니 그들에게서 이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 FBI 안에 사람을 심는다면?
그 순간,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가져다주는 좋은 정보책이 될 것이다.
“문제는 누구를 심느냐인데.”
이안과 근처에 있는 이들 중 새롭게 만들어질 형사기관에 소속될 사람은 많지 않다.
이안이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성인은 모두 시어도어와 관련된 사람이거나, 그의 곁에서 일하는 이들.
그러니 FBI에 사람을 심는 게 쉽지 않은 것은 확실했다.
“...아니, 잘하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사람을 심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어차피 이러한 정보는 말단 직책의 사람도 알 수 있는 정보니, 친해진 사람 중 누군가를 이 FBI에 꽂으면 되는 일 아닌가.
“문제는 누구를 꽂냐는 것인데.”
지금 시어도어가 대통령으로서 미는 정책이 독점 기업들의 타도인 이상, 이와 관련된 금융 범죄를 조사하는 이들의 위상이 올라갈 것은 분명했다.
그러니 이를 수사하는 이들은 말단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직책에 비해 쉽게 임명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 이러한 조건에 맞는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문제였다.
“1년 안에 만날 수 있는 사람 중에 이를 충족할 사람이 있을까?”
[충족할 사람은 많지.]
“충족할 사람이 많다고?”
[그래, 어쨌건 20살을 넘는 사람 중에 충족시키면 되는 거 아냐?]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긴 한데.”
이안은 대체 누구를 골랐기에,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가 알고 있을 사람 중 이안이 믿고 이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이안이 생각하는 그때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예전에 대통령 취임 당시 만난 적 있고, 시어도어도 흔쾌히 수락할 사람이지.]
“프, 프랭클린? 그 사람에게 맡기겠다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선택한다는 말이 당혹스러웠지만, 계속해서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다.
스무 살을 넘고, 이안과 대통령 취임식 당시 접하고, 그 이후에도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니까.
문제는 그를 뽑을 수 있냐는 것이다.
“...지금 하버드생인데 뽑을 수 있긴 한 거야?”
프랭클린은 지금 하버드에서 공부하는 중.
그러니 그를 뽑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어야 하지만, 놈은 웃음을 지으며 이안에게 설명했다.
[프랭클린은 하버드를 조기 졸업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이번 년이 끝난다면, 졸업할 수 있겠지.]
프랭클린은 하버드에 가기 전 그로톤 사립 고등학교에서 본 시험을 통해 조기졸업이 확정된 사람이다.
그러니 그가 졸업하기를 원한다면, 다음 년에는 졸업할 수 있었다.
[문제는 프랭클린이 FBI에 들어오는 것이 가능하냐는 건데, 뭐, 그게 불가능하다면 프랭클린을 통해 추천받아도 되는 문제니까.]
“...그렇긴 하지.”
신용할 수 없는 사람이 뽑혀도, 문제가 될 것은 아니었다.
유대인들이 일본을 지원한다는 그 정황을 포착할 수만 있다면 되는 것이니까.
[그러니 이에 대한 문제는 나중에 프랭클린을 만날 때 생각하고, 지금은 시어도어가 만들어낼 수 있을지나 기도하라고.]
“뭐, 만들어낼 수 있겠지. 다른 의원들이 반대한다고 해도, 목표한 것을 이뤄낼 사람이잖아.”
이안의 말대로, 시어도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건 달성하고자 하는 사람.
그렇기 때문일까. 그는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과의 대화도 쉽게 끝낼 수 있었다.
“그러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좋소.”
다만 시어도어의 표정은 밝지 않았는데, 이는 그들의 협상 조건 때문이었다.
시어도어는 이 일을 위해 FTA를 조건으로 들이밀었지만, 브라이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이미 남부에 이 사건을 민주당이 기획한 것이라 알려진 이상, 시어도어의 제안이 이익이 아니라는 것을 파악했고.
그렇기에 시어도어의 조건을 거절하고, 다른 조건을 받아들이려 했다.
그 결과 시어도어는 브라이언이 원하는 바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젠장, 이래서 존 다니엘 상원의원과 협상하려 한 것인데.”
“뭐, 그래도 좋은 협상이라는 것은 부정 못하지 않소.”
“...그렇긴 하지.”
브라이언의 말대로 둘이 협상하면서 시어도어가 잃은 것은 적었다.
시어도어도 브라이언이 내거는 조건 중 그가 들어줄 수 없는 조건을 최대한 막으면서 협상에 임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조건이 시어도어의 마음에 든 것은 아니지만, 어쨌건 이것으로 시어도어가 FBI를 통과할 수 있는 조건은 만들어졌다.
그렇기에 시어도어는 이를 의회에 제출했고, 그 결과 공화당 중 시어도어를 지지하는 소수파들의 지지와 브라이언과 함께하는 민주당이 이를 지지한 결과.
매우 근소한 표 차로 시어도어가 원하는 형사기관이 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이제 시작이다.”
그렇게 시어도어의 기업 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준비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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