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피디는 스타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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칄공
작품등록일 :
2024.01.1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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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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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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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근데 와...

DUMMY

1캐시? 새로운 인연의 실?

‘치리릿’에 저런 것도 있었나?

아무리 봐도 처음 보는 문구다. 의아함에 절로 눈썹이 찌푸려진다.


“여러분, 혹시 캐시가 뭐예요? 여기 채팅창에 노래 부르기 미션 완수했다고 보상을 획득했다는데···”


- 캐시? 그게 뭐임

- ??? 그런 채팅 없는데 ㅋㅋㅋ

- 다 부르고 나니깐 민망해서 헛소리 시전?


이상하다. 채팅창도 캐시니 보상이니 전혀 모르는 눈치다. 미션 완수 후 올라온 3개의 문구는 나만 볼 수 있는 것 같고.

애초에 ‘미션 후원’ 방식이 아니라 그냥 후원이었다. ‘미션 후원’ 방식이었다면 후원도 미션 완료 후 정산될뿐더러 화면에 표시됐겠지. 그런데 방금은 그런 ‘미션 후원’이 아니라 시청자가 순전히 채팅으로만 노래를 불러 달라 한 건데···

그것보다 도대체 캐시랑 새로운 인연의 실은 뭐냐고. 새로 업데이트된 내용인가?


“자, 잠시만요 여러분. 뭐 좀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혹여나 내가 놓친 업데이트 내용이 있을까 봐 공지며 방송 계정이며 다 뒤져보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후원 시스템과 같은 업데이트 내용은 전혀 없었다.


“음?”


그러다 내 채널 정보에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항목이 보인다.

캐시 정산···?

‘방송 일정’란 옆에 ‘캐시 정산’이란 문구가 있다.

딸칵.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움직였다.

그러자 눈앞에 보인 것은 게임 캐릭터의 능력치와 같은 유치한 활자들이었다.


[캐시를 사용해 스트리머로서의 능력을 키워 보세요.]

[사용할 수 있는 캐시는 총 1개입니다.]

◆체력 Lv.2

◆발성 Lv.2

◆외모 Lv.3

◆호소력 Lv.1

◆능숙함 Lv.4


“이, 이게 뭐야···”


황당함에 입 밖으로 혼잣말이 툭 튀어나온다. 이게 진짜 뭐지?

캐시를 사용해 스트리머로서의 능력을 키우라고? ‘치리릿’을 암만 뒤져봐도 캐시에 대한 정보는 없었는데.

나는 호기심에 이끌려, 또는 캐시의 용도를 알아야겠다는 각오로 4개의 능력치 중 하나를 클릭해 보았다. 불안감에 가장 레벨이 높은 능력치에 캐시를 사용했다. 아무래도 큰 숫자가 안정감을 주니깐.


[1캐시를 능숙함 Lv.4에 사용하였습니다.]

[능숙함 Lv.4 -> 능숙함 Lv.5가 되었습니다.]

[방송 장비에 대한 기술 숙련도가 증가함에 따라 더욱 기민한 방송이 가능해졌습니다.]


캐시를 사용한 순간, 메시지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읽어보니 방송 능력치가 향상됐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바뀐 게 없는데?

기술 숙련도가 증가했다는데 화면에 따로 보이는 것도 없고, 받은 것도 따로 없었다.

혹시나 내 실제 몸에 영향을 끼친 건가 싶은 비현실적인 상상에 몸을 잠시 이리저리 살피다가 그런 내 모습이 창피해져 그만두었다. 소설을 너무 많이 봤네 내가.

그러면 딱히 달라진 것도 없어 보이고···, 이 캐시란 도대체 뭐지?

새로운 인연의 실은 또 뭐고···

현 상황이 너무나 의문스러워 깊은 사념에 빠진다. 이 때문에 방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그 순간, 지금이 방송 중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듯 누군가의 후원 알림 소리가 들려온다.


띠링━


[‘참개구리’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그래서 게임은 언제 하는 거임?


“아, 아아···!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오래 말이 없었죠?”


- 잠들 뻔

- 뭐하고 있었음?


어쩔 수 없다. 일단은 방송 중이었으니 나중에 생각해야 할 문제다.

나는 서둘러 공포 게임 방송에 맞게 세팅했다. 조명은 다 끄고, 캠 카메라 앵글은 이 구도로, 마이크는 아무래도 숨소리랑 비명이 들어가는 게 좋을 테니 오디오 믹서로 센서티브 올리고 컴프레셔를 조정하면······

어? 나 왜 이렇게 능숙하지?

뭔가 모르게 이전보다 방송 장비를 다루는 손길이 더 자연스럽고 디테일해졌다. 방송 장비에 대한 숙련도가 높아졌다더니 설마···?


“······”


에이 설마-하는 얼굴로 키보드 위에 올려진 나의 두 손을 쳐다봤다. 캐시를 사용한 게 현실의 나와 동기화된 거라고? 바보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미약하게나마 신빙성이 느껴졌다. 방금 방송 장비를 세팅하며 보였던 나의 능숙한 손길은 무엇이라 말인가.

