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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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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DUMMY

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자 박사의 발에 닭살이 오소소 피어오른다.


"도축이 끝나면 진정으로 인간을 위한 세상을 만들 수 있겠지."


종교와 신앙에서 벗어나 본능과 쾌락에 더 가까워지는 이상적인 세계


"우리 이쁜이는 그냥 그 세상의 지배자가 되면 돼."


아스모가 박사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아직 정수는 조금 더 손 봐야겠지만 말이야."


"처음부터 말해줬으면 이미 완성했을 거예요."


"알아 그래도 그건 이해해 줘, 우리도 숨겨둔 패는 있어야 하잖아."


박사가 아스모의 몸에 묻어있는 힘의 정수를 손가락으로 찍어 보았다.


살짝은 끈적이며 미지근한 느낌


이미 아스모가 사용했기에 박사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


그럼에도 느껴지는 심장이 가라앉는 듯한 느낌


"그럼, 이제부터 아예 너한테 맞춰서 연구를 진행해야겠네."


그녀가 정수에 관심을 보이며 손가락으로 액체를 만지는 모습을 보이자 아스모가 그녀의 손가락을 맞대었다.


"아니, 인간용으로도 같이 연구해 줘."


아스모에게 흘러들어 갔던 힘이 박사에게도 흘러간다.


파직...


손가락부터 전해지는 짜릿함


가만히 서있는 것만으로도 몸에 자극이 전해진다.


"이... 이게.... 뭐..."


똑바로 서있고 싶어도 아스모가 내뱉는 숨결에 몸이 떨려 다리 힘이 계속 풀렸다.


"어머 나랑 궁합이 엄청 좋나 봐?"


실험체들은 잠시 동안 약간의 쾌락을 느끼며 변이 할 뿐 이렇게까지 오랜 시간 이만큼 몸이 민감해진 사례는 없었다.


"어때 기분 좋지?"


아스모의 얇은 손가락이 조심스럽게 박사의 팔을 감싼다.


"우리 악마들은 인간의 욕망들에서 태어났으니까 우리 힘을 받으면 그 욕망을 채울 수 있거든."


아스모의 뜨거운 숨결이 박사의 귀를 채운다.


"어때 이걸 쓰면 인간들을 통제하기 좀 더 쉽겠지?"


"....."


"말도 못 할 정도야?"


대화조차 안될 지경에 이르러서야 결국 다시 힘을 회수하기 시작한다.


"변이 부분은 빼고 쾌락에만 집중해줬는데 어때?"


하지만 박사는 힘이 빠져나가고 나서도 한참을 숨을 고르며 몸을 진정시켰다.


".... 쓸만하겠어요."


신과 이능력자들이 사라진 인간들만 남은 세상


크게 바뀔 게 없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일단 종교들이 힘을 잃을 것이다.


다음은 종교와 교류하던 정계가 흔들릴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악마들이 인간들을 현혹할 것이다.


인간들은 앞으로 조금 더 쉽게 물건을 훔칠 것이고 남들에게 상처를 주게 될 것이다.


이내 서로에게 칼을 향하게 된다.


악마의 유혹에 빠진 이들에게는 법과 권력도 소용없다.


그럴 때 민중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그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좋아요, 인간용으로도 개발해 줄게요."


"착하네 우리 이쁜이.. 상으로 아까 하던 거 마저 해줄까?"


아스모의 부드러운 손길에 전과 달리 박사가 흠칫 놀란다.


"아뇨, 그보다 급하게 이리로 넘어온 거 아닌가요?"


....


"맞다! 불로스한테 맡기고 잠깐 온 거였는데!"


파지지지지지직!


다시 마계의 문이 열리고 아스모가 문을 통해 넘어간다.


"금방 선물 들고 갈게."


"주인님 뭐 하다가 이제 오세요!"


문 넘어에서는 아스모에게 하는 잔소리가 들려온다.


"얼마 있지도 않았는데 왜 엄살이야!"


"지금 한창 중요한 때입니다!"


