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최근연재일 :
2023.12.25 22:0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820
추천수 :
1
글자수 :
160,464

작성
23.12.01 22:05
조회
35
추천
0
글자
18쪽

5화

DUMMY

클렉이 얼굴을 붉히며 말을 더듬었다. 그러고 보니 클렉이 이블린 아가씨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들었던 듯한 기억이 났다.


“클렉 단장 안녕하세요.”


이블린이 우아하게 인사했다.


“저, 저 괜찮으시다면 아가씨를 에스코트 할 영광을 주시지 않겠습니까?”


클렉이 수줍어하며 이블린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블린은 클렉의 손을 맞 잡지 않았다.


“죄송해요. 오늘은 에디 단장의 에스코트를 받기로 먼저 선약이 되었어요.”


이블린의 말에 클렉의 얼굴이 놀람과 수치심으로 구겨졌다.


“네, 네엣? 에디 단장이 아가씨의 에스코트를 한다고요? 에디 단장은 귀족도 아닌데?”

“곧 알게 되실 거에요.”


당황해하는 클렉을 지나치며 이블린은 에디를 향해서 오른손을 뻗었다.


“에디 단장 에스코트 잘 부탁드릴게요.”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가씨.”


에디는 이블린의 손에 가볍게 키스하고 이블린을 에스코트 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무도회는 처음이라 왈츠 같은 걸 잘 출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런가요?”


이블린이 쿡쿡 웃었다.


“최대한 폐가 되지 않게끔 어젯밤 연습을 좀 했습니다.

단원중에 무도 지도를 하던 친구가 있어서요.”


에디가 수줍어 하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는 이런데 익숙하니까 제가 맞춰 드릴게요.

절 따라서 다리를 옮기시면 될거에요.”


이블린이 에디의 손을 끌어서 회장 중앙으로 향했다.

그에 맞춘 듯 연회장에 감미로운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어머, 저기 좀 봐. 이블린 아가씨셔.”

“옆의 저 잘생긴 신사분은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귀족들이 두 사람을 주목하며 길을 내 주었다.


두 사람은 연회장의 주인공 마냥 가운데서 왈츠를 추기 시작했다.


“허, 허읍···”


뭇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에디는 긴장해서 얼굴이 홍당무처럼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이블린이 쿡쿡 웃었다.


“재, 재밌으십니까?”

“아니요. 전장에서는 냉철하게만 보였던 에디 단장이 당황할 때도 있나 싶어서요.”


이블린이 즐거워 보이는 표정으로 웃었다.


두 사람은 3/4 박자의 왈츠 곡을 따라서 둥글게 돌면서 춤을 추었다.

이블린이 이끄는 대로 발을 움직이니 생초보인 에디의 몸 동작도 그리 어색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훤칠하고 잘생긴 에디의 외모도 부족한 춤 실력을 감추는 데 한 몫 했을 것이다. 이윽고 곡이 끝나자 연회장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은 인사를 하고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연회장 중앙 단상에 클라이드가 섰다.


“오늘은 우리 가문이 폴리나 성을 되찾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기쁜 자리다.

모두들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그리고 한가지 오늘 중요하게 알릴 일이 있다. 이블린과 에디는 앞으로 나오너라.”


클라이드가 두 사람을 앞쪽 단상으로 불렀다.


“오늘은 내 딸 이블린과 적룡기사단장 에디의 약혼을 정식으로 발표하려고 한다.”


클라이드의 말에 사람들이 다들 놀라워했다. 에디라면 적룡기사단장이지만 귀족 출신이 아닌 자였다.

그런 자에게 영주가 자신의 딸을 결혼시키겠다니. 일반적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귀족들중 누구도 클라이드의 말에 반기를 들 수는 없었다.

클라이드의 말에 거역했다가는 무슨 화를 입을지 몰랐다.


“물론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에디가 귀족 출신은 아니다.

그걸로 이 결혼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에디는 이번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웠다.

이 중에 누구 한 명이라도 에디보다 큰 공을 세운 자가 있느냐?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블린에 어울리는 사람은 그자가 될 것이다.”


클라이드의 말에 회장은 숙연해졌다.

클라이드는 성과가 없는 귀족들을 꾸짖는 것이었다.

뒤편에서 듣고 있던 청룡기사단장 클렉이 분한 듯 주먹을 쥐었다.


