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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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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DUMMY

"이... 이게... 어떻게..."


"왜요? 뭐가 잘 못 됐나요?"


"이거 칠성진 누가 설치했죠?"


"제가 했는데요?"


"끄으으... 도대체 어째서요?"


"마기가 계속 퍼지고 있길래요."


"근데 왜! 도대체 왜 칠성진인 거죠!"


"그거야 칠성진이 마기나 요기에는 효율이 좋으니까요?"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이 이번에는 새빨갛게 익기 시작했다.


"그거는 정화를 할 때 이야기죠! 추적을 해야 될 때 칠성진을 써버리면 마기가 정화 돼버리거나 기가 변질돼서 추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구요!"


"아..."


그녀는 새빨개진 얼굴로 다리를 동동거렸다.


"빨리 해제해 주세요!"


그녀의 재촉에 다급해진 성철도 허둥대며 칠성진을 해체를 시작했다.


"폐(閉)"


폭포와 같이 흘러넘치던 기운이 서서히 잦아든다.


그리고 마기가 아직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히 멀쩡한 거 같네요."


"어제 오후 늦게 설치해서 다행히 효과가 미미했나 봐요."


성철의 눈앞에 쭉 찢어진 눈이 들어온다.


"다음부터 추적을 할 때는 칠성진보다는 마봉진이나 삼화진을 쳐요. 정화 효과는 없어도 마기를 잡아두는 데에는 효과가 좋아요."


갑자기 바로 앞에 들어온 눈은 또 갑자기 저 멀리로 움직였다.


"흠... 대악마의 마기라 그런지 확실히 독하네요. 아무리 잠시였다지만 거의 정화가 안되어있어요."


흙을 들어 올리자 썩은 고기 냄새가 확 퍼져나간다.


"악마가 사라진 장소는 어디죠?"


"여기 근처예요, 따라오시죠."


검게 물든 땅


말라비틀어진 나무


코를 찌르는 악취


보통 사람들은 가까이 가기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었지만


"이게 바로 대악마의 흔적...!"


오히려 윤지는 눈을 반짝이며 악취의 근원지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복주머니에서 여러 색상의 초와 비릿한 냄새의 닭피를 꺼내어 준비를 시작했다.


초에 불을 붙이고 손가락에 피를 적셔 얼굴에 알 수 없는 문양을 그린다.


초에서 나온 오색빛의 연기가 퍼져 윤지의 몸을 감싼다.


연기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복숭아 나뭇가지 있어요?"


복주머니에서 나뭇가지 한 다발을 꺼내주었다.


"그리고 먹이랑 한지도 있으면 좀 주세요."


먹과 한지까지 꺼내어주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똑같은 그림을 수십 장을 그린다.


단순한 빠르다가 아닌 무아지경의 상태


그렇게 바닥을 가득 메울 정도로 그림을 그렸을 때쯤


갑자기 피를 왈칵 쏟아내며 뒤로 넘어갔다.


그 모습을 본 성철이 놀라 그녀에게 달려간다.


"괜찮으세요?"


"으으.... 거의 찾을 뻔했는데..."


성철은 손수건을 한 장 건네주며 그녀가 그린 그림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처음에는 원과 사각형 등의 단순한 도형들이 어지러이 놓여있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림은 어느 특정한 장소를 그리는 듯 보였다.


그중 가장 마지막 그림


큰 강과 빼곡히 들어찬 빌딩과 자동차의 모습이 보이는 서울의 전경


그녀는 손수건으로 자신의 피와 닭피가 범벅이 된 얼굴을 문지르며 입을 연다.


"후.. 죄송해요 좀 더 구체적인 위치를 파악해보려 했는데... 안 보이네요."


"아니에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빈말로 하는 말이 아니라 이렇게 빠르게 위치를 잡아낼 수 있을지 몰랐다.


또 이렇게 정확하게 위치를 잡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도 못했다.


중급 퇴마사들인 5급이 나서도 고작 추상정인 문구 혹은 그림을 얻는 게 전부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지도를 그리려면 최소 3급


'아니 2급인가?'


아무래도 그녀에 대한 소문은 진짜였던 것 같다.


"후... 이거 실전은 또 다르네요..."