다시 문이 닫히고 여기저기 망가지고 박살이 난 방에 박사 홀로 서있었다.


엉망이네?


"닥쳐"


그러게 내가 말했잖아.


너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반푼이라고.


"닥쳐, 아까 그 상황에서는 언니도 별 수 없었을 거야."


정말?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나는 항상 바보 동생이 생각하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고?


쾅!


"그럼... 언니가 나 대신 살지 그랬어..."


....


"왜 나를 살린 거야..."


계속해서 이죽거리던 목소리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다.


그녀 역시 알고 있다.


지금 들려오는 목소리는 자신의 상상에서 만들어진 것


"자기 불리할 때는 항상 말을 피하지..."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지만 괜찮다.


거적을 쓴 무명자가 만든 괴상한 합체 로봇들과 그가 남겨두고 간 아름다운 돌


그녀는 그것을 집어 올렸다.


- 성분 분석 실패


그녀는 자신의 눈에 이식된 특수 의안으로 돌의 성분을 분석하려 했지만 당연하게도 불가능했다.


"이건 탄생 직전의 소우주다."


허공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우주...?"


"그래, 하나의 주류 신화가 될 뻔한 이야기를 내가 잡아먹고 만들어낸 것이지."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녀의 시야 한 귀퉁이에서는 계속 경고문구가 떠올랐다.


- 위험 수준의 에너지 감지


"13개의 우주에 비하면 부족할지라도 작은 꼬마의 소원을 들어줄 정도는 되거든."


돌을 쥐고 있는 손이 입과 가까워진다.


이것이 그녀의 의지인지 남자의 의지인지 그것도 아니면 돌의 의지인지는 알 수 없었다.


".... 그만."


그녀는 반대 손으로 자신의 손을 막으며 그것을 다시 내려놓았다.


"소우주라."


이것이 얼마만큼의 가치와 위험성을 가지는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마왕석 이상의 가치와 그 이상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자신의 언니에게도 또 자신 스스로에게도


"이거 사용 방법, 대량 생산 가능성, 구성 물질까지 전부 조사해."


- 알겠습니다.


그녀는 먼지를 털어내며 자신에게 들어왔던 두 가지 힘을 다시 기억해 보았다.


"그런 놈들이 넘쳐난다 이거지..."


- 이 광물은 등록되어있지 않은 광물입니다. 이것의 이름을 등록해 주세요.


".... 롱기누스"


신을 죽인 창


- 롱기누스의 조사를 시작하겠습니다.


- 어느 동네


"여기가 여울의 흔적이 끊긴 자리이다!"


거대한 덩치와 큰 목소리를 가진 남성


"흠... 일단 별 이상한 점은 안 보이네요."


모자를 푹 눌러쓴 채 하품을 하는 여성


'.... 왜 나는 여기 껴있는 거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움츠려있는 여학생


최근 연달아 일어나는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팀


괴암, 제인, 승희


세 명은 최근 사라진 이매망량 여울의 흔적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녀는 여기서 뭘 하고 있었죠?"


"이곳은 이매망량 산하의 조직의 구역이자 그녀의 담당 구역, 주기적으로 이곳을 순찰한다!"


"그렇다면 그 조직이 이매망량을 배신하고 여울을 잡았을 가능성은요?"


괴암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조사해 봤지만 이곳 녀석들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그러면 타조직이라는 건데 의심 갈만한 데가 있나요?"


"음... 너무 많다... 하지만 너무 적기도 하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매망량은 역사가 오래된 조직인만큼 수많은 조직들과 엉겨있다. 그들과의 관계는 단순히 원한과 은원 두 관계로만 나눌 수만은 없다!"


"어디 한 군데를 특정할 수가 없다는 말이네요..."


여울


이매망량 소속의 암도깨비


지위나 강함은 그리 특별하지 않으나 드물게 납치 과정 중 저항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여기서는 뭐가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여기도 아무것도 안 나오네요."


"그렇군... 그녀라면 무언가 흔적을 남겼을 줄 알았는데..."


