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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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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DUMMY

"그게.. 그러니까..."


사이즈를 가늠도 못한 승희는 큰 눈을 껌뻑이며 이해하지 못한 듯 가만히 서있었고


"아무래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은 거 같은데요...?"


"... 이번에는 초거대 괴수라도 나오는 거야?"


미약하게나마 가늠이 가능한 백계와 김산은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쩐지 콘스탄스랑은 전투 방식이 완전 다르더만 그런 이유 때문이었나."


"내가 직접 힘을 본 건 힘을 모으던 멋모를 때 몇 번이었으니까."


두억시니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켠다.


"으차... 콘스탄스는 뛰어넘었지만 아직 그 정도로 다가올 위험을 헤치기에는 부족해."


"저렇게 강한데도요?"


"부족해, 한참 부족해"


그녀의 말을 생각해보면 승기는 콘스탄스 조차 압도해야 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그에게 그런 능력은 없어 보였다.


"시간을 너무 끌었네, 우린 들어가 볼 건데 꼬맹이 친구들도 같이 가볼래?"


"사양하지, 우리는 따로 가야 할 곳이 있어서 말이야."


김산이 이룡 빌딩을 흘깃 쳐다본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두억시니는 김산의 눈에 담겨있던 적개심을 보았다.


'역시 이런 반응인가.'


"승희야 너도 저기 가는 거야?"


김산과 승기가 걱정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승희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저한테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시던데요?"


"끄응...."


신화 취급을 받는 대요괴가 있으니 뭐라 말도 못 하겠고 그렇다고 어린 학생만 덜렁 보내자니 걱정이 된다.


그는 파란 새의 모양을 한 도자기를 그녀에게 건넨다.


"혹시... 호옥시라도 위험한 일이 생기면 이걸 부숴버려."


두억시니의 심기를 거스를까 노심초사하며 건넸지만 다행히 그는 그것을 바라만 보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바람직한 보호자네."


은연중 나를 두려워하면서도 이러다니.


"그럼 오늘은 아쉽지만 이만 만남을 끝낼까?"


"그러지... 우리 학생 좀 잘 부탁해."


별 일 없이 끝난 작은 만남


하지만 이 일로 승기와 두억은 결심을 하게 된다.


나의 친구의 믿음을 위해서


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더 강해져야만 한다!


"이제 야쿠츠쿠로 가요."


쿠웅!


평소보다 과격하고 빠른 속도의 비행은 현재 승기의 초조함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한다.


몇 천년 간의 인내 끝에 충분한 힘을 쌓았다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자신에게 힘을 빌려주는 것들이 속삭여 왔다.


'부족해'


'콘스탄스가 제대로 알려줬다면 됐을 텐데'


'너도 알고 있잖아'


그리고 오늘 두억시니를 만나며 스스로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아직 부족하다.


그의 말대로라면 지금 자신의 콘스탄스와 비슷한 수준


그러나 자신은 콘스탄스를 뛰어넘어야 했다.


그것도 아주 확실하게


'지금이라도 다시 콘스탄스를 불러'


"아니"


콰앙!


"그건 그녀가 원하는 방법이 아니야."


항상 자신을 최대한 숨겨왔던 그가 정말 오랜만에 힘을 끌어올린 것이다.


더 이상 콘스탄스를 부르라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진실로 자신의 힘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항상 자신을 압박해 오는듯 했던 대기가 이제는 자신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야


불신 속에 숨어 귀찮다는 핑계로 멈추어 있던 그가 믿음을 가지며 진정한 다음 세대의 수호자로 세상에 나선 순간이다.


"일단 러시아로 갈까?"


승기의 속도에 맞추어 백계와 김산의 비행 속도도 강제로 빨라지기 시작했다.


"우웁....!"


김산이 반쯤 정신을 잃어 팔과 다리가 덜렁거리며 허공에서 내려온다.


조금 전까지는 포근한 날씨의 땅이었지만 어느새 눈이 소복이 쌓인 산에 도착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추운 야쿠츠쿠


이곳에서 승기를 대신할 무언갈 찾을 생각이었다.


"와! 여기가 아라사!"


한편 대한민국을 떠난 것이 처음인 백계는 들뜬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한테서 너무 떨어지지만 마."


"넵!"


그녀는 팔을 벌려 차가운 러시아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웃었다.


