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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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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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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DUMMY

투드드드...


제인이 파묻힌 벽에서 돌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이야 역시 대도깨비여라."


언제부터 옆에 있었는지 모르는 중년의 남성


그는 지저분하게 자란 수염과 얼기설기 기워진 옷을 입고 승희의 옆에 앉아 있었다.


"꺄아!"


놀란 승희는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고 두억은 빠르게 승희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아이고... 죄송하구먼요. 놀라게할 생각은 없었는디..."


그는 머쓱한 듯 떡진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웃음을 지었다.


"너..."


사내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두억의 몸에서는 짙은 살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내도 살기를 눈치채고 재빠르게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숙였다.


"아이고! 나으리 진정하여라! 저는 아무 능력 없는 거지일 뿐이여라!"


하지만 두억은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런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저 사내를 죽여야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이놈은 위험하다...'


그의 기억 속 잊고 있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살수


그 증오스러운 이름을 쓰는 집단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사랑스러운 그의 가족


'죽인다.'


그의 눈에는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앞


사내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삼촌...?"


"두억?"


전에 느껴본 적 없는 처절한 살기에 지하 공간에 있던 모두가 두억쪽을 순간적으로 바라보았다.


....


폐까지 찌르는 살기


그 살기가 자신들을 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그들이 움직임을 허락받았을 때는 두억의 손에 검붉은 기가 사내에게 쏘아질 때였다.


"안돼!"


비형과 제인이 동시에 소리쳤다.


그러나 무언가 조치를 취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아... 아이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반쯤 이성을 잃은 상태임에도 상대의 전력을 가늠하기 위한 탐색용 공격


"죽.. 죽을 뻔했구만!"


그렇기에 사내는 두억의 첫 공격을 피발 수 있었다.


그를 확인한 제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 탈을 제때 썼나 보네."


그가 쓴 탈은 사자탈


"나리 갑자기 왜 화가 나신 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러시면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


두억의 몸에서는 여전히 살기가 뿜어져 나온다.


투드드득


그의 몸집이 불어나며 몸에서 털이 자라난다.


"... 춤판을 한번 벌여야겠어야."


그는 군견의 우두머리


사역견이라는 칭호를 가진 인간


콰앙!


"얼쑤!"


사내가 발을 쿵쿵거리며 팔과 머리를 흔들거리기 시작한다.


"북청사자놀음"


크워어어어어엉!


악귀를 쫓는 의식 나례 의식에서 유래된 춤


큰 악귀들일수록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콰드드드드!


사내의 몸이 완전한 사자의 형태를 갖추었다.


'삼촌... 사자화가..?'


이렇게까지 완벽히 변했던 적은 없었다.


"흐읍!"


콰아아아아아아앙!


악귀를 찢기 위한 발톱


상급 요괴마저도 단숨에 찢어발겨 버릴 만한 위력의 참격이었다.


하지만


카앙!


딱한번


손짓도 아니고 단 한 번의 입질로 사내의 회심의 일격이 물거품이 되었다.


"이 거참 호응 안 좋은 관객일세."


쿵!


그는 다시 한번 발을 세게 구른다.


숨 막히는 긴장감 속 흥겨움 춤사위


그 덕분인지 나머지 사람들은 그제야 크게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콰아아아앙!


그러나 그뿐 여전히 살기는 공간을 지배하고 있었고 두억은 흉포하게 울부짖으며 사내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쿵!


단 한대만 스쳐도 치명적인 공격 반면에 자신은 있는 힘껏 공격을 휘둘러도 생채기는 고사하고 기력이 소모되는지 조차 의문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 역시 하나의 무리를 이끌만한 능력과 힘이 있는 자


그렇기에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상황이 유지되고 있었다.


"이것은 가장 오래된 노래, 기억의 노래, 처음의 노래 나의 어머니도 부르고 어머니의 어머니도 부른 그 노래 말이 존재하기도 전부터 존재하던 아 나의 어머니여 가슴으로 부르던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주오"


"두억! 계약자의 명령을 따라라!"


제인과 비형이 사내가 잠시 버티는 동안 각자의 역량과 능력을 꺼내들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의 힘으로는 두억을 멈출 수 없다.


하지만 아주 찰나 동안 그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는 있었고


쨍!


그 틈에 승희가 김산에게 받은 파랑새 도자기를 땅에 집어던질 수 있었다.


짹!


푸른 새의 숲


처음에는 한 마리의 지저귐이 들리는 듯하더니 이내 수십 마리의 새떼가 동시에 지저귀기 시작한다.


그 효과는 주변에 퍼진 살기를 흡수하고 주변 존재들을 진정시키는 페로몬을 내뿜는 것


적과 아군 할 것 없이 모든 살기를 먹고 강제로 적개심을 누그러뜨리게 하기에 푸른 새의 숲은 고가이기는 하나 전투에 적합한 아이템은 아니다.