자신 역시 온몸을 바쳐서 전쟁에 임했다.

그러나 아무리 몰염치해도 에디보다 큰 공을 세웠다고 말할 수 없었다.


에디는 케인 가문에서 가장 무섭다고 이름난 미친 곰 우고를 쓰러뜨려 전황을 단번에 뒤집었던 것이다.


‘제길 평민에 불과한 놈이 어떻게 저런 무위를 몸에 지니게 된 거지.’


이블린을 몰래 마음속에 두고 있던 클렉으로서는 분노와 질투가 뒤섞여서 참을 수가 없었다. 클렉은 뒤편에서 연신 술만 들이키고 있었다.


클라이드의 연설이 끝나고 다시 연회가 시작되었다.

이블린과 에디 주변을 귀족 영애와 영식들이 둘러쌌다.


“이블린 아가씨. 정말 축하드립니다.”

“에디 단장 축하드립니다.”


서로 누가 먼저 축하인사를 건낼지 경쟁이라도 하는 듯 사람들은 너도나도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기 바빴다.


“모두들 너무 감사합니다. 후일 한분 한분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하군요.

에디 단장. 일찍 들어가야겠어요.”


이블린의 말에 에디가 먼저 일어나서 사람들을 물리고 이블린을 연회장 밖으로 에스코트했다.


스콧 가문의 마차가 밖에 대기하고 있었다.


“오늘 에스코트해 주셔서 고마웠어요.”


이블린이 에디를 보고 웃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부족한 에스코트여서 부끄럽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에디가 이블린의 손에 입 맞추며 인사를 건넸다.


“조만간 가문의 식사 자리가 있을 거에요.

식사 예절도 미리 배워놓으시는 게 좋을거에요.”


이블린이 속삭이며 충고해 줬다.


“네,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이블린은 마차를 타고 떠나갔다.


“에디!”


등 뒤에서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렉이었다.


“나한테 볼일이 있나?”


에디가 차갑게 대꾸했다.


“너 이 자식. 대체 어떻게 아부를 해댔길래 영주님이 너 같은 자식한테 이블린 아가씨를···.

너랑은 격이 맞지 않는 분이다.

영주님에게 도저히 결혼하지 못하겠다고 해라.”


클렉이 불타는 듯한 눈으로 으르렁거렸다.


“가서 영주님에게 말씀드리지 그래.

이 일은 영주님이 결정하신 사안이다.”

“내가 영주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너무 당당하게 나오는 클렉에 에디는 어이가 없었다.


“너가 못하는 걸 나는 할 수 있고?”

“너는 평민이잖냐. 나는 귀족이다.

영주님 앞에서 남녀 간의 일을 가타부타 말할 수는 없다.”


이 정도까지 솔직하게 나오니 오히려 당당해 보였다.

에디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이블린 아가씨가 좋으면 직접 가서 청혼이라도 하지 그런가.”


에디의 말에 클렉이 약간 의기소침해졌다.


“그, 그럴 수는 없다.

귀족들 사이의 혼인은 먼저 양가 부모님이 허락을 하시고 나서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니까.”


에디는 귀족들의 그런 허례허식에 진절머리가 났다.

애초에 결혼하는 본인들도 아닌 부모들이 나서서 모든 걸 결정한다니.

그렇다고는 해도 에디는 이블린과 결혼할 생각이었다.

이 결혼에는 무언가 정략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있을 것이었다.


자신은 클라이드의 사상을 위해서 한 몸을 바치기로 했다.

모든 건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이블린이 가여운 생각도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거 미안하군. 클렉.

나는 이블린 아가씨와 결혼할 생각이다.

너야말로 아가씨에 대한 마음을 단념해라.”

“뭐, 뭐라고. 너 같은 게 이블린 아가씨한테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어울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영주님의 명이다.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어.”


에디는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하려는 클렉을 무시하고 말에 올랐다.


에디는 떠나고 연회장 앞에는 클렉만이 덩그라니 남겨졌다.

클렉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에디 녀석··· 두고 보자. 이렇게 날 무시하고 네놈이 멀쩡하게 살 수 있으리라 생각 마라.”



***



얼마 후에 튜릭성에서 스콧가문 사람들이 모이는 만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에디도 초대받았다.

