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광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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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해다찬
작품등록일 :
2023.07.3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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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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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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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대서특필

DUMMY

 “이게··· 뭐야······?”

 “뭐긴, 마녀와 어떤 교감을 시도했다는 흔적이지.”

 “아아아! 설마!!”


 악마가 내 이마에 한 키스!


 그건 악마가 아니라 마녀였던 건가?


 거울 앞에서 보랏빛으로 빛나는 입술 문양을 더듬거렸다.


 캔딜도 옆에서 알짱거리며 톡톡 건드렸다.


 왠지 캔딜이 건드릴 때마다 더 빛나는 느낌이었다.


 “왜, 뭔데 그래.”

 “아아···.”

 “뭐냐니까?”

 “아···!”


 시간이 지나자 문양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상태창을 외쳤다.


 [이름: 김강대]

 [레벨: 없음]

 [직업: 광대]

 [패시브: 광대 걸음]

 [스킬: 단독 공연, 소품 상자]

 [정신력: 100]

 [끝마친 공연: 6번]


 별다른 건 보이지 않았고 높아진 정신력만 눈에 띄었다.


 “캔딜. 이게 마녀와 교감을 시도한 흔적이라고?”

 “응.”

 “정확히 어떤 식의 교감? 계약 같은 거? 아니면···.”

 “그건 나도 모르지. 계약이든 뭐든 주인님이랑 너만 아는 거야.”

 “혹시 내 의사와 상관없이 계약 같은 걸 할 수 있어?”

 “음··· 아무리 주인님이라도 그건 좀. 애초에 계약이란 게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노예 계약이 있을 순 있어도 ‘동의하지 않은 계약’은 있을 수 없어.”

 “그럼 상대가 동의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는데?”

 “많지. 저주 또는 축복의 계열. 혹은 은혜라던가. 이름 붙이기 나름이야.”


 캔딜이 어깨를 들썩였다.


 “앗.”


 그 사이 문양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캔딜. 내 이마 다시 한번 만져봐.”


 톡 톡


 잠잠했다.


 “아까는 왜 빛난 거지?”


 여러 의문이 들었다.


 저주 또는 축복이라······.


 마녀는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걸까.


 이상하게도 그녀에 대한 기억만 희미하다.


 기억 나는 건 고작 대화 한 마디. 그 속에서 알 수 있는 건 그녀가 인간에게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단 것이다.


 우웅-


 그렇게 한참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부회장에게 문자가 왔다.


 [확인 결과 실전 테스트를 할 던전은 미션형 던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으며 테스트 진행에 변동 사항 또한 없습니다.]



 ***



 그 시각 하경의 집.


 “분명 혼자 산다고 하지 않았나···?”


 부모님이 헌터 일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혼자 산다고 했던 강대의 집에선 자꾸만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하경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정말 정말 만에 하나 강대가 미쳐버린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한 번 가볼까?’


 고민하던 그때.


 지잉-


 [확인 결과 실전 테스트를 할 던전은 미션형 던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으며 테스트 진행에 변동 사항 또한 없습니다.]


 부회장의 사무적인 태도가 흠씬 묻어나는 문자가 하나 왔다.


 하경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문자를 보고 나서야 자기가 명실상부 한국 최고 길드에 들어갔다는 게 실감 나기 시작했다.


 여전히 던전에 들어갈 때마다 긴장감을 느끼긴 했지만 지금은 무언가 달랐다. 하경은 미션형 던전에 가는 것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니, 생초짜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강대도 문자를 봤는지 곧잘 조용해졌다.


 ‘강대 씨도 지금 미션형 던전에 대해 찾아보고 있겠지?’


 이미 옛날 옛적부터 찾아보고 경험한 터라 문자를 본 강대는 잘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그의 정보력을 간과한 하경은 괜히 마음이 불타올랐다.


 비록 테스트지만 오늘 강대가 보여준 모습만큼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 미션형 던전은 보상이 후한 편이구나. 이런 미션도 있다고? 좀 무섭네···.”


 보통의 헌터라면 전날 체력을 보충하는 게 맞겠지만 소유한 모든 빛으로 하급 치유, 정화가 되는 하경이라 괜찮은 선택이었다.


 “루, 루멘토···.”


 어두운 방 안에 이불을 뒤집어쓴 하경이 작게 외쳤다.



 ***



 아침까지 쉴 새 없이 떠드는 캔딜을 겨우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현관문을 열었다.


 마침 하경 씨도 나오고 있던 참이었다.


 눈을 마주친 우린 웃으면서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잠은 푹 주무셨어요?”

 “앗. 네에···! 아주 잘 잤어요.”

 “긴장했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던전 들어가기 전날은 충분한 수면이 필수예요. 그 무엇보다도요.”

 “하하··· 당연하죠.”


