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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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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DUMMY

"여기부터는 더 못 들어가겠는데?"


더 이상 길은 없고 계곡이 흘러가는 곳은 통로가 너무 좁다.


이곳이 끝이었다.


승기와 김산은 숨겨진 통로가 있나 두리번거렸고 백계는 인형을 살펴보았다.


"이거는 도대체 얼마나 여기 오래 있던 거야?"


분명 지적 생물이 만든 인형이 자연 동굴 한복판에 놓여있는 모습이었지만


오랜 시간 동굴과 함께 있었기에 그런 것인지 인형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였다.


백계가 더 자세히 보려 인형의 몸통부를 움켜쥐었다.


콰직!


"어.. 어라?"


분명 가볍게 쥐었을 뿐인데 인형이 바스러졌다.


그녀는 황당한 듯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전에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난다.


콰득...


인형이었던 알갱이들이 꿈틀거린다.


"이건...."


알갱이들이 꿈틀거리며 만들어진 모양


그것은 어떻게 봐도 좀 전에 부서진 인형의 모습이었다.


어느새 다시 만들어진 인형은 누군가를 기다리듯 원래자리 원래 모습 그대로 있었다.


"아무래도 주인이 따로 정해져 있는 느낌인데요?"


백계가 승기를 슬그머니 바라본다.


승기 또한 그녀의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 인형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손가락이 인형에 닿자 인형의 눈이 떠지며 빛을 뿜기 시작했다.


"빛의 대적적자."


동굴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인형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나는 가장 오래된 별의 파편."


인형의 흙이 하나 둘 뭉텅이로 떨어져 나간다.


"너에게 별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왔다."


더없이 맑디 맑은 기운이 퍼져나갔다.


맑은 기운이 강제로 그들의 몸을 정화시키기 시작했다.


주륵


"어...?"


김산의 코에서 붉은 액체가 흘러내린다.


너무나 맑은 기로 이루어지는 정화를 몸이 버티지고 못한 것


"별의 이야기?"


피가 흐르는 것에 아랑곳 않고 승기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대적자라니 그게 무슨 말이지?"


"그대는 다가올 빛에 대적하는 별, 그중에서도 가장 찬란하게 어두운 별들 중 하나."


인형에서 환한 빛이 뿜어진다.


"대적자여 별의 이야기를 들어라. 모든 것을 비칠 태양이 밤을 몰고 찾아오고 있다."


태양이 밤을 몰고 온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


"밤이 아니라 아침이겠지."


"아니, 빛으로 인해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밤과 다르지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억지라 말하고 싶었지만 실제로 ㄹ그는 인형에게서 나오는 빛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또한 아무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상을 낮이라 부를 수 있을까?"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숨 쉬지 않는 세상


그것을 뭐라고 부를까


"이 세상에 영원한 밤이 찾아온다."


"그래서 내가 뭘 해야 한단 거야?"


"그건..."


환하게 빛나던 인형이 부르르 떨리며 빛의 밝기가 조금 약해진다.


"별께서 이야기해 줄 것이다."


쿠르르릉!


인형이 쪼개지며 무언가 작은 형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작해야 성인의 허벅지까지 올 정도의 크기


"...?"


점차 빛이 걷히며 모습이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모자와 낡은 작업복의 늙은 노인의 등


그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올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뭐... 뭐여!?"


다리를 펴고 일어섰지만 허리는 굽어있었고 여전히 평범한 성인의 절반 밖에 오지 않았다.


"여기는 어디여?"


작은 주먹으로 허리를 두들기던 노인이 고개를 돌리며 승기를 바라본다.


"너는 또 누구여?"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노인


그에게서는 아까 인형에서 나오던 격의 반의 반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노인이 정말 별이라고?'


승기가 멍 때리고 있는 사이 그의 앞으로 노인의 자글자글한 얼굴이 나타났다.


"예끼! 어르신이 물어보잖아!"


쿵!


놀란 그의 주먹이 노인의 얼굴 향해 내질러졌다.


신체 강화와 같은 순수 육체파 능력자는 아니지만 수백억의 능력자들 중 최정상의 서있는 주먹


'이... 이런...'


무방비 상태로 맞은 상대는 그 누구라도 무사할리 없는 일격이다.


...


분명 그런 일격이었다.


"이놈이?"