가문사람들에게 에디를 정식으로 인사시키는 자리였다.


에디가 본관으로 들어가자 집사장이 안내했다.


“안쪽에서 이블린 아가씨가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쪽 응접실에서 이블린이 차를 마시며 에디를 기다리고 있었다.


“에디 단장 오셨군요.”

“저를 기다리신 겁니까?”

“이것도 아버지가 시키신 일이에요.

조금이라도 가까워 지라는 뜻이겠지요. 같이 올라가요.”


에디는 이블린을 따라서 이층의 대식당으로 들어갔다.


이미 큰아들 랠프를 비롯해서 클라이드의 4남 3녀의 자식들 본 부인과 첩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에디는 기사단에서 면식이 있는 큰아들 랠프와 둘째아들 조지에게 인사했다.


“흥···”


랠프는 인사를 무시했지만 둘째아들 조지는 겉모습일 지언정 에디를 반겼다.

에디는 이블린의 옆자리에 착석했다.


이윽고 클라이드가 늙은 노모를 대동하고 식사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음 모두들 이렇게 모여서 저녁식사를 하는 건 오랜만이구나.”


클라이드는 웃으면서 직사각형의 긴 탁자 가운데 상석에 앉았다.


2.


“모두들 알다시피 적룡기사단장 에디와 이블린의 약혼식이 주말에 치뤄질거다.

부인들은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주시오.”


두 부인이 알겠다고 답했다.


“랠프와 조지는 기사단에서 오래 봤을 테니 에디가 좀 편하겠지.

에디가 귀족의 행사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을 테니 너희가 많이 도와주도록 해라.”


“예, 아버지.”


조지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랠프는 에디를 도울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아버지 앞이기에 복종하는 대답을 했다.


“이블린은 셋째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서 잘 준비하거라.”

“네 아버지.”


클라이드는 에디를 보며 정겹게 웃었다.


“네가 모르는 게 많이 있을 거다.

귀족의 행사라는 건 쓸데없이 귀찮고 형식적인 면이 많거든. 기사단에서 하던 행사랑도 또 다를 거야. 나도 진저리가 난다.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는 말고.

다 주위에서 도와줄 거다.

이제는 가족이지 않느냐.”

“예, 영주님.”

“아니다. 이제는 한 집안 식구가 식구가 될 터인데 지금부터는 아버님이라고 부르거라.”


에디가 머뭇거리자 랠프가 나섰다.


“아버님. 아직 약혼식을 치르기도 전인데 너무 이르지 않겠습니까?”


랠프에게 클라이드가 도끼눈을 하고 나무랐다.


“네가 뭘 안다고 끼어드느냐.

어차피 다 한집안 식구가 될 텐데 격식 차릴 거 없다.

에디. 아버님이라고 불러보거라.”


클라이드의 재촉에 에디는 하는 수 없이 “아버님···.” 하고 불렀다.


“하하하! 좋구나 좋아.

에디가 우리 가문에 들어왔으니 케인 가문 녀석들은 겁낼 것 하나 없다.”


식사가 끝나고 에디는 집으로 가기 위해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에디.”


둘째 아들 조지가 에디를 따라서 내려왔다.


“내 집사를 붙여줄 테니 약혼식 준비는 집사와 상의해서 준비하게.”

“감사합니다.”

“랠프 형님은 자네를 싫어하시는 거 같지만 난 자네가 우리 가문을 위해서 큰일을 할 거 같아. 기대가 크네. 앞으로 잘해보세.”


형인 랠프와는 달리 조지늩 그래도 부드러운 축에 속했다.

에디는 귀족의 예절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다.

클라이드가 신경 쓰지 말라고 했으나 기본적인 예절은 숙지하고 가야 할 터였다.


사실 에디 자신은 별 상관이 없을 수도 있었다.

평민 출신으로 귀족과 무관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

다만 자신 때문에 이블린이 창피를 당하는 건 피하고 싶었다.

가뜩이나 정략결혼의 도구로 비참한 상태에 있는 이블린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았다.


“살펴 가세요. 에디 단장.”


이블린이 아직은 조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배웅했다.



***


에디가 돌아가고 클라이드와 랠프, 조지. 셋째 아들 마틴. 넷째아들 크리스. 스콧가문 남자들끼리 응접실에 모여있었다.


