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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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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DUMMY

성철과 윤지는 그림의 마지막 장소인 송파 잠실에 왔다.


우울한 표정의 윤지가 택시에서 내린다.


"설마 내가 놓치고 못 본건 아니겠지..."


여태 촉망받던 유망주인 자신이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할까 걱정이 되는 듯 보였다.


"그건 아닐 거야."


"그럴까..?"


3일간 같이 다니며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친해져 있었다.


"오... 이거.."


이곳은 도깨비터


그것도 최근에 대도깨비급이 직접 축복을 내린 곳이었다.


"이번에는 뭔가 있을 거 같아!"


도깨비터가 그냥 있을 리가 없음을 직감한 윤지의 표정이 한층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림에 그려진 고층 빌딩 쪽으로 걸어갔다.


"어때 여기서도 안 보여?"


....


윤지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보여..."


대악마의 기


다른 것과 헷갈리거나 놓칠 수 없는 독보적인 기운이 보이고 있었다.


"두 마리가..."


"대악마가 한 마리 더 있다고..?"


일곱 마리 중 두 마리가 한 곳에 모였다.


거기에 중소악마들도 보인다.


이건 문제가 있다.


한 마리는 애써 눈을 돌리지만 두 마리라면 어쩔 수 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곳을 바라보지 않고 있다.


"어째서.. 아무도 몰랐지..? 악마들이 이렇게나 모였는데..."


"봐주는 사람이 있는 거겠지, 아마 이 도깨비터의 주인"


"이런 급의 도깨비터를 만들 도깨비..."


단 한 곳만이 머리에 맴돌았다.


이매망량


천지인 혹은 다른 대형 조직들의 눈을 피해 활동하는 그들과 비슷한 급의 조직


"하지만.. 아무리 이매망량이라도 이렇게까지 음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


이매망량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또 하나의 거대조직


그것도 음지에서 활동하는 곳이 아닌 양지에서 활동하는 곳


외면이 아닌 협력


"대체... 누가.."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거대한 빌딩 캐피탈리아를 바라보았다.


거대하고 화려만 해 보이던 빌딩이 이제는 너무나 어두워 보인다.


성철이 먼저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이만 물러가자."


이건은 이제 더 이상 두 사람만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


또한 직접 마주한 이상 외면도 불가능하다.


"물가고 나면... 그 뒤는 어떡하지...?"


하지만 섣불리 도움을 청할 수도 없다.


누가 이매망량과 손을 잡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믿을 수 있는 사람부터 모아봐야지."


그들은 저쪽에서 자신들을 눈치채기 전에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는 각자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두 사람 모두 천지인 내에서 힘 좀 쓴다는 세력의 일원


당장 생각나는 사람들의 수가 꽤나 많았다.


하지만 인원이 너무 많은 것도 곤란하다.


그랬다가는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눈에 띌게 분명했다.


인원은 10명 내외


천지인 내에서 조용히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로 추려내 보았다.


"얼마나 모을 수 있을 거 같아?"


"나는 6명 정도? 너는?"


"나도 그쯤 될 거 같아."


대략 11명


일단 성철은 빠르게 송파를 벗어나 윤지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 성철의 집 현관


집주인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자신이 항상 들고 다니던 가면을 현관문에 걸어두었다.


집에서 문은 기가 드나드는 곳


그래서 문을 잘 막으면 집안의 복이나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치우의 가면을 쓴다면 집 내부를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면 이제 도청이나 도촬은 불가능해."


우선 완전한 은신처 확보가 되었다.


"앞으로는 여기서 모이면 돼."


"여기서? 그래도 돼?"


"나 혼자 살고 있어서 괜찮아."


윤지는 집 내부를 조심히 살펴보았다.


거실에는 소파와 티비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부엌에는 작은 냉장고와 싱크대만이 보였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이제 막 이삿짐이 들어오고 있는 집이라 생각될 정도의 집이었다.


"그런데 집이 좀.... 간단하네?"


그녀의 단어 선택에 성철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래."


실제로 그는 거의 집에서 잠만 자고 나가야 하는 게 일상이었고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었다.


그렇기에 집에 가구나 무언가 다른 것을 채울 시간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바빠..?"


"나야 가문일 때문에 어쩔 수 없으니까."


자연스레 시선이 현관에 있는 치우의 가면 쪽으로 옮겨진다.


"저게 애물단지지."


가지고 있기에 천지인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지만 반대로 절대로 거역할 수 없는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어쨌든 사람들을 모아서 삼일 뒤에 다시 모이자."


- 삼일뒤


텅 비어있던 거실에 오랜만에 사람이 북적인다.


성철과 윤지까지 총 9명


원래라면 14명을 모으려 했지만 5명은 각자의 사정으로 모이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중에는 김산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승기와 함께 다른 일을 하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성철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제부터 임무의 내용을 설명드릴 겁니다."


일이 중요도에 맞게 윤지는 평소와 달리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전에... 죄송하지만 다시 한번 계약서를 작성해주셔야 합니다."


"계약서? 이미 비밀유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나요?"


"그거와는 다른 계약서입니다."


빨갛고 끈적한 액체로 새겨진 이름


"설마 혈서까지 쓰라는 건가?"


거실 한 구석에 서있던 남자가 인상을 쓴다.