하지만 노인은 얼굴이 살짝 찌그러진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타격도 없어 보였다.


퍽!


승기의 뒤통수가 망치로 맞은 듯 얼얼하다.


분명 막을 치고 있었다.


두억시니의 일격도 상당부 상쇄시킬 정도의 성능


그런데 지금 저 노인의 별 볼일 없는 알밤에 머리가 울렸다.


"니 부모가 할배한테 주먹질하라 가르치디!"


퍽!


그는 점차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렸다.


퍽!


막은 부서진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 주먹질이 시작될 때부터 없었던 것이다.


퍽!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별 거 없는 이 주먹질을


'어째서...'


퍽!


피할 수가 없다.


퍽!


또 어째서인지 항상 자신을 보호하던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힘이 사라진 듯했다.


"이 상노무 새키!"


그렇게 몇 대를 더 맞고 나서야 노인은 숨을 헐떡이며 주먹질을 멈추었다.


"후우... 후우... 아우 힘들어!"


".... 당신은"


"당신?"


퍽!


"어르신은... 누구십니까?"


"누구긴 누구야 그냥 아저씨지!"


노인은 큰소리로 말하며 승기의 눈을 빤히 들여다 보았다.


"어디... 싹수노란 놈 니가 대적자야?"


"예.. 그렇게 들었습니다."


"에잉... 이런 놈한테 힘을 주다니... 쯧"


승기의 귀에 간신히 들릴 정도로 작게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잘 준비해 둬! 안 그러면 다 끝날테니까!"


"뭐를 준비하라는... 겁니까?"


"뭐긴 뭐야 당연 멸망이지? 내 자식새끼가 지금 다 끝내려고 준비 중이잖아?"


"예..?"


"뭐야? 왜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이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승기의 표정


"설마 아직 선지자도 못 만난 거야?"


노인은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열었다.


"지금 내 자식 중 하나가 13개 우주 전부를 다시 만들려고 해... 놈은 완벽히 통제되는 세상을 원하고 있거든."


"그런데 어르신 13개 우주의 멸망이라니 그게 정말 가능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사실은 승기 역시 답을 알고 있다.


가능하다.


이미 그 자신 스스로가 증거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것을 눈앞의 이 노인에게서 직접 들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면서 물어봐?"


노인의 손이 다시 올라간다.


그리고 또다시 내려쳐지기 직전 그의 손이 멈추었다.


"흐음... 하긴 그래도 확신을 가질 필요는 있겠지."


그의 손이 승기의 머리 위로 천천히 내려온다.


이번에는 아까와 같은 통증이 아니라 부드럽게 토닥이는 느낌이 들었다.


"가능해! 놈도 가능하고 나도 가능해 그 정도는 하루면 떡을 치고도 남을걸?"


"... 그러면 왜 지금 가만히 있는 겁니까?"


"누가? 내가? 아니면 걔가?"


"둘 다 말입니다."


"물론 내가 나서면 막을 수 있지. 그것도 아주 쉽게."


"그런데 왜..."


장난기가 느껴지던 이전 모습과 달리 노인에게서 알 수 없는 중압감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근데 내가 나서면 너희들도 다 죽어."


농담도 과장도 아닌 사실


"그렇게 되면 내가 걔를 막을 이유가 없잖아?"


평소라면 오늘 처음 본 이의 말 따위 듣지도 않았겠지만 어째서인지 저 노인의 말이 사실이라 느껴졌다


"그러면 막는 사람도 없는데 어째서 아직까지 멸망이 시작되지 않고 있는 겁니까?"


"막는 사람이 없기는 왜 없어? 내가 있으니까 이렇게 멀쩡히 있지."


세상을 뒤집어엎을 정도의 존재


신의 자식을 막을 수 있는 존재가 누가 있을까


....


"내가 옛날에 창조자들은 함부로 이 세계에 영향을 못 끼치게 만들었거든... 나랑 내 아들, 딸이랑 셋이."


답은 간단했다.


신 본인이 나서면 된다.


"아 근데 요즘 조금씩 더 생겼더라 열두 명인가 늘어난 거 같은데. 걔들은 야매라 그런지 영향을 덜 받더라."


"... 어르신이 손을 써두신 거라면 굳이 제가 필요 없지 않습니까...?"


