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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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최근연재일 :
20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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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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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DUMMY

피아몬테 성관에서 5km정도 떨어진 평야.

벌써 해가 뉘엿뉘엿 떨어지고 있었다.

에디는 진군을 멈추고 야영을 준비시켰다.

“여기는 엄폐물이 없어서 공격이라도 당하면 큰일입니다.”

용병대장 알도 리조가 주변 지형을 둘러본 뒤 걱정스레 말했다.

“걱정마세요. 일부러 이곳을 야영지로 정한 이유는 적을 유인하기 위함입니다.”

“유인이요?”

“적은 오늘 밤 우리 진지에 기습 공격을 감행할 겁니다. 우리는 그것을 역으로 노려서 적을 잡는 겁니다.”

에디의 말에 알도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적은 안전하게 성관에서 방어하면 되는데 일부러 위험을 무릎쓰고 공격하러 나오겠습니까?”

알도가 말한 것은 당연한 상식이었다. 하지만 에디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말했었지요. 스콧 가문이 상대라면 100퍼센트 승리를 자신할 수 있다고.”

알도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에디가 설명을 이어갔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오늘 적이 기습공격을 감행할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적이 황룡기사단의 조반니라는 것을 알고 그 사람의 성향과 선호하는 작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전장에서 5년 가까이 같이 싸우면서 지켜본 사람이니까요.”

“그렇다면 그 조반니라는 사람의 성향상 오늘 밤 기습을 할 거라고 본 겁니까?”

에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반니는 공격적인 작전을 선호하는 기사이고 황룡기사단장으로 임명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므로 영주 클라이드에게 잘 보이려고 무리해서라도 출진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반니를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병력의 수를 별로 차이나지 않게 맞춘 겁니다. 아마 지금쯤 조반니는 기습을 하고 싶어서 좀이 쑤실 겁니다.”

에디의 머릿속에서는 기습 공격을 하려고 안달이 난 조반니의 모습이 환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그래도 적이 100퍼센트 공격을 감행한다고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된다면야 힘들게 준비한 함정과 병사들의 노력이 쓸모없어 지겠지만 특별하게 우리 군이 손해를 볼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밤 안 온다고 해도 며칠 기다리며 시간을 끈다면 결국에는 조반니의 성격상 밖으로 나올게 틀림 없습니다.”

이중삼중으로 짜여진 에디의 구상을 듣자 알도도 납득이 되었다.

‘역시 군략에 관해서는 따라갈 수가 없군.’

알도는 감탄스런 눈길로 에디를 훑었다.


에디를 처음 만난 건 아카데미에서 교수로 임명된 전설적인 용병 쥘 몬티의 수업에서 였다.

예전부터 쥘을 존경했던 알도는 글자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도 쥘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서 강의에 등록했던 것이다.

그곳에서 알도처럼 외부인이면서 쥘의 강의를 듣는 학생이 있어서 자연히 눈길이 갔다. 그 학생이 에디였다. 경력을 물어보니 에디도 용병 일을 했던 적이 있다고 해서 더욱 호감이 갔다. 같이 공부하면서 의견을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어울리다 보니 자연히 친해지게 되었다.

쥘의 강의를 들은 후에는 점심 식사를 같이 하면서 전략 전술에 대해서 토의를 하곤 했다. 그때마다 에디가 생각한 전략 전술은 독창적이면서도 깊이가 있어서 탄복하곤 했었다.


그렇게 에디를 인정하고 있었기에 어느날 갑자기 에디가 용병대 대장으로 케인 가문의 전쟁을 도와달라고 했을때도 흔쾌히 응했던 것이다.

‘이녀석이 지는 싸움을 할리가 없다.’

알도가 생각한 것은 그것이 다였다. 게다가 10년간 독점적으로 금광 채굴을 할 권할을 준다니 보수로서도 더할나위 없었던 것이다.


케인 가문의 병사들은 에디의 명에 따라 야영지 주변의 땅을 파서 함정을 만들고 적의 습격에 대비해서 장구류를 전부 착용한 후 취침에 들어갔다.

에디 역시 임시 텐트의 불을 다 끄고 자는 시늉을 하며 바깥 기척을 살폈다.

시간이 지나 자정쯤 됐을 무렵 에디의 텐트 바깥에 인기척이 났다. 주변의 동향을 살피던 척후병이었다.

“스콧 가문의 군대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에디의 예상대로 조반니는 오늘 밤 군대를 이끌고 기습공격을 감행할 생각인 듯했다.

“병사의 수는 어느정도 인가?”

“대략 3천 가까이 되는 듯합니다.”

4천이 넘는 병력을 기습 공격하려면 못해도 3천의 병력은 있어야 할 것이다.

“다들 적의 기습공격에 대비하도록 전달해라.”

에디가 조용히 명하자 척후병은 스르륵 하고 물러갔다.


조반니는 3천의 군세를 이끌고 소리죽여 진군하고 있었다. 케인군의 야영지에서는 보란듯이 불까지 피워가며 숙면을 취하고 있는 듯했다.

몇 안되는 불침번 병사들이 경계하고 있었지만 3천이나 되는 병력의 기습공격을 당하고서는 버틸 수 없을 터였다.

“돌격하라!”

