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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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최근연재일 :
20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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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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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DUMMY

“크아아악!”

에디의 오척검에 어깨갑주 부분을 두드려 맞은 클렉이 울부짖었다.

평소대로라면 큰 부상을 입었을 일격이었지만 운이 좋았는지 치명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건방진 녀석! 고작해야 평민 출신 주제에! 나는 네 녀석이랑은 태생부터 다르단 말이다!”

클렉이 외쳤다. 에디를 향한 열등감이 폭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클렉! 너는 귀족이고 나는 평민 출신이다.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냐!”

에디가 클렉의 공격을 튕겨냈다.

위력적인 공격이었지만 지금의 에디에게는 반드시 이기고 쟁취해야 할 미래가 있었다. 질 수 없는 싸움이었고 질 것 같지도 않았다.

“하천한 네녀석이 고귀한 태생의 내게 이길 리가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란 말이다!”

클렉이 포효하며 에디에게 달려들었다.

쿠창창창.

에디의 일격이 클렉의 품으로 날아들었다. 굉음과 함께 갑주가 박살나며 클렉이 말에서 떨어져 바닥에 뒹굴었다.

“커헉···! 이, 이럴 리가··· 없다···! 말도 안··· 돼···.”

클렉이 피를 토하며 외쳤다.

“신분같은 것에 연연하고 있으니까 네 녀석이 나한테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신분으로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냐. 네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싸움에 임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기실 무력만으로 보면 클렉의 재능은 에디보다도 위였다. 하지만 자만과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클렉은 냉정하게 싸우지 못 했다.

‘생과사를 가르는 전투에서는 무엇보다도 어떤 고정관념에도 사로잡히지 않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클렉에게는 그것이 부족했어···’

클렉은 부끄러움과 분노가 얽힌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럴리가 없다. 이럴리가··· 나는 명문 귀족의 후손이란 말이다···!”

휘이이익!

클렉이 휘파람을 불었다.

휘이잉!

클렉의 말이 주위 병사들을 앞 뒷 발로 차대며 몰아낸 후 클렉을 구하려는 듯 돌진해 왔다.

“큿···!”

갑작스런 돌진에 에디는 말머리를 뒤로 물릴 수밖에 없었다.

클렉이 숙련된 동작으로 말 고삐를 쥐더니 말 위에 올라 빠르게 도망갔다.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었다.

“클렉녀석···”

에디는 클렉을 쫒으려다 그만두었다. 지금은 클렉보다도 영주 클라이드를 제압하는 것이 우선이였다.

“저택 안으로 진격해라! 적의 대장을 사로잡아야 한다!”


저택의 최상층, 영주 집무실 창문에서 바깥 상황을 확인한 랠프는 검을 뽑아들었다.

이미 전세가 기운 것을 확인하고 갑옷을 받쳐입은 상태였다.

‘여기까지인가···’

랠프도 이미 싸움에서 졌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유서깊은 스콧 가문의 영주로서 꼴사납게 항복하고 싶지는 않았다.

‘바보같은 짓이라는 건 알고있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까지 내 기사도를 지키겠다.’

랠프가 집무실 바깥으로 나오자 검푸른 갑주를 두른 친위병들이 도열해 있었다.

“영주님! 적이 저택 코앞까지 와 있습니다.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전황은 절망적이었지만 그들의 태도에서는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위축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적과 싸울 뿐이다. 내 뒤를 따라라!”


스콧 가문의 중앙 현관.

드넓은 현관이 친위병들과 케인 가문의 혈투로 지옥으로 화하고 있었다.

에디는 적병들을 허수아비 베듯이 하면서 위쪽으로 향했다.

“적 영주 클라이드 스콧을 찾아라! 도망가게 해서는 안 된다.”

그때였다. 위층 계단에서 검푸른 기사들이 나타나더니 계단 위로 올라가려고 하던 케인 가문 병사들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저놈들은···!’

에디는 한눈에도 그들이 다른 잡졸들과는 다른 검기를 지녔다는 사실을 알았다.

익숙한 목소리가 검푸른 기사들 뒤 쪽에서 들려왔다.

“에디, 아버지를 찾을 필요는 없다. 스콧 가문의 영주는 나다.”

가문의 영주만이 걸칠 수 있는 갑옷을 입고 나타난 건 맏아들 랠프였다.

“네가 가문의 영주라고? 무슨 뜻이지?”

“말 그대로의 의미다. 아버지는 전사하셨다. 그리고 내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에디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너, 설마 아버지에게 직접 손을 댄거냐···?”

“죽여라.”

랠프가 서릿발같은 목소리로 친위병들에게 명령했다.

“존명!”

검푸른 친위기사들이 장검을 치켜들며 에디를 공격했다.

챙챙챙!

“큭!”

아무리 에디여도 대여섯 명 기사들의 협공을 견뎌내기가 어려웠다. 다행인 점은 장소가 좁은 나선계단 위여서 적들이 수가 많다고 한 번에 모두 에디를 공격할 수 없다는 점 뿐이었다.