약간의 금이 가있는 담벼락과 손가락 한마디 정도 움푹 들어가 있는 아스팔트


승희의 눈에는 저곳에서 무언가 보였다.


"저기요..."


여태 말 한마디 없이 조용 승희가 입을 열자 두 사람이 동시에 그녀를 쳐다보았다.


"응?"


"저... 저기서 뭐가 새어 나오고 있는데요..?"


승희가 가리킨 곳


그곳은 여울의 전투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


"뭐가 새어 나오고 있다는 말이지?"


"제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괴암과 제인


아무래도 이 두 명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했다.


"잠시 손 좀... 주시겠어요?"


승희의 말에 두 사람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아무 말 없이 자신들의 손을 건네었다.


"이 흔적은...?"


승희 손을 잡자 비로소 보이는 기운


아주 미세하지만 저 이질적인 기운


동양에서는 보기 힘든 악마들의 기운이었다.


으드드득...


"이.... 개 같은 잡종 놈들이!"


"악마들은 이매망량과 같이 일하고 있지 않나요?"


괴암을 노려보는 제인의 눈빛에서 강한 적의가 느껴졌다.


".... 우리도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두억을 부활시키기에는 그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기에 표면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뿐이었다.


"어쨌거나 외세를 끌어들인 것은 맞잖아요."


괴암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알만한 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이 위태로운 평화를 위해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있던 불편한 진실이었다.


"외세를 불러들이고 좋게 끝난 적이 없었단 건 잘 알 텐데요?"


"끄응... 윗 분들이 결정한 일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네, 그리고 지금 이 책임도 댁들 윗분들이 져야 할 거예요."


"... 당연한 일일세."


괴암은 슬쩍 제인과 대화를 피하며 승희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우리 조사관들도 못 본 단서를 보다니 자네는 꽤나 좋은 눈을 가지고 있군."


"음, 그러게요. 인간이 이매망량 소속일리는 없고 아직 무소속이신 거 같은데 저희 쪽으로 오실래요?"


"어허 무슨 소리! 우리 어르신께서 직접 가르치고 있는 아이이니 후에 이매망량에 들어올 것이네!"


"이매망량은 반인간적인 조직이지 않습니까? 승희양은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는 분이라구요."


괴암이 두꺼운 팔뚝으로 승희를 가린다.


"그건 어르신이 정할 일이다! 비형님도 석금님도 하물며 개들 따위가 정할 일이 아니다!"


그런 괴암의 팔을 살짝 내려 승희를 그에게서 살짝 떨어뜨렸다.


"아니죠, 그건 승희양께서 정할 일이에요."


두 사람은 한참을 투닥거리며 승희가 보여주는 흔적을 조사했다.


".... 여울"


남아있는 흔적을 토대로 복구한 주변을 풍경은 참혹했다.


"이상하네요..."


"뭐가 이상하지?"


지금 복원된 모습으로는 꽤나 거친 전투가 있었을 것으로 보였다.


분명 큰 소란이었을 테고 눈에 띄었어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여기 주변 이능력자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어요."


"그렇군... 그건 확실히 이상하군."


주변 이매망량과 개는 물론 다른 무소속 이능력자들까지


수많은 이들 중 아무도 이 일을 몰랐다.


"한국으로 건너온 악마 중에 정신 조작을 하는 악마가 있었나요?"


제인의 말에 누군가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 있다!"


초기에 넘어왔던 인큐버스


그롤


그리고 그 산하의 서큐버스와 인큐버스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분명 조사를..."


괴암은 그들과의 이야기를 기억해 내려 애를 써봤지만 어째서인지 희뿌옇게 안개가 낀 듯 아무것도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분명 내 그것들을..."


그는 분명 서큐버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만났던 그 기억이 희미하다.


"아마 그들 종족 특성일 거예요."


몽마


그들은 쉽게 이성의 호감을 받는다.


단순하면서 활용도가 넓은 능력으로 특히 세뇌와 납치, 은닉과 조작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이들의 이 능력이 무서운 점은 몽마들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발동된다는 것과 상대방이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침투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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