그녀는 기력을 너무 많이 소모한 듯 땀을 흘리며 숨을 내몰아쉬고 있었다.


"혹시 다른 부가 설명은 없나요?"


보통 이런 계시나 예언 종류의 주술에는 부가적인 설명이 붙기 마련


"일단은... 가서 좀 쉬고 말씀드릴게요..."


성철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의 어깨를 붙잡아 그녀를 부축했다.


"가시죠."


- 철원 천지인 주택


성철의 부축을 받으며 돌아온 윤지는 냉장고에 들어있던 얼음물을 꺼내 목구멍에 부어 넣었다.


"푸하... 이제 살겠네요!"


시원하게 물을 마신 그녀는 의자에 앉아 땀을 닿아냈다.


"아까 마지막 그림 좀 주시겠어요?"


서울의 전경이 보이는 그림


"이건 온전한 서울 풍경이 아니라 서울의 대여섯 곳이 합쳐져서 그려진 상태예요."


"어디 어디가 합쳐져 있죠?"


"마포, 용산, 서초, 강남, 광진 그리고 송파 아주 조금이요."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권


당연히 온갖 대형 조직들이 존재하는 장소


"역시 뒤를 봐주는 곳이 있었나."


요괴가 이끄는 조직일 수 있고 정신이상자들이 모인 조직일 수도 있었다.


혹은 천지인이나 단군 같은 대형 조직의 장로들이 그럴 가능성도 존재했다.


"아마 이 다섯 곳 중에 한 군데 있을 거예요."


"혹시 탐지가 잘 못 됐을 가능성은요?"


"으음 글쎄요... "


그의 말에 잠시 얼굴을 찡그렸다.


"여기 다섯 곳 중에 없을 수도 있을 거 같네요.. 그래도 서울의 내에 있는 건 확실해요."


좁게는 서울 일부 넓게는 서울 전체


두 명이서 정확히는 혼자서 이 정도 성과라니 놀라울 정도였다.


"이 정도면 그냥 위에 최종 보고를 해도 되겠네요."


"네? 벌써요?"


"네, 이번 임무는 사실 구색 갖추기용이라 해야 할까? 진짜 찾으라고 시킨 일은 아니거든요."


"에? 그치만 대악마가 서울에 돌아다니는데요?"


전혀 이해하지 못한 표정


"대악마가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한테 영향을 끼칠 텐데..."


요괴들이 무작정 인간을 해치리라는 생각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 생각할만한 생각이다.


"아뇨 아마 생각보다 큰 일은 없을걸요?"


바알 같은 자들은 다차원적 존재


그들에게 이곳은 양식장이다.


욕심과 탐욕이 가득 들어차 살이 오른 인간들이 넘쳐나는 양식장


가끔씩 찾아와 그런 인간들의 영혼을 수확하면 된다.


전쟁으로


역병으로


분란으로


천재지변으로


막을 수 없는 재앙이 수많은 인간들을 탐욕스럽게 먹어치울 것이다.


이런 탐스러운 양식장을 굳이 헤집을 필요가 없다.


과거의 대전쟁?


그따위 사소한 일 따위 바알이 알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런 목적으로 왔다면요..?"


윤지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갔다.


"아마 심심풀이로 왔거나 했을 거예요. 본격적으로 왔다면 좀 더 철저하게 자신을 숨겼을 테니까요."


하지만 바알은 자신을 숨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러니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실전 경험이 훨씬 많은 성철의 말이 설득력이 있었는지 윤지의 얼굴이 조금 부드럽게 풀린다


"다행이네요 하지만 벌써 끝낼 수는 없죠!"


"어..? 왜요? 빨리 끝나면 좋은 거 아닌가?"


"숨어 지내도 엄연한 위험 분자! 위험 분자는 퇴치하는 게 저희 일이니까요!"


의욕 넘치는 신입이 살짝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두 명뿐인거 아시죠? 그런데 상대는 몇 명인지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됐어요."


일단 최대한 심각한 표정과 낮은 목소리로 다시 그녀를 설득해 본다.


"너무 위험해요."


하지만 이번에는 노련한 선배의 설득이 통하지 않는 듯 환한 미소로 그녀가 답했다.


