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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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최근연재일 :
20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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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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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DUMMY

심슨의 필살검이 에디를 노리고 내리쳐졌다.

하지만.

카앙!

심슨의 검은 허리를 비틀어 피한 에디의 어깨 갑옷을 빗겨 치면서 빗나가 버렸다.

‘이, 이런!’

무방비 상태에 빠진 심슨의 목덜미에 에디의 오척검이 닿았다.

심슨의 목에 에디의 검이 겨눠진 상태.

“주, 죽여라···!”

심슨이 두 눈을 감으며 결기 어리게 외쳤다.

“그럼, 개인적인 원한은 없소.”

에디가 검을 치켜들었다.

심슨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검은 휘둘러지지 않았다. 심슨의 목을 다시 치려고 했던 에디의 검은 심슨의 목덜미를 내리치려는 찰나 멈춰지더니 얼마간 고심한 끝에 아래로 내려갔다.

심슨이 얼굴에 의문을 나타내며 에디를 쳐다봤다.

“당신은 살려 주겠소. 대신 클라이드에게 가서 내 말을 전하시오. 얼마 안 가서 스콧 가문은 멸망할 것이라고.”

에디의 말에 심슨은 잠시 고민하다가 에디에게 목례를 하고 말을 잡아타고 전장을 이탈했다.


에디는 폴리나 성관을 바라봤다.

격투가 시작한지 한 시간 남짓. 폴리나 성관의 성벽에는 케인 가문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케인 가문의 승리였다.

“와아아아!”

케인 병사들의 함성이 폴리나 성관을 진동시켰다.


***


스콧 가문의 수도 튜린.

심슨한테서 폴리나 성관이 함락되었다고 들은 클라이드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폴리나 성관에서 튜릭은 금방이었다. 게다가 연이은 패배로 병력이 없는 지금 적의 2만 병력이 몰려온다면 버틸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심슨으로 부터 더욱 놀라운 말이 이어졌다.

“적의 사령관은 에디 켄트였습니다.”

“에디라고? 그 녀석은 죽··· 아니 지하 감옥에 있을 텐데···?”

클라이드가 얼빠진 얼굴로 되물었다.

“정말 에디를 봤단 말이냐?”

“예. 그자가 어떻게 탈옥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전 그자와 검까지 맞대고 대화까지 나누었습니다.”

“대화를 나누었다고? 에디 녀석이 뭐라고 하더냐?”

클라이드의 물음에 심슨이 말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입을 뗐다.

“말씀드리기 황송하지만 얼마 안 가서 스콧 가문은 멸망할 것이라고···”

심슨의 말에 클라이드는 큰 충격에 빠졌다.

“뭐라고? 스콧 가문이 멸망한다고···?”

클라이드는 충격을 받아 의자에 쓰러지듯이 주저 앉았다.

“영주님···”

“됐다. 나가봐라. 나가서 튜릭의 방비를 철저히 해라!”

심슨은 머리를 숙인 뒤 집무실에서 나갔다.

심슨이 나가자 클라이드는 책상을 쾅 하고 쳤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란 말이냐? 죽었을 에디 녀석이 케인군을 지휘하고 있다고?”

어이가 없었다.

“유진··· 유진 기브스! 이놈이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야! 날 능멸한 것 아니냐!”

클라이드는 시종을 찾았다.

“게 누구 없느냐! 유진, 유진 기브스 놈을 불러들여라!”

클라이드는 유진을 대령해 오라고 화내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유진 기브스가 클라이드의 집무실로 오는 일은 없었다.

위병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어떻게 정보를 알았는지 유진은 이미 어디론가 도망가고 난 후였다.

“유진이 사라졌다고?!”

“예. 어제부터 아무도 본 자가 없다고 합니다.”

시종이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제서야 클라이드는 자신이 유진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놈이 에디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내가 사실을 알게 되자 도망갔다는 말인가?’

클라이드는 또다시 생각했다.

‘그렇다면 유진이 에디랑 한 패란 말인가?’

하지만 에디와 유진이 대립하던 정황으로 볼 때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이놈이 단순히 자기 잘못을 은폐하려고 나한테 거짓으로 보고했구나.’

어떻게 탈출했는지 자세한 상황은 유추하기 힘들지만 어쨌든 에디 녀석이 탈옥했고 유진은 에디를 놓쳤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클라이드에게 벌을 받을까 봐 사실을 숨기고 에디가 죽었다고 보고한 것이다.

클라이드는 그렇게 유추했다. 그리고 클라이드의 추측은 대부분 맞았다.

다만 며칠 동안 유진을 조사한 결과 유진이 클라이드의 비자금과 스콧 가문의 비밀금고의 돈을 빼돌려서 도망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쥐새끼 같은 놈!”

클라이드는 이를 갈았지만 잔꾀가 많고 준비가 철저한 유진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비자금을 도둑 맞은 건 뼈아프지만 어차피 못 찾을 돈이라면 잊어버리자. 그것보다도 케인 가문의 공세를 막아야 한다.’

클라이드는 잭슨가문에 편지를 썼다.

저번과 같이 벤폴을 공격해서 케인 가문의 발을 잡아주길 바랬던 것이다.