원래라면 문화권을 넘으며 제약을 받았어야 할 백계였지만 승기의 힘으로 보호를 받아 자유로이 행동할 수 있게 되었기에 그럴 수 있었다.


"흐.... 춥다.... 빨리 움직이자."


한편 김산은 벌써 발갛게 언 손을 비비며 걸음을 재촉했다.


"뭐라도 찾아야지."


극한의 환경과 고대 슬라브 신화의 영역


분명 김산이 원하는 정도의 물건이 있을 것이다.


대신....


'그 정도의 유물은 이미 누가 소유하고 있을 테지만...'


살짝 빌리는 거니까...


아마도


승기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작은 막대기를 꺼낸다.


콰드드드득


새끼손가락만 하던 연파랑 빛의 막대가 승기의 명치까지 오는 크기로 커졌다.


쿵!


그것으로 바닥을 한번 내려찍는다.


원래부터 이곳에서 느껴지던 한기와는 다른 종류의 한기가 지면을 타고 퍼져나간다.


쿵!


한 번 더 바닥을 내려찍자 바람이 사방으로 분다.


탐색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곧 승기의 감각에 자격에 부합하는 기가 총 세 개 걸렸다.


"세 개나 있는데 어디로 갈까요?"


"세 개나?"


워낙 기준을 높고 상세히 잡아 조금 걱정했지만 아무래도 괜한 걱정이었던 듯하다.


"두 개는 주인이 있고 하나는... 없는 거 같아요."


"주인이 없어?"


"흠... 그건 확실히 이상하네요?"


그만한 힘이 있는 유물 혹은 성물이 그냥 방치되어 있을 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자가 있나?"


"그런 거 치고는 느껴지는 게 상당하던데요?"


고민하던 찰나 백계가 입을 연다.


"일단 가보죠?"


백계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인다.


"주인이 있든 저주가 걸려있든 별 걱정될 건 없잖아요?"


"그건... 그렇지?"


무엇이 막고 있던 압도적 무력이 있다면 문제 게 없었다.


"그럼 어서 갈까요?"


주인 없는 보물을 얻기 위해 움직였다.


천천히 걸어 30분


".... 여기 맞아?"


"맞아요."


그들이 걸어 도착한 곳은 오래된 종교 시설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깊은 동굴도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길


강아지와 산책하는 주민들


아이스크림을 들고뛰는 꼬마들


"그치만 저한테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데요?"


짐승의 육감을 가진 백계에게도 그저 평범한 공간으로 느껴지는 곳


"여기가 분명해."


그가 향한 곳은 사람들이 의자처럼 사용하는 평평한 바위였다.


"으음... 아무리 봐도 평범한 돌인데.. 뭐가 숨겨져 있는 걸까요?"


육안으로는 구분이 가지 않는다.


더 자세히 알려면 일단 일반인들이 없어야 했기에 그들은 새벽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하나둘 사람이 사라지고 달이 떠오른다.


"이제 슬슬 움직여도 될 거 같은데요?"


30분간 아무런 사람도 이곳을 지나지 않았다.


승기 역시 백계의 의견의 동의하며 바위 쪽으로 다가갔다.


평범해 보이는 바위 아래 깊숙한 곳


쿠르르르르릉!


승기의 손짓 한 번에 끝이 보이지 않는 구덩이가 생겨났다.


구덩이에서 올라오는 한기가 백계와 김산을 감싼다.


"진짜 뭐가 있긴 한가 보네..."


러시아의 밤바람보다 차가운 기가 그들의 숨결을 얼리고 있었다.


딱 보기에도 수상한 구덩이로 망설임 없이 승기가 몸을 날린다.


".....!"


어둠 속에서 승기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바람 소리와 울림 때문에 뭐라는지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뭐!?"


김산의 목소리도 금방 어둠에 삼켜졌다.


답답한 상황에서 초록 나무줄기가 올라온다.


그리고


꽈악....


그것들이 몸을 감기 시작했다.


".... 설마"


불길한 예감과 함께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진다.


후우우우우웅!


시야가 한순간에 어두워졌다.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올라간다.


"으... 으아아아아아!!!!"


발바닥에 무언가 닿는 느낌이 없다.


한참을 떨어지자 바닥으로 추정되는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닥이 보인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잠시


'이대로 떨어지면...?'