피로 이어진 계약은 서로의 영혼까지 거는 계약서로 가장 강한 효력의 계약서 중 하나였다.


"너무 과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전혀 과하지 않아요. 그만큼 중요한 일이니까요."


이번에는 소파에 앉아있던 붕대를 감은 이가 입을 연다.


"그래도 그렇지..."


"구름, 멈춰라."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와 온몸을 두른 붕대 때문에 얼굴은 물론 성별조차 제대로 파악하는 게 불가능했다.


"가면의 주인과 장로의 혈육이 부른 것이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터... 그대도 그것을 감안하고 부름에 응했을 텐데?"


"크흠... 이월... 그렇기는 해도 혈서까지 쓸거라 생각은 못했다고."


구름의 중얼거림을 듣던 성철이 입을 연다.


"혈서는 여기 모인 분들을 못 믿어서가 아닙니다."


윤지와 다르게 그는 평소보다 조금 부드러워진 말투를 하고 있었다.


"이번 일의 위험도와 중요도가 그만큼 높기에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그가 말을 끝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윤지가 다시 입을 연다.


"만약 혈서가 껄끄러우신 분들은 나가셔도 돼요. 다만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비밀로 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말이 끝나고 7명의 사람들 모두가 눈치를 보며 가만히 있었다.


....


"나는 동참하지."


온몸에 붕대를 두른 이월이 가장 먼저 혈서를 작성한다.


"나도 쓰도록 하지."


"저도 쓸게여!"


이월을 시작으로 하나둘 혈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에잇... 나도 쓰지 뭐!"


구름을 마지막으로 총 9 사람이 모두 혈서를 작성하였다.


"가면의 주인, 이제 비밀을 우리에게도 알려주지 않겠나?"


거실에 모여있던 이들의 얼굴이 다양하다.


누군가는 인상을 팍 쓰고 또 누군가는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에 잠겨있기도 했다.


나머지는 입을 버린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대악마가 두 마리에..."


"이매망량도 관여해 있고..."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대형 조직도 관여해?있다?"


성철과 윤지가 알아낸 사실들을 듣고 나서의 반응이었다.


"허... 어쩐지 이곳에 모인 이들이 하나같이..."


구름은 거실에 모인 사람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이제 막 수습 딱지를 뗀 땅거미 두 명


심지어 이들은 자신이 가르쳤던 수습들


물론 자신의 반이 아니었기에 직접 보지는 못 하였다.


그렇다 하여도 두각을 드러내던 아이들도 아니었다.


거기에 가면의 주인이 데려온 이들은 더욱 가관이다.


그가 데려온 이 네 사람은 천지인 내에서 대놓고 따돌리는 인원들이었다.


흉측한 외모 혹은 극단적으로 어두운 성격이 그 이유였다.


'... 하긴 나 역시 별 다르지 않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 중 그나마 낳다고 하지만 그 역시 땅거미 내에서 괴짜 선생이라 불리니


한마디로 이곳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의 연합


"이거 나가리네..?"


출세길이 열리나 하고 왔더니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정반대의 길이 열린 듯 보였다.


그들은 약간의 계획을 정하고 각자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하고 일주일 뒤에 다시 모이기로 하였다.


"오늘은 이만하고 헤어지도록 하죠. 혹 궁금하거나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저나 윤지에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오늘은 간단한 이야기만 하고 각자 자리에서 일어난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고윤지! 이 지지배 이런 재미있는 일에 나를 부르다니 감동이야!"


먼저 두 명의 9급 땅거미들이 집을 나선다.


"나도 간다."


"이만 일어나겠다."


다음은 성철이 데려온 두명의 6급 퇴마사들이 현관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 아무말 없이 웅크려 앉아있던 거한이 일어난다.


그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인고 돌아갔다.


이제 남은 사람은 구름과 이월 두 사람


"이월, 왜 안 가고 있지?"


"그건 내가 묻고 싶군 구름."


"나는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이월의 말에 구름이 어깨를 으쓱인다.


"나 역시 질문이 있는 거뿐이라고?"


".... 알았다."


뚝!


뿌드득!


이월이 뚝뚝 거리는 관절들을 이끌고 성철의 앞에 선다.


"이번 조사대상에 당연히 천지인도 포함되겠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협력자가 천지인 내에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천지인을 의심하고 있냐는 직접적인 물음이었다.


".... 그렇습니다."


그는 모두가 빠져나간 현관을 괜히 한 번 더 쳐다보고 나서 입을 다시 연다.


"사실 거의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말하면 제 감입니다."


물증도 심증도 없는 막연한 의심


이것은 굉장히 큰 죄


그렇기에 성철과 윤지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굳이 이 사실을 말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월이 감 좋게 이것을 눈치챈 것이었다.


"알았다."


다행히 이월은 이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필요하면 언제든 나를 부르도록."


이월이 삐그덕 거리는 관절을 움직이며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빈 소파에 구름이 와서 앉는다.


"뭐야 너희 증거도 없이 우리를 의심하는 거야?"


"아직은 저만의 생각입니다. 옆의 윤지도 제 이야기만 들었을 뿐입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조직을 의심하는 행위


이것은 조직에 대한 배반


목숨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은 일


"그러니 여러분과 윤지 너는 아무런 책임도 없는 거야."


그녀가 눈을 크게 뜨고 성철을 바라본다.


"어? 나도?"


성철이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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