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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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최근연재일 :
20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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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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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DUMMY

튜릭.

클라이드는 용병대장의 회유에 실패했다는 보고를 받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20만 골드면 결코 적은 돈은 아니었다. 용병대 녀석들이 케인 가문에서 아무리 잘 받아봐야 10만 골드에서 모자랄 터였다. 케인 가문은 현금이 없었다.

잘은 모르지만 케인 가문이 돈만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조건으로 걸어서 용병단을 설득했다고 봐야했다.

‘쳇. 이렇게 되면 용병대를 회유하는 작전은 힘들겠군.’

클라이드는 마른 침을 삼켰다. 안 좋은 예감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같았다.


피아몬테 성채는 연일 분주했다. 식량을 실은 짐차가 오가고 화살이 오가고 충차까지 들어가는 것이 목격되었다.

폴리나 성관을 지키는 백룡기사단장 심슨은 가까운 시일 내에 적의 진군을 예감했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병사가 부족했다. 훈련도는 차치하더라도 병사의 수 만이라도 엇비슷하게 맞춰 놓아야 했다. 심슨은 부관을 불렀다.

“근처 마을에서 병사들을 징집해라.”

“근처 마을에서요?”

부관이 놀라서 되물었다. 그도 그럴게 지금 징집해서 훈련도 안 된 농민들을 어디다 써먹는단 말인가?

“적과의 병력차가 너무 심하다 일단 엇비슷하게라도 수를 맞춰야 한다.”

심슨이 어두운 얼굴로 씹듯이 내뱉었다.

부관도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갑자기 징집 될 백성들의 원성을 들을 생각을 하니 꺼려졌다.

“튜릭에서 청룡기사단을 원군으로 보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좀더 기다려 보심이···”

“벌써 일주일이 넘도록 소식이 없지 않느냐. 더 기다릴 수는 없다. 적은 오늘이라도 쳐들어 올 수도 있다.”

심슨의 호통에 부관은 더 말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실제 전투에서 힘을 못 써도 상관없다. 적이 얕보지 못하게 허장성세를 하는 것만 해도 의미는 있다.’

심슨은 힘든 싸움이 될 것을 예상하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튜릭의 클라이드는 영지의 귀족들에게 사병(私兵)을 내놓아서 폴리나 성채에 가라고 다그쳤지만 귀족들은 같은 핑계를 대며 그 명령을 듣지 않고 뭉게고 있었다.

‘괜히 클라이드를 지키는데 우리 사병을 쓸 필요는 없다. 중요한 순간에 군사가 없으면 누가 날 지킨단 말이냐?’

클렉을 비롯해서 다들 같은 생각이었다.


폴리나 성관의 상황을 에디도 알고있었다.

정보전에 능한 에디는 앞서부터 수많은 척후병과 첩자들을 파견해서 폴리나 성관의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폴리나 성관을 지키는 병력은 1만 미만. 아마도 7,8천 정도 되는 수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 폴리나 성관에 며칠 사이에 대량의 병사들이 주둔했다.

튜릭의 상황도 살피고 있던 에디로서는 그 병사들이 튜릭에서 온 원군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튜릭에서 보낸 지원병이 아니라면 남은 건 하나. 주변 마을에서 급하게 조달한 농민들을 성 안쪽으로 들여보낸 것이다.’

훈련도 제대로 안 된 농민들을 성으로 들여보낸 걸로 봐서 심슨은 상당히 조급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의 병력으로는 성관을 방어할 자신이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허장성세.

‘적은 싸움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리고 바꿔 말하면 지금이 싸워야 할 때였다.

이미 보급은 충분히 준비되어있고 병사들의 사기도 높았다. 벤폴에서는 3 대의 충차가 이미 도착해 있었고 바로 어제 정란(siege tower)과 투석기도 1 대씩 추가 되었다.

귀족들이 자진해서 사재를 내놓은 까닭이었다.

스콧 가문과 달리 케인 가문은 귀족들의 충성심이 더 강했다. 그것이 100년 동안 케인 가문을 지탱해주는 힘이었던 것이다. 위기의 순간이 되자 그 강점이 빛을 발했다. 원로원장 피에르를 중심으로 자진해서 전쟁을 위해 사재를 턴 것이었다.

‘개인주의가 강한 스콧 가문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새롭게 추가된 공성병기들로 에디의 어깨가 좀 가벼워 진 것은 사실이었다.

‘설령 병력의 수가 동일하다고 해도 이 진용이면 질 일은 없다.’

에디는 정공법으로 폴리나 성관을 공격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4월 12일 새벽.

아직 해도 뜨지 않아 사위가 컴컴한 때에 피아몬테 성관의 케인 군 2만 병력이 발소리를 죽여가며 진군을 시작했다.

충차 3대를 위시한 정란과 투석기 등 공성병기. 기마병사 방패병, 궁수대의 진용이었다. 그냥 보기에도 포위전은 생각하지 않은 공성전 진용이었다.


새벽부터 나타난 케인가문의 군대가 화살을 아낌없이 쏘아대며 공격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뿐아니라 투석기에서 내쏘아진 돌덩이가 폭탄마냥 성벽에 투하되고 망루를 짓부셨다.

“적습! 적습이다!”

당황한 폴리나 성관 수비병들은 정문 쪽으로 모여들었다.

그때를 노린듯이 뒤쪽 성벽에서는 정란이 등장하여 망루보다 더 높은 곳에서 화살을 내쏘았다.

