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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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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DUMMY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를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뭐... 그렇다면 상관은 없다만 나도 궁금한 게 있는데?"


"뭐죠?"


"여기 모였던 놈들 선정 기준이 뭐냐?"


보안을 위해 뽑아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단순히 개성이 강해 무시를 당하는 게 아니다.


능력조차 주목받지 못했기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은 것이기도 했다.


땅거미 낙제생 둘


항상 가장 낮은 급의 임무만 수행하는 껍떼기뿐인 6급 퇴마사 둘


근 10년간 활동한 걸 못 본 덩어리 하나


최단기간 승급으로 최연소 3급 퇴마사가 되고 이후 최정예 퇴마팀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반쯤 폐인이 되어버린 이월까지


'아무리 떨거지만 모았다지만 것도 정도가 있지..'


이런 구름의 생각을 성철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아마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한 게 더 있을지 모른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아무런 생각 없이 모은 사람들은 아니다.


"당연히 능력이 기준이 아니겠습니까."


"능력이라고?"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


"무슨 생각하시는지는 알겠습니다만 곧 알게 될 겁니다."


이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능력을 숨기거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재능이 발현된 타입


언뜻 본 것으로는 그들의 가치를 알아볼 수 없다.


"그럼 나를 부른 이유는 뭐야?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내 능력은 별 볼일 없는데?"


스스로도 알고 있다.


혈통도 별로고 숨겨둔 능력도 없다.


말 그대로 평범함 그 자체


"선생님이요?"


"그래, 어째서지?"


"그거야 당연히 선생님으로서?"


"선생님?"


"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능력은 있는데 사교성이 제로거든요! 그 사람들을 이끌어 주시는 게 선생님의 역할이에요!"


그녀는 혈통과 능력으로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대하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그의 반 아이들은 혈통과 능력에 관계없이 두루 잘 지내었다.


"그거면 충분해요."


덕분에 처음에는 윤지에게 다가가기 어려워하던 아이들도 나중에는 스스럼없이 그녀와 같이 다녔다.


그래서 항상 툴툴거리기는 해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 그래?"


"넵! 그러니까 잘 부탁드려요."


이렇게까지 말하니 구름도 더 이상 말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면 일주일 뒤에 보자고."


그는 대충 손을 흔들며 현관 밖으로 나갔다.


아무래도 자신이 해야 될 일이 많을 거 같다 생각하며 돌아갔다.


각자 있을 곳으로 돌아간 그들은 여러 준비를 했다.


자신이 만들어둔 물품을 챙기거나


"아오.. 이거 비싼 건데.."


오래된 책에 쌓여있던 먼지를 털어내 꺼내 들기도 했다.


"... 두 권."


깊은 산 중턱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는 거한도 있다.


"...."


각자의 방식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들은 다시 모였다.


윤지가 노트북을 들고 온 자신의 동기 미희를 쳐다보았다.


"준비됐어?"


"기다려봐... 거의..."


그녀가 키보드를 마구 누른다.


"됐다!"


달칵!


바닥에 미리 깔아 둔 장치들에서 빛이 난다.


서울의 지도


그곳에는 크고 작은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대악마 기가 섞인 흙을 기반으로 서울 전역에 비슷한 기를 찾아봤어요."


이 장치를 보고 구름이 놀란 눈으로 미희를 본다.


그녀는 항상 수업시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잠만 자던 아이였다.


자신의 수업인 탐색에서 기본적인 주술도 하지 못하던 아이


"이걸 도대체 언제...?"


"엄... 처음부터요? 솔직히 주술보다는 과학이 훨씬 낫죠!"


주술은 오랫동안 사용된 만큼 발전은 더디고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과학은 달랐다.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변화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미희에게 주술은 냄새나는 구닥다리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전통을 고집하는 천지인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럼 이 빛들이 전부 악마인가?"


심각한 어투의 이월의 질문에 미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건... 그러니까... 흔적?"


"흔적?"


"예, 이 점들은 악마 한 마리 한 마리를 나타내는 지포가 아니에요."


그녀는 화면에 손을 가리키고 점들을 손으로 잇는다.


"평소에는 마기를 숨기며 지내는 악마들에게서 새어 나온 것을 표시해 둔 거죠."


"그렇군... 그러면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는 건가?"


"아무래도 악마들이 평소에는 마기를 숨기니까요."


자신의 발명품이 관심을 받자 기분이 좋은 듯 손가락을 빙글거린다.


"그래서 그들이 실수로 흘린 마기를 노린 거예요. 대악마 정도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지만 그 밑에 악마는 다를 테니까요."


"그런가."


"물론 이것도 아주 소량이라 찾기 쉬운 게 아니지만요."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던 이월의 옆으로 6급의 퇴마사 두 명이 붙는다.


"하지만 이런 흔적만으로 뭘 알 수 있지?"


"고작 악마들이 지나간 위치? 그것만 가지고 우리 아홉 이서 저기를 전부 확인하자는 건가?"


"절대 아뇨!"


미희가 손가락을 튕기며 지도를 확대시킨다.


"여기 한 군데만 확인하면 됩니다."


확대된 지도가 표시하는 곳은 가장 큰 빛이 있는 곳


"다른 자잘한 곳은 기를 숨기다 실수로 새어 나온 곳이지만 여기는 아니에요!"


"아... 그렇다면 여기는.."


"아! 아! 쉿!"


손바닥으로 구름의 입을 막았다.


"이 설명은 제 몫입니다!"


구름은 이글거리는 그녀의 눈빛에 고개를 끄덕인다.


"자! 어쨌든 여기는 악마가 힘을 쓸 일이 있었던 곳 혹은 악마가 주기적으로 지나는 곳! 이 둘 중 하나일 겁니다."


