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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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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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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DUMMY

아무런 힘도 없는 미약한 빛


하지만 빛은 그녀를 다독이듯 계속 반짝인다.


"후욱... 후우...."


그러자 거칠고 불안정했던 호흡이 점차 안정되어 가기 시작했다.


호흡이 안정되며 머릿속도 정리가 되어간다.


호흡이 안정되어 가자 승희는 다시 이성을 되찾았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니 어째서인지 계속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아래가 아닌 하늘 위로 올라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몸을 돌리고 다시 기를 끌어올린다.


기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이미지의 구체화가 필요하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며 쉬운 방법


"전신 강화"




트드드드득...


이제는 그 힘이 많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주술을 위해 사용되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 증거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바람에 이리저리 날아다니던 것과는 달리


쿠득...!


움직이지 않는다.


부자연스럽고 삐그덕 거리며 몸을 흐르던 기가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이... 이건..?"


승희는 여태까지와는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먹구름 밖에서 기다리던 두억에게도 역시 이 미세한 차이가 느껴졌다.


"드디어 첫 발자국을 뗀 건가."


쿠르르르릉!


나무를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의 바람이 먹구름의 내부에서 휘몰아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된 고목을 뽑을 정도의 비바람이 분다 한들 거대한 산까지 뽑을 수는 없는 법


하물며 지금의 승희는 세계의 일부를 온전히 몸에 담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쿠르르르르릉!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이 모두 회색빛으로 물들어간다.


쉴 새 없이 요동치던 풍경이 한없이 적막해진다.


터벅


승희가 한 발짝 발을 옮기자 딱딱한 바닥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이곳은 더 이상 먹구름 속도 허공도 아니었다.


이곳은 그녀의 세상이자 영역


"찾아라"


콰드드드드드드!


회색빛으로 변한 먹구름들이 꿈틀거리며 사방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그녀는 주인이자 지배자


"크아아아아악!"


먹구름이었던 어느 구름 속에서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이전 이곳의 주인이었던 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범의 몸통과 두 개의 사람 머리를 가진 요괴 거운귀가 뒷다리에 상처가 난 상태로 승희의 앞에 섰다.


상처에서는 피 대신 희뿌연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감히 인간 따위가..."


인간의 머리에서 짐승이 위협하듯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 영토에서 나를 공격하다니..."


거운귀의 뒷다리 상처가 순식간에 다시 메워진다.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야!"


거운귀가 앞을 높게 들어 올렸다가 떨어뜨린다.


쿠우우웅!


땅이 출렁거리며 요동친다.


지금 이 상황은 두억이 미리 말해주었던 상황과는 살짝 달랐다.


두억이 말하기로는 거운귀는 원래 물리력이 거의 없는 요괴


하지만 방금 거운귀가 보여준 힘은 충분히 그녀에게 위협이 될 만했다.


'그리고 말도 못 한다고 들었는데....'


예상외의 지능과 힘


콰아아아아앙!


거운귀가 다시 한번 앞발을 휘두른다.


성인 남성을 날려버릴 정도의 풍압


하지만


콰득....


이 정도는 승희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순수한 육체의 힘을 중요시하는 두억과 그녀가 가진 눈 덕에 그녀의 완력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


더욱 이곳은 이제 승희의 세계였다.


쿠우우웅!


그녀가 잡고 있던 거운귀의 앞발을 휘둘러 몸체를 땅에 처박아버렸다.


"크아아아아앙!"


바닥에 처박힌 거운귀가 고통에 고통에 꿈틀거린다.


"오른손 집중"


오른손으로 기가 집중된다.


한껏 응축된 기가 육안으로도 보이기 시작했다.


"암석창"


응축된 기가 마치 암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창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거대한 창이 거운귀의 배 위로 떨어진다.


쿠우우우우우웅!


창의 끝이 기로 둘러싸인 막을 뚫고 가죽을 뚫고 내장을 뚫고 반대편 등가죽까지 뚫고 지나간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이능을 가진 이들 중에서는 알 수 없는 능력을 가진 놈들도 많아. 그중에서는 불사와 근접하거나 혹은 자신이 위험할 때만 능력을 발동시킬 수 있는 괴상한 놈들도 있으니....'


"마무리를 확실하게 해라"


콰드드드드


"회전"


거운귀의 가죽과 내장이 비틀린다.


한계까지...


콰아아아아앙!


거운귀의 신체 조각들이 사방으로 튕겨져 나간다.


"끝났다."


.....


쿠르르르릉


승희의 머리 바로 위에서 빛이 반짝인다.


"아냐!"


콰아아아앙!


황색의 번개가 그녀에게로 떨어졌다.


파지지지직


"크으...."


순간 방심하고 있던 터라 충격이 컸는지 그녀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멀었다."


파지지지직


주변에서 불길한 빛이 번쩍이기 시작한다.


이것을 보니 아직 거운귀의 영역이 완전히 장악되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거 알고 있나?"


콰르르르릉!


"번개에도 성질이 있지."


수십의 빛줄기가 승희의 회색의 구름을 깨부수며 그녀에게로 쏟아진다.


"처음 네놈이 맞은 번개는 다른 번개들을 불러들이지."


콰가가가가가강


다행히


"끄으으..."