에디는 조금씩 뒤로 물러나며 오척검을 휘둘렀다.

‘장소가 좁아서 긴 검을 휘두르기 힘들군···’

에디는 계단을 모두 내려가 넓은 중간 홀에서 친위기사들을 맞상대 하기로 했다.

계단의 입구를 막고 한 명씩 적 기사들을 상대한다면 해볼만 했다.

기사들을 유인하면서 한계단 한계단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적 기사들도 여간내기가 아니어서 에디의 품속으로 무턱대고 파고들지 않고 유리한 간격을 유지하며 검을 찔러들어갔다.

한 칸 두 칸 내려가던 발걸음이 드디어 평평한 바닥에 닿았다.

‘됐다···’

에디는 폴짝 한 걸음에 뒤로 뛰어서 중앙홀에 착지했다. 그리고 오척검을 크게 휘둘러서 아직 계단 위에 서 있는 기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크윽!”

날카로운 공격에 친위대 기사들은 제대로 반격하지 못하고 하나 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불리하다! 공격을 받더라도 파고들어라!”

친위대의 대장 격인 기사가 명령하자 선두의 두 기사가 에디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중간 홀 쪽으로 뛰어들었다.

두 기사는 에디의 검격에 상처를 입고 쓰러졌지만 에디는 결국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어서 지형의 유리함을 잃게 되었다.

‘불리하군···’

형세는 넓은 중간 홀에서 대여섯의 친위병들이 에디 혼자를 둘러싼 형국이 되었다.

“공격해라!”

친위대 기사들이 사방에서 장검을 찔러들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슈캉! 챙 챙 챙!

순식간에 몇십여 합의 검격이 부딫혔다.

에디의 몸에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여기저기 자상이 새겨졌다.

‘불리하다.’

에디는 어느샌가 막다른 벽에 몰리게 되었다.

‘여기까지인가···’

에디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검을 움켜쥐었다.

그때였다.

“에디 대장! 무사하시오!”

용병대장 알도 리조가 휘하의 용병들을 이끌고 나선계단 위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알도!”

“내가 때 맞춰 온 것 같군!”

알도가 웃으면서 친위대 기사들을 향해 장검을 휘둘렀다.

“큭 이놈들이!”

친위대 기사들이 용병들과 순식간에 어우러져서 전투를 시작했다.

“하찮은 놈들이!”

카앙!

“니들 처럼 멋진 갑옷 안 입었다고 무시하냐?”

“우랴앗!”

“커헉!”

“대장님. 이놈들 약하지 않습니다!”

용병과 맞서던 친위대 기사가 대장을 향해 경고했다.

알도를 뒤따라 온 용병들은 하나같이 전쟁에서 오래구른 베테랑 용병들이었다. 친위대 기사들도 몇 합 겨뤄보자 쉬운 상대가 아님을 알았다.

“에디 대장! 여기는 우리한테 맡기고 영주를 붙잡으라고!”

알도가 친위대 대장에게 덤벼들며 외쳤다.

“가게 놔둘 줄 아냐!”

친위대 대장이 에디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알도의 장검에 대응하느라 에디 쪽으로 몸을 뺄 수가 없었다.

“어이쿠. 형씨 상대는 나라고!”

“알도. 고맙다!”

에디는 몸을 돌려 계단 위 쪽으로 올라갔다.

위층 복도 입구에는 장검을 치켜든채 에디를 내려다 보고 있는 랠프의 모습이 있었다.

“그만두시죠. 랠프 도련님. 당신은 날 상대하지 못 합니다.”

에디의 말에도 랠프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없이 에디를 향해서 공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카앙! 카앙!

랠프의 공격을 에디는 어렵지 않게 막았다. 오래 군대에 있었다지만 랠프 자신이 무술을 활용해서 실전을 경험할 일은 없었다. 검을 배웠다고는 하지만 실전의 수라장을 거치지 않은 검술은 그저 어린애 장난 같은 것이었다.

“하압!”

에디가 힘을 주어서 랠프의 검을 맞받아 쳤다.

지잉!

“크윽!”

강렬한 힘에 랠프는 견디지 못하고 검을 놓치고 말았다.

에디가 오척검을 랠프의 목에 겨눴다.

“... 죽여라.”

랠프가 씹어뱉듯이 말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랠프의 눈에서는 투지가 불타고 있었다.

‘... 랠프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에디는 랠프의 태도에 조금 감탄하고 있었다.

항상 가문의 장자로서 철부지 같은 호승심만 앞세우는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주로서 위기의 상황에서 적에게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려는 태도 만큼은 아버지 클라이드 보다 나았다. 혹자는 그저 미련한 태도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싸우지도 않고 어떻게든 적을 기만해보려고 했던 클라이드 보다는 더 마음에 들었다.

터억.

에디의 발길질이 랠프의 정강이를 깠다.

“커헉···!”

생전 처음 당해보는 고통에 랠프가 견디지 못하고 몸을 수그렸다.

콰직. 턱!

에디의 발이 랠프의 머리를 사정없이 짓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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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23.12.08 2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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