하지만 나보다 압도적인 적 혹은 다수의 적들에게서 도망칠 때


혹은 자신을 억누르지 못하고 피아식별 없이 폭주하게 되는 상황일 때에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김산 역시 이 아이템으로 전자와 후자 모든 상황에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종종 있었다.


"이건... 또 뭐여!"


또 두억의 공격이라 생각한 사내는 뒤로 몸을 날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주변은 이제 파란새들로 가득 차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씨부럴 이것들은 또 뭐여?"


흘러넘치다 못해 터질 듯이 늘어난 푸른 새들에 흉흉하던 두억의 살기도 미세하게 줄어가는 동시에 약간의 이성이 돌아왔다.


"아저씨!"


누군가 그의 팔을 덥석 잡는다.


'.... 누구였지'


방금까지 기가 약한 존재들은 죽을 정도의 살기를 내뿜던 요괴다.


"갑자기 왜 그래요!"


'어디서 본 아이인데...'


그런 요괴의 팔을 잡은 것은 자신과 같은 대요괴도 아니고 경험이 많은 이도 아니다.


아직 그의 살기로 인해 떨리는 손을 간신히 움직인 것은 작고 여린 소녀


큰 눈망울에는 눈물이 맺혀있었고 목소리를 높여 소리치고 있었지만 화가 난 거 같지는 않았다.


'"아...."


그는 커다란 손바닥을 들어 올린다.


그 모습에 승희는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숙였다.


짝!


찰진 소리 하지만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깜짝 놀랐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보았다.


그곳에는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만지는 두억이 있었다.


"아오씨... 너무 세게 때렸나..."


"아저씨..?"


"그래 방금 일음 미안했다. 너한테도 그리고 다른 놈들한테도."


먹이가 사라진 푸른 새들이 사라지고 두억의 살기 역시 사라지자 사내가 두억에게 조심스럽게 걸어온다.


"저.. 대인..?"


어느새 호칭은 대인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 자네한테도 미안하군 그..."


"그냥 이걸개라고 부르시어라."


걸개


그의 모습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다.


"과분하지만 사역견이라는 이름으로 한 무리를 이끌고 있구만요."


"사역견?"


얼핏 들은 기억이 있다.


개들의 수장


그 바로 아랫 계급의 개


"제 능력 때문에 놀라게 한 거 같아 죄송하여라."


이걸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아냐 아냐 내가 너무 흥분했어. 부활 부작용 때문인가 봐."


맞잡은 이걸개의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어있다.


"아니 그런 대단한 능력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이렇게 긴장을 하나?"


자신의 기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자


그런 능력자는 없었다.


"아니여라.. 이건 대단한 능력이 아니여라.."


그는 다시 멋쩍은 듯 기름진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이건 머릿속을 완전비 비우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으면 자연스럽게 발동되는 능력이구만요."


"호오 조건이 이상한 게 붙어있네."


"예, 거지들은 적선할 때 말고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게 좋으니 이런 능력이 생긴거 같구만요."


두억은 납득이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비형 쪽을 살짝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비형에게 들려오는 전음


'개들과는 사이가 안 좋다 하지 않았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겼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


'최근 요괴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요괴들은 하루에도 수천 마리씩 생겨나고 수천 마리가 죽는다.


'그건 흔한 일 아닌가?'


'아뇨, 사라져서는 안 될 요괴들도 사라지고 있어요.'


지금 비형이 말하는 요괴들은 이지도 없는 최하급의 괴이들이 아니다.


어느 정도 힘과 지위가 있는 중급 이상의 요괴들 심지어는 대요괴급의 요괴들까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요괴만 사라지는 게 아니에요. 인간들도 사라지고 있어요.'


'인간들까지?'


'네, 간혹 인간과 요괴의 흔적이 남아있는 경우를 조사해 보니 어느 곳으로 끌려간 흔적이 남아있었다고 해요.'


요괴와 인간들까지 비슷한 시기에 어디론가 끌려갔다.


그리고 개들 역시 자신들 휘하의 요괴와 인간들이 사라지는 것을 눈치채고 조사하던 중 이매망량과 마주치게 되었고


서로 탐탁지 않아 했지만 두 곳 모두 조사에 진전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쳐 협력하기로 한 것이었다.


방금의 대련 의미는 비형의 수련이기도 하였지만 서로의 역량을 확인한 것이기도 했다.


'인간과 요괴를 무차별적으로 데려간다라...'


두억의 눈이 번쩍인다.


'위험한 냄새가 나는군.'


그는 손을 들어 올리고 입을 연다.


"여기 우리 꼬맹이도 이 일에 추가시켜줬으면 하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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