망루에 있던 궁수들은 순식간에 제압당하고 정란에서 내려진 사다리를 타고 케인 가문의 돌격병들이 성벽 위쪽에 자리잡은 궁수대를 하나둘 처치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기습에 훈련이 안 되어있는 스콧 가문의 군대는 혼란에 빠졌다.

그틈을 타 케인 가문의 충차 3대가 폴리나 성관의 성문을 거칠게 들이박았다.

쿵 쿵 쿵.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충차의 머리가 성문을 사정없이 쑤셔박았다.

“성문을 사수해라! 적을 막아라!”

심슨이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중과부적이었다.

폴리나 성관을 지키는 스콧 가문의 병사 수는 1만 6천. 병사 수만 보면 케인 가문과 엇비슷했지만 태반이 훈련 안 된 농민들을 끌어들인 스콧 가문의 병사들은 케인 가문의 정예병에 상대가 안 되었다.

충차가 성문에 들이닥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쿠콰쾅 하는 굉음을 울리며 성문이 뚫리고 말았다.

“와아아아!”

노도와 같은 함성 소리와 함께 스콧 가문의 돌격병이 폴리나 성관 안 쪽으로 밀어닥쳤다.

스콧 가문의 병사들이 맞서 싸웠지만 3명의 병사가 케인 가문의 병사 1명을 이겨내지 못 하는 형국이었다. 훈련도가 압도적으로 차이 났기 때문이다.

스콧 가문의 농민병들은 전세가 기울어 보이자 성관 구석에 숨거나 도망가는 식으로 자신의 목숨을 지키려 했다.

안그래도 열세인 병력에서 농민병들이 제구실을 못 하자 스콧가문의 진형은 빠르게 허물어져 갔다.

‘여기를 내 무덤으로 삼아야 겠다.’

심슨이 허리에서 장검을 뽑아들며 적을 향해서 돌격했다.

촥. 촤촤촥!

심슨의 검이 순식간에 대여섯의 적병을 갈랐다.

새하얀 갑주의 기사가 아군 진형을 종횡무진하는 것을 보고 에디는 곧 심슨임을 알아차렸다.

‘일반 병사들로는 심슨을 막을 수 없다.’

에디는 말 위로 올라 일반 장검보다 더 긴 1.5미터의 오척검(五尺劍)을 등에 메고 심슨을 향해서 말의 박차를 찼다.

‘음?!’

케인 병사들을 볏집 넘기듯이 썰고 있던 심슨은 자신을 향해 범상치 않은 검기를 지닌 기사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

‘적장인가? 보통 기사가 아니다.’

심슨은 검기가 느껴지는 방향을 주시하며 태세를 갖추었다. 이윽고 심슨 앞에 나타난 기사는 놀랍게도 익숙한 얼굴이었다.

“에디? 자네가 어떻게···”

에디가 쓴웃음을 지으며 오척검을 뽑았다.

“오랜만이군요 심슨 단장님.”

“자네가 케인 가문의 첩자라는 건 진짜였나 보군.”

심슨이 굳은 얼굴로 장검을 에디를 향해 겨누었다.

“믿지 않으시겠지만 제가 케인 가문에 가담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나보고 그걸 믿으라고?”

“믿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다만 사실을 말할 뿐이니까요.”

“시끄럽다 이 배신자! 어서 덤벼라.”

심슨이 에디를 향해 거칠게 뱉었다. 그런 심슨을 향해 에디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직도 모르십니까? 클라이드는 지도자의 자질이 없습니다. 다만 폭군일 뿐입니다.”

“염치없는 놈! 주군을 욕보이다니!”

심슨이 검이 에디를 향해 내리쳐졌다.

캉!

에디의 오척검이 심슨의 장검을 튕겨냈다.

“배신한 건 클라이드 입니다!”

그랬다.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배신한 클라이드! 에디의 마음 속에서 잠잠해진 줄 알았던 분노와 절망의 감정이 되살아나서 날뛰고 있었다.

“크윽!”

오척검을 휘몰아치는 에디의 모습은 흡사 태풍과도 같았다. 닿는 모든것을 분쇄하고 날려버리는 강렬한 태풍.

“이정도의 검기라니!”

아군으로 같이 싸울 때는 몰랐지만 적으로 맞서는 에디의 모습은 귀기스러운 압박감이 있었다. 심슨도 약한 기사는 아니었지만 에디의 상대가 되지 못 했다.

챙 챙 챙!

몇 합 겨루지 않아서 이미 승패는 결정지어진 듯 보였다. 에디가 휘두르는 검격에 심슨은 계속 수세에 몰려서 반격할 엄두를 내지 못 하고 있었다.

“항복하시오 심슨 단장! 목숨까지 뺏고 싶지는 않소.”

에디가 외쳤다. 동료로서 심슨은 올곧고 성실한 기사였다. 개인적으로도 전우로서 함께 싸운 정이 있었다.

“시끄럽다! 적에게 목숨을 구걸할 바에야 전장에서 죽겠다!”

심슨이 에디의 오척검을 쳐내고 몸을 빙그르 돌아서 마지막 힘을 짜내서 공격해 들어왔다.

카앙!

첫 번째 공격을 막아냈지만 심슨의 검은 튕겨진 곳에서 바로 궤적을 돌려서 에디를 노려갔다.

“백룡회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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