그럼 이 논리대로라면 ‘새로운 인연의 실’이란 것도 현실에서 나타난다는 건데, 그건 도대체 뭘까?

아리송한 표정으로 나의 두 손을 바라보고 있자, 또 하나의 후원 알림이 울린다.

유독 거친 워딩의 채팅과 함께.


띠링━


[‘이쁘미유’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이딴 방송을 왜 보고 앉았냐? 노래도 ㅈㄴ 못 하던데


뭐야 이 사람은 또. ‘이쁘미유’라는 닉네임이 두 눈에 깊게 박혔다.

백만 원을 후원한 시청자와 마찬가지로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오늘따라 방송에 낯선 사람이 많이 보인다.

아마 괜스레 시비나 걸려고 들어온 것이겠지.

하꼬 스트리머에게 이 정도 악플은 흔한 일이다. 분탕질하는 시청자야 평균 시청자가 만 명이 넘는 대기업 스트리머들 방송에서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으니깐.

그러니 현명한 스트리머라면 이러한 종자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은 채, 조용히 방송에서 쫓아내고 다신 못 들어오게 차단까지 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따라 이유 모르게 악성 채팅이 귓가에 오래 맴돈다.

울컥. 직설적인 악성 채팅을 보고 그동안 쌓였던 설움이 터졌던 것일까. 나는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시청자와 맞서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부끄러움 꾹 참고 노래 부른 건데.


“저기요. ‘이쁘미유’님 저도 부르고 싶어서 부른 게 아니라 후원해주신 분이 부탁하셔서 부른 건데 굳이 이 방송에 들어와서 그렇게 말한 이유가 뭡니까?”


상대는 뻔뻔한 태도였다.


- 못 부르는 걸 못 부른다 한 건데

- 이런 방송에 백만 원 쏜 사람도 이상하네 ~.~


- ㅋㅋㅋ 갑자기 시청자랑 싸움

- 이게 다 노래시킨 그 사람 잘못임

- 노래시킨 사람 어디 갔어!


갑자기 이상해져 버린 분위기에 시청자들은 동요했다. 하지만 난 노래 실력뿐만 아니라 나의 방송까지 욕먹게 되었고, 화를 참기에는 이미 글렀다. 내 욕은 참아도 내 방송 욕은 못 참는다. 쓸데없이 옛 기억도 떠올라 살짝 목이 메였다. 방송사에서 쫓겨났던 기억이라던가, 입사 동기들한테 수석으로 입사하고 제일 빨리 잘린다는 식으로 비웃음 받았던 기억이라던가.


“그쪽이 뭐 하시는 분인지는 모르겠는데,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지금 꼴이 이래서 그렇지, 저 방송업계에서 나름 인정받았던 사람입니다.”


- 오우... 찐텐인데?

- 정색 ㄷㄷ


하 씨···. 너무 정색했나. 프로답지 못하게.

감정적으로 나간 것 같아 부글대는 속을 다스렸다. 그리고 채팅창을 노려보았다. 상대의 대답을 기다리며.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이쁘미유’의 채팅은 올라오지 않았다.

나갔나? 이렇게 나가버리면 나만 민망해지는데···

시청자 목록을 보니 다행히 나간 건 아니었다. 근데 왜 아무 말이 없는 거지?

상대의 대답을 기다리느라 한동안 오디오가 비워져 있었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호흡을 한 번 고른 뒤, 말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후···. 그러니깐 그쪽도 앞에서 못 할 말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얼굴 보면 아무 말도 못 할 거면서.”


그 순간 잠잠했던 ‘이쁘미유’의 채팅이 올라왔다.


- 만나서 얘기하든가


“···예?”


갑작스러운 현피 신청이었다.






“아. 괜히 나왔나···”


찬바람에 코끝이 아린다. 대낮이라 그런지 햇살은 꽤 따뜻했지만, 금방 구름에 가려 공기는 다시 차갑고 건조해졌다. 나는 그런 어슴푸레한 거리를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어갔다. ‘이쁘미유’와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미쳤지, 미쳤어.”


이럴 시간이 있나 싶다. 아직 캐시의 용도나 새로운 인연의 실이란 것의 정체를 제대로 알아내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것들 때문에 머리가 복잡한 와중에 웬 이상한 시청자 한 명이 시비를 걸고 대면하자 한다.

얼굴 보고 말하겠다는 시청자나 거기에 응한 스트리머나 미친 것이 분명했다. 나는 또 왜 알겠다 한 건지···, 캐시는 고사하고 도대체 새로운 인연의 실이 뭔데?

유난히 이런 일 저런 일 많은 하루다.

자존심이 상하고 지기 싫은 마음에 시청자의 도발을 응한 것도 있겠지만, 솔직히 궁금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내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실물을 본 적이 없지 않던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 내 방송을 보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고, 내 방송을 그렇게 욕하는 사람은 어떤 모습인지도 궁금했다.

그러다 문득 섬짓함이 느껴졌다.

위험한 사람이면 어떡하지? 상대가 조폭이라거나 흉기를 들고 있는 거면···

그러한 상황을 대비해서 일부러 대낮에 사람도 많이 다니는 장소에서 보자고 한 건데 말이다.