 그렇게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며 건물에서 내려왔을 때, 아파트 입구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한 고급 세단에서 어떤 남자가 허겁지겁 나왔다.


 “아! 일, 일찍 나오셨네요! 김강대 헌터님이랑 박하경 헌터님 맞으시죠?”


 젊은 남자가 피곤한 눈에 멋쩍은 미소를 짓고 정확히 우리를 향해 말을 걸었다.


 “누구시죠?”

 “저는 그 유호 님이, 아니 그게 아니라 암살자 길드에서 두 분을 모시라고 해서 왔습니다! 푸른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그, 푸른 씨. 설마 부회장이 시켰어요?”

 “네? 아 부회장님이 시키신 건 맞는데 부회장님도 회장님이 시키셨다고···.”

 “아··· 유호 헌터가요?”

 “······네.”

 “그럼 뭐. 탈까요? 하경 씨.”


 하경이 께름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차 내부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근데 강대 씨··· 다름이 아니라 부회장님을 막 부회장 이런 식으로 불러도 돼요···?”


 아 맞다.


 “크흠. 까먹고 있었네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마음이 놓인 듯 하경이 다시 앞을 봤다.


 “그나저나 이 차 냄새가 되게 좋네요!”

 “그쵸···! 이게 던전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디퓨저거든요! 심신 안정 효과가 탁월해요!”

 “조금 긴장하고 있었는데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던전은 참 신기하죠. 과학의 기술력을 아득히 뛰어넘는 무언가가, 아니 그 자체도 과학인 걸까요? 어쨌든 전 던전이 참 좋아요. 아닛, 물론 몬스터로 인한 피해는 정말 슬픈 일이고 그 뭐랄까··· 애도를 표해 마땅하지만···.”


 푸른이 당황하며 땀을 흘렸다. 백미러로 우리의 눈치를 본다.


 “무슨 말인지 알아요. 저도 이 일을 좋아해요.”

 “아아. 감사합니다. 사실 던전이란 게 위험하다는 단점이 명확한 만큼 좋은 점도 참 많거든요. 지금 이런 디퓨저의 경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요! 어떤 생물은 의료용으로도 아주 많이 쓰이고 아직 효능이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수백수천 가지에 달하죠. 그 위험하다는 몬스터의 시체에서 나오는 부산물은 말해 뭐합니까! 가죽은 강철보다 질기고 그들의 심장인 마석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내뿜죠!”


 이 사람 말문 터졌다.


 나 헌터인데···. 이거 꼭 들어야 하나?


 하경 씨는 꽤 흥미진진하게 듣는 것 같지만 나한텐 캔딜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었다.


 [나를 저런 놈이랑 비교하면 안 되지.]


 ‘가만있어.’


 [정보의 질이 다르다고.]


 ‘제발 가만있어 줘. 어지러워.’


 [쳇.]


 “자아! 도착했습니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고 시원하게 떠든 푸른의 얼굴에선 더 이상 어리바리한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괜히 멀미 아닌 멀미를 느끼고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적당한 크기의 차원문. 그리고 그 앞을 지키고 있는 두 명의 경호원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작정한 것처럼 눈빛이 진지해 보였다.


 푸른도 그 근처에서 뒷짐을 지고 섰다.


 “푸른 씨는 돌아가지 않으셔도 돼요?”

 “아, 네! 일단 저도 경호원이거든요.”

 “혹시 각성자이신가요···?”

 “네!”


 이상하다.


 고작 실전 테스트일 뿐인데. 이게 경호원이 필요한 일인가? 이런 건 보통 비밀리에···. 그리고 부회장 말로는 함께 들어갈 헌터가 두 명 더 있다고 했는데.


 생각한 순간 방금 타고 온 고급 세단 같은 여러 대의 차가 질서정연하게 들어왔다.


 정장을 입고 인이어를 찬, 누가 봐도 경호원처럼 보이는 이들이 차에서 일제히 내려 진을 치기 시작했다.


 그들 중엔 부회장도 있었다.


 “저기, 부회장··· 님? 이게 다 뭡니까?”

 “경호원입니다만.”


 부회장의 대답에 당황한 건 하경 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곧 그의 얼굴에 묘한 느낌이 감돌았다.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의 관심이 만족스럽단 듯이 웃는다.


 “일단 이것부터 미리 쓰고 계시죠.”


 부회장이 건넨 건 검은 모자와 하얀색 마스크였다.


 “이건 왜요?”

 “곧 알게 되실 겁니다.”

 “저는요···?”

 “하경 씨는 괜찮습니다.”


 뭐야. 뭔데. 하경 씨는 왜 괜찮은 건데. 이거 등급 차별 아니야?


 툭툭


 불만이 생기려던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뒤를 돌아보자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있는 서린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죠?”

 “네. 물론이죠.”


 깜짝이야.


