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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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최근연재일 :
20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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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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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완결)

DUMMY

클렉의 손이 이블린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이블린은 저항하지 못하고 떨고만 있었다.

“후후후. 왜 그러실까 그렇게 고고한 척 굴던 이블린 아가씨가 아무 말도 못하고··· 너도 흥분 돼?”

이블린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맻혀 있었다.

이블린은 분했다. 두려움에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럽고 억울했다.


*


에디는 이블린의 사택에 도착했다. 서둘러 말에서 내려보니 정문 쪽에 죽어있는 적룡기사단원 두 명이 보였다.

폴의 말에 따르면 이블린을 호위하던 병사들인 듯했다.

“대체 누가···”

이럴때가 아니었다. 이블린에게 위험이 닥친 것이 분명했다. 에디는 서둘러서 저택의 계단을 올라갔다.


*


이블린이 이변을 알아챈 것은 클렉이 자신의 젖가슴을 애무하고 있을 때였다. 어디선가 매캐하게 타는 연기가 났다.

“자, 잠깐만요! 뭔가가 타고 있어요···!”

이블린은 클렉이 자신을 억지로 욕보이려는 것을 중단하길 기대하며 말했다.

하지만 클렉은 심드렁한 얼굴이었다.

“내가 말했잖아. 어차피 스콧 가문은 끝이라고. 여기서 불꽃과 같이 화려하게 생을 마감하자고···”

이블린은 클렉의 눈을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

‘제정신이 아니야···’

집에 불을 지른 것은 클렉인 듯했다.

클렉이 다시 이블린의 위로 덮쳐들며 그녀의 치마를 들추려고 했다.

“그, 그만둬! 죽으려면 너 혼자 죽으라고!”

순간 이블린은 자신도 알 수없는 힘을 발휘했다.

발버둥치며 찬 발은 행운으로 클렉의 고환을 정통으로 가격하게 된 것이다.

“커허헉···!”

음욕으로 상기되어 있던 얼굴이 고통으로 구겨지며 클렉이 바닥을 뒹굴었다.

이블린은 재빨리 기회를 잡고 침대에서 빠져나와 방 밖으로 도망치려 했다.

그 순간. 이블린의 다리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아앗!”

이블린이 고통으로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클렉이 이블린의 다리를 검으로 그은 것이었다.

이블린의 다리에서 피가 베어 나왔다. 클렉도 고통속에서 장검을 휘두른 것이라 그리 깊은 상처는 아니었지만 이블린은 걸을 수가 없었다.

“아아악!”

이블린이 고통속에서 몸부림 쳤다.

얼마간 고통을 삼키던 클렉이 먼저 일어섰다.

“이 건방진 년. 어차피 죽을 목숨을 제촉하는구나!”

분노로 일그러진 클렉이 장검을 치켜들었다.

그때였다.

“이블린!”

두 사람을 발견한 에디가 방으로 뛰어들었다.

“너, 너는 에디?!”

에디가 클렉의 가슴팍으로 뛰어들었다.

쿠당탕!

두 사람은 방에서 한 차례 뒹굴었다.

“이, 이자식! 어디까지나 나를 방해할 생각이냐!”

반쯤 정신이 나간 클렉이 아무렇게나 장검을 휘둘렀다.

난리 통에 오척검을 멀리 놓친 에디는 무기가 없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휙휙.

클렉의 장검이 에디의 몸을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갔다.

에디는 급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봤다. 강철로 만들어진 긴 촛대가 눈에 들어왔다.

에디는 급한대로 촛대를 휘어잡고 단검처럼 휘둘렀다.

다행히 클렉이 급소를 가격당한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 해 힘이 약한 상태였다. 촛대로 클렉의 장검을 막아낸 에디는 그 기세로 체중을 실어서 클렉을 넘어뜨렸다.

“커헉···!”

“이야압!”

클렉의 몸통에 올라탄 에디는 촛대의 날카로운 머리부분으로 클렉의 목을 찔렀다.

“으갸아악!”

클렉이 기성을 지르며 꿈틀대다 이윽고 숨을 거두었다.

“헉헉헉···.”

에디는 숨을 몰아쉬며 일어났다.

“이블린, 다친 곳은 없소?”

이블린이 물기어린 눈망울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켈록 켈록.”

어느샌가 매캐한 검은 연기가 저택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불이 생각보다 빨리 번지고 있었다.

“빨리 여기서 나가야 하오.”

“저··· 다리가···”

이블린의 다리는 클렉의 검에 검상을 입어 제대로 설 수 없는 듯했다.

에디는 잠시 고민하다 이블린에게 등을 보이며 꿇고 앉았다.

“등에 업히시오!”

“네?! 하, 하지만···”

남자의 등에 업힌다는 건 귀족 영애로써 부끄러운 일이라 이블린이 주저했다.

“시간이 없소. 빨리!”

이블린은 하는 수 없이 얼굴을 붉히며 에디의 등에 몸을 기댔다.

에디가 이블린을 업고 재빨리 방을 나섰다.

방을 나서며 에디의 눈에 클렉의 사체가 밟혔다.

‘클렉··· 결국 이런 최후를 맞는구나.’

에디는 약간 감상에 젖었지만 곧 털어냈다. 주위가 온통 불길에 휩싸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디가 이블린을 업고 가까스로 저택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저택의 정문이 불길에 휩싸여 재로 화하며 무너져 내렸다.