잡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번화가 중심에 위치한 광장이었다. 크리스마스는 아직 몇 주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크고 화려한 트리가 광장 정중앙에 떡하니 서 있다.

주위를 둘러보자 사람은 별로 없었다. 제각기 갈 길 가는 행인 몇 명, 트리 옆에서 사진 찍는 커플 한 쌍. 그리고 트리 뒤로 보이는 누군가의 뒷모습.

다행히 조폭이나 위험해 보이는 사람은 없다. 아직 안 왔나? 아니면 내가 속은 건가?


“아이씨, 헛걸음했네.”


아무리 둘러봐도 ‘이쁘미유’처럼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상대가 날 속이고 헛걸음치게 만든 것 같다. 그래서 허탈한 표정으로 뒤돌려 했다. 그 순간이었다.


“보스?”


앳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반사적으로 뒤를 돌았다.

와. 근데 와···, 순간 놀라서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이돌 비주얼 멤버와 같은 화려한 외모의 여자애가 미심쩍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쌍커풀은 연한데 눈이 엄청 크고 이쁘다. 그런 고혹적인 두 눈동자가 날 향해 다시 묻는다.


“맞지? 스트리머 보스.”


나는 대답 대신 여자애의 위아래를 쭉 훑었다. 얼굴도 작고 비율도 연예인급이다. 아이돌인가? 연습생? 나이도 어려 보인다. 여고생 정도. 17? 18? 19? ······17? 아무튼. 확실한 건 나보다 어리다.


잠깐만······

그럼 얘가 ‘이쁘미유’라고?


“그쪽이 이쁘미유?”

“응, 맞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나오니 어안이 벙벙했다. 하꼬 스트리머인 내 방송에 들어와 시비 걸던 시청자가 이렇게 앳된 여학생이었다니. 그리고 그다음으로 밀려온 감정은 괘씸함이었다.


“한참 어려 보이는데 왜 반말이야? 너, 이름이 뭐야. 아직 학생이지?”


채팅에서도 말을 놓았으니 현실에서도 말을 놓겠다 이건가?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차가워 보이는 외모에 걸맞은 싸가지였다. 여자애라고 봐줄 생각 없다.

아니꼬운 시선으로 여자애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자 여자애는 속을 알 수 없는 무표정으로 잠시 내 모습을 찬찬히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송유화. 나이는 19살이고.”

“뭐?”


19살? 진짜 고등학생이었어? 여고생 상대하려고 이 춥고 먼 길을 달려왔단 생각에 자괴심이 들었다.

그리고 연이어 날아온 여자애의 뒷말에 나는 말문이 막혀버릴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한 달만 좀 지내도 돼? 내가 갈 곳이 없어서.”

“······어?”


순간 구름이 걷히고 따뜻한 주홍빛 햇살 줄기가 내리쬔다. 그 나긋한 빛에 여자애의 크고 검은 눈동자가 윤슬처럼 반짝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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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괴짜 +3 24.02.20 564 28 14쪽
35 여자의 촉이란 +3 24.02.19 617 34 15쪽
34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3 24.02.18 714 30 14쪽
33 거짓말하기는 +4 24.02.17 722 33 16쪽
32 뻔한 개수작 +2 24.02.16 796 35 15쪽
31 이건 좀 센데? +3 24.02.15 834 33 16쪽
30 하루 휴방하지 뭐. +2 24.02.14 861 36 15쪽
29 미쳤나봐아아-! +2 24.02.13 890 35 15쪽
28 취향저격 +2 24.02.12 937 37 18쪽
27 이제부터 매니저라고 불러요 +3 24.02.11 970 40 14쪽
26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24.02.10 1,061 35 15쪽
25 다 방법이 있죠 +5 24.02.09 1,082 31 16쪽
24 같이 프로젝트 하나 기획해보시죠 +5 24.02.08 1,096 38 18쪽
23 혹시 ‘하진뮤직’이라고 들어보셨어요? +2 24.02.07 1,136 39 13쪽
22 우리가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작은 기적, 밍기적 +2 24.02.06 1,198 38 15쪽
21 왜 욕짓거리야?!! +6 24.02.05 1,212 41 13쪽
20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럽니다. +4 24.02.04 1,231 42 14쪽
19 탑스타 제조기 +2 24.02.03 1,283 38 13쪽
18 얼씨구? +4 24.02.02 1,264 42 16쪽
17 이게 그 스며든다는 것일까. +4 24.02.01 1,295 44 14쪽
16 당연히 그래야지, 싯팔. +3 24.01.31 1,351 43 22쪽
15 이것이야말로 힐링이지. +5 24.01.30 1,418 48 16쪽
14 최고의 스트림 +2 24.01.29 1,464 41 13쪽
13 낭만 합격이다 +2 24.01.28 1,454 43 15쪽
12 이렇게 빨리···? +2 24.01.27 1,491 38 12쪽
11 진짜······ 최고다 +3 24.01.26 1,535 42 13쪽
10 후, 후원이 갑자기···! +2 24.01.25 1,567 4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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