아무리 잘 생각해 봐도 곤죽


백계를 쳐다봤지만


"주인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죠."


그녀 역시 아무런 방법도 없어 보였다.


'곤죽!!!'


쿠웅...


추락이 멈추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뭐해요? 빨리 와요."


백계가 당연히 무사할 줄 알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동굴을 따라 걷고 있었다.


".... 그래."


동굴은 빛 한점 없이 어두웠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의 방법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승기는 바람을 통해 지형을 알아냈고 백계는 짐승의 눈으로 바꾸어 앞을 보았다.


김산은 잠시 눈을 감고 입을 열었다.


"시(示)"


이제 그 또한 어둠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구덩이에 들어오기 전까지 느껴졌던 차디찬 찬기운은 거짓말 같이 사라졌다.


"... 나만 덥나?"


"아뇨, 저도 좀 더운 거 같은데요..."


날씨가 바뀌고


"....?"


갑자기 속이 뒤집어질 듯한 울렁거림이 느껴진다.


나만 이 현상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내 옆에 붙어오던 백계와 한 발짝 앞서가던 승기 역시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지 못했다.


"이거..."


어찌 된 영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금방 회복되었다.


"... 뭐죠, 진법이나 함정은 아닌 거 같은데?"


"유물의 영향인가?"


"아니, 그런 거면 유물이 느껴져야 할 텐데 아무것도 안 느껴."


백계와 김산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을 때


승기가 아무런 말 없이 왔던 길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이곳을 기점으로..."


평소에는 좀처럼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아니다.


당혹스러운 표정과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혼잣말


"바뀐다..."


"바뀌다니 뭐가?"


그의 입에서 나온 말로 김산은 그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우주가 바뀐다."


"우주가 바뀐다니?"


13개의 우주


평범한 존재는 자신이 사는 우주만을 인식하고 살아간다.


어느 정도의 격과 힘을 가진이들은 타 우주를 인식하지만 이동할 능력은 없다.


우주 생물들의 90%가 여기에 속한다.


나머지 9%는 우주를 넘나들 능력이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1%는?


우주와 우주를 연결하는 통로를 만드는 괴물들


일시적인 구멍을 만드는 9%와 다르게 그들은 영구적인 통로를 만든다.


북유럽 신화의 비프로스트가 그 통로 중하나였다.


"설마 그런 게 왜 여기에 있겠어."


"왜. 없. 다. 생. 각. 하. 지?"


동굴을 울리는 목소리


아무런 마력도 힘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곳. 은. 선. 택. 받. 은. 자. 만. 들. 어. 올. 수. 있. 는. 곳."


이자가 1% 에 해당하는 괴물


신화


그것도 거대 신화의 대부분 창조신들이 해당한다.


'하... 하지만 그들은 이미 모습을 감춘 지 오래라 들었는데.'


분명 입 밖으로 내지 않은 소리 하지만 목소리는


"당. 연. 하. 다. 그. 들. 은. 떨. 어. 진. 별. 의. 파. 편. 중. 일. 부. 그. 들. 은. 자. 신. 들. 의. 소. 임. 을. 다. 하. 고. 사. 라. 졌. 다."


아무렇지 않게 대답해 왔다.


"나. 는. 그. 들. 과. 다. 른. 역. 할. 의. 조. 각. "


김산은 깨달았다.


지금 그들이 마주한 자가 아득한 격을 가진 존재라는 것


"당신은 대체..."


"이. 곳. 으. 로. 와. 라."


그의 놀람이 가시기도 전에 목소리는 사라졌다.


"어떻게 할 거냐..."


궁금해서 물어보는 질문이 아닌 걱정이 담긴 질문


너무나 까마득한 격의 차이


이전에 본 두억시니에게서 조차 느끼지 못한 격이었다.


하지만 승기의 눈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오히려 목소리가 들리기 전 당황하던 모습과 다르게 평소와 같은 침착함을 되찾았다.


"가야죠, 앞으로."


그는 알았다.


저 목소리가 기다리던 게 자신이라는 것을


그들은 결국 다시 돌아가는 게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하였다.


앞으로


앞으로


걸어가다 보니 작은 계곡이 흐르는 공간이 나온다.


그리고 계곡 넘어 조악하게 빚어진 흙인형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계곡을 건너 인형이 있는 곳으로 온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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