간발의 차로 저택에서 탈출한 에디는 바닥에 이블린을 내려 놓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블린은 망연한 표정으로 불타는 자신의 집을 바라보았다.

그런 이블린을 향해서 에디가 자신의 상의를 벗어주었다.

이블린은 그제서야 클렉의 흉수에 찢겨서 젖가슴이 내보이는 자신의 옷가지를 확인하고 얼굴을 붉혔다.

“어째서 저를 구하러 와 주신 거지요?”

이블린이 에디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며 물었다.

“저는 에디 님한테 있어서는 원수의 딸이고 적이 잖아요.”

에디역시 불타는 저택을 바라보며 답했다.

“그대 역시 마찬가지지 않소. 나는 그대의 나라를 배반한 배신자일텐데.”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에디였다.

“폴이 말해주었소. 지하감옥에 갇힌 나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어째서 그리했소?”

에디의 말에 이블린이 약간 놀랐다.

“... 어머니의 성묘를 도와주셨잖아요. 그때의 빛을 갚았을 뿐이에요.”

“정말 그것 뿐이었소?”

에디가 그윽한 얼굴로 이블린을 쳐다봤다. 이블린도 고개를 들고 에디를 바라봤다.

“에디 님은 저에 대해서 아무 생각도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건 스콧 가문의 기사단장으로써 그대와 정략결혼을 하는게 그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 생각해서였소.”

에디의 말에 이블린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그럼··· 지금은요···?”

에디가 이블린의 두 손을 잡았다.

“스콧 가문은 멸망했소. 전쟁은 끝났소. 우리 사이에는 이제 지위나 배경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 없어졌소. 지금은 내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을 것이오. 나는 이블린 당신을 사랑하오.”

이블린이 말없이 에디를 껴안았다.

에디도 부드럽게 이블린을 안았다.

두 사람은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마치 세상에 두 사람 밖에 없는 듯이.


*


3달 후.

케인 가문의 수도 벤폴.

라티나 지방을 혼란케 했던 스콧 가문과 케인 가문의 싸움이 끝난지도 어느덧 3 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스콧 가문은 케인 가문의 보호령이 되었다. 수도 튜릭에는 평화유지군이라는 명목으로 케인가문의 군대가 주둔해 있었지만 내정에는 큰 자치권을 준 상태로 랠프가 다스리고 있었다.

에디는 전쟁이 끝난 후 약속대로 총사령관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평화당이라는 정치 정당을 만들어서 젊고 의식있는 젊은이들을 모아 가르치고 조직했다.

에디는 전쟁영웅이면서 젊은 민주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9월 7일.

앨빈이 케인 가문에 입헌 군주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표명했다.

대신들의 반발은 거셌다.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앨빈을 설득했다.

그에 대해 앨빈은 굳은 의지로 민주정을 도입할 것을 천명했다.

귀족들의 반대도 있었으나 결국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백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앨빈의 뜻대로 흘러갔다.


한달 후에는 의회가 만들어졌다.

귀족들은 영주를 중심으로 하는 귀족원을 설립하고 반대편에는 백성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에디의 평화당 멤버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서민원이 설립되었다.


*


에디와 앨빈 두 사람은 벤폴 성의 전망대에서 평화로운 성하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군요.”

에디가 감개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앨빈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튜릭 성채를 공격하기 전날 똑같은 얘기를 나누었지.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일세.”

그랬다. 진짜 싸움은 케인 가문, 아니 브리아 왕국 전체에 민주정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이제부터는 적이겠군. 자네는 서민원의 대표. 나는 귀족원의 대표가 아닌가?”

앨빈이 장난스레 웃었다.

“의회에서는 안 봐드립니다.”

두 사람은 쿡쿡 웃었다.

앨빈이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자네, 이블린 양과 결혼식은 대체 언제 올릴 참인가?”

“그게··· 저나 이블린이나 워낙 바쁘다 보니.”

에디가 부끄러워하며 답했다.

“좋은일은 빨리 하라고 하지 않는가? 내가 길일을 잡아주지!”

앨빈이 빙긋 웃었다.


벤폴 성을 나서는 에디의 앞에 이블린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과거 귀족 영애에서 완전 바뀌어서 세련된 양복을 갖춰입은 정치인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평화당에서 당대표의 비서를 맡고 있었다.

케인 가문에 종속 되어 있는 스콧 가문 백성들의 권리가 침해 당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에서 에디의 일을 돕게 된 것이다.

“에디 대표님. 귀족원 대표와 회담은 잘 끝났나요?”

“음. 오늘 일정은 다 끝났는데. 자네도 일찍 퇴근하고 애인과 데이트라도 하게나.”

에디가 짐짓 자상한 상사의 모습으로 말했다.

“네, 그럼 그렇게 하죠.”

이블린이 싱긋 웃고 에디의 팔에 팔짱을 꼈다.

“북쪽 광장에 새로 디저트 가게가 생겼다는데 거기 가봐요!”

“뭐야, 또 케잌이야? 질리지도 않아?”

“디저트 배는 따로 있어요!”

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웃으면서 평화를 되찾은 거리 속으로 사라졌다.


작가의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소설은 모 정액제 사이트에서 연재 되었던 소설로 일반 연재 승급을 위해서 문피아에서 다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일반연재란에서 연재되는 소설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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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23.12.11 21 0 10쪽
14 14화 23.12.10 22 0 10쪽
13 13화 23.12.09 23 0 9쪽
12 12화 23.12.08 2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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