그녀는 번개가 내려치기 직전 기를 갑옷처럼 둘러 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


파지지직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몸에는 황색의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이것은 아직도 번개가 승희에게로 떨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쿠르르르릉!


좀 전 부서졌던 하늘 구멍에서 다시 빛이 반짝인다.


그녀는 자신의 떨리는 팔과 제대로 펴지지 않는 다리를 확인했다.


한 번은 어찌어찌 막았지만 이 이상 버티기란 무리가 있다.


"막... 막.... 아..."


다행스럽게도 아직 승희가 만들어낸 세계는 유지되어 있는 상태


회색의 구름이 꿈틀거리며 번개가 칠 곳을 틀어막기 시작하였다.


콰가가가가각!


구름이 부서져 떨어진다.


이것으로 한 번의 시간을 벌었다.


아주 잠시의 시간 동안 그녀는 다시 기를 둘러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쿵!


몸을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 승희는 일단 자리에서 벗어났다.


콰아아앙!


그녀가 벗어난 자리 위로 번개가 내려쳤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고 끝난 것이 아니었다.


"어딜 도망가느냐."


퍽!


작고 단단한 무언가가 어깨를 강타한다.


그 충격으로 그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크읍...!"


퍼버버벅!


충격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저건...!'


승희가 만들어낸 하얀 조각


작게 잘린 거운귀의 신체 조각들이 날아다니며 승희에게 부딪히고 있던 것이었다.


"그만!"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향하는 조각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콰득!


차갑고 단단하다.


"아깝군, 그건 그냥 얼음조각이었네."


어디선가 들려오는 비아냥거리는 소리


"이번에는 잘 맞춰도록."


거운귀의 신체가 일제히 승희에게로 날아든다.


저 중 일부는 기가 둘러진 거운귀의 조각이었지만 일부는 환영이 덧씌워진 얼음조각일 뿐이었다.


그녀는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며 주변을 살폈다.


등 뒤로 일곱, 머리 위로 열, 좌우 각 여덟, 정면으로 여섯


일일이 쳐내기에는 너무 많다.


그녀가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 번의 폭발력은 뛰어나지만 아직 유지력은 부족한 상태


그렇기에...


한 번에 터뜨린다.


"기파"


원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알아보는 용도의 기본적인 기의 운용


그러나 승희의 압도적인 화력과 만나면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보여준다.


콰아아아아앙!


기의 파동이 거운귀의 조각들과 함께 그녀의 몸에 남아있던 번개를 떨쳐내려 했다.


파직...


잔류하던 번개는 떨쳐 쳤지만 조각들은 기세가 줄었을 뿐 여전히 날아들고 있었다.


"기파"


한 번 더 기파를 사용하고서야 조각들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는 명백한 이상 현상


승희의 기파를 한 번이나 버틸 능력이 없어야 하는 요괴


애초에 처음 꿰뚫렸을 때 거운귀는 사망했어야 한다.


하지만 승희에게는 이런 이상 현상을 알아챌 경험이 없었다.


"고작 이 정도로 이 어르신을 공격하다니."


하늘 위에서 거대한 짐승의 발이 떨어진다.


피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크기


일단 그녀는 양팔을 이용해 머리를 방어하는 자세를 취했다.


콰아아아아앙!


발이 떨어진 충격으로 땅이 움푹 패이며 승희의 무릎이 구부러진다.


"끄윽!"


"힘 하나는 쓸만하구나!"


쿠구구구구구!


양팔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점차 무거워진다.


입에서는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


그리고 당황하고 있는 것은 승희뿐이 아니었다.


"으르르르...."


어째서인지 멀쩡한 상태의 거운귀가 가만히 서있는 승희의 앞에서 얼굴을 일그러뜨린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거대한 짐승의 발과 분열된 거운귀는 모두 거운귀가 만들어낸 환영


뒷다리에서 새어 나온 기체는 그의 피이자 환각제


요괴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승희의 실수이자 압도적인 격의 차이로 거운귀의 환각제를 무시할 수 있었던 두억의 실수였다.


"크아아아앙!"


무방비해 보이는 승희에게로 주먹 만한 얼음조각이 하나 떨어진다.


쿠웅!


하지만 어째서인지 오히려 얼음조각이 바윗덩어리에 부딪힌 듯 산산조각 났다.


웅웅웅웅웅


지금 그녀는 거대한 기로 둘러싸여 보호를 받고 있었다.


이것은 그녀의 눈과 이어진 세계가 승희를 자신의 일부라 판단하여 그녀를 지키기 위해 기를 마구 보내며 발생한 현상으로 우박이 떨어지든 거운귀가 앞발로 후려치든 심지어 번개가 내려쳐도 승희에게는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승희는 환영에 갇혀 움직일 수 없지만 거운귀 역시 견고한 보호막을 무력화할 수도 승희가 만들어둔 영역을 파괴할 수도 없는 말 그대로 애매한 대치 상태


....


이런 대치 상황에서 승희가 만들어낸 영역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하늘에 생긴 균열은 승희가 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스스로의 무의식과 세계가 가진 의지로 버티고만 있을 뿐 다른 무언가를 할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고 거운귀가 스스로 그랬을 리도 만무하다.


그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운귀 역시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낮은 울음소리로 하늘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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