그녀의 열정적인 설명에 그제야 두 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좋다, 조사할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어떻게 할 거지? 바로 가볼 건가?"


성철이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출발할 겁니다."


"인원은?"


"저와 보르텐 그리고 땅거미 한분이면 될 거 같습니다."


성철과 거한이 일어난다.


"저는 연구직이라 현장은 좀..."


미희는 슬금슬금 눈을 피한다.


"저는 지금 상태에서는 전투만 가능합니다."


윤지와 미희의 동기 허유는 손을 저었다.


"저도 오늘은 좀..."


왜인지 오늘따라 의욕이 없는 윤지도 거절했다.


"응? 뭐야 나만 남았나?"


그리고 구름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핑곗거리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내가 가지."


인원이 정해진 성철은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면 바로 가죠."


그가 슬쩍 눈짓을 하자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던 거한 보르텐도 몸을 일으켰다.


그 과정에서 보르텐이 소파 가죽에 무언가를 묻히는 것은 오직 성철만이 보았다.


'표식은 새겨졌다.'


그들은 둘 만 알 수 있는 신호를 주고받고 있었다.


작은 승용차


이 안에는 평범과 다소 거리가 먼 사람들이 있었다.


성철, 구름 그리고 보르텐


세 사람은 성철의 집에서부터 차고 이동하는 한 시간 동안 아무런 말도 없었다.


'.... 숨이 턱 막히는구만.'


참다못해 운전대를 잡은 구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보르텐? 십 년 동안 안보이던데 어디 여행이라도 갔던 건가?"


"...."


작은 울림


도저히 뭐라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


"그... 좀 만 더 크게 말해줘야 할 거 같은데?"


"......"


아주 살짝 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입모양도 보이지 않으니 결국 구름은 보르텐을 포기하고 성철에게 말을 걸기로 했다.


"그런데 가면의 주인께서는 이런 일에만 시간을 쏟아도 되나? 장로들 꼬장 받아주느라 바쁠 텐데?"


"장기 임무 때는 집안사람들이 조금씩 도와주거나 아니면 새벽 시간에 해결해서 상관없습니다."


"임무를 하는 도중에 또 임무를 한다고?"


기본적으로 퇴마사는 하나의 일에만 집중한다.


워낙 위험한 일이기에 집중력이 다른 곳과 분산된다면 목숨을 잃기 십상이었고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한 번의 장기 임무 뒤에는 퇴마사의 정신 보호를 위해 잠시 휴식기간을 주거나 간단한 하급 임무만 시키는 게 보통이었다.


"예, 상급 임무들이 연달아 있거나 예정보다 길게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서 새벽까지 움직이는 게 익숙합니다."


역시 집중력 이유로 예정보다 조금이라도 길어진

임무는 포기하고 재정비 이후 다시 시도하는 게 상식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녀석에게 상식은 먼 나라 이야기인 듯 보였다.


"... 그렇구나."


슬쩍 보니 성철의 눈밑이 검게 물들어 있다.


괜스레 분위기만 더 어두침침해진 느낌이 들었다.


"...."


그렇게 무거운 공기 속에서 구름이 질식하기 직전 다행히 내비게이션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네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이렇게 편안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였다.


"후... 다 왔다!"


구름이 뛰쳐나가듯 차에서 내린다.


그들이 내린 곳


서울 근처 야산


"그림자도 적당히 길고 좋네."


콰드드득!


구름의 그림자가 꿈틀거린다.


곧 긴 주둥이의 작은 개의 형상을 한 식신(式神)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르르르..."


"흑견, 냄새를 찾아라."


"컹!"


수백 마리의 식신이 산을 뒤덮는다.


그리고 더 이상 식신이 나오지 않을 때


그의 그림자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뭐지 벌써 애새끼들 수업시간인가?"


굵은 남성의 목소리와 구름과 비슷한 약간은 짜증이 섞인 말투


방금까지 나오던 식신들과 같은 모습


하지만 그 크기는 구름과 비슷한


좀 더 정확히는 구름의 그림자와 똑같은 크기였다.


"당분간 선생질은 없다 하지...?"


주변 풍경이 평소와 다르다.


"오랜만에 일인가?"


"그래, 가서 이 냄새가 나는 곳을 찾으면 된다."


흑견이 코를 킁킁대며 구름 손위에 얹어진 흙의 냄새를 맡아댄다.


".... 이건 악마?"


그가 검은 털 사이에 숨겨져 있던 이빨을 드러낸다.


"오 어떻게 알았어?"


"너 이전이전 계약자가 유럽 쪽 신부였다."


"아... 맞다 서유럽에 있었다 했지."


"그런데 이 냄새는 어느 것이지? 일반 잡것은 아닌 듯한데."


"바알이라고 너도 알걸?"


"커억!"


바알이라는 이름에 흑견이 사레가 걸린 듯 연신 기침을 한다.


"뭐야 왜 그리 놀라?"


"놀라는 게 당연하다! 바알이라니!"


"너도 대악마 잡아 본 적 있다며 왜 이리 호들갑이야."


흑견의 눈이 노랗게 물들어간다.


"이 멍청한 고블린 같은! 대악마라고 다 같은 게 아니야!"


"여기서 나랑 대요괴도 잡아 봤잖아? 걔도 상당히 높은 급이었는데? 물론 나는 전력외 인원이었지만..."


머리를 긁적이는 구름을 보며 흑견이 한숨을 내쉰다.


"이곳의 대요괴는 마물이지만 유럽의 대악마는 마신... 신이란 말이다... 비교하려면 이곳의 악신과 비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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