“아버지! 어째서 에디 같은 미천한 자를 사위로 삼으려 하십니까. 이블린이 불쌍하지도 않으십니까?”


랠프가 클라이드를 향해 소리를 높였다.


“멍청한 녀석.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입을 놀리는구나. 이번 전투에서 에디가 세운 공을 보고 다른 가문에서도 에디와 접촉하려는 놈들이 많아졌다. 이대로 놔두면 그놈이 다른 영지로 가버리지 않겠느냐.”

“그 녀석 하나 없다고 가문이 고꾸라지기라도 한답니까?”

“이래서 내가 널 믿고 일을 맡기지 못하는 거다.

아무 쓸모도 없는 딸자식 하나랑 에디랑 비교가 된단 말이냐.

너희 중에 하나라도 에디만큼의 전공을 세울 수 있는 놈이 있었다면 굳이 에디를 사위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


클라이드는 이렇게까지 말해줬는데도 납득 못 하겠다는 얼굴의 랠프가 한심해서 화가 났다.


“사위가 된다고 해도 어차피 에디는 하인에 지나지 않는다.

진짜 스콧 가문의 피를 이은 너희들에게 도움이 될 인재인데 랠프 너는 어줍잖은 경쟁의식이나 가지고 있으니 큰일을 할 수 있겠느냐!

장남이라고 아무 전공도 없이 내 자리를 물려받을 생각은 말아라.

조지를 비롯해서 마틴이나 크리스도 있으니까.”


클라이드의 발언에 랠프의 얼굴이 구겨졌다.


“랠프 너는 서재로 따라와라.”


클라이드가 랠프만을 대동하고 서재로 들어갔다.


“따로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랠프가 뾰로통하게 물었다.


“너는 내 장남이다. 네가 한심하게 에디 같은 하인에게 질투나 하니 내가 널 믿고 무슨 일을 맡길 수나 있겠느냐.”


클라이드의 훈계에 랠프는 고개를 떨구었다.


“내가 에디를 편애하는 것처럼 보이느냐? 그건 다 생각이 있어서 하는 일이다.”

“무슨 말씀입니까?”

“에디를 사용해서 중요하면서도 지저분해서 밖으로 새어 나가면 안 되는 일을 맡길 생각이다. 그러려면 한 가족이 되는 게 확실하지 않겠느냐.”

“대체 어떤 일입니까?”

“일단 우리 영지 내에 나에게 반대하는 녀석들이 남아있다. 그런 녀석들을 잡아들여야지.”

“그런 생각이 있으셨군요.”


클라이드의 말은 이치에 맞았다. 랠프는 아버지는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머리가 잘 돌고 비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잘 알았으면 유치하게 행동하지 말고 에디를 잘 구슬러서 다음 대에 네 손발이 되게끔 만들어라.”

“예. 아버지.”


랠프는 앞에서는 그렇게 말했으나 도저히 에디와 살갑게 굴 마음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이 다음 영주가 되면 에디 같은 건 바로 쫓아 낼 생각이었다.



***



에디는 클라이드의 부름으로 영주의 집무실로 갔다.

클라이드가 에디에게 한 무더기의 서류를 건네주었다.


“자네가 잡아들여야 할 자들의 명단이네.”


에디는 서류를 간단하게 훑었다.

명단에는 에디도 들어본 적이 있는 고위급 귀족들이며 사회 저명한 학자의 이름도 있었다.


“이 사람들이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한두명도 아니고 몇십 명이나 되는 저명인사들을 잡아들이라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자들은 이 급박한 전쟁 시국에 케인 영지와의 전쟁을 반대하는 글을 쓰거나 발언을 한 사람들이네. 혹시라도 첩자 혐의가 있는지 잡아다 가 천천히 심문해 봐야겠네.”


클라이드의 말처럼 전쟁 중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좋을 리는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이렇게 잡아들일 필요까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너무 과도한 대응이 아닌가?


“잡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까? 그 후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당연히 케인 가문과 내통했는지 따져보고 죄가 있으면 합당한 죄를 받겠지.”

“알겠습니다.”


에디의 입장에서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려는 전쟁을 방해하는 세력이었다.

그들을 잡아들이는 데 주저할 이유는 없었다.


문서를 가지고 나가려던 에디가 잠깐 멈추었다.