 뒤에 있던 운보도 눈짓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아무래도 서린이라는 사람이 가로막고 있으니 다가오기 곤란한 모양이었다.


 “강대 씨라고 불러도 되죠?”

 “네. 당연하···.”

 “그럼 강대 씨! 저 진짜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탁!


 부회장이 위험할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대는 서린을 밀쳐내고 말을 끊었다.


 “강대 씨. 참고로 이 둘은 저와 함께 강대 씨와 하경 씨의 실력을 확인할 사람들입니다. 임시 평가자로서 손색은 없으니 걱정 마십쇼. 혹시 인성이 걱정되는 거라면 그것 또한 제가 보장할 테니 안심···!”

 “아오! 말하고 있잖아요!”


 말을 끊긴 서린이 신경질적으로 부회장에게 소리쳤다.


 이래도 되나? 그럼 혹시 나도? 아 왜 자꾸 반말하고 싶지.


 “정정합니다. 인성은 보장 못하겠네요.”

 “아, 예.”


 부회장의 말이 끝나자 다시 섬뜩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서린. 뭐가 궁금하길래 이러는 걸까.


 “있죠, 저번에 분명···.”


 부아아아아앙!


 “···! ······!”


 엄청난 배기음 소리에 서린의 목소리가 묻혀버렸다.


 도로에서 이목을 끌고 있는 검은색 무광 스포츠카가 범인이었다.


 그리고 분명 화를 낼 거라고 예상했던 서린은 슈퍼카를 바라보며 의외로 아무렇지 않아 했다.


 “오. 왔다!”


 오히려 기뻐하며 외쳤다.


 덜컥


 차 문이 우아하게 위로 열리며 그 속에서 헌터복을 입고 있는 유호가 내렸다. 어디 숨어 있었는지 기자들도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마치 계획된 등장에 계획된 소란.


 나는 직감했다.


 오늘의 진짜 이벤트는 이거였구나!


 허겁지겁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를 양쪽 귀에 걸었다.


 “근데 저 얼굴 알려지면 안 되는 거예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는 차원에서 드린 겁니다. 가뜩이나 이런 일은 처음이실 테고.”


 이 사람이 배려 있게 느껴진 건 처음······ 은 개뿔.


 실전 테스트라며. 실력 확인이라며!


 아, 이용당해버린 건가.


 부회장은 기분 좋게 껄껄 웃으면서 S급, A급 경호원 이딴 소리나 하고 자빠졌다.


 나는 내가 모르는 상황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금 상황과 관련된 것들을 검색했다.


 SNS는 당연히 이미 난리가 났고 유호 헌터의 복귀는 기정사실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벌써 손 빠른 기자들에 의해 어그로를 엄청나게 끌어대는 기사가 줄지어 올라오고 있었다.


 “진짜 빠르네···.”

 “그러게요. 벌써 최진운 헌터도 온 걸 보면 어마어마하죠.”

 “네? 누구요?”

 “저기요, 저기. 저 숨겨지지도 않는 몸으로 용케 눈에 안 띄고 있네요.”


 운보가 길 건너편에서 여유롭게 서 있는 한 덩치를 가리켰다. 그러곤 또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마 기사 보자마자 똥줄 타서 달려왔을걸요?”

 “왜요? 서로 사이가 안 좋나요?”

 “안 좋은 건 아니고 경쟁 상대가 돌아왔으니 흥분했을 거예요.”


 그렇구나. 지식이 하나 늘었다.


 그런데 저 사람 뭔가 나를 묘하게 째려보는 느낌이···.


 “후훗, 다 들린다아아아아아아!!!!!”


 휘잉- 쿠우웅!!!!!!


 하늘에서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며 모래먼지를 일으켰다.


 기자들은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돌렸고 벽을 치고 있던 경호원들은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았다.


 순식간에 고요해진 이곳. 그리고 마치 광야의 중심에 서 있는 듯한 거구의 남자.


 “다··· 들었단 말이다······.”


 최창운의 형임과 동시에 또 다른 S급 헌터인 최진운인 그가 거만하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헉, 들렸나? 어··· 어떡하죠?”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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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두 가지 조건 24.08.30 10 0 13쪽
13 13화 은인 잡아라 24.08.30 11 0 14쪽
12 12화 은인 잡아라 24.08.30 9 0 13쪽
11 11화 은인 잡아라 24.08.30 10 0 12쪽
10 10화 페르소나 24.08.30 11 0 12쪽
9 9화 페르소나 24.08.30 10 0 13쪽
8 8화 페르소나 24.08.30 14 0 12쪽
7 7화 페르소나 24.08.30 14 0 13쪽
6 6화 페르소나 24.08.30 16 0 12쪽
5 5화 암살자는 외로워 24.08.30 17 0 12쪽
4 4화 암살자는 외로워 24.08.30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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