조반니의 명령이 떨어지자 병사들이 와! 하는 함성을 저마다 내지르며 케인군의 야영지를 공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스콧 가문의 병사들이 임시천막을 거칠게 무너뜨리며 잠들어있는 케인 가문 병사를 향해서 검을 내리쳤다.

카앙!

예상 외로 금속의 마찰음이 터져나왔다.

‘방패?!’

자는 줄 알았던 케인가문의 병사가 벌떡 일어서며 스콧 가문 병사를 들이 받았다.

쿠당탕.

미리 대비하고 있던 듯 숏소드를 스콧 가문 병사의 목덜미에 꽃아넣었다.


이런 일은 각 텐트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무방비 상태로 자는 줄 알았던 케인 가문의 병사들이 벌떡 일어나서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놀라고 당황한 것은 스콧 가문의 병사들이었다.

그뿐 아니었다. 우당탕탕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꺼지며 스콧 가문 병사들이 함정에 빠지기 시작했다. 야영지 곳곳에 설치된 함정에 걸려 많은 수의 스콧 가문 병사들이 구덩이 속에 빠져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대,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조반니가 상황을 파악 못하고 있을때 어디선가 위쪽에서 샤샤샥하는 소리가 들렸다.

화살이었다. 급작스럽게 날아온 화살 비에 조반니가 있는 후방의 지휘부는 혼란에 빠졌다.

“성주님, 피하셔야 합니다!”

부관이 방패를 들어 화살을 막아내며 소리쳤다. 그때 슈슈슉 하고 또 한때의 화살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으악!”

“억!”

곳곳에서 화살에 맞고 비명을 지르는 기사들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사위가 깜깜해서 잘 보이지 않았으나 어딘가의 언덕에서 화살을 쏘고있는 것 같았다.

“내가 함정에 빠졌단 말인가?”

조반니는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성주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일단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참모가 조반니의 말 고삐를 쥐며 끌었다.

“그, 그래. 일단 몸을 피해야 겠다.”

조반니는 반쯤 제정신이 아닌 모습으로 말 고삐를 잡았다.


조반니가 어느정도 말을 몰아서 피아몬테 성관 방향으로 도망가고 있는데 검은 인영의 한 떼의 병사들이 조반니를 막아선 것이 보였다.

“너, 너는?!”

가까이서 맨앞 말위에 올라앉은 인물을 본 조반니는 숨을 삼켰다.

에디 켄트였다. 몇 달전 케인 가문의 첩자라는 혐의로 잡혀간 적룡기사단의 단장이 어째서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지 조반니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반니. 당신에게 사감(私感)은 없소.”

에디가 장검을 치켜들며 말했다. 에디의 장검이 달빛을 반사해 푸르게 번쩍였다.

“아, 이···!”

조반니가 허리춤의 브로드소드를 뽑으려 했지만 이미 에디의 장검이 조반니의 목덜미로 휘둘러진 후였다.

단 일격에 조반니는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었다.

“서, 성주님!”

조반니를 끝까지 뒤따르던 세 명의 기사를 향해 에디가 장검을 치켜들었다.

“더 저항하다 죽겠느냐 아니면 항복해서 목숨을 지키겠느냐?”


피아몬테 성관을 지키던 경비병들은 한때의 병사들이 죽다살아난 몰골로 성문앞에 들이닥치자 놀라서 성주대리에게 보고했다.

성관의 앞마당까지 급하게 나온 성주대리가 일군을 이끌고 돌아온 황룡기사단 기사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것이오?”

“기습작전은 실패요. 성주님은 전사하시고 우리도 간신히 살아남았소.”

“그, 그럴수가···!”

성주대리는 창백해진 얼굴로 침음을 삼켰다.

“이게 전부요? 나머지 병사들은 어떻게 되었소?”

성주대리가 기사가 이끌고온 30명 남짓한 병사들을 살피며 물었다.

“적의 함정에 빠져 지휘불능이 되어 병사들은 뿔뿔이 흩어졌소. 그나마 내 주위에 있는 병사들을 추슬러서 도망온 것이오.”

“3천이나 되는 병력이 전부 괴멸됐다는 말이오?!”

도망온 기사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어떻게 이런 일이···”

성주대리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탄식했다.

“앞으로 어떡하실 작정이오?”

“무슨 말이오?”

도망온 기사의 말에 성주대리가 물었다.

“이미 전황은 크게 기울었소. 4천이 넘는 병력이 피아몬테 성관을 포위할텐데 우리가 당할 수 있겠소?”

“어쩌자는 말이오?”

“차라리 성을 적에게 내주고 우리는 퇴각합시다. 그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오.”

도망온 기사의 말에 성주대리가 굳은 얼굴로 호통쳤다.

“그게 무슨 나약한 말이오! 아직 성에는 8백의 병사들이 남아있소. 수성을 하면서 성을 지킬 생각을 해야지! 다시는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마시오.”

호통을 치며 나무라는 성주대리를 보는 도망온 기사의 눈이 샐쭉하게 찢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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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23.12.17 25 0 9쪽
20 20화 23.12.16 22 0 9쪽
» 19화 23.12.15 1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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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23.12.12 2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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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23.12.08 25 0 9쪽
11 11화 23.12.07 2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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