"이잉.. 요즘 젊은것들은 스스로 할 생각을 안 하다니까!"


노인은 못마땅한 듯 혀를 연신 차던 중 눈을 부릅뜨며 승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거 좀 있으면 뚫려. 그놈이 뭔 이상한 방법으로 균열을 냈더라고?"


"그게 언제쯤 인지도 알 수 있습니까?"


숨을 깊게 들이마신 크게 한숨을 내쉰 노인이 입을 천천히 연다.


"모르지?"


"예? "


"내가 뭐 이제 신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겠어"


"... 그러면 왜 어르신 자식은 이렇게까지 세상을 멸망시키려 합니까?"


계속 괴팍한 노인의 얼굴이 한순가 변한다.


"사실 그 아이들에게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라 말했으니 뭐라 할 말은 없다만..."


더없이 괴로워하고 기뻐하는 얼굴이 한순간 스쳐 지나간다.


"... 그래도 다짜고짜 세상을 갈아엎겠다니! 내가 여기 구경하기 좋아하는 거 뻔히 알면서!"


그는 이잉하는 소리와 함께 혀를 차며 등을 돌렸다.


"어쨌든 곧 균열이 열리기 전에 놈을 때려잡아야 해. 균열이 열려 놈이 건너오면 전부 끝이야."


노인의 몸에서 다시금 빛이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싹수 노란 네놈 역할이 제일 중요하단 것도 잊지 말고."


"...."


"저저 도끼눈 뜨고 대답 안 하는 거 봐라."


쪼개지며 가루가 되었던 인형의 조각들이 노인의 몸에 달라붙는다.


"겨우 이런 말들을 하러 오신 겁니까?"


여태 노인이 말해준 것이라고는 신의 자식 중 하나가 곧 올 것이라는 말뿐


어디서, 언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왜 자신이 가장 중요한지 등


정작 중요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승기의 질문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겨우 이런 말하려고 왔지. 네 녀석이 하려던 질문들은 더 쓸모없는 거였어."


그는 마치 승기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질문들의 답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언제 나올지는 나도 몰라 그건 놈이 원하는 대로 하겠지. 어떻게 하면 놈을 이길 수 있냐고?"


노인의 머리가 좌우로 천천히 흔들린다.


"놈에게 약점 같은 건 없어 그냥 너희가 놈보다 강해져야지. 마지막으로 네가 왜 가장 중요하냐고?"


눈부신 빛의 사이에서 보이는 검은 눈동자가 승기를 바라본다.


"그냥 강해서 너 포함 가장 강한 다섯과 문을 열 자 그리고 가장 무식하고 용감한 셋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거든."


이윽고 검게 보이던 눈동자마저도 사라진다.


"어때? 이것도 별 도움 안되지?"


...


"싸가지 없는 놈 또 대답 안 하네. 좋아! 마지막으로 도움이 될만한 거를 알려주지 놈의 공격은 생...."


"... 생?"


아무리 기다려도 다음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인형에서는 엄청난 기도 눈부신 빛도 없었다.


"아이고... 두야..."


그리고 몸이 정화되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기절한 김산과 백계가 정신을 차렸다.


깨어난 그들은 승기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그들이 다시 차원의 경계를 넘어가려 할 때 처음 들었던 인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 다. 려. 라. 선. 지. 자. 가. 다. 른. 별. 들. 을. 찾. 을. 때 까. 지. 때. 가. 된. 다. 면. 개. 문. 의. 힘. 을. 가. 진. 이. 들. 이. 그. 대. 를. 찾. 을. 것. 이. 다."


목소리가 끝나는 순간 동굴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쿠르르르르릉!


"빨리 나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승기야 우리 좀 도와주야겠다."


승기가 손가락을 가볍게 휘둘렀다.


....


"어라..?"


힘이 모이지 않는다.


생각해 보니 아까 힘이 사라지고 나서 돌아오지 않은 듯 했다.


"승기야?"


뒤에서 승기가 아무런 반응도 없자 김산이 승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승기의 표정을 확인한 김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 아무래도 못 도와드리겠는데요?"


여기서 문제


김산과 백계 즉 중급 정도의 능력자가 흙더미에 깔리면 죽을까?


"쿠르르르르릉!"


정답은


"다... 달려!"


죽는다.


흙 무게의 깔려 죽던 흙더미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죽던 죽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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