“혹시 이 자들 중 살펴보니 죄가 없으면 어찌 됩니까?”


에디의 물음에 클라이드는 여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당연히 죄가 없으면 풀어줘야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에디가 잡아 온 자들은 재판도 없이 전부 지하 비밀감옥에 갇혀있다가 교수형을 당할 것이니까.


에디는 클라이드의 집무실에서 나온 뒤 바로 적룡기사단 사무실로 향했다.


“출동이다. 다들 준비하도록.”


에디의 말에 다들 의아한 얼굴이었다.


“군사작전도 없는데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의아해하는 단원들을 대표해서 부단장 폴이 물어왔다.


“영주님이 직접 내리신 명령이다.튜릭 성채 안의 반역자들을 체포하러 간다.

혹시 반항하는 자가 나올지도 모르니 시가전을 상정한 장구류를 착용하고 나와라.”


영주의 직명이라는 말에 단원들은 직립해서 경례하고는 장비를 준비하러 흩어졌다.

10분 후. 준비를 마친 적룡기사단의 인원들은 흩어져서 시내에 있는 반 영주파 인사들을 잡아들였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는 거요?”


튜릭 아카데미의 교수는 의장용 레이피어까지 치켜들며 반항하려고 했다.

형형한 교수의 눈빛에 다가가지 못하던 기사단원들을 제치고 에디가 나섰다.


“저항해도 소용없습니다. 영주님 명령입니다.”


에디를 보고 교수가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가 그 유명한 영주의 심복이라는 에디 단장인가? 영주라면 죄 없는 사람을 마구 잡아들여도 된다는 말인가?”


에디가 고개를 저었다.


“평상시라면 그렇겠죠. 하지만 지금은 전시 상황입니다. 당신한테는 첩자 혐의가 걸려있습니다. 교수. 순순히 따라오지 않으면 공무집행 방해까지 추가될 겁니다.”


에디의 말에 교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처, 첩자라고? 증거라도 있는가?”

“그건 사법 수사관들한테 물어보시죠. 끌고 가라.”


에디의 말에 기사단원들이 영주의 양 어깨를 붙잡고 끌어갔다.

난폭하게 저항하던 교수도 첩자 혐의라는 말에 힘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전시의 첩자 혐의라면 사형까지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저 아카데미의 교수는 꽤나 평판이 좋았던 거 같던데. 이거 괜히 우리 적룡기사단이 욕 먹는 일이 생기면 어떡하죠?”


부단장 폴 코백이 끌려가는 교수를 보며 말했다.


“언제 우리가 시민들 눈치 봐가며 일했나? 영주님 명령이 최우선이다. 오늘 안으로 명단에 있는 놈들 다 잡아들여야 되니까 빨리 움직여!”


에디의 말에 기사단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빨리 다음 용의자를 체포하러 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9 29화 (완결) 23.12.25 17 0 10쪽
28 28화 23.12.24 14 0 9쪽
27 27화 23.12.23 17 0 9쪽
26 26화 23.12.22 23 0 9쪽
25 25화 23.12.21 20 0 10쪽
24 24화 23.12.20 20 0 9쪽
23 23화 23.12.19 20 0 9쪽
22 22화 23.12.18 16 0 9쪽
21 21화 23.12.17 25 0 9쪽
20 20화 23.12.16 22 0 9쪽
19 19화 23.12.15 18 0 9쪽
18 18화 23.12.14 21 0 9쪽
17 17화 23.12.13 20 0 9쪽
16 16화 23.12.12 20 0 10쪽
15 15화 23.12.11 22 0 10쪽
14 14화 23.12.10 23 0 10쪽
13 13화 23.12.09 24 0 9쪽
12 12화 23.12.08 25 0 9쪽
11 11화 23.12.07 28 0 9쪽
10 10화 23.12.06 29 0 18쪽
9 9화 23.12.05 28 0 18쪽
8 8화 23.12.04 29 0 18쪽
7 7화 23.12.03 33 0 18쪽
6 6화 23.12.02 31 0 18쪽
» 5화 23.12.01 36 0 18쪽
4 4화 23.11.30 36 0 19쪽
3 3화 23.11.29 49 0 18쪽
2 2화 23.11.28 61 0 18쪽
1 1화 23.11.27 94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