"괜찮아요 이모님이 가면의 주인이라면 저 하나쯤은 세상이 멸망할 순간에도 지킬 수 있을 거라 하셨거든요!"


12장로의 웃는 얼굴이 겹쳐 보인다.


'아.... 장로님...'


"그리고 대신 다른 능력은 살짝 딸리니까 제가 잘 도와야 한다고도 했어요!"


다시 윤지가 성철의 손을 잡고 주택으로 이끌었다.


빠르게 복귀한 그녀는 자신의 파란 복주머니에서 황금색의 금줄을 꺼낸다.


금색의 어도(御道)


수도인 서울로 연결된 특수 어도(御道)


보통의 어도는 무언가가 밖으로 빠져나가거나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출구와 입구가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금색 어도는 출구와 입구의 구분이 없다.


대신 어도를 사용하기 위한 암호가 필요했다.


일정주기로 바뀌는 암호


"———–——"


암호를 말하자 금줄에서 빛이 반짝인다.


"어서 들어가요!"


"이 비싼 금줄을... 설마 12장로님이..?"


"네! 이모님이 가면의 주인을 믿기는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챙겨두라 하셨어요."


....


금줄은 만들기도 힘들고 관리하기도 힘들다.


특히 어도의 효과는 빠르게 사라지기에 보름에 한 번씩 다시 주술을 걸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수도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천지인의 핵심 전력이나 주요 간부들에게만 지급되는 물건이었다.


"가요!"


"하...."


그런 어도를 통해 두 사람은 서울로 넘어갔다.


모든 금색 어도가 이어져있는 광화문 구석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부적이 붙어있었다.


"후후 천천히 돌아봐요."


'아직 짐도 못 챙겼는데...'


"일단 마포부터!"


우리는 퇴마사들이 이용하는 택시를 타고 마포구로 이동했다.


- 망원동 주택가


"손님, 다 왔습니다."


그림에 그려져 있던 장소


의외로 평범한 장소였다.


오래된 유적이나 신수가 살 거 같은 동네는 아니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예예 천천히 일 보고 오세요~"


우선 그들은 이 근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하지만 걸으며 살펴봐도 딱히 눈에 띄는 특별한 것은 없었다.


"아무래도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겠네요."


성철의 말에 윤지가 웃으며 답한다.


"아뇨, 그럴 필요 없을 거 같아요."


확신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이 지역은 아니에요."


"그치만 추적을 방해할 만한 무언가는 아직 보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죠?"


"크크.. 이게 이모님이 저를 이곳에 보낸 이유죠."


그녀가 자신의 눈을 가리킨다.


"바로 이 눈! 전투 퇴마사들은 물론 땅거미들 중에서도 가장 예민해서 다른 사람들은 못 보는 다양한 것들을 볼 수가 있거든요."


눈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주택의 한 군데로 옮겨진다.


"그리고 저기서 숨겨진 기가 느껴지고 있어요. 기가 맑고 깨끗한 걸로 봐서는 악마는 아니고 신선?"


"저한테는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요?"


"당연하죠, 저 정도는 돼야 느낄 수 있다구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기를 찾는 훈련을 전문적으로 받은 땅거미들 중에서도 가장 예민한 편에 속하는 게 자신이라고 했다.


"훈련도 받지 않은 일반 퇴마사들이 찾으려면 시간이 걸렸겠지만 저한테 걸리면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죠!"


"그런데 신선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요..?"


보통은 깊은 산골에서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게 보통이었다.


"글쎄요...? 가끔 세속에서 벗어났다가 돌아오는 이들도 있기는 하니까요."


속세에서 살아가는 신선이 궁금하기는 했지만 이 이상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는 괜히 신선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다.


꽤나 높은 급으로 보이는 신선의 심기를 건드려 봤자 좋을 것은 없었다.


"다른 곳으로 가보죠."


그들은 3일 동안 택시를 타고 남은 지역들을 살펴보았다.


그렇게 용산과 서초, 강남, 광진까지 둘러보았지만 모두 꽝


그곳에 있던 것은 알 수 없는 신, 단군의 간부, 신물 같은 것들 뿐 악마가 내뿜던 기는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송파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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