스콧 가문의 저택.

이블린은 교외의 사택에서 지내다 거의 반년만에 다시 가문의 저택을 찾았다.

아버지 클라이드의 부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서재로 가자 결재서류를 읽고있던 클라이드가 고개를 들었다.

“왔느냐?”

클라이드는 이블린을 보고 무뚝뚝하게 한마디 던졌다.

친 아버지면서 항상 자식들을 대할때 남들과 같이 대하는 클라이드였다. 아니 남들보다 못 했다. 클라이드는 큰 공을 세우거나 싹수가 있어보이는 부하들에게는 가식적이나마 미소지으며 친근하게 대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는 그런 모습은 전혀 없었다. 자신이 세운 기준에 도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자식들에게는 남보다도 더 차갑게 대했다.

이블린은 어려서 부터 그런 아버지가 싫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전황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클라이드의 얼굴도 마지막으로 봤던 때와 비교해서 무척 수척해지고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보였다.

“무슨 일로 절 부르셨나요?”

“에디 녀석이 살아있다.”

이블린의 물음에 클라이드가 내뱉듯 말했다.

‘에디님이···!’

이블린은 놀라움에 두 눈을 크게 떴다.

“나는 그놈에게 널 주려고 했는데, 그놈은 배은망덕하게 날 배신하고 케인 가문 쪽에 붙어서 내 목에 칼을 겨누고 있다.”

계속해서 클라이드의 입에서 나온 말은 더 놀라운 것이었다. 에디가 케인 가문의 사령관이 되어서 벌써 두 개의 성관을 제압하고 튜릭 성채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에디가 살아 있는 것과 저를 부른 것이 무슨 상관인지요?”

이블린이 차가운 어조로 물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왜 불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에디 녀석이 괘씸하긴 하지만 우리 상황도 좋지가 않다. 녀석을 다시 우리 가문으로 회유해야 한다.”

“회유한다고요···?”

이블린은 다음에 나올 말을 삼켰다.

‘그런 뻔뻔한···! 자신이 죽이려고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가둬놓고 이제와서 상황이 불리해지니 다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겠다고?’

이블린은 염치없고 뻔뻔한 아버지의 태도에 구토할 것 같았다. 하지만 클라이드는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이어갔다.

“나는 다시 너와 에디의 결혼을 추진할 생각이다. 네가 가서 에디를 만나 설득해 봐라.”

“저는···”

이블린은 반발하려고 했다. 그러나 클라이드의 표정에서 반항은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은 그저 장기말에 지나지 않는다. 스스로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클라이드의 고갯짓 하나로 이리저리 팔려가는 신세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마음 속에서는 그런 차가운 아버지에게 어떻게 해서든 인정받고 싶은 자신이 있었다.

누구보다도 혐오스러운 아버지건만 아버지의 실망스러운 눈초리를 견딜 수 없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제외하면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 밖에 없었다. 어릴적부터 튜릭의 교외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지냈던 이블린에게 조모나 배다른 형제들은 멀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어린시절 가끔씩 나타난 아버지는 자신을 향해서 따뜻한 미소를 건네주기도 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부터는 그런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어린시절 한 때의 따스한 온기만이 이블린에게 가족의 따뜻함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이었다. 아버지에게 버림받는다면 그 한 조각의 온기마저도 잃어버릴까 두려웠다.

“제가 간다고 해서 에디가 마음을 바꿀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요. 아시잖아요. 단순히 정략결혼에 불과했을 뿐. 에디와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어요.”

이블린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에디가 돌아온다면 스콧 가문을 물려줄 계획이다. 그정도 조건이라면 바보가 아닌이상 거절하진 않겠지.”

“가문을 물려주신다고요?!”

이블린이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정말로요···?”

아무리 사위로 삼겠다고 하지만 클라이드가 자신의 아들이 아닌 다른 사람한테 권력을 물려준다니, 믿을 수 없었다.

“어차피 가문이 망하게 된다면 다 의미없는 일이니 내가 결단을 내렸다고 말해라. 일단 이 위기만 벗어나고 천천히 대책을 마련해도 늦진 않을 거다.”

클라이드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방금의 말로 이블린은 클라이드가 또 에디를 속이려는 것임을 알았다. 위기를 어떻게든 모면한 후 다시 에디를 버릴 생각이었다.

‘에디님···’

이블린은 마음이 복잡했다. 아버지의 명을 거스를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행동은 에디를 함정에 빠뜨리는데 돕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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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23.12.19 20 0 9쪽
» 22화 23.12.18 16 0 9쪽
21 21화 23.12.17 25 0 9쪽
20 20화 23.12.16 22 0 9쪽
19 19화 23.12.15 18 0 9쪽
18 18화 23.12.14 21 0 9쪽
17 17화 23.12.13 20 0 9쪽
16 16화 23.12.12 20 0 10쪽
15 15화 23.12.11 22 0 10쪽
14 14화 23.12.10 22 0 10쪽
13 13화 23.12.09 24 0 9쪽
12 12화 23.12.08 25 0 9쪽
